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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에 이르렀기를”…거짓말처럼 떠난 故 이선균, 오늘(27일) 사망 1주기

배우 이선균이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흘렀다. 영화계 안팎에서는 갑작스레 이별을 고한 고인의 마지막을 추억하며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故) 이선균은 지난해 12월 27일 향년 48세로 생을 마감했다. 마약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지 약 두 달 만에 들려온 비보였다.◇‘탈출’ ‘행복의 나라’로 마지막 인사…동료들 그리움에 ‘먹먹’이선균이 마약 의혹으로 구설에 처음 오른 건 지난 2023년 10월이었다. 경찰은 고인이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 실장 A씨와 A씨 자택 등에서 대마초, 케타민 등을 여러 차례 투약했다는 진술을 받고 내사에 착수했다. 이선균은 모두 3번에 걸쳐 경찰 조사를 받았다.이선균은 사망 사흘 전까지도 경찰에 출석했다. 당시 약 19시간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받은 고인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하자는 등 혐의점을 소명하기 위해 적극적이었다. 앞서 진행된 간이 시약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에서도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하지만 이선균은 여론의 압박 속 끝내 삶의 끈을 놓아 버렸다. 수사 시작 약 두 달 후인 12월 27일 고인은 서울의 한 공원에 주차된 차 안에서 의식이 없는 채 발견됐다. ‘기생충’으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을 수놓고 ‘잠’, ‘탈출: 사일런스 프로젝트’(이하 ‘탈출’) 두 편의 영화로 또 한 번 칸국제영화를 찾으며 커리어 정점을 맞이했던 배우의 쓸쓸한 죽음에 대중은 충격에 빠졌다.지인들의 배웅 속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한 이선균은 이후 수원시 연화장에 안치됐다. 고인이 사망함에 따라 관련 사건 관련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으며, 고인을 협박, 총 3억5000만원을 뜯어낸 혐의(공갈)로 기소된 A씨에게는 이달 19일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탈출’ ‘행복의 나라’로 마지막 인사…동료들 그리움에 ‘먹먹’이선균은 올여름 관객과도 마지막 인사를 마쳤다. 고인이 남기고 떠난 영화 ‘탈출’과 ‘행복의 나라’가 지난 7월과 8월 한 달 간격으로 극장에 걸린 것. 두 작품 모두 흥행에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배우 이선균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평가를 받았다.이선균은 ‘탈출’에서 안보실 행정관으로서 대범함과 결단력, 딸을 지키고자 하는 아버지의 부성애를 오가며 극을 이끌었고, ‘행복의 나라’에서는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의 인생 곡절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호평받았다. 고인은 언제나처럼 극 한 가운데서 중심을 잡고, 때때로 상대의 그림자를 자처하며 자신의 롤을 묵묵히 해냈다.좋은 파트너의 상실은 영화인들에게도 더 없이 가슴 아픈 일이었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올해 영화제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을 담은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운 사람, 이선균’을 개최, 그의 대표작 6편을 상영했다. 또 이선균에게 올해의 한국영화공로상을 수여하며 한국영화 성장에 기여한 공을 기렸다.동료들은 여전히 이선균을 향한 그리움을 표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고인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쳤던 송중기는 최근 자신의 새 영화 홍보 차 출연한 한 라디오에서 신청곡으로 이선균이 출연한 ‘나의 아저씨’ OST를 선곡, “곧 내가 너무 사랑하는 이선균 형님의 기일이다. 형이 또 보고 싶다”고 말해 먹먹함을 안겼다.고인과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었던 조정석과 조진웅 역시 “처음에는 너무 슬펐는데 지금은 그냥 자주 못 보는 것 같다. 어디에선가 (살아 있는 것 같다)”, “(이선균을) 계속 기억할 거다. 모두들 끝까지 기억해 주시길 바란다”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2.27 06:00
영화

[IS리뷰] 다르게 기억하고, 기록해 본 그 시절 ‘행복의 나라’

