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권동혁 싹쓸이' 라온고, 강호 강릉고 7-4 제압...창단 첫 4강행
라온고가 즐거운 반란을 이어갔다. 대통령배 '디펜딩챔피언' 강릉고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라온고는 19일 충남 공주시립박찬호야구장에서 열린 제55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강릉고와의 8강전에서 7-3으로 승리했다. 3-3 동점이었던 8회 공격에서 강릉고 '원투 펀치' 한 축인 엄지민을 무너뜨렸다. 2016년 창단한 라온고 야구부는 2019년 경기 B권역 주말리그에서 전·후반기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호로 성장했다. 지난 16일 열린 김해고와의 16강전에서 10-8로 승리하며 창단 처음으로 전국대회 8강에 진출했고, 이날 강력한 우승 후보 강릉고까지 물리치며 새 역사를 썼다. 라온고는 20일 오후 2시부터 4강전을 치른다. 라온고는 0-1로 지고 있던 2회 초 반격에 나섰다. 1사 1·3루 득점 기회에서 9번 타자 전영서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치며 동점을 만들었고, 3회 2사 2루에는 박찬양이 중전 적시타를 치며 2-1로 역전했다. 4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나선 차호찬은 조경민의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라온고가 신바람을 탔다. 5회는 동점을 허용했다. 잘 던지던 선발 투수 윤성보가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주자 2명을 내줬다. 바뀐 투수 이상민은 희생 번트와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놓였다. 세 번째 투수 박명근이 차동영에게 밀어내기 볼넷, 배재희에게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2점을 내줬다. 라온고는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던 8회 공격에서 승기를 잡았다. 강릉고 간판 투수 엄지민을 상대로 빅이닝을 만들었다. 1사 2루에 나선 전영서가 좌중간 2루타를 치며 4-3 역전을 이끌었다. 후속 타자 차호찬이 이어진 기회에서 좌전 안타와 도루를 해냈고, 박성준은 고의4구로 출루했다. 이 상황에서 나선 4번 타자 권동혁이 엄지민의 커브를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3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점수 차를 벌렸다. 7-4로 앞선 라온고는 5회 말 1사부터 내세운 우완 투수 박명근을 그대로 밀어붙였다. 박병근은 8· 9회를 실점 없이 막아내며 라온고의 승리를 지켜냈다. 라온고는 이날 장단 17안타를 몰아치며 뜨거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경기 뒤 강봉수 라온고 감독은 "타선의 힘으로 승리했다. 특정 선수를 꼽기 어려울 만큼 모두 잘 해줬다"라고 총평했다. 대표 투수인 윤성보와 박명근이 투구 수 제한 탓에 20일 준결승에서 등판할 수 없는 상황. 강 감독은 "내일이 없다는 생각으로 총력전을 펼쳤다. 우리 팀에는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가 많다. 즐겁게 4강전을 치르겠다"라고 전했다. 8회 공격에서 3타점 2루타를 때려낸 권동혁은 "엄지민 투수가 앞 타자에게 변화구를 많이 던지더라. 풀카운트에서 커브를 노린 게 통했다"라며 팀을 승리로 이끈 소감을 전했다. 아직 2학년인 권동혁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그는 "두산 베어스 박건우 선배님처럼 전천후 외야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공주=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19 1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