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은 지난 11월 23일 한화와 4년 총액 25억원(계약금 8억원·연봉 총액 17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그는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36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5년 차인 2014년에야 1군에 자리 잡았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도 승선했다. 이후 부침을 겪었던 그는 2018년 셋업맨으로 부활, 한화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그러나 2020년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로 트레이드되면서 정들었던 대전을 떠났다.
FA 자격 획득을 앞둔 올 시즌 다시 살아났다. 8승 3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SSG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탰다. 특히 전반기 19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93을 올리며 선발의 든든한 한 축이 됐다. 약점이었던 피홈런을 억제(9이닝당 피홈런 2021년 2.17개→1.21개)하는 데 성공한 게 주효했다.
이태양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스프링캠프 때 유인구 투구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장타를 허용하지 않으려면 실투를 최대한 줄여야 했다. 그래서 스트라이크존 가운데가 아닌 외곽을 보고 깊이깊이 던졌다. 볼 카운트 싸움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많이 연구한 것도 통했다"며 "야수진의 수비 도움도 컸다. 포수들의 리드도 좋았다”고 비결을 전했다.
그에게 4년 계약을 안긴 한화가 기대하는 건 '투수 이태양'인 동시에 '리더 이태양'이다. 그는 “손혁 단장님께서 '내년엔 개인 성적을 신경 안 써도 되니 후배들을 잘 이끌어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이렇게 돈 받고 그러면 욕먹는다. 나도 잘하겠다’고 대답했다”며 고 전했다.
이태양은 또 “책임감이 (이전보다) 더 드는 건 사실이다. (정)우람 형과도 계약 후 이야기를 나눴다. 한화가 리빌딩하면서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받고 있다. 1군 출전 기회를 소중하게 느끼면 좋겠다”며 “친정팀으로 왔고 이전에 함께 했던 선배·친구들이 있다. 고교 선배인 (채)은성이 형도 왔다. 베테랑들이 잘 단합해 후배들 이끌면 점차 좋아지지 않을까. 설레기도 한다”고 기대했다.
채은성과 인연이 특별하다. 두 선수는 효천고 1년 선후배 사이고, 2014년 나란히 1군에서 자리 잡았다. 프로에서는 처음으로 함께한다. 이태양은 “은성 형에게 한화로 가라고 했는데 좋은 계약을 받아 기쁘다. 형도 계약하고 나한테 ‘한화로 와라’고 해서 ‘오라고 해야 가죠’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음 날 한화와 대화가 잘 됐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은성 형도 계약 전에 걱정은 있었다. 한화에서 납득될 수 있는 경기, 야구선수로서 부끄럽지 않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나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태양의 목표는 건강이다. 올 시즌 후반기 부진(평균자책점 6.26)에 대해 “몇 년 만에 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돌았다. 체력적으로 좀 떨어졌던 것 같다. 결과가 안 좋으니 심리적으로 쫓기는 부분도 있었다”라며 “비시즌 첫 번째 목표는 몸이다. 건강해야 한 시즌을 날 수 있다. 4년 다 건강하게 뛰는 게 제일 중요하다. 통합 우승을 해보니 왜 우승해야 하는지 알겠더라. 한화에서 선수들과 우승을 꿈꿔보고 싶다”고 다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