일상 속 행복이 당연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뜻대로 행동하고, 소중한 사람과 누리는 그런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 영화 ‘행복의 나라’는 1979년 나라에 짓밟히고도 기억되지 못한 개인들을 조명한다.추창민 감독은 전작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역사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댄 매력적 스토리텔링으로 천만 관객을 모았다. 근현대사를 다룬 이번 영화 또한 출발은 비슷하다. 육군 대령 박태주(고 이선균)가 중앙정보부 비서관으로서 상관 명령으로 박정희 대통령 암살 사건에 가담하는 것으로 시작한다.여기까지는 기록으로 남은 사실이지만, 카메라는 방아쇠를 당기는 박태주의 혼란스러운 표정과 그가 마지막으로 가족을 찾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역사가 스포일러이듯 박태주는 대통령을 쏜 중앙정보부장과 함께 체포되어 법정에 서게 된다.사건에 연루된 8명 중 박태주만 유일한 군인 신분으로 단심제가 적용되기에 질 싸움을 선뜻 맡는 변호사가 없었다. 그러던 중 젊은 변호사 정인후(조정석)가 그의 변호를 맡게 된다. 실제 역사에선 태기주 변호사였을 정인후는 이번 영화에서 가공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정인후는 정치는 잘 몰라도 가난을 벗어나고 싶은 지극히 평범한 소망을 가졌다. 유명해지고 싶어 사건을 맡았지만, 박태주의 재판을 진행하며 12.12 군사 반란까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같은 사건을 다뤘기에 지난해 11월 개봉한 천만 영화 ‘서울의 봄’이 연상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행복의 나라’는 사건의 재구성이 아닌, 10.26과 12.12 사이 숨겨진 개인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어차피 김부장(김재규)만 기억한다”는 극 중 대사처럼 박태주의 모티브인 박흥주 대령은 대중에 잊히기 이전에 제대로 다뤄진 적도 없다. 추 감독은 재판기록을 토대로 그를 영화로 소환해 많은 것이 비정상적이었던 당대 현실 속에서 ‘당연한’ 원칙과 신념을 따르려 했던 인물로 기린다.그런 그를 바라보는 주인공이자 화자, 정인후의 쓰임이 돋보인다. 정인후는 박태주가 왜 억울하고 재판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논리적으로 변호하면서도, 같은 시대를 살아간 소시민적인 에피소드로 공감을 끌어낸다. 그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조금 웃기도, 분노하기도 하다 보면 어느새 클라이맥스에 도달한다. 영화 속에서 픽션 캐릭터가 역사의 중심 인물들과 직접 얽히는 장면에선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그럼에도 합수부장 전상두(유재명)에게 고함을 치며 “왕이 되고 싶으면 왕을 해! 절대 사람은 죽이지 마!”라고 일갈하는 장면은 대리만족을 주면서 실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그 말이 가닿았다면 역사는 달랐을까, 상상력도 건드린다.묵직한 소재를 다루지만, 그 시대 사람 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리는 배우들의 호연 역시 빛난다. 이번 작품에서도 특유의 위트를 갖춘 조정석은 스크린 가득 들어차는 붉은 눈시울과 속까지 시원해지는 발성으로 그가 얼마나 출중한 배우인지 새삼 깨닫게 한다. ‘서울의 봄’ 황정민과는 다르게 전두환 전 대통령을 표현한 유재명의 섬세함도 볼거리다. 야욕을 전면 표출했던 황정민과 달리, 유재명은 눈빛과 입꼬리로 숨겨진 광기를 표현했다. 우현을 필두로 한 변호인단 앙상블과 검사 역 최원영은 법정물로서 리얼리티와 재미를 더한다. 특히 변호인단 중 부한명 역 전배수는 배경 설명을 명쾌하게 전달하면서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로 유쾌함을 적재적소에 부여했다. 고 이선균의 마지막 연기도 여운을 남긴다. 시대를 전복하려 했던 정치군인이 아닌, ‘참 군인’으로서 청빈하고 강직했다는 실제 박흥주 대령을 의연한 얼굴로 표현했다. 그 위로 작품 뒤 그의 끝이 겹치며 먹먹함을 자아낸다.감정을 뒤흔드는 부분이 있지만, 아픈 역사는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고 힘주어 설파하는 톤은 아니다. 그저 지금의 당연함 전에 무엇이 있었나 다르게 기억하고, 기록하고, 기려보자고는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오는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24분.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07 11:49
영화

유재명, ‘흉악범’부터 ‘국가폭력’까지…실존과 허구 사이서 위협할 ‘악의 얼굴’

배우 유재명이 올여름 두 작품에서 ‘악의 얼굴’로 OTT와 스크린을 장악한다. 유재명은 지난 31일 디즈니플러스와 U+모바일tv에서 동시 공개된 시리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이하 ‘노 웨이 아웃’)과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행복의 나라’에 출연한다. 그의 예전 배역 ‘동룡이 아빠’ 같은 친근함을 기대해선 안 된다. 이번 유재명이 맡을 역할은 도저히 가까이할 수 없는 악인이다.정지욱 영화 평론가는 “유재명은 압도적인 수의 작품들에서 선이 굵고 인상적인 연기를 남기고 있는 배우”라며 “주로 경찰 역이었던 전작들과 달리 악인들을 선보이게 돼 자칫 악역 이미지로 각인될지 우려도 있으나 상극의 배역에 캐스팅되는 자체가 소화력의 방증”이라고 짚었다.유재명은 이번 작품들에서 악이라고 다 같을 수 없다는 듯 다른 결을 표현한다. 먼저 ‘노 웨이 아웃’에서는 우리 일상을 위협할 법한 흉악범 김국호를 열연한다. 김국호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러 13년 간 복역 후 모범수로 출소하자마자 사적 제재인 ‘대국민 살인 청부’의 타깃이 되어 200억 원의 몸값이 걸린 극의 중심 인물이다. 