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선수들의 연봉 실수령액이 지난해의 40%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정규시즌을 팀당 162경기에서 60경기로 단축해 치렀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올 시즌 MLB 선수 연봉 총액이 지난해 42억2000만 달러(4조6399억원)에서 17억5000만 달러(1조9041억원)으로 급감했다고 21일(한국시간) 전했다. 40인 명단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5억4000만 달러(1조6932억원)로 지난해(39억9000만 달러)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는 9860만 달러(1084억원)의 선수 연봉을 지출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최근 20년 사이 가장 적은 돈으로 연봉 지출 1위를 기록했다. 다저스는 최소 비용으로 199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뉴욕 양키스가 8356만 달러로 2위, 뉴욕 메츠는 8356만 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류현진(33)의 소속 팀 토론토는 5461만 달러(18위), 김광현의 소속 팀 세인트루이스는 6933만 달러(10위), 최지만의 소속 팀 탬파베이는 2941만 달러(28위)를 지출했다.
올해 MLB는 시범경기 중이었던 3월 초 '셧다운'한 뒤 예정보다 4개월 늦은 7월 23일 개막했다. 경기수가 줄어드는 것과 비례해 선수들의 연봉도 삭감됐다.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합의에 따라 고액 연봉자의 삭감 폭이 더 컸다. 이로 인해 올해 류현진의 계약 연봉은 2000만 달러(220억원)였지만, 실제로는 515만 달러(57억원)만 받았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에 앞서 10월 말 롭 맨프레드 MLB 사무국 커미셔너는 올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28억~30억 달러(3조~3조3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MLB 구단들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부채를 지게 될 것이다. 이미 30개 구단은 83억 달러 수준의 부채를 안고 있다"며 "내년 시즌에도 무관중 경기로 견뎌내기는 무척 힘들다. 지금까지 각 구단이 버텨냈다는 건 기적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MLB 어떤 팀도 손실을 보지 않았다. 무관중으로 인한 손실이 포스트시즌 중계 수입과 지역 방송사의 중계권료, 그리고 선수들의 연봉 삭감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