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산 록페스티벌을 했는데, 오래간만이라 좋았어요. 특히 살짝 걱정했던 보컬이 굉장히 잘해줬죠. 록페에 문제점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 같은 밴드에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닌가 생각해요. 문제가 있다면 경쟁이 심해져서 2~3개의 록페가 같은날 열리는 거 정도죠. 소모적이 잖아요."
-'톱밴드'를 통해서 후배들을 많이 만났는데, 일종의 책임감도 들던가요.
"등 떠밀려 해야할 일이 많아지더라고요. 90년대 이후에 나온 밴드 중에는 시나위를 롤모델로 생각하는 밴드도 좀 있는거 같아요. 그들은 제가 뭘 하든 관심을 가져요. 말이라던지 행동이 조금일지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에요. 근데 뭐 어쩌겠어요. 나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면 그걸 즐겨야 되겠다고 생각해요. 제가 밴드하면서 부끄러운 짓을 한 적은 없었어요. 창피하게 살진 않은 것 같아요."
-페이스북도 시작했어요.
"그것도 등 떠밀려 시작한거에요. 회사에서 SNS가 대세인데, 시작하는게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하다보니까 재미있었어요. 나름 창작 유머도 올리고, 경험담도 올리고 하는데 좋아요. 잠깐 생각하고 흘려버렸던 것들도, 이젠 페이스북에 쓰니까 남게 되는 거죠. 고등학생들도 제 글을 읽고 저보다 나이가 많은 분들도 읽어요. 시나위 초창기 때부터 팬이었던 분들도 있고, 나보다 시나위의 역사를 더 잘 알고 계신분들도 있죠. 굉장히 놀라고 고맙고 그래요."
-80년대 90년대 초반 시나위 관련 영상 자료들을 구할 수 없다는게 참 아쉬워요. 예전 곡들을 다시 불러볼 계획은 있나요.
"저도 그게 좀 아쉬워요. 옛날에는 방송 자체를 자주 안했으니까요. 마스터링을 다시 해서 재녹음 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어요. 1집부터 5집까지의 판권이 여러 다른 회사에 가 있거든요. 다시 가져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쉽지는 않을 거에요. 다행히 6집부터는 회수해 놓았어요."
-저작권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있겠어요.
"예전에는 그런 권리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으니까요. 예전 계약서를 보면 달랑 두 장짜리에 내용도 굉장히 모호했어요. 음반사 대표라는 사람들도 건달이거나 그랬거든요. 의리만 강조하고 그게 깨지면 계약이 없어지는 경우들도 많이 있었어요. 지금은 굉장히 투명해졌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