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지도자들이 취득할 수 있는 최상위 지도자 자격증인 P급(professional) 라이선스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안정환(46)이 지난 7일 발표된 2023년 P급 지도자 강습회 수강생 명단에 포함되면서부터다. 최근 이와 관련해 수시로 바뀌는 신청 자격요건 때문에 ‘특혜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지도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P급 라이선스는 대한축구협회(KFA) 지도자교육 아카데미를 통해 취득할 수 있다. 가장 낮은 D급부터 C, B, A, P급 순으로 존재한다. 라이선스 단계마다 지도할 수 있는 연령대와 무대가 다르다. P급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면, 아시아 각국 최상위 리그 혹은 국가대표팀을 지도할 수 있다. 2023년도 P급 자격증 수강생 선정에는 총 109명이 지원했고, 이 중 25명만 선발됐다.
P급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건 바늘구멍 통과하기만큼 어렵다. 우선 지원자가 많고 지도 경력, 성적 등을 통해 합격자를 가르는 절차도 복잡다단하다. 문제는 애초에 신청 자격요건이 수시로 바뀌어 지도자들 사이에서 혼란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현장 지도자들은 “자격요건이 계속 바뀌면서 ‘이번엔 누구를 위한 혜택이냐’는 논란이 계속 생기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P급 지도자 강습회 신청 안내’를 살펴보면, 2018~19년 신청 기본요건, 2020~21년 자격요건, 2022년 자격요건, 2023년 자격요건이 각각 다르다. 최근 논란의 핵심은 2023년 자격요건이다. 예년엔 ‘A급 자격증 취득 월로부터 U18 이상 전문등록팀에서 지도자 경력 최소 3년 이상’이었는데, 2023년부터 ‘A급 자격증 취득 월로부터 36개월 이상 경과한 자’로 변경됐다.
이 같은 기준 변경으로 선수 은퇴 후 지도자 경력이 없는 안정환도 P급 라이선스 취득에 도전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안정환을 위한 신청 자격요건 변화였다는 논란이 생겼다. 2023년 강습회에 안정환과 함께 합격한 현직 지도자는 “신청요건이 매번 바뀌니 ‘특정인을 위해서 변경하는 것인가’라는 의혹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해당 논란에 대해 KFA 측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KFA 관계자는 “2022년과 2023년 P급 신청 자격요건에 변화가 생긴 건 담당자가 2022년 신청 안내에 잘못 게재한 탓”이라며 “충분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2021년 10월에 해당 세칙(2022년 강습회부터 적용)을 개정한 바 있다. AFC의 추세에 따라 젊은 지도자에게 지원 기회를 더 제공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쿼터 배분도 의혹을 일으켰다. 기존 KFA에 배정된 P급 라이선스는 전임 지도자에게 부여하는 4장이었다. 이중 ‘①A급 라이선스를 취득한 지 3년 경과 ②A매치 50경기 이상 경력 ③축구로 국가 공헌도가 높은 자’에 2장을 배분했다. ‘자격요건 변경, 쿼터 신설로 안정환에게 강습 기회를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 KFA 측은 “공감이 하나도 안 된다. 변화가 생겼다고 합격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고 밝혔다.
2015년 A급 라이선스를 우수성적자로 취득한 안정환은 2021년에 미소속 쿼터로 P급 라이선스에 도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심사 기준은 ‘지도 경력 50% 보수 교육 20% 지도 성적 30%’였다. 지도자 경력이 없는 안정환은 탈락했다. 올해에 심사 기준이 ‘지도 경력 30% 대면 심사 40% 보수 교육 20% 지도 성적 10%’로 바뀌었다. 안정환은 지도자 경력에선 0점을 받았지만, 2명을 선발하는 해당 쿼터에 차두리와 둘만 지원해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