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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위기론 직접 언급한 이재용, 삼성 칼바람 인사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회사를 둘러싼 위기론을 직접 언급한 가운데 연말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27일 연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부터 DS(반도체)부문 일부 임원들에게 퇴임을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장단 인사를 한 뒤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임원 승진 규모는 예년보다 줄어들 전망이다.삼성전자는 통상 12월에 사장단·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을 발표해왔지만 작년부터 11월로 일정이 앞당겨지고 있다. AI(인공지능) 메모리 등 반도체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긴 영향으로 주력인 반도체 사업이 주춤하면서 회사 주가도 5만원대의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이를 인지한 듯 이재용 회장은 지난 25일 부당 합병 혐의 관련 2심에 출석해 "최근 들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현실이 그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어려운 상황을 반드시 극복하고 앞으로 한발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검찰은 이 회장이 경영권 승계 등을 목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회계 부정 등에 관여했다고 보고 이번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앞서 1심 재판부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승계나 지배력 강화가 유일한 목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비율이 불공정해 주주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항소심 결론은 내년 2월에 나온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26 16:36
금융·보험·재테크

금융사고 얼룩진 우리은행, 침몰한 조병규호

1년 6개월 만에 조병규의 우리은행이 불명예 속에 막을 내리게 됐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 의혹을 조사하던 검찰이 조 행장을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로 전환한 게 발단이다. 이에 우리금융 이사회는 올해 말까지인 그의 임기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단했다.우리금융, 조병규 '연임' 없다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우리금융그룹은 정기이사회를 열어 조병규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손태승 전 회장 관련 부당 대출 의혹과 관련 검찰과 금융당국이 칼날을 들이밀면서, 우리은행장 거취 결정에도 압박을 받아 왔다. 조 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취임 이후 2개월여간 진행한 '은행장 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임명한 인물이다. 지난 18일 이전까지만 해도 금융권에서는 임 회장과 손발을 맞춰온 조 행장이 조직 안정을 위해 연임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하지만 검찰이 조 행장을 부당 대출 의혹 관련 '피의자'로 특정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조 행장은 지난 17일 입건됐다.검찰은 우리은행에 대해 손 전 회장이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부당 대출을 해줬다는 혐의로 조사를 벌여 왔다. 이에 지난 18일에는 우리금융지주까지 전격 압수 수색했다. 은행장 사무실은 물론 금융 지주와 관련 부서 등의 내부 문서와 결재 자료, 전산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검찰이 우리은행에 대한 압수 수색을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현 경영진까지 수사 범위를 넓혔다.검찰은 조 행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상 보고 의무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경법 12조에 따르면 금융기관 임직원이 불법행위를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수사기관에 고지해야 한다.부당 대출 사건은 2020년 4월 3일부터 2024년 1월 16일 사이 발생했다. 조 행장은 2020년 당시에는 우리은행 준법감시인으로 재직했고 2023년 7월에는 우리은행장에 취임했다. 우리은행 여신 감리 부서는 2023년 9~10월 부당 대출을 인지하고, 이를 경영진에 보고했다. 