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계상은 11월 23일 개봉하는 영화 '레드카펫'에서 한결 힘을 뺀 모습으로 눈길을 모은다. 극 중 상업 영화감독을 꿈꾸는 에로 영화감독 박정우 역을 맡아 유쾌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러닝타임을 리드한다. 2004년 그룹 god를 탈퇴하고 배우의 길을 걸은 후 어둡고 진중한 역할을 고집했던 것과 180도 다른 모습.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에게선 영화처럼 유쾌한 기운이 느껴졌다. "행복하다"는 말을 연신 내뱉은 윤계상은 영화 캐릭터와 최근 12년만에 재결합한 god의 근황을 속시원하게 털어놓았다.
-최근 이전과 달리 유쾌해 보이는데.
"god 재결합이 가장 큰 이유다. 요즘 멤버들을 보면 해탈의 경지에 오른 할아버지들 같다. 서로 목소리 높여 싸우는 일도 전혀 없고, 배려하고 이해한다. 멤버들 모두 이 바닥에서의 경험이 오래되다 보니까 서로 얼마나 힘들었는지 말을 하지 않아도 이해해준다. 작년 내 생일에 처음으로 멤버들 모두가 모였고, 나 모르게 깜짝 파티를 준비했더라. 다들 한 마디 해보라길래 감사의 말을 전하려는데, 입을 떼자마자 울음이 터져나오더라. 그날 한 10년치 눈물을 쏟은 것 같다. 이들과 함께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
-직접 작사에 참여한 god 신곡 '바람'이 22일 정오 공개됐다.
"많이 기대하지 말아달라.(웃음) 술먹고 감성 충만할 때 메모하는 버릇이 있다. 이번에 god 활동을 하면서 메모해 뒀던 게 있는데, 이번 곡 가사로 쓰니 딱 들어 맞더라. 빨리 완성된 만큼 허접하다.(웃음) 태우가 멋있게 불러서 좋게 들리는 것 같다."
-오랜만에 god로서 콘서트 무대에 섰던 소감은 어떤가.
"난 god 활동할 때 춤췄던 게 전부다. 오직 그것 뿐이니까 기억을 잘한다.(웃음) 오랜만에 무대 올라가는데 정말 떨렸다. 팬들의 에너지는 그대로더라. 팬들의 외모는 나이가 들었는데 열정은 그대로였다."
-음악방송 무대에서도 god의 모습을 보고싶다.
"음악방송에 안 나오는 건 괜히 멋있어 보이려고 그러는 건 아니다. 나이 먹으니까 예전같지 않다.(웃음) 안무가 외워지지 않더라. 준이형도 계속 틀리고, 태우는 곰 같고(웃음).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나갔었는데, 진짜 엄청 떨었다. 무슨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연인 이하늬와 서로 작품 모니터링을 해주기도 하나.
"서로 해준다. 나쁜 말보다는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가까이 있는 사람끼리 긍정적인 말을 해주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서로 모니터를 해줄 때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그냥 뉘앙스로 자연스럽게 안다."
-결혼은 언제쯤 할 생각인가.
"하늬도 그렇고, 우리 둘 다 아직 꿈을 쫓는 청춘이다. 공개 연애 중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결혼에 대해 물어보시는데,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결혼에 대해 너무 부담을 느끼려 하지도 않는다."
-배우로서의 꿈이 뭔가.
"한 4년 전에는 배우로서 남우주연상을 타고 싶었고, 흥행 배우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다 부질없는 생각이더라. 지금 나의 꿈은 배우로서 계속 작품을 하는 것 그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다. 배우로서 행복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욕심을 버리고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지 않으면 내 스스로 행복해 질 수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