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은 7월 한 달 KBO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였다. 22경기에 출전, 타율 0.407(81타수 33안타) 7홈런 21타점 6도루로 맹활약했다. 출루율(0.473)과 장타율(0.815)을 합한 OPS는 1.288. 그뿐만 아니라 리그에서 가장 많은 25득점을 기록하며 KIA의 고공행진을 이끌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김도영을 7월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지난 3~4월에 이은 시즌 두 번째 월간 MVP 수상. 그는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어서 나도 신기하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지만, 지금 당장은 기분 좋다"며 "항상 잘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도영의 7월은 '기록 잔치'였다. 7월 23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김도영은 1회 안타, 3회 2루타, 5회 3루타, 6회 홈런을 차례로 터트려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를 달성했다. 사이클링 히트는 KBO리그 역대 31번째.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는 1996년 김응국(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후 28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 대기록이었다.
김도영은 "(기록 달성) 며칠 전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한 메이저리그(MLB) 선수(와이엇 랭포드)의 영상을 봤다. 그가 정말 멋있었다. 진짜 모든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할 거라고 전혀 상상 못 했다"며 "홈런 하나 남았을 때는 약간 의식했는데 실투(투수 배재환·구종 슬라이더)가 들어왔다. 올해는 뭘 해도 되는 거 같다"라고 몸을 낮췄다.
김도영은 사이클링 히트 나흘 뒤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선 3경기 연속 홈런을 폭발하며 시즌 최연소 100득점 선점(20세 9개월 25일·종전 이승엽 22세 1개월 15일), 최소 경기 100득점(97경기·종전 이승엽·에릭 테임즈 99경기) 기록을 나란히 경신하기도 했다.
고비가 없었던 건 아니다. 5월만 하더라도 월간 장타율이 전월 대비(0.750→0.483) 크게 하락했다. 시즌을 치를수록 투수들의 견제도 심해졌다. 김도영은 "주변에서 '너 이제 (타격 사이클이) 떨어질 때 됐다. 그냥 당연하게 받아들이라'는 말을 하더라. (조언을 새겨) 올라갈 일만, 좋았을 때만 생각했다"며 "(타격 사이클이) 떨어지고 보니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것도 많았다"라고 반겼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매년 시즌 뒤 시상하는 공격 부문 타이틀은 총 8개. 김도영은 17일 기준으로 8개 부문 모두에서 톱5에 이름을 올린다. 지난 15일에는 리그 역대 9번째이자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그는 "30홈런은 솔직히 꿈에서도 생각 못 했다. 규정타석 타율 0.300만 치자는 생각으로 (시즌을) 들어갔는데 말도 안 되는 성적을 내고 있다"며 "지금 (시즌이) 끝나더라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형우 선배님도 그렇고 골든글러브를 수상하기 위해선 개인 타이틀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며 "욕심은 없지만 그래도 모든 부문에서 상위권에 있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야구 선수 김도영의 꿈도 커졌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그는 "(KIA 구단에) 들어올 때는 영구결번(현재 5번)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있었다. 당장은 팀 우승"이라며 "(커리어 끝의 목표는) MLB에 한 번 발을 담가보고 싶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내면서) 그 마음이 생겼다. 수비만 조금 더 신경 쓰고, 다치지 않는다면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