극악무도한 범죄자지만 사적 제재가 옳은지 딜레마를 던지는 이야기의 중심에서 김국호는 역설적으로 법의 보호를 받게 된다. 그러다 보니 떳떳하지 못해야 할 범죄자가 당당해진다. 이렇게까지 혈압을 올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유재명의 비열한 연기는 호화롭다.입장상 김국호를 지키게 된 경찰 백중식 역의 조진웅은 유재명에 대해 “출중한 연기력은 물론, 본인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묵직한 연기의 톤으로 위트있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디테일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행복의 나라’에서는 존재가 곧 ‘국가 폭력’인 합수부장 역으로 최악의 정치재판을 조작한다. 10.26과 12.12 사이 벌어진 부정 정치재판 실화를 모티브로,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게된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극 중 전상두는 재판을 비공개 진행으로 요구하거나, 변호인단을 뒤에서 협박, 밀실에서 재판을 도청하는 등 배후에서 개입한다. 역사와 이름에서 비춰 보아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서울의 봄’에서 황정민이 연기해 인상을 남긴 바 있다.차별점을 묻는 질문에 유재명은 “우리 영화 속에서는 국가 권력과 폭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며 “황정민이 폭발력과 카리스마, 리더십을 보여다줬면 저는 중간에서 줄타기를 하는 사람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수분장이 아닌 실제 면도기로 머리를 M자로 민 채 4~5개월 동안 촬영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1973년생으로 스무 살에 연극 무대에 데뷔한 유재명은 배우뿐 아니라 연출과 극작가로 내공을 쌓아왔다. 이를 토대로 무대를 넓혀 영화 ‘하루’, ‘나를 찾아줘’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비밀의 숲’ 등에서 모든 매체에 능통함을 증명했다. 스펙트럼도 넓어 어느 작품에서든 ‘배우 유재명’보다는 캐릭터로 인상을 남겨왔다.유재명의 특장점은 작품을 창조하는 능력을 토대로 캐릭터의 본질을 꿰뚫는 것이다. 이번 두 악역은 단지 작품 속에서 살아 숨 쉬도록 구현된 허구 캐릭터가 아닌, 현실에도 존재해 온 인물상이다. 유재명은 두 작품의 제작보고회에서 각각 김국호와 전상두를 ‘상직적 인물’이라 칭하며 실존 인물과 허구의 사이에서 새롭게 창조해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전상두가 거악이라면 김국호는 일상적인 악이다.정 평론가는 “유재명은 자신의 글을 써왔기에, 연출자의 의도에서 나아가 스스로 캐릭터를 깊이있게 해석한다”며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거나 자신의 주관대로 표현하는 ‘객관적인 주관성’을 갖춰 이번 작품도 기대케 한다”라고 평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01 05:45
영화

‘국민 아버지’ 전배수, ‘눈물의 여왕’·‘돌풍’ 흥행 기운 ‘행복의 나라’로 잇는다

배우 전배수가 상반기 드라마 흥행 호재를 스크린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배수는 오는 8월 14일 개봉하는 영화 ‘행복의 나라’에서 주연 조정석과 호흡을 맞춘다. ‘공조2: 인터내셔날’ 이후 2년 만의 상업영화이지만, 대중에게 오랜만이라는 느낌은 아닐 듯하다.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에서는 신뢰의 얼굴을,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는 인간미를 보여주며 꾸준히 대중과 만나왔기 때문이다.더구나 두 작품 모두 상반기 흥행작에 등극했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돌풍’은 공개 후 3주간 넷플릭스 한국 톱10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4월 종영한 ‘눈물의 여왕’는 최고 시청률 24.9%(닐슨 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로 tvN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 작품에서 전배수는 조연이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정경유착의 중심에 선 대통령을 시해하고 정치를 개혁하려는 파격적 소재를 다루는 ‘돌풍’에서 전배수는 주인공인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의 오랜 친구이자 뜻을 함께하는 검사 이장석 역으로 등장했다. 극중 이장석은 정경유착을 수사하다 외압으로 좌천된 적도 있으며, 동료들 사이에서도 신임받는 인물이다. 이장석은 직접 거악이 되어 정치 현실 속 고름을 째고 바로잡겠다는 박동호의 극단적 계획의 일원이 되기를 망설였으나 원칙과 신념을 따라 거악이 된 친구마저 단죄할 심판자 역할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를 받아들인다. 전배수는 이장석의 대쪽같은 내면을 진중한 톤으로 빚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눈물의 여왕’에서 주인공 백현우(김수현)의 아버지인 용두리 마을 이장 백두관 역으로 극에 온기와 유쾌함을 더했다. 