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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새해부터 바쁘다 바빠' 배우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김승우, "리틀야구 발전 위해 발로 뛰겠습니다" [IS 인터뷰]

"오전엔 (화성시) 시장 만났고, 이젠 축하 화환 보내주신 분들 만나러 가야죠."이제 막 첫 발을 내디뎠을뿐인데 바빠도 정말 바쁘다. '배우'가 아닌 연맹 회장으로, 2025년 시작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선 김승우(56)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이 앞으로의 4년을 바쁘디 바쁜 시간으로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김승우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이 13일 경기도 화성드림파크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을 통해 4년 임기의 첫 발을 내딛었다. 김승우 회장은 지난해 12월 치른 제7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 선거에서 153표 중 86표를 획득, 61표를 얻은 유승안 전 회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김승우 신임 회장은 2025년 1월 1일부터 2028년까지 4년간 리틀야구를 이끈다. 김승우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야구를 좋아하는 소년이 중년이 돼 어린 야구 선수들을 돕는 위치에 섰다"라며 "많은 분이 도와주신다면 4년 후에 한국리틀야구의 위상이 올라갈 것이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인사의 축하를 받았다. 배우 이종혁과 윤현민, 안길강 등 연예인이 이날 취임식을 찾아 김 회장의 첫 출발을 응원했다. 지난해 KBO 통합우승팀 KIA 타이거즈의 이범호 감독과 이강철 KT 위즈 감독,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도 영상을 통해 김 회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이강철 감독은 "한국야구의 기초가 되는 리틀야구연맹의 회장으로서 어린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할 수 있도록 꿈나무들을 잘 키워주시길"이라며 응원했다. 차명석 단장도 "리틀야구가 많이 소외되고 관심이 많이 없었는데, 김승우 회장 같은 배우가 야구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적극적으로 업무해주시면 야구팬들도 많이 좋아하실 거라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김승우 회장은 공약 이행률 '100%'를 강조하면서 ▲리틀야구 선수의 중학교 1학년 이중등록 문제 해결 ▲한-일, 한-타이완, 한-미 리틀야구 국제 교류전 활성화 ▲스폰서 유치 확대 ▲투명한 재정 운영 ▲선수 수급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리틀야구의 관심도를 높여 경쟁력을 제고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 회장은 리틀야구 선수의 중학교 1학년 이중등록 문제 해결과 함께 리틀야구의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도입 등의 시급한 문제부터, 리틀야구를 향한 관심과 지원을 늘리기 위한 스폰서 유치 등 장기적인 플랜을 두고 "발로 더 뛰어다니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취임식 이른 아침, 리틀야구의 메카로 활성화할 화성드림파크 재계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화성시장을 찾았다는 김 회장은 이후 허구연 KBO 총재, 곧 선거를 통해 선임되는 신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을 차례로 만나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예정이다. 또 이날 취임식장엔 김 회장의 취임을 축하하는 화환과 난초가 줄지어 들어왔다. 각종 지자체부터 연맹, 협회, 기업에서 온 축하 선물이었다. 김 회장은 한국리틀야구 지원을 위해 이들과도 만남을 가질 계획이라고 전했다. "리틀야구가 코로나19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학령인구 감소로 리틀야구 선수 수급도 힘든 실정이다"라고 현안을 파악한 김승우 회장은 "리틀야구는 (한국야구의) 초석을 다지는 중요한 단계다.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원석부터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리틀야구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컸던 분야고 발전을 위해 내 모든 힘을 쏟아 붓겠다"라고 전했다. 화성=윤승재 기자 2025.01.14 07:04
프로야구

NC, 2025시즌 캐치프레이즈 '라이트, 나우'…주장 박민우 "매 순간의 소중함 기억"

