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 엘몬트 UBS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의 메인이벤트 페더급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31·미국)와 3위 야이르 로드리게스(29·멕시코)의 경기에서 로드리게스가 충격적인 승리를 거뒀다. '아시아 최초' 라이트헤비급 랭킹 진출을 노렸던 정다운(28·한국) 역시 더스틴 자코비(34·미국)에게 패배했다.
오르테가와 로드리게스는 모두 '코리안 좀비' 정찬성을 이긴 적 있는 강자들. 하지만 멕시코가 국적인 '고향 친구'이기도 하다. 오르테가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이 모두 멕시코 이민자라 이중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14일(한국시간)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로드리게스는 "결코 이 일이 일어나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경기는 급속도로 끝이 났다. 1라운드 4분 11초 어깨 탈골로 인한 오르테가의 TKO 패배. 급속도로 전개되던 경기, 바닥에서 암바 그립을 잡던 로드리게스의 체중이 오르테가의 어깨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오르테가가 고통을 호소하며 심판이 그대로 경기를 중단했다. 2013년 당시 챔피언이던 조제 알도를 상대한 정찬성 역시 4라운드 어깨 탈골 부상으로 패배를 경험한 기억이 있다.
로드리게스의 승리로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페더급 상위권을 모두 꺾은 볼카노프스키지만 로드리게스와는 상대한 기억이 없기 때문. 반면 로드리게스는 맥스 할로웨이에게 판정패, 정찬성에게도 '진땀승'을 거둔 기억이 있다.
언더카드 경기에 출전한 정다운은 랭킹 15위 더스틴 자코비에게 1라운드 3분 13초 펀치에 의한 KO 패배를 당했다. UFC 진출 후 6전 만에 첫 패배다.
경기 초반 정다운은 케이지 중앙을 선점하며 압박했다. 레그킥을 섞어주며 스피드를 살린 공격을 이어간 정다운은자코비가 슬로우 스타터임을 의식해 큰 공격을 던졌다. 플라잉 니킥 콤보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코비는 베테랑이었다. 스탠스를 바꾸고 순식간에 정다운의 타격 거리 안으로 들어갔다. 훅 콤보에 이은 원투 스트레이트가 관자놀이에 적중했다.
"내 경기에 백스텝은 없다"고 말했던 만큼 화끈한 경기를 보여준 정다운. 이번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한국 중량급의 새로운 역사를 쓸 기회였어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UFC 내에서도 젊은 나이, 군 문제를 이미 해결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도전할 기회가 충분하다.
이번 직후 자코비는 정다운을 존중한다고 말한 동시에 "랭킹 10위권에 있는 강자와 대결하고 싶다"는 욕심을 내보였다. 아리 프로하츠카의 등장 이후 잠잠했던 라이트헤비급 내 대결 구도 역시 흥미진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