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과 수면제 대리 처방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재원 전 해설위원이 선수 시절 후배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한 걸로 전해졌다.
채널 A에 따르면 두산은 최근 구단 자체 조사를 거쳐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받아준 현역 선수 8명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고했다.
오재원은 이달 17일 마약류 관리법 위반(향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협박) 특수재물손괴,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기소됐다.
야구계의 시선은 그의 수면제 대리 처방에 쏠렸다. 오재원이 속했던 만큼 야구인들이 연관될 수밖에 없어서다. KBO리그 구단들이 이달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선수 시절 소속 구단이던 두산에서 자진 신고가 나왔다.
채널A에 따르면 자진 신고한 선수는 총 8명이다. 이들은 수십 차례 오재원에게 상습적으로 대리 처방을 해주기도 했고, 원정 경기 도중인 부산, 광주 등 타지에서도 대리 처방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선수는 오재원이 2021년 초부터 수면제를 받아오게 시켰고, 당시 팀의 주장이자 최고참 선배였던 그의 부탁을 거스르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대리 처방 강요 과정에서 폭력도 이뤄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선수는 오재원이 처방을 거절하면 정강이와 뺨을 쳤다고 밝혔다. 또 동료들과도 이 사실을 공유하지 못하도록 협박 받아 다른 피해자들이 있는 사실을 몰랐다고도 떠올렸다.
두산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를 통해 "현재 조사를 끝내고 KBO에 신고를 마친 상황"이라고 답했다. 두산과 KBO 측은 향후 경찰 수사에 협조 후 수사 상황에 따라 해당 선수들에 대한 자체 징계도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