NC 다이노스가 3일 오후 마산야구센터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2025시즌 캐치프레이즈 'LIGHT, NOW!(라이트, 나우)'를 공개했다.이번 캐치프레이즈는 '인생의 하이라이트인 지금, 이 순간을 빛내자'는 의미로 '지금, 이 순간'을 뜻하는 'Right Now(라이트, 나우)'와 동일한 라임으로 표현했다. 꿈을 이루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동료들과 함께 누빌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깨닫고, 지금 주어진 이 시간을 극대화하자'라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다.캐치프레이즈 디자인은 LED 라이트로 표현했다. LED 도트 하나하나는 매 순간을 의미하며, 이 순간순간들의 하이라이트로 만들어진 꿈의 완성을 의미한다. 2025시즌 주장 박민우는 "매 순간의 소중함을 기억하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2025시즌이 훗날 우리 팀과 팬들에게 빛나는 순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한편, NC 선수단은 오는 25일 창원NC파크 국내 훈련을 시작해 30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으로 출국,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1.03 17:17
프로축구

프로축구 전남, 제16대 사령탑 김현석 감독 취임식 성료

전남 드래곤즈가 제16대 사령탑인 김현석 감독의 취임식을 마쳤다.전남은 지난 18일 수요일 POSCO 교육관에서 김 감독의 취임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선수단, 코칭·지원스태프, 유소년 지도자, 사무국 임직원이 참석했다.취임식은 김규홍 전남 대표의 환영사로 시작했다. 이어 주장 고태원이 선수단을 대표해 김 감독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김현석 감독은 취임 소감 및 각오를 전했고, 2025시즌 코칭스태프 소개가 이어졌다. 김현석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이 일심동체가 돼 염원하는 승격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전했다. 또한 "수비 안정화를 통해 실점을 적게 할 수 있는 조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이다. 전남은 돌풍을 일으키는 팀이 될 수 있다"라고 각오를 전했다.김현석 감독을 보좌할 수석코치로는 안산, 포천 시민, 서울 이랜드, 김포에서 수석코치로 활동한 인창수 코치가 선임됐다. 이어 필드 코치 송한복, 2군 코치 김종영, GK 코치 김시훈, 피지컬 코치 신용재, 전력분석관 김정현을 선임한 김현석 감독은 '소통' '신뢰' '기본'을 강조했다. 취임식을 통해 선수단과 상견례를 마친 김현석 호는 2일 선수단이 재소집된다. 이후 동계훈련에 돌입하고, 15일 태국 방콕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2.20 11:28
해외축구

새 감독 선임에 맨유 떠난 레전드의 솔직 고백 “실망스러웠지만…”

뤼트 판 니스텔로이 레스터 시티 신임 감독이 마침내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레스터 합류 뒤 첫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맨유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아프고 실망스러웠다”라고 솔직히 답해 눈길을 끌었다.영국 매체 토크스포츠는 3일(한국시간) 최근 레스터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뒤 취임식에 참석한 판 니스텔로이 감독의 발언을 전했다. 판 니스텔로이는 올 시즌 에릭 텐 하흐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보좌하는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텐 하흐 감독이 부진으로 팀을 떠나자, 임시로 맨유 지휘봉을 잡고 4경기를 소화했다. 이 기간 맨유는 3승 1무라는 호성적을 거뒀고, 성공적으로 후벵 아모림 전 스포리팅 리스본 감독 체제로 전환했다. 다만 아모림 감독이 스포르팅 시절 함께한 코치진을 데려오면서, 판 니스텔로이는 맨유를 떠나야 했다. 곧바로 구직 활동에 나선 판 니스텔로이는 이윽고 레스터 지휘봉을 잡으며 곧바로 EPL 무대로 복귀했다.한편 매체에 따르면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첫 기자회견서 “맨유 임시 감독을 맡았을 때 했던 말은, ‘맨유를 돕기 위해 여기 있다’는 말이었다. 이는 진심이었다”며 “그래서 더 실망스러웠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이 아팠다”고 털어놨다. 이어 판 니스텔로이는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고도 했다. 그는 “결국에는 이해하게 됐다. 나도 신임 감독의 입장을 이해한다. 축구계에 오래 있었고, 나도 감독 경험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또 “아모림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서로 고마움을 드러냈다. 나도 마음을 정리했고, 기운을 되찾을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였던 브렌트퍼드전에서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레스터는 브렌트퍼드와의 2024~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원정경기서 1-4로 크게 졌다. 레스터는 강등권(18~20위)과 승점 격차가 단 1에 불과한 16위(승점 10)다. 판 니스텔로이의 공식 데뷔전은 오는 4일 웨스트햄과의 EPL 14라운드 홈경기다. 김우중 기자 2024.12.03 14:02
프로야구