극중 아들 백현우가 데릴사위로 입성한 퀸즈그룹과 달리 용두리는 마음 붙일 곳 없을 때 돌아올 고향으로 대비감을 주었다. 그 중심에는 아들 덕에 감투를 쓴 아버지를 능청스럽게 표현한 전배수가 있었다.2004년 KBS2 드라마 ‘알게 될거야’로 데뷔한 이래 20주년을 맞이하는 전배수는 영화와 드라마, 연극을 넘나들며 조연으로 뼈가 굵은 다작배우다. 최근에는 출연작 통틀어 자식 20명을 둔 ‘국민 아버지’로 자리매김했다. ‘눈물의 여왕’ 속 며느리 역 김지원도 사실 ‘쌈, 마이웨이’(2017)에서 만난 그의 연기 인생 첫딸이었다. 김지원과 케미는 홀로 외동딸을 키워낸 ‘딸바보’ 아버지로 배역 스펙트럼을 넓혀주었다.지난 5월 ‘유퀴즈 온더 블록’ 어버이날 특집에 초대된 전배수는 “우연치 않게 자식들이 다 변호사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변호사인 아들 백현우에 앞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박은빈과 부녀호흡을 맞춘 것. ‘우영우’에서 전배수는 미혼부가 돼 딸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한 절절한 부성을 연기했다. 검사 역에 변호사 자식도 둬 본 전배수는 새 영화 ‘행복의 나라’에선 변호인 부한명 역을 맡아 신념과 인간미 모두 갖춘 인물을 표현할 예정이다. 이 영화는 10.26과 12.12 사이, 상관 명령으로 대통령 암살에 연루된 육군 대령 박태주(고 이선균)와 그의 변호사 정인후(조정석)가 최악의 정치 재판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전배수는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이들의 변론을 맡는 변호인단의 일원으로 분했다.전배수는 지난 22일 열린 ‘행복의 나라’ 제작보고회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가슴이 먹먹했으나 배우들의 앙상블이 좋아, 촬영 내내 즐겁게 임할 수 있었다”며 “작은 화면으로 보면 안 되는 작품이다. 집요하게 디테일 하나 놓치지 않으려 감독님과 배우들이 최선을 다했기에 꼭 극장에서 볼 영화”라고 밝혔다. 이어 “제 흥행 기록을 이어갈 거란 생각이 든다”고 기대를 내비쳤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26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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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 이선균 마지막 연기, 올여름 본다…‘탈출’ ‘행복의 나라’ 나란히 개봉 [종합]

고 이선균의 유작 ‘탈출’과 ‘행복의 나라’가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 나란히 걸린다.16일 영화계에 따르면 이선균의 유작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는 오는 7월, ‘행복의 나라’는 8월 개봉을 확정 지었다. 고인이 주연을 맡은 작품이 여름 극장가에 한 달 간격으로 차례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 것이다. ‘탈출’은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로, 극 중 이선균은 사태를 해결하려고 분투하는 청와대 행정관을 연기했다.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의 신작으로, 지난해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 초청돼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첫선을 보이며 주목을 받았다. 이어 선보이는 ‘행복의 나라’는 1979년 대통령 암살사건 재판에서 단 한 번의 선고로 생사가 결정될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광해, 왕이 된 남자’로 1000만 관객을 달성한 추창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이선균이 군인 박태주 역을 맡아 조정석, 유재명 등과 호흡을 맞췄다.두 작품 모두 촬영은 2~3년 전 마무리됐다. ‘탈출’은 지난 2020년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행복의 나라’는 2021년 10월부터 약 4개월간 촬영됐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후반 작업 등의 이유로 개봉일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이 가운데 지난해 이선균의 마약 복용 의혹이 불거졌고, 얼마 후 그가 세상을 떠나면서 개봉은 잠정 연기됐다. 당초 연내 개봉을 목표로 준비 중이던 배급사 CJ ENM(‘탈출’)과 NEW(‘행복의 나라’)는 올 초 라인업에서 해당 작품들의 이름을 빼며 시기 재조율에 들어갔다. 오랜 논의 끝에 여름 개봉으로 가닥을 잡은 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리드타임이 길어질수록 승산이 낮아지는 데다 ‘탈출’의 경우 칸 화제성마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올여름 시장은 예년에 비해 경쟁도 치열하지 않다. 현재 7~8월 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던진 작품은 이선균의 유작 외 이제훈, 구교환이 출연하는 ‘탈주’가 유일하다. 