그런데 우리은행은 3개월 뒤인 올해 1월 자체 감사에 돌입했고, 금융감독원의 지적이 나오자 그제야 감사 결과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금융당국도 우리금융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달 7일부터 실시한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1~2주 연장했다. 이달 15일 끝났어야 하는 정기검사가 길어진 것이다.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손 전 회장 친인척을 상대로 616억원을 대출했고 이중 350억원이 특혜성 부당 대출이라고 봤다. 나아가 검찰이 부당 대출 규모를 금감원 추산 보다 약 70억~80억원 늘어난 450억원대에 이른다고 파악하고, 관련 증거 수집 중이다.전방위적 검찰 조사로 현재까지 부당 대출과 관련해 기소된 피의자는 3명이다. 지난 9월에는 손 전 회장의 처남 김모 씨가 관계자 중 처음으로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달에는 임모 우리은행 전 본부장이 구속 기소됐다. 성모 우리은행 전 부행장은 약 154억원 규모 불법대출을 승인한 혐의로 지난 18일 구속 기소됐다.이어 지난 22일 검찰은 손태승 전 회장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친인척 등에 내준 부당 대출 과정에 손 전 회장이 개입했다고 봤다. 그뿐만 아니라 검찰이 파악한 추가 70억~100억원 상당 부당 대출을 지시했거나 관여했다고도 의심하고 있다.깜깜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조 행장의 거취가 드러나면서 차기 우리은행장은 안갯속이다. 조 행장 선임 당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자 곧바로 자추위를 가동한 바 있다.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새로 구성한 우리금융은 이후 첫 번째 회의에서 조 행장을 포함한 4명의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발표했다. 이후 약 두 달간 후보자 검증 및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후임자를 확정했다. 승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우리금융은 이사회 안건에 대해 철저히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달 후보군 발표에 대해 "금감원 지배구조모범규준에 의해 1개월 전 후보군을 발표하는 걸 추천하고 있다"며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답할 뿐이었다.‘무신불립(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을 외치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해 온 임 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올해에만 4번의 금융사고가 터진 우리은행을 쇄신할 인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지난 15일 우리은행은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2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발생일은 올해 3월 14일이다. 앞서는 지난 6월 경남의 한 영업점에서 100억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준법감시인을 교체하는 등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이어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 사고를 뒤늦게 공시한 게 지난 8월이다. 이어 9월 최근과 비슷한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55억590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또 터졌다. 우리은행의 반복되는 사고에 금융당국은 연일 경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과거의 일이긴 하지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에 대응하는 방식을 볼 때 과연 발본색원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끼리끼리 나눠 먹기 문화가 팽배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직에 개혁 의지가 있는지, 매니지먼트에 책임이 있는 게 아니냐”고 적나라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우리금융 계열사 대표들과 우리은행 부행장급 부문장의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법 리스크와 금융사고 등의 큰 짐을 짊어지고 행장 자리에 오를 인물에 대해 쉽사리 예측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장 선임은 전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올해는 검찰 조사 등 불가피한 상황 상 행장 후보 숏리스트도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4.11.25 07:00
산업