'내부 FA 3명' 5강 탈락팀 FA·다년계약 발표하는데 NC만 조용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NC 다이노스의 움직임은 조용하다. 지난 6일 개장한 KBO리그 FA 시장은 초반부터 후끈하다. 한화 이글스가 투수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원, 내야수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원에 데려오며 시장을 주도했다. 한화에 두 선수를 뺏긴 KT는 내야수 허경민을 4년 최대 40억원에 영입하며 공백을 메웠다. 올 시즌 5강 탈락팀은 하나둘씩 계약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롯데는 내부 FA 김원중과 구승민을 붙잡았다. SSG 랜더스는 최정과 4년 최대 110억원에 사인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최주환과 4년 최대 12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한화 외에도 외부 FA 영입을 고려 중인 5강 탈락팀이 있다. NC에는 그림의 떡이다. 이호준 신임 감독에게 'FA 선물'을 안길 사정이 아니다. 모그룹의 사정이 좋지 않다. 이호준 감독도 취임 후 인터뷰에서 "2군에 육성할 선수들이 많다. FA에 쓸 돈으로 소고기를 먹이는 등 그쪽에 투자해 달라고 이야기할 생각"이라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우승 기회가 왔을 때 취약한 포지션에 대해서는 (FA 영입을) 한번 요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지금 NC는 '선수를 잘 뽑아 잘 키워 성적까지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다만 NC에서 FA 자격을 얻은 선수는 총 3명이다. 마무리 투수 이용찬, 왼손 필승조 임정호, 외야수 김성욱이 FA 시장에 나왔다. 임선남 단장은 "내부 FA는 잔류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 (협상을 위해) 만난 선수도 있고, 아직 만나지 않은 선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용찬은 2021년 시즌 도중 NC와 FA 계약을 체결한 뒤 총 215경기에서 11승 19패 5홀드 83세이브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다만 올 시즌엔 3승 9패 2홀드 평균자책점 16세이브 평균자책점 6.13으로 부진했다. 2013 NC 3라운드 30순위로 입단한 임정호는 왼손 필승조로 통산 92홀드를 기록했다. 원 포인트 또는 필승조로 투입이 가능하다. 김성욱은 올 시즌 타율(0.204)은 낮지만, 17홈런을 친 외야수다. 둘 다 C등급이라 비교적 이적이 용이하다. 임선남 단장은 "다만 오버페이는 하지 않을 계획이다. 합리적인 선에서 잔류시키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형석 기자 2024.11.11 18:03
프로야구