한편 지난해 12월 27일 생을 마감한 이선균은 간이 시약 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선균이 사망함에 따라 해당 사건 관련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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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 이선균 유작 ‘탈출’도 개봉 확정…7월 극장가 찾는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의 마지막 작품을 연이어 만날 수 있게 됐다.16일 영화계에 따르면 이선균의 유작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오는 7월 개봉을 최종 확정 지었다.‘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극 중 이선균은 사태를 해결하려고 분투하는 청와대 행정관을 연기했다.2021년 3월 크랭크업한 영화는 후반 작업,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이유로 2년 넘게 공개되지 못하다 지난해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며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당초 개봉 역시 칸 화제성이 남아 있는 지난해 연말 또는 올해 초로 점쳐졌으나 이선균의 마약 복용 의혹 및 사망으로 무기한 미뤄진 상태였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까지 7월 개봉을 확정 지으면서 이선균의 유작은 모두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앞선 10일 배급사 NEW는 고인의 또 다른 유작인 ‘행복의 나라’의 8월 개봉을 확정 소식을 알렸다. ‘행복의 나라’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추창민 감독 신작으로, 현대사를 뒤흔든 10·26 대통령 암살사건 속 아무도 몰랐던 또 다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편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돼 세 차례의 경찰 조사를 받던 이선균은 지난해 12월 27일 생을 마감했다. 간이 시약 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에서는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선균이 사망함에 따라 해당 사건 관련 경찰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1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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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혜진 출연 ‘크로스’ 9월 개봉… 추석 극장가 찾는다

고(故) 이선균 사태 여파로 개봉이 연기된 영화 ‘크로스’가 추석 시즌 개봉을 확정했다.12일 영화계에 따르면 ‘크로스’는 추석 연휴인 9월 둘째 주에 개봉한다.‘크로스’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이 거대한 사건에 함께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락 액션 영화다. 지난해 극장가 흥행 쌍끌이의 주역인 ‘서울의 봄’의 황정민과 ‘밀수’ 염정아의 첫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이 작품은 당초 설 연휴 시즌에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선균이 세상을 떠나는 비보가 영화계에 닥치며 개봉이 연기됐다. ‘크로스’에는 고인의 아내인 배우 전혜진이 출연한다.이후 ‘크로스’의 개봉 시기를 놓고 여러 의견이 오갔으나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오락 액션 영화라는 점에서 명절 개봉이 적합하다고 보고 추석 연휴로 날짜를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영화의 배급사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하반기에 개봉할 것으로 보이나 아직 개봉 일자는 확정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앞서 공개된 ‘크로스’의 론칭 예고편에는 황정민과 염정아의 위풍당당한 분위기와 시원한 총기 액션 등이 담겨 있다. “거기 진짜 위험하니까”라고 만류하는 황정민과 “이제부터 너 혼자선 안 돼”라고 단호하게 맞서는 염정아의 자신만만한 면모는 ‘크로스’에서 보여줄 두 사람의 콤비 파워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여기에 ‘남남’, ‘헌트’,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등 여러 작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해온 전혜진과 ‘서울의 봄’, '모가디슈', '아수라' 등을 통해 충무로 대표 신 스틸러로 활약한 정만식이 합류해 기대를 높인다. 제작은 ‘헌트’, ‘아수라’, ‘검사외전’, ‘신세계’ 등 굵직한 작품들을 잇달아 만들어낸 사나이픽처스가 맡았다.황정민, 염정아를 필두로 전혜진, 정만식 등 충무로 베테랑들이 대거 출연하는 데다 ‘흥행 제조기’로 불리는 제작사가 의기투합한 만큼 ‘크로스’는 개봉 전부터 많은 예비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12 13:48
연예일반

故 이선균의 마지막 시간… 김 씨의 피의자 신문 조서 보니 196회 고인 이름 언급(PD수첩)