LX 후계자 구형모, 사장 승진 경영 보폭 넓힌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 LX MDI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혀나갈 전망이다. LX홀딩스는 13일 구형모 대표의 사장 승진 등을 골자로 하는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2022년 12월 설립된 LX MDI의 초대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 경영을 이끌어 왔다.LX MDI는 그룹 차원의 미래 준비를 위한 경영개발원 역할을 맡아 경영 컨설팅, IT·업무 인프라 혁신, 인재 육성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구 사장은 LX MDI의 조기 전력화를 통해 계열사별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컨설팅을 차질 없이 수행하고 거시적 트렌드와 최신 산업 동향·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을 고도화해 계열사의 시장 대응력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또 LX홀딩스는 “그룹의 IT 역량 강화 로드맵 구축과 인공지능(AI) 활용에 대한 단계적 실행을 추진하는 등 혁신 활동을 주도하는 한편 미래 사업가·인재 육성을 위한 체계를 수립하고 교육 플랫폼을 개발·운영해 우수 인재 양성의 토대를 마련한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이번 사장 승진으로 LX그룹의 승계 작업도 순탄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987년생인 구 사장은 2014년 LG전자에 입사했으며, 2019년 LG전자 일본법인 신사업담당을 거쳐 2021년 LX홀딩스 경영기획담당 상무로 선임된 후 이듬해 경영기획부문 전무로 승진했다. 2021년에는 1대 주주인 구 회장으로부터 LX홀딩스 지분 11.15%를 증여받아 LX홀딩스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이번 인사에서 서동현 LX MDI 대표이사(상무)도 전무로 승진했다. 서 전무는 ㈜LG 정도경영TFT의 진단2담당(부장)과 윤리사무국(책임)을 거쳐 LX판토스 경영진단·개선담당(상무)을 지냈다. LX MDI의 조직 운영 및 관리를 최적화하고, 신규 과제를 적극 발굴해 회사 성장을 도모했다.이번 인사로 LX MDI의 그룹 내 위상 제고와 역할 확대가 예상된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계열사들이 전년 대비 실적 개선세를 이뤄낸 데다 그룹 전반에서 리스크 해소,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미래 성장 기반 확보 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이근명 LX벤처스 대표는 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LX벤처스는 지난해 7월 설립된 그룹의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CVC)로 미래 유망 산업군에 있는 우수 벤처기업·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LX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경영 환경임을 감안해 그룹의 미래 성장과 변화를 준비할 수 있는 인재 중심으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1.13 16:51
산업