'감독 옵션 계약'의 새로운 세계

최근 프로야구 감독 계약에서 옵션 조항이 늘어나고 있다. 7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는 지난 3일 이범호 감독과 재계약을 발표했다. 3년간 총액 26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옵션 6억원)의 조건이다. 올해 초 2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의 계약을 상호 합의 하에 파기하고 '우승 감독'에 걸맞은 조건으로 계약서를 다시 썼다.눈에 띄는 점은 옵션이다. 총액에서 옵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23%(6억원)나 된다. 이번 비시즌에 유일하게 신임 사령탑에 선임된 이호준 NC 다이노스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3년 총 14억원의 조건인데 계약금 3억원, 연봉 9억5000만원에 옵션 1억5000만원이 포함됐다. KBO리그에서 옵션 계약은 주로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서나 볼 수 있었으나 최근 들어 감독 계약에서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옵션이 포함된 사령탑 계약도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는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2022년 10월 중순 3년 총 12억원에 계약하면서 옵션 1억5000만원을 담은 것이 감독 첫 옵션 계약이다. 보름 뒤인 2022년 11월 초에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구단과 3년 총 21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3억원, 연봉 5억원, 그리고 옵션 3억원이 포함됐다. A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도 그랬지만, 예전에도 일부 감독의 옵션 계약이 있었다. 따로 공식 발표만 하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B 구단 관계자는 "(감독 옵션 계약 발표는)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라면서 "또한 감독 계약 규모는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옵션을 포함시킬 경우 총액이 올라 상대적으로 더 좋은 대우를 받은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가령 이범호 감독은 총액만 놓고 보면 10개 구단 감독 중 최고 대우에 해당한다. 부임 첫 시즌 우승을 이뤘다고 해도 파격적인 대우다. 다만 이범호 감독은 옵션(6억원)을 제외한 보장 금액은 20억원으로, KT 위즈 이강철 감독과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의 24억원(계약 기간 3년, 계약금 6억원, 연봉 6억원)보다 적다. 그렇다면 옵션 내용은 무엇일까. FA 계약서에는 출장 경기 안타, 홈런, 타점, 투구 이닝, 다승 등 다양한 조건을 옵션으로 설정한다. C 구단 관계자는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이나 최소 포스트시즌 진출 등이 조건"이라면서 "달성하기 그리 어렵진 않다"라고 말했다. A 구단 관계자는 "결국 감독 옵션의 경우 '서로 잘해보자'는 동기 부여 차원"이라고 소개했다.이형석 기자 2024.11.05 10:05
프로야구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본 그 꽃 [김식의 엔드게임]

지난달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 2024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그라운드에서 뒤엉켜 서로를 축하했다. 이범호(43) KIA 감독도 선수들과 일일이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맨 마지막에 투수 양현종이 있었다.둘은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다. 이범호 감독은 다른 선수들보다 양현종을 더 세게, 오래 안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포옹의 의미를 현장에 있는 모두가 알았다. 이 장면은 7월 1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보여준 둘의 '백허그'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이범호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선발 양현종을 교체했다. 등판 때마다 온갖 기록을 만들어내는 베테랑을 승리 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1개만 남겨둔 상황에서 바꾸는 건 초보 감독으로선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양현종은 마운드에서, 또 벤치에서 서운함을 표현했다.