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21일 LG 트윈스 포수 유강남을 4년 총 80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34억원, 인센티브 6억원)에 영입했다. 2018년 강민호를 삼성 라이온즈로 떠나보낸 후 안방 공백을 실감한 롯데는 확실한 주전급 포수를 데려왔다. 이제는 안방 고민에서 해소됐다.
이미 실탄은 넉넉하게 마련해 놓았다. 롯데는 10월 말 롯데지주의 19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했다. 이 금액을 모두 선수 영입에만 쏟아부을 순 없겠지만, 부채 비율 개선 및 이자 비용 을 절감하고서도 남는다. 롯데는 모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고 2023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최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데다 혹독한 '연봉 다이어트'를 시도해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다.
롯데는 이에 대한 첫 행보로 박세웅과 FA에 준하는 다년 계약(5년 총액 90억원)을 체결했다. 이번에는 유강남의 영입으로 포수 영입 숙원을 해소했다.
포수 영입을 마쳤으니 다음은 내야 보강이 시급하다. 2루수는 안치홍, 3루수는 한동희로 비교적 주전이 확고하다. 이대호가 은퇴한 가운데 주전 1루수로는 정훈이 있다. 전준우와 안치홍을 비롯해 이호연과 김민수까지 1루수를 맡을 수 있다.
반면 유격수 자리는 불안하다. 2022시즌 딕슨 마차도와 재계약을 포기한 뒤 유격수 문제가 지적되자 방출 선수 박승욱을 데려왔다. 올 초에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에서 이학주를 영입했다. 그러나 마차도의 공백을 메우기엔 공·수 모두 역부족이었다. 두 선수 모두 두 자릿수 실책으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수비 이닝 대비 실책이 적은 편이 아니었다. 이학주가 타율 0.207, 박승욱이 0.227로 부진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유격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노진혁과 김상수, 오선진, 신본기 등 4명 정도다. 다만 신본기는 KT 위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보낸 터라 다시 데려오기 힘들다. 오선진은 기존 자원과 비교해 특별한 비교 우위가 없다. 롯데가 노릴 만한 자원은 노진혁과 김상수로 좁혀진다. 노진혁은 유격수로 뛰며 장타력까지 갖췄고, 김상수는 유격수와 2루수 수비 검증을 마쳤다.
롯데 관계자도 "내야 FA 위주로 보고 있다. 추가 영입 시도는 끝나지 않았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포수들의 몸값이 예상보다 훨씬 오른 데다, 하주석의 음주 운전 등 내야 FA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면서 영입 비용 변수가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