PD수첩이 지난해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선균의 마지막 시간을 짚고 유명인의 피의사실공표 문제에 대해 논했다.16일 오후 방송된 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지난해 12월 27일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다 숨진 고 이선균 사건을 다뤘다.고인이 숨진 건 경찰이 그를 마약 관련 혐의로 내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70일째 되던 날이었다.이후 동료 문화계 인물들을 중심으로 과연 경찰의 수사 과정과 언론이 올바르게 작동했는지 여러 문제가 제기됐다. ‘PD수첩’에서는 마약 수사 담당 검사 출신 변호사, 심리학과 교수, 인권활동가 등 전문가들의 심층 분석을 통해 그 70일의 시간이 어땠는가를 확인했다.유흥업소 종사자인 피의자 김 씨의 진술에 따라 경찰은 배우 이선균 씨를 입건했다. ‘PD수첩’이 입수한 김 씨의 마약 혐의를 진술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르면 김 씨는 11차례의 피의자 신문을 받았다. 이때 경찰과 김 씨가 ‘이선균’이란 이름을 언급한 건 196번에 달했다. 집중 조사였던 셈. 구체적인 투약 날짜에 대해서 김 씨는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해 날짜 개념이 정확하지 않다거나 오래돼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식의 말을 하기도 했다.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가 마약 관련 혐의로 유흥업소 종사자 김 씨를 처음 조사한 건 지난해 10월 19일. 첫 피의자 신문 종료 시각은 이날 오후 2시 19분께였다. 그런데 불과 3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같은 날 오후 5시 17분께 한 언론사가 고 이선균의 마약 혐의 내사 사실을 최초 보도했다. 이에 'PD수첩'은 해당 기사를 보도한 기자도 찾았다.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인터뷰에서 “피의사실을 언론에 알리고 언론이 보도하면 재판을 받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이 끝나버린다”며 우려를 표했다.고인은 간이 시약 검사(소변), 모발과 체모 정밀 감정 결과에서 모두 ‘음성’을 받았다. 그럼에도 고인은 세 번에 걸쳐 경찰에 출석했으며 이 현장은 공개됐다.경찰 측은 이 같은 공개 소환에 대해 “고 이선균 측에서 변호인을 통해 지하 주차장을 이용한 비노출 출석을 요청한 사실은 있다”면서 “‘지하를 통해 이동하면 모양새가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고, 변호인도 ‘알았다’고 대답한 사실이 있다”고 설명했다.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는 29개의 문화예술 관련 단체와 약 2000명의 문화예술인들이 모였다. 이들은 고 이선균의 죽음과 관련해 수사당국에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언론 및 미디어의 보도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졌는지 질문을 던진 바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16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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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선택 이르기까지…” 故이선균 명예 위해 나선 봉준호, 눈시울 붉혔다 [IS현장]

“고인이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봉준호 감독은 고(故) 이선균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멈칫했다. 당초 성명문은 “고인이 사망에 이르끼까지”라고 적혀 있었으나, 봉준호 감독은 현장에서 이 단어를 “극단적 선택”으로 바꿨다. 봉준호 감독은 이 단어로 고인의 죽음을 명명하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탄식했다. A4 용지 두 장 남짓의 ‘문화예술인들,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에 대한 성명서’가 낭독되고 30여 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내내 봉준호 감독은 눈시울을 붉히거나, 감정이 복받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고인의 사건과 관련해 수사 당국과 언론, 정부·국회를 향해 각각 비판의 목소리를 냈는데 특히 봉준호 감독은 수사당국을 향해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는 한 문장으로 이 모든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며 “경찰의 수사보안에 한치의 문제도 없었는지 관계자들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수사과정 조사 및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대회의의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을 포함해 ‘리바운드’ 등을 연출한 장항준 감독, ‘서울의 봄’ 등에 출연한 김의성, 가수 윤종신 , ‘악인전’ 등을 연출한 이원태 감독, 이선균과 ‘킬링 로맨스’ ‘화차’에 함께 출연한 배우 최덕문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김의성, 봉준호 감독, 윤종신 순으로 성명서가 낭독됐다. 