이범호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양현종에게 다가가 백허그를 했다. 조직의 책임자로서 냉정하게 내린 결정을 이해해 달라는 인간적인 제스처였다. 양현종은 경기 뒤 사령탑의 결정을 흔쾌히 따르지 못한 것에 대해 이 감독에게 사과했다. 그리고 다음 등판(7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완투승을 거뒀다. 이범호 감독은 10개 구단 사령탑 중 가장 젊다. 양현종과 일곱 살 차이, 최형우와 두 살 차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 선후배다. 게다가 선수들이 이 감독을 워낙 잘 따르기에 '가벼운 항명'의 위험도 있었다.이범호 감독은 권위로 선수들을 누르지 않았다. 개인보다 팀이 먼저여야 한다는 원칙으로 선수단을 이끌었다. 벤치에선 백허그를 하는 사이라도 마운드에선 냉정하게 교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KIA 선수들도 '이범호 선배'가 아닌 '이범호 감독'을 이해하는 데 몇 달이 걸렸다. 단지 양현종뿐 아니었다. 이범호 감독이 우승의 일등 공신으로 꼽은 김도영이 홈런을 친 다음 타석에서 교체된 적(7월 2일 삼성전)도 있다. 주장 나성범의 본헤드플레이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이범호 감독의 선수 은퇴식 때 자신의 등번호를 물려받은 후배 박찬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KIA 관계자는 "이범호 감독은 선수가 실책했다고 나무라는 법이 없다. 그러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거나 팀플레이에 소홀하면 단호한 시그널을 보낸다"라고 전했다.이범호 감독은 젊은 나이, 짧은 경력이 믿기지 않을 만큼 노련하게 KIA를 드라이브했다. 그 리더십의 한 축은 '브레이크'였다. 야구 잘하는 선수일수록, 친한 관계일수록 엄격했다. 풀 시즌을 처음 뛴 김도영이 2024년을 성공적으로 완주한 건 상승기에 과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혼자 앞서나갈 것 같은 선수에게 팀과 함께하도록 한 덕분이었다.KIA는 6월 이후 정규시즌 선두를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평탄한 길만 달린 게 아니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1선발로 기대한 윌 크로우, 이의리에 이어 8월에는 제임스 네일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선발진이 붕괴된 상태에서 KIA는 대체 외국인 투수와 황동하·김도현을 투입했다. 스물네 살 김도현이 잘 던지다가 부담을 느끼며 흔들리자 이범호 감독은 "몇 경기만 보고 널 판단하지 않겠다. 기회는 또 줄 것"이라고 응원했다.이범호 감독은 1루수 수비가 안정적인 변우혁에게 "타석에서도 욕심을 내봐라. 네가 해결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라고 독려했다. 자신의 재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메시지였다. 이 감독은 '액셀러레이터'도 효과적으로 사용했다. 혼자 처질 것 같은 선수에게 동료와 함께 가도록 길을 안내했다.대구 출신인 이범호 감독은 2000년 대전(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1년 KIA로 이적했다. 9년 동안 선수로 뛰며 광주에 뿌리를 단단하게 내렸다. KIA 구단은 그를 차기 지도자감으로 점찍어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연수를 보내주기도 했다.올해 초 KIA 단장과 감독이 비리 사건에 휘말려 경질됐다. 구단은 사상 최악의 위기에서 이범호를 새 감독 단일 후보로 올렸다. 시기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지휘봉을 맡길 인물로 판단했던 거다. 그는 3월 취임식에서 "웃음꽃 피우는 야구를 하겠다"라고 말했다. 팬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꽃)을 유머러스하게 언급한 것이다. 팀이 오름세에 있을 때 이범호 감독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중간중간 브레이크를 밟았다. 팀이 내리막길에 있을 때 그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반등에 성공했다. 그라운드 안과 밖, 공과 사를 엄격하게 구분했다. 무엇보다 공동의 목표를 우선시한 이범호 감독의 원칙이 KIA의 핵심 동력이었다.실망과 좌절 속에서 2024시즌을 시작한 KIA는 8개월 만에 우승의 영광을 누렸다. 험로에서 시작한 그들의 여정을 돌아보면, 화사한 꽃길 같다. 올가을, '꽃감독'은 KIA 팬들에게 고은 시인의 작품 한 편을 선물한 것 같다.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스포츠1팀장 2024.11.04 08:00
메이저리그

