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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기 시작한 NFT…이통3사 너도나도 출사표

이동통신 3사가 투자 열풍이 시들해진 NFT(대체불가토큰) 생태계에 최근 잇달아 손을 뻗고 있다. NFT는 디지털 예술 작품의 가치에 투자해 차액 실현을 노리는 사례가 일반적이었는데, 미래 확장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으며 시장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통 3사는 이런 과거의 추세에서 벗어나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눈에 보이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별도 커뮤니티를 조성해 NFT 홀더(소유자) 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있다. 고객 락인(잠금) 효과를 노린 것이다. 이것도 모자라 독자적인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며 주도권 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KT 스포츠 스타 NFT 경쟁률 13대 1 이통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자체 NFT 거래 환경을 조성한 곳은 KT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NFT 플랫폼 '민클'의 앱 베타 서비스를 지난 4월 선보인 데 이어 이달 중 웹 전환을 완료할 방침이다. 민클은 NFT를 발행한다는 의미의 '민팅'과 모임·동아리를 뜻하는 '클럽'의 합성어다. 조만간 론칭하는 웹 기반 서비스는 정식 버전으로, 결제·정산·판매 기능을 아우를 방침이다. KT는 자사 IP(지식재산권)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IP의 가치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베타 서비스 초기 웹소설·웹툰 자회사 스토리위즈의 '간신이 나라를 살림' IP를 NFT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오는 16일에는 회사가 후원하는 스포츠 스타 '오대장'(이강인·강백호·소형준·허훈·양홍석) NFT를 2차 발행한다. 멤버들의 친필 사인이 담긴 이미지 5종을 150조각으로 쪼갰다. 가치를 분산해 최대한 많은 홀더가 혜택을 받도록 했다. 지난달 있었던 1차 발행에서는 경쟁률이 13대 1에 달했다. 30·40세대의 비중이 59%를 차지했다. KT는 2차 NFT 홀더들을 대상으로 KT 위즈 홈구장 스카이박스 관람권과 삼성전자 에어컨 등을 경품으로 건 이벤트를 준비했다. 연말에는 1조각이라도 보유한 홀더들을 위해 팬미팅도 마련한다. KT 관계자는 "강력한 IP 콘텐츠를 기반으로 자체 플랫폼에서 NFT를 제작하고 발행하는 등 타 기업과 차별화했다"며 "NFT를 그룹 자산에 확대 적용해 기업 가치는 물론 그룹 시너지까지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도 지난 3일 NFT 발행자와 구매자를 연결하는 큐레이션형 NFT 거래소 '탑포트'의 오픈 베타를 시작했다. 회사는 이익을 얻기보다 웹 3.0에 대응하는 데 주력했다. 글로벌 웹 생태계는 콘텐츠를 소비만 하던 1.0에서 직접 창작하는 2.0으로 진화했다. 이제는 콘텐츠의 소유권과 해킹 방지 개념을 접목한 3.0이 주목받고 있다. 탑포트에는 국내 NFT 작가 20여명의 작품 3000여점이 올라와 있다. '미인도'로 잘 알려진 조선 후기 풍속화가 신윤복의 '주유청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은 2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누구나 NFT를 발행할 수 있지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콘텐츠를 차단하기 위해 검수하고 있다"며 "가상화폐 연동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커뮤니티 입장권으로 활용하기도 LG유플러스는 경쟁사와 달리 별도 플랫폼을 구축하지 않고 글로벌 거래소를 십분 활용한다. 타사와 달리 충성고객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기 위해 NFT 발행에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NFT 거래 플랫폼 '오픈씨'에 자사 캐릭터인 '무너'로 만든 NFT를 판매하고 있다. 직장인의 일주일을 무너의 표정과 헤어스타일 등으로 표현했다. 이 NFT는 다양한 프로모션과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는 입장권이나 마찬가지다. 올해 5월 있었던 사전예약에서는 무너 NFT 50개가 9분 만에 소진됐다. 같은 달 이어진 1차 발행해서는 200개가 2초 만에 완판됐다. NFT 홀더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홀더들을 7월 부산 포세이돈 페스티벌에 초청한 적이 있다. 무너 팬아트 그리기와 같은 소소한 이벤트도 진행 중"이라며 "연말에는 기부 성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거래 플랫폼 개발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NFT는 복제 불가능한 고유의 디지털 작품 소유권 개념 덕에 투자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의 첫 트윗 NFT의 가치가 35억원에서 34만원으로 뚝 떨어지는 등 거품 우려가 일었다. 이통 3사의 이번 시도가 시장을 환기하는 계기가 될지 이목이 쏠린다. 김도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책임은 NFT 동향 보고서에서 "NFT가 모두 허황한 꿈은 아니지만, 현시대에는 단순 투기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시선이 강한 게 사실"이라며 "단어가 시대를 앞서 개념만 있고 실물은 존재하지 않아 나타난 현상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생태계를 포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만 있다면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8.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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