[인터뷰②] 강동원 "송혜교와 공통 관심사 없어 주로 일 얘기만"

"철없이 해맑은 대수, 저와 많이 닮았어요"

배우 강동원(32)이 한결 편안해진 모습으로 관객을 만난다. 내달 3일 개봉하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재용 감독)에서 아픈 아들 앞에서 치킨을 뜯고 걸그룹을 보고 넋을 잃는 33세 철부지 아빠 대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극중 강동원에게서는 최근 개봉한 영화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보여줬던 냉정한 눈빛과 서늘한 미소는 찾아볼 수 없다. 16살 어린 아들보다 더 철없고 장난기 가득하지만, 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대수의 모습은 친근하고 사랑스럽다. 평소 '신비주의 배우' 이미지가 강했던 그에게서 사람냄새가 가득 묻어난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대수와 참 많이 닮아있었다. 인터뷰 도중 신나게 게임 이야기를 늘어놓는가 하면, 사투리 강의까지 해보여 기자를 폭소케 했다. 그는 "푹 퍼져있는 듯 보이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진 대수를 연기하는 게 참 편했다. 아마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대수처럼 철부지 아빠가 될 것 같다"고 기분 좋게 웃어보였다.

-극중 따귀를 정말 많이 맞는다.

"촬영할 때도 많이 맞았다. 한 테이크당 4~5대는 맞았으니 적어도 20~30대는 맞은 것 같다. 사실 맞는 장면은 그렇게 힘들지 않는다. 나도 해봐서 알지만 때리는 게 훨씬 어렵다."

-부산 출신이라서 경상도 사투리 연기가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말투도 그렇고 캐릭터 자체가 워낙 편했다. 혜교는 사투리 선생님이 따로 있었는데, 난 없었다. 사투리 선생님이 안계실때는 혜교가 나한테 물어보기도 했다. 사실 극중 대수와 내 고향 사투리는 미묘하게 다르다. 난 경남 출신이고 대수는 경북 출신이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경북 출신 스태프가 있어서 물어보면서 연기했다."

-사적으로 만나던 송혜교과 일로 만난 송혜교의 차이는.

"큰 차이는 없다. 같은 작품을 하다보니 일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 사실 사적으로 만날때도 보통 사무실 식구들과 다같이 만나서, 일 얘기를 많이 했다. 혜교랑 워낙에 비슷한 관심사가 없어서 일얘기만 한다.(웃음)"

-옆에서 본 송혜교의 장단점은.

"장점은 무엇보다 정말 착하다. 그리고 정말 거짓이 없고 솔직하다. 단점이 있다면, 지나치게 솔직한점?(웃음)"

-아빠 역을 위해 일부로 살을 찌웠다고.

"원래 몸무게는 64kg이었는데, 74kg까지 찌웠다. 더 찌우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더 이상 찌우면 진상같아 보이니까 그만 찌우라더라.(웃음)"

-항상 몸매 관리를 하다가 살을 찌울때는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어서 좋았을 것 같다.

"살 찌우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 살이 잘 안찌는 체질이어서 운동을 하면서 찌웠다. 극중 대수는 태권도 선수 출신이라서 살은 찌우지만 탄탄한 몸을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살도 찌워야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해야하고, 태권도까지 병행해서 힘들었다."

이승미 기자 [e-mail]
사진=김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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