[김종문의 진심합심] 감독님과 표정만으로 통하는 사이라고?

"감독님 표정만 보면 지금 어떤 기분이고 어떤 상태라는 걸 파악할 수 있을 정도면 좋겠습니다."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이호준 신임 감독님의 취임식 날, 주장 박민우 선수가 방송 인터뷰(KBS)에서 한 말입니다. 감독의 마음과 선수의 마음이 서로 통하는 사이가 되겠다는 뜻입니다. 선수 대표로서 새 감독과 긴밀하게 호흡을 맞추겠다는 마음이 읽힙니다. 좋은 생각입니다.여러분이 새 감독님으로 이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멋진 환영사로 손색없다고 느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주장으로서 이 말을 했다면 어떤 생각에서였을까요.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상대의 기분까지 이해하고 맞춰 가겠다는 뜻 아닐까요.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는 것이겠죠. 서로 공감할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런 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을 겁니다. 신뢰가 쌓여가게 될 것입니다. 캡틴의 인터뷰는 소통에 대해 생각하게 해줍니다. 다만 세상일이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번 바꿔 볼까요.표정을 읽는다→눈치를 본다.어떻게 들리나요. 확실히 다른, 부정적인 뉘앙스입니다. '표정을 읽는다'라는 비언어적인 소통은 언어적 소통이 다루지 못하는 한계를 넘어선다는 점에선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모호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감정이나 몸 상태, 여러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상대의 표정이나 눈빛만으로 소통하다가는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일방적인 관계가 될 수도 있죠. 어느 순간 눈치를 보게 됩니다. 소통과 관계의 위험 신호입니다.오래전 어느 베테랑 코치님이 전전긍긍하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무척 더운 여름이었는데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훈련하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냅니다. 담당 코치님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는데 감독님 눈치를 봤습니다. '헐렁한 분위기를 감독님이 싫어하실 거다'라고 그는 짐작했습니다. 며칠 뒤 다른 코치님이 건의 사항을 보고하자 "선수들 편하게 해주라"라고 바로 정해졌습니다. 그는 눈치만 보고 예단했던 것이었습니다. 그와 리더의 관계가 건강했던 것일까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의 에너지가 불필요하게 소모됐던 것일까요. 작은 불만이 쌓여 리더에 대한 오해의 싹이 틀 뻔했습니다. 그것이 리스크이고 비용입니다. 생각과 마음을 말로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다고 말없이 모든 걸 알 수도 없습니다. 상호 보완적이어야 합니다. 팀과 조직 같은 공식적인 관계에서 특히 그러해야 합니다. '그것도 모르나. 서운하다. 외롭다'라고만 할 게 아니라 정확하게 표현하고 설득하는 노력과 훈련이 필요합니다. 야구팀에 있을 때 이런 상황을 지켜보며 리더십 스킬 차원에서 풀어 보고자 했고 그것이 많은 공부가 됐습니다. 상대방은 우리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못 알아먹습니다. 다르게, 엉뚱하게 이해하기 다반사입니다. '두드리는 자와 듣는 자(tapper and listener)'라는 심리학 실험은 이를 잘 보여줍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엘리자베스 뉴턴이란 심리학자는 한 사람에게 이어폰을 끼고 '생일 축하합니다', '반짝반짝 작은 별' 같이 쉬운 곡을 들으며 테이블을 두드리게 했습니다. 상대는 그걸로 노래 제목을 맞혀야 합니다. 많이 알려진 120곡을 들려줬을 때 정답률은 2.5%였습니다. 실험에 앞서 두드린 사람에게 물었더니 "절반은 맞히지 않을까"라고 예상했습니다. 50% 대 2.5%. 내가 아는 것과 상대가 아는 것의 큰 격차를 보여 줍니다. '지식의 저주'라고도 합니다. 내가 표정과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도 상대가 모두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여름날 베테랑 코치는 헛심을 썼습니다. 리더에게도 손해입니다. 구체적인 말로 서로 묻고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것도 자주, 따로 설명해야 조직이 정확하게 돌아갑니다. 저는 한발 더 나아가 중요하게 논의한 부분은 함께 정리해 메모로 남길 것을 의사결정 과정에 사용하라고 조언하곤 합니다. 표정이나 분위기에 의존한 소통의 기억은 서로 편차가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새 감독님과 주장님, 눈빛만 교환해도 아는 사이는 아주 좋습니다. 오랜 인연이 있잖아요. 그래도 자주 만나 구체적으로 생각을 나눠 보세요. 더 나은 소통을 위해, 더 좋은 팀을 위해.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4.11.04 07:30
프로야구

LG에서 보고 느낀 이호준 감독 "고참들과 자주 식사, NC 문화 만들 것"

