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무대를 접수한 김민재(26·나폴리)가 전 세계 축구 팬들을 홀리기 위해 카타르에 입성했다.
2022~23시즌을 앞두고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에게 ‘월드클래스’라는 칭호가 어색하지 않다. 시즌의 반도 소화하지 않았지만, 특유의 터프한 수비와 안정적인 빌드업 등 장점을 발휘하며 이탈리아 세리에 A 무대를 장악했다.
김민재는 올 시즌 나폴리가 치른 공식전 21경기 중 20경기에 나서 풀타임 활약했다. 그만큼 굳건한 입지를 다졌다. 김민재는 파트너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았다. 수비 라인을 이끌며 나폴리 후방을 단단히 지켰다. 나폴리는 그의 활약 덕에 순항하고 있다. 리그 15경기 무패(13승 2무)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선두를 질주 중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리버풀을 제치고 조 1위로 16강에 안착했다.
호평이 쏟아진다. 나폴리 입단 동기인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최근 “내게 김민재는 세계 최고 중 하나다. 만약 그가 수비하고 있다면, 당신은 철벽 앞에 있는 것”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은 15일(한국시간) 이번 시즌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 베스트11을 선정하면서 김민재에게 한자리를 할애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페네르바체에서 나폴리로 이적한 후 칼리두 쿨리발리(첼시)를 대체해야 하는 벅찬 과제에 직면했지만, 그 이상이었다”고 평가했다. 김민재는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가 뽑은 5대 리그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유럽 무대를 장악한 김민재는 이제 전 세계 축구 팬 앞에 선다. 김민재는 15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하기 위해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결전지 카타르 도하 땅을 밟은 김민재는 “경기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하는지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팀에 헌신할 준비가 돼 있다. 경기장에서 희생해야 한다. 모든 선수가 희생하고 하나가 되어 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재는 4년 전,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월드컵을 앞두고 정강이뼈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이후 거듭 성장한 김민재는 꾸준히 태극 마크를 달았다. 중국에서 튀르키예로 활약 무대를 옮긴 후 이탈리아 세리에 A까지 입성했다. 완숙한 기량을 갖추고 생애 첫 ‘꿈의 무대’를 밟는다.
벤투호의 핵심인 김민재는 이번 월드컵에서 중역을 맡을 전망이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눈 주위 뼈 네 군데가 부러져 수술대에 올랐고, 여전히 출전이 불투명하다. 김민재가 후방에서 중심을 잡고 팀을 이끌어야 한다. 부담감은 크지만, 김민재에게 이번 대회는 이름 석 자를 세계 팬들에게 각인시킬 기회다.
김민재는 “세리에 A에서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의 경험과 경기 템포 등을 동료들과 공유해 경기장에서 이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흥민이 형이 어떤 압박감에서 축구를 하는지 알게 됐다. 팀에서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에 수비에서 실수 없이 잘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고 책임감을 말했다.
김민재의 카타르 월드컵은 이미 시작됐다. 그는 소집 첫날부터 회복 훈련에 나서며 몸 관리에 들어갔다. 11월 15일이 생일인 김민재는 대표팀 동료들과 촛불을 불며 추억을 쌓기도 했다. 소속팀 나폴리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김민재가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한다. 축하한다. 행운을 빈다”며 응원했다.
16일 손흥민이 합류하며 ‘완전체’가 된 벤투호는 본격적으로 월드컵 모드에 돌입했다. 축구 대표팀은 오는 24일 열리는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에 초점을 맞추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