'한 지붕 두 회장' 뉴 신세계, 어디로 가나

자산 기준 재계 10위인 신세계그룹이 최근 계열 분리를 공식화했다.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며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함께 '한 지붕 두 회장' 시대를 열었다.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과 함께 사업 리스크 분산과 본업 경쟁력 강화 등의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그룹 2회장 체제에서는 무엇보다 '각자 도생'의 경영 능력을 우선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향후 온전한 계열 분리를 위해선 내실을 다져놓아야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할 수 있고, 다양한 변수도 이겨낼 수 있다. 둘이 된 신세계12일 재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이 최근 단행한 '2025년도 정기 인사'의 핵심은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의 회장 승진이다. 9년 만의 회장 승진을 계기로 그룹 계열 분리를 대외적으로 공식화한 셈이기 때문이다.신세계그룹은 2019년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을 신설하고, 각각 당시 총괄사장이던 정유경 회장과 정용진 회장이 맡아왔다.신세계그룹 내부에서는 정유경 회장이 부회장을 건너뛰고 사장에서 곧바로 회장으로 승진한 데 대해 "어머니로부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룹 내부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이) 백화점 부문이 그룹에서 나가도 독자 생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가 쌓여 계열 분리를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정용진 회장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대한 자신감'이 계열 분리 선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는 시각도 있다.그룹의 핵심인 이마트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고, 백화점도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실적에서 선방하며 어느 정도 명분을 확보했다는 것이다.여기에 정용진 회장은 50대 후반, 정유경 회장은 50대 초반에 접어들었고, 어머니 이명희 회장은 80세를 넘기면서 승계 작업은 이제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이제 본격적인 계열 분리 작업을 거치면 양 사업 부문은 별도 기업집단으로 갈라질 전망이다. 정유경 회장은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뷰티),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등을, 오빠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이마트와 SSG닷컴(쓱닷컴), G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등을 맡아 본격적인 독자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1997년 삼성그룹에서 독립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기준 그룹 전체 매출이 약 71조원으로 불어나며 국내 최대 유통기업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공정자산총액 기준으로는 약 62조517억원으로 재계(농협 제외) 10위에 올라 있다.지배구조를 보면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 지분 18.6%, 정유경 회장이 신세계 지분 18.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모친 이명희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각각 10.0% 보유하고 있다.부문별 자산은 이마트 부문이 43조93억원이고, 백화점 부문이 19조424억원이다. 이대로 계열 분리한다고 가정하면 이마트 부문은 재계 11위, 백화점 부문은 26위권에 각각 포진하게 된다. 계열 분리 공정위 승인 등 행정 절차 필요다만 실질적인 계열 분리 시점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과거 신세계그룹이 삼성그룹에서 계열 분리할 때도 1993년에서 1997년까지 4년여간 진행했다.공정위의 심사도 거쳐야 한다. 신세계그룹이 공정위에 계열분리(친족독립경영) 인정을 신청하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요건을 심사한다.공정거래법상 친족 기업 간 계열 분리를 하려면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 지분이 3% 미만이어야 한다. 또 임원 겸임과 자금 대출도 없어야 한다.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이명희 총괄회장이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의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추후 승계와 계열 분리, 지배구조 개편 마무리 작업에서 이 총괄회장이 보유한 이마트·신세계 지분을 정용진·정유경 회장에게 각각 증여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마트와 ㈜신세계가 각각 45.6%, 24.4%씩 보유한 이커머스 계열사 SSG닷컴의 지분관계도 정리해야 한다. 업계 안팎에선 ㈜신세계가 SSG닷컴의 보유 지분을 이마트에 양도하는 방식을 택할 거란 전망이 나온다. 계열 분리가 되면 그룹명도 변경해야 한다. 재계는 '이마트그룹(가칭)'과 '신세계백화점그룹(가칭)'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신세계'라는 브랜드를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마트 또는 신세계가 다른 그룹명을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 일례로 LG그룹이 계열분리 과정에서 'LS' 'LIG' 'LX' 등의 한글자만 바꿔 계열사명에 활용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효성그룹 역시 계열분리 과정에서 지난 7월 1일자로 'HS효성' 상표를 신설해 기존 지주회사 ㈜효성과 구분했다.신세계그룹은 이제 막 분리 작업의 발을 뗀 만큼 절차 마무리 시기와 새 그룹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계열 분리 작업 절차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타 기업 사례를 보면 4년 넘게 걸리는 경우도 있어 마무리 시점을 현 시점에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룹명 변경도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향후 관건은 독자 경쟁력 유지계열 분리 이후 경쟁력 유지 여부에도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당장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편의점인 이마트24와 이커머스의 실적 개선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이마트24의 지난해 매출은 2조2251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230억원으로 적자를 유지 중이다. 경쟁사인 GS25와 CU가 승승장구하는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편의점 매출과 직결되는 점포 수도 업계 꼴찌 수준이다. 올해 2분기 기준 이마트24 점포 수는 6473곳이다. 2분기 109개 점포가 신규 출점했지만 이보다 많은 241개 점포가 문을 닫았다.경쟁사인 CU(1만7762개), GS25(1만7390개), 세븐일레븐(1만3130개)의 점포 수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모두 1만개를 넘은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다.이커머스 부문도 모두 부진하다. SSG닷컴은 2019년 출범한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 5년간 총 45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해 왔다. G마켓도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이후 적자로 돌아섰다.백화점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정유경 회장에게도 숙제는 있다. 그간 백화점 고급화로 성과를 낸 정유경 회장은 급변하는 오프라인 유통 시장 속에서 성장 지속성을 입증시켜야 한다. 명품 외에도 다양한 카테고리로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면세점 사업의 활로도 필요한 상황이다.재계는 경영 리스크(위험)를 분산하고 남매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동반 성장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의 이번 계열 분리 선언을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한 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 남매가 경영해온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두 업을 구분해 본업을 더 잘하기 위한 하나의 기업 혁신·쇄신의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1.13 07:00
금융·보험·재테크