NC 다이노스 제4대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호준(48) 감독이 "고참들과 자주 식사하겠다"고 공언했다.NC는 지난달 31일 마산종합운동장 올림픽기념관공연장에서 이호준 감독 취임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NC 다이노스 이진만 대표이사를 비롯해 임선남 단장과, 선수, 코치들이 참석했다.NC는 지난달 22일 이호준 감독과 3년 총액 14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이 감독은 "우리 팀은 젊고 가능성을 지닌 유망주가 많다. 3년 내 우승하는 게 목표다.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을 유지해 나간다면 충분히 정상에 설 수 있다"라고 도전장을 던졌다. 이호준 감독은 '성적'과 '육성' 책임을 모두 짊어지고 있다. 이 감독은 "컨디션이 좋고 건강한 선수가 경기에 출장해야 한다. 타격 후 1루까지 적어도 80%의 힘으로 전력 질주하지 못한다면 휴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베테랑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호준 감독은 선임 직후 고참 선수에게 일일이 전화해 "다 같이 모여 식사 자리를 갖자"라고 얘기했다. 해외에 머물던 박민우는 귀국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약속했다. 현역 통산 타율 1~3위 박건우, 손아섭, 박민우를 비롯해 박세혁(포수), 이재학(투수) 등이 NC의 베테랑들이다.이호준 감독은 "LG 트윈스 코치 시절 난 일찍 출근하는 편이었다. 많은 선수가 벌써 나와서 훈련하고 있더라"라며 "경기에서 크게 앞선 상황에서도 (주전 선수들이) 교체해 달라고 하지 않았다.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줬다가) 자리를 뺏길까 봐 그런 것"이라며 "이 모든 게 베테랑들이 만든 문화였다. 그러면 젊은 선수들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호준 감독은 2013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NC로 이적, 초대 주장을 맡았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막판엔 홈런 몇 개를 더 치는 것보다 좋은 문화를 만들고 유니폼을 벗는 게 내 목표였다"라고 회상했다. 이호준 감독은 "고참 선수와 자주 식사하고, 베테랑의 역할을 많이 강조하겠다. 베테랑의 솔선수범을 유도할 것"이라면서 "선수들이 좋은 문화를 만들고, 그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이보다 더 멋있는 게 어딨겠나"라고 강조했다.이형석 기자 2024.11.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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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우승 이룬 심재학 KIA 단장 "우리 우승은 하루로 끝나, 또다시 시작" [IS 인터뷰]

올 시즌 KIA 타이거즈의 KBO리그 통합우승은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 삼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지원하는 프런트 수장인 심재학 KIA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올 시즌을 돌아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던 거 같다. 마음 놓고 본 경기가 많지 않다"라고 돌아봤다.KIA의 2024년은 다사다난했다. 지난 2월 스프링캠프를 코앞에 둔 시점에 김종국 감독이 후원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팀을 떠났다. 심재학 단장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르고 이범호 1군 타격 코치를 새 감독으로 선임, 통합우승 닻을 올렸다. 심 단장은 감독 면접을 이범호 코치 단 한 명만 진행했다. 위기는 시즌을 시작한 뒤에도 끊이지 않았다. 부상자가 쏟아졌다. 시범경기부터 중심 타자 나성범이 다쳤고 3월 말 1루수 황대인이 쓰러졌다. 5월에는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팀을 떠났다. 이밖에 선발 투수 이의리(팔꿈치) 마무리 투수 정해영(어깨 염증) 1루수 이우성(햄스트링) 중심 타자 최형우(내복사근) 등이 차례로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8월 말에는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이 경기 중 타구에 얼굴을 맞고 수술대에 오르는 불상사가 벌어졌다.심재학 단장은 지난 28일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확정한 뒤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며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다치는 선수마다 (재활 치료가) 짧은 부상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KIA는 부상 변수를 뎁스(선수층)로 극복했다. 폭넓은 선수 기용은 KS에서도 빛을 발했다. 심 단장은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대체 선수들이 너무 잘 막아줬다. 특히 국내 선발이 무너졌을 때 백업 선수들(황동하·김도현)이 그 자리를 채워주면서 잘 버텼다"라고 평가했다. 프런트는 전폭적으로 선수단을 지원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트레이닝 시설인 트레드 애슬레틱에 2군 투수 5명(유승철·김기훈·김현수·김민재·조대현)을 파견, 8월 이후를 대비했다. 1군 주요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때 이들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 실제 김기훈이 시즌 막판 약방의 감초 같은 활약을 펼쳤다.네일이 전열에서 이탈한 직후에는 대만 시장을 물색, 발 빠르게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로 에릭 스타우트를 영입했다. 심재학 단장은 "어떻게 하면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현장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생각했다.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를 구하는 게 정말 어려웠는데 팀원들이 잘했다"라며 공을 돌렸다. 심재학 단장은 30일 이범호 감독과 만나 자유계약선수(FA)와 외국인 선수 등 내년 시즌 계획을 공유할 계획이다. 통합우승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2연패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우리의 우승은 하루로 끝났다. 또다시 시작"이라고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0.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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