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천재? 경기 중에 투구폼 바꾼 소형준
일간스포츠

입력 2022.05.25 05:59 수정 2022.05.25 00:21

안희수 기자
KT 위즈 선발 투수 소형준. 사진=KT 제공

KT 위즈 선발 투수 소형준. 사진=KT 제공

  
선발 투수가 등판 직전 받은 조언을 바로 실전에 적용하고 응용해 투구 자세를 바꿨다. 그리고 한 경기 만에 체화했다. KT 위즈 선발 투수 소형준(21) 얘기다.  
 
소형준은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1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와인드업 투구 키킹(kicking)에 변화를 줬다. 지난 2시즌(2020~2021)은 그저 왼쪽 다리를 위로 들어 올리는 평범한 키킹이었다. 지금은 상체와 허벅지가 직각이 되는 지점에서 한 차례 멈춘 뒤 발끝을 축이 되는 오른 다리 쪽으로 살짝 당겼다가 앞(홈플레이트 방향)으로 내디디고 있다. 다리를 드는 높이는 이전보다 조금 낮췄다.  
 
두산전 등판을 앞두고 캐치볼을 하던 소형준은 제춘모 불펜 코치로부터 "(몸의) 무게 중심을 뒷다리(오른쪽)에 싣고 투구하는 시도를 해보자"라는 조언을 들었다. 체중 이동을 할 때 신체 중 가장 무거운 머리가 흔들리지 않는 밸런스를 만드는 게 핵심이었다. 그래야 구위와 제구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분석.  
 
물론 제춘모 코치의 말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는 의미였다. 당장 투구폼을 바꾸자는 얘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경기에 나선 소형준은 바로 변화를 줬다. 1회는 제춘모 코치가 몸소 시범 보인 키킹 동작을 시도했다가, 2회부터는 자신의 몸에 더 적합한 방식으로 바꿨다고 한다.  
 
소형준은 "공을 던지다 보니까 다리를 이전보다 낮게 들고, 살짝 멈춰 보니 축이 되는 다리(오른쪽)에 힘이 실리는 것 같았다. 머리의 움직임도 줄어든 느낌이다. 제구도 이전보다 내가 원하는 로케이션에 들어가고 있다. 몸 상태에 따라 제구가 잘 안 잡힐 때가 있었는데, 이전보다 투구 기복이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릴리스 포인트가 아래로 조금만 떨어져도 제구나 구위에 영향을 미치는 게 투구다. 그만큼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경기 중에 투구 동작에 변화를 주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보통은 스프링캠프나 퓨처스리그 등판을 통해 몸에 익힌다. 제춘모 코치는 소형준을 향해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감탄했다고.  
 
소형준은 데뷔 첫 시즌(2020) 9번째 등판을 뒤 보름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관리를 받았다. 이때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와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컷 패스트볼(커터)을 배웠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무브먼트(움직임)가 비슷해 고민했고, 오른손 타자 바깥쪽으로 꺾이는 빠른 공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소형준은 이때 익힌 커터를 자신의 주 무기로 만들었다. 이강철 KT 감독조차 감탄할 만큼 빠른 습득력을 보여줬다.  
 
2020년 신인왕에 오른 소형준은 2021시즌 첫 8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82를 기록하며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그러나 3년 차인 올 시즌은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등판한 8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소형준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14년 만에 '고졸 신인 투수 두 자릿수 승수' 달성을 해내며 제2의 괴물 투수로 기대받았다. 2년 차 성장통을 극복하고 다시 비범한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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