봉준호 감독은 지난해 10월 고 이선균 사건과 관련한 최초 보도 시점부터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까지 수사당국의 수사 과정과 행태를 지적했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보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공보책임자가 아닌 수사업무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자 등으로부터 수사사건 등의 내용에 관한 질문을 받은 경우 부적법한 답변을 한 사실은 없는지” 등을 물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 마약 혐의와 관련해 음성판정을 받은 후, 사생활 내용 등이 포함된 포함된 KBS 보도를 꼬집었다. 고인이 3차례 경찰 출석 시 공개 출석을 한 것에 대해 짚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고 이선균의 사건을 단순히 ‘사망’이 아닌 ‘극단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느꼈을 심리적 압박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찰은 이선균을 상대로 1차 소환 조사에서 소변, 간이시약검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검사 결과도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3차 소환조사 당시 19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 등을 진행했다. 이선균 측이 비공개 출석을 요청했음에도 공개 출석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후진적 수사 관행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윤희근 경찰청장은 “수사가 잘못돼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봉준호 감독은 고인과 각별한 인연을 맺었다. 그는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차지했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선 역사상 92년 만에 작품상을 수상한 비영어권 영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국영화 역사에 기념비적 발자취를 남기는 매 순간, 고인은 봉준호 감독과 함께 했다. 봉준호 감독은 고인이 연기 인생에서 가장 빛난 시간들을 옆에서 직접 지켜본 것이다. 이선균 또한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을 자신의 인생 영화로 꼽으며 봉준호 감독에 대한 동경과 존경을 내비쳐왔다. 봉준호 감독은 고인의 마지막 명예를 위한 것은 물론, ‘제2의 이선균 사태’를 막기 위해 나섰다. 연대회의는 성명문을 통해 “2개월여 동안 그에게 가해진 가혹한 인격살인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유명을 달리한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 생각한다”며 “우리는 위 요구와 질문에 대하여 납득할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만이 잘못된 수사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대회의는 고인의 사건의 실체 파악을 요구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영화·문화계 종사자 단체 29곳이 참여했다. 배우 송강호,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등 영화계 종사자 2000여 명이 연서명에 동참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1.1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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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명 거론→사생활 보도…이선균 내몬 상황들에 자성 목소리 [IS포커스]

마약 투약 의혹을 받고 있던 배우 이선균이 숨졌다. 혐의와 관련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고, 이선균 또한 사망 하루 전까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결국 수사 결과를 확인하지 못한 채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일각에서는 내사 단계에서부터 실명이 거론된 점과 수사 과정에서 한 진술내용까지 유튜브와 언론 등을 통해 반복해서 공개된 게 결국 이선균을 궁지로 몰았다며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28일 “이선균 사건은 처음에는 내사 단계였지만 이후에는 여론재판 형식으로 흘러간 측면이 있다. 이선균의 진술이 줄곧 일관됐음에도 일부 매체에서는 이선균이 혐의를 인정하거나 진술을 번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점이 세간의 인식을 더 안 좋게 만들며 부당하게 작용했다”고 짚었다. 이어 “물론 사망했다고 어떤 사람의 모든 혐의가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결국 이선균에게서는 아무런 증거가 나온 게 없다. 