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도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도 '좌완 에이스'의 복귀에 신중한 모습이다.
두산과 LG의 좌완 에이스는 각각 장원준(37)과 차우찬(35)이다. 둘 다 100승 돌파하며 국가대표로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1군보다 2군에 머무르는 날이 더 많다. 투구 스피드도 줄었다.
둘은 최근 퓨처스(2군) 경기에 등판하며 명예회복을 준비하고 있다.
장원준은 8월 말 2군에 내려간 뒤 최근 60개 안팎의 투구 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일 LG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3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5이닝 동안 5피안타 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59개. 일주일 후 등판인 9일 LG전에서도 3회 구원 등판해 4이닝 8피안타 5실점을 했다. 이번에는 67개의 공을 던졌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 복귀를 염두에 둔 등판인지를 묻는 말에 "내가 뭐라 말하기 어렵다. 선수 본인은 어떻게든지 야구를 계속하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 본인이 계속 던지고 있다. 그 부분은 뭐라고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통산 129승의 장원준은 2015년 두산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 후 2015~16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2017년 14승 9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한 뒤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후 내리막길을 걷은 장원준은 2019년과 2020년에는 1군 총 8경기에서 7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불펜 투수로 보직 변경해 32경기에서 4홀드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올 시즌엔 27경기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3.71을 기록했다. 8월 28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한 타자를 상대해 1피안타 1실점을 끝으로 1군 기록이 멈춰있다. 가장 최근 승리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2018년 5월 5일 LG전이다.
통산 112승의 차우찬은 1년 넘게 1군 등판 기록이 없다. 2017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LG로 FA 이적 후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이 기간 매 시즌 규정이닝을 채우며 토종 에이스로 군림했다. 하지만 2020년 5승 5패 평균자책점 5.34를 기록한 뒤 어깨 부상으로 고전했다. 지난해 중반 어깨 통증이 갑자기 사라져 6월 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3.43으로 잘 던졌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다녀온 뒤 다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차우찬은 지난 10일 두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와 3분의 1이닝 동안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28개.
류지현 감독은 1군 복귀를 준비하는 함덕주까지 묶어 "둘 다 재활을 마치고 처음 실전 등판을 마쳤다. 아직 구위를 (중요하게) 볼 상황은 아니다. 투구 후 컨디션 회복을 비롯해 특별한 문제가 없는지, 다음 등판은 정상적으로 가져갈지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차우찬이 어느정도 컨디션을 회복하고 1군에 복귀하면 LG의 가을 야구에 큰 힘을 보탤 수도 있다. 류지현 감독은 "(차우찬과 함덕주는) 다음 등판을 마친 뒤 컨디션이나 구위에 대해 언급할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등판만 놓고 논하기엔 이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