그럼에도 그를 유죄로 몰고 간 상황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선균의 마약 혐의는 공갈 혐의에 대한 증거는 그에게 고소 당한 유흥업소 실장 A씨의 진술뿐인 것으로 점점 마무리되고 있었다. 이선균은 A씨의 진술에 따라 내사를 받기 시작했고 피의자로 전환까지 됐지만 간이 시약 검사와 소변검사, 모발검사 등에서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이선균은 24일 새벽까지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은 뒤 “앞으로 경찰이 저와 공갈범들 가운데 어느 쪽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를 잘 판단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변호인을 통해 A씨의 진술만 있는 만큼 신빙성을 가려달라며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경찰에 먼저 의뢰하기도 했다. 사망 하루 전까지 혐의를 벗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이선균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지 약 두 달 만에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충격적인 소식에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루머 확산, 사건과 무관한 사생활 보도, 경찰 수사 과정의 과도한 공개 등이 그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선균의 사망 전날까지도 그에게 압박이 가해질 위험이 있는 보도가 지속적으로 쏟아졌다. 26일 JTBC는 이선균이 경찰조사에서 “빨대를 이용해 코로 흡입했지만 수면제로 알았다. 마약인 줄 몰랐다”고 진술한 내용을 보도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는 같은 날 이선균과 A씨가 나눈 16분 가량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이선균의 사생활 관련한 내용도 담겼다. 사건의 본질과 무관한 내용들일 뿐더러 경찰에서 흘러나왔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내용들이다. 이선균 사건의 타임라인을 처음부터 되짚어 보면 경찰과 언론의 무리한 행태가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10월 인천경찰청이 영화배우 L씨를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가 처음 등장했고, 이선균을 쉽게 추정할 수 있는 여러 힌트들이 나오면서 끝내 이선균의 실명이 밝혀졌다. 내사 단계에서 실명이 거론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이후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이선균의 루머와 이슈들이 경찰발로 흘러나왔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에 무수한 가짜뉴스가 양산됐다. KBS는 지난달 이선균이 A씨에게 고백하는 통화 내용을 단독 보도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이선균의 가정사, 과거 일화나 발언 등이 계속해서 언급되면서 수많은 악플이 달렸다. 이선균의 변호인이 지난 23일 3차 소환 당시 비공개 요청을 했지만 경찰이 거부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이는 사건 관계인을 약속된 시간에 맞춰 포토라인에 세우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한 경찰 수사공보 규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지드래곤이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결국 혐의 없음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이선균이 이번 사건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시점에 본질과 무관한 내용들이 흘러나왔다는 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선균 사건의 본질은 마약 투약 여부다. 유명인인 만큼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지만, 동시에 유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의 진상은 흐려진 채 자극적 가십만 난무하다 안타까운 결말을 맞게 됐다. 자성의 목소리가 필요한 이유다. 이선균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오전 이선균의 매니저가 “(이선균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고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고, 위치추적 끝에 이선균의 신원을 확인했다. 피의자 신분인 이선균이 사망함에 따라 경찰은 그의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을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2.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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