5대 은행장 모두 올해 '임기 끝'… 조병규·이석용·이재근 물러날까

5대 시중은행 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된다. 하지만 연임을 두고 희비가 갈릴 전망이라 각 금융지주의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의 결정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특히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책임론' 압박 조병규·이석용, '3연임' 도전 이재근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정기 이사회를 갖고 1차 자추위를 열었다. 자추위에서는 올해 말 임기 만료되는 우리은행장 등 계열사 CEO 선임에 대한 향후 일정과 절차 등이 논의됐다.가장 주목받고 있는 CEO는 조병규 우리은행장이다. 조 행장은 연이은 금융사고로 올 한 해 홍역을 치르면서 5대 은행장 가운데 가장 연임이 불투명한 인물로 떠올랐다지난 2023년 7월 은행장에 취임한 그는 올해 말이면 재임기간이 1년 6개월에 불과하다. 하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직원 횡령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융당국의 질책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은행에서 터진 금융사고는 지난 6월 직원의 180억원대 횡령사고와 최근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의 350억원대 부당대출 사건 등이다.여기에 지난해 말 금융사고를 인지하고도 '늑장 보고'를 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인력 30~40명을 투입해 다음 달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돌입, 문제를 들여다볼 계획이다.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달 "조사나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당국의 조사에 따라 조 행장이 '책임론'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은 (은행장 연임 관련)이사회의 몫이라고 말하지만, 책임을 연일 강조하는 압박 분위기가 아무래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같은 날 차기 CEO 선임 절차가 열린 KB금융 역시 이재근 국민은행장의 연임 여부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때 판매 규모가 8조원으로 가장 컸다. 은행 지점의 과다 대출(총 3건·487억원)로 금감원이 조사에 나섰다는 점 등도 이 행장의 연임 여부를 가르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의 '5대 은행 금융사고 적발 및 처분 결과'에 따르면 약 491억원의 국민은행이 지난 8개월간 금융사고 규모가 가장 컸던 곳으로 조사됐다. 국민은행 행원이 허위서류를 이용해 부당대출을 취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이 행장은 2022년부터 행장을 맡아 '2년+1년'의 임기를 이미 채워 3연임에 도전한다. 허인 전 국민은행장도 3연임(2+1+1)에 성공했기 때문에 재연임 가능성이 없진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연임이 불투명한 곳은 NH농협은행도 마찬가지다. 농협은행은 지난 3월 109억원, 지난 8월 121억원대 업무상 배임·횡령 등이 이어졌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 건수는 농협은행이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10억원이 넘어 수시공시가 이뤄진 금융사고도 4건이나 됐다.이석용 농협은행장 역시 '책임론'에서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더군다나 농협은행장의 연임이 일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은행장 교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승열·정상혁 무난한 연임 가능성신한은행과 하나은행에서는 앞선 세 은행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지난 25일 자추위를 열고 은행장 선임 절차를 시작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연임이 점쳐진다. 이 행장은 첫 외환은행 은행장 출신으로 자산관리와 글로벌, 기업금융 등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실적을 크게 개선시켰따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 당기순이익 1위를 기록한 뒤 올해까지 양호한 실적을 이끌고있다.신한금융도 지난 10일 자추위를 소집했고, 내달까지 내외부 후보군에 대한 승계후보군(롱리스트) 선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통상 12월 중순쯤 최종 후보 발표와 함께 자회사별 이사회를 통해 취임이 결정된다. 직전 행장이 건강상 이유로 갑작스레 물러나며 바통을 이어 받은 정상혁 행장은 어수선해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기 동안 실적 개선은 물론 금융사고 이슈도 없어 내부통제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이슈에 시선이 집중돼 있는 만큼, 이슈가 없는 은행에서는 연임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귀띔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09.30 07:10
금융·보험·재테크

27일 우리금융 1차 자추위… 조병규 행장에 쏠린 눈

우리금융지주가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선임을 위해 27일 1차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연다.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이날 오전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자추위 안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기만료 3개월 이전에 경영 승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 우리금융 자회사 총 14개 가운데 7개 계열사 대표 임기가 만료되지만, 가장 주목받는 곳은 역시 우리은행이다. 조 행장은 현재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과 관련해 '책임론'이 거세지며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중이다. 또 지난 6월 경남 김해 소재 직원이 100억원을 횡령한 사고가 발생하며 잡음이 계속된 바 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09.26 16:48
산업

이재용 선견지명 맞았네...'황제주' 삼성바이오의 질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깊은 애정을 드러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독주 체제를 갖추며 질주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분기 매출 1조원' 시대를 알리며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라는 훈풍까지 더해지며 ‘황제주(주당 100만원이 넘는 주식)’로 등극했다. 미 생물보안법 통과 ‘훈풍’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가 가파른 위탁개발생산(CDMO)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부문 국내 1위, 세계 3위를 달리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이재용 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1심 무죄 선고 후 가장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현장을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역대 최고가를 다시 쓰는 등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104만9000원의 종가를 기록하면서 2년 4개월 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의 황제주 탄생을 알렸다. 지난 2022년 5월 9월 태광산업의 100만1000원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시장까지 포함하면 2023년 9월 8일 에코프로(102만1000원)가 마지막 황제주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주가가 100만원을 넘기면서 2021년 8월 17일 이후 3년 1개월 만에 다시 황제주 지위를 회복했다. 20일에도 1.05% 오른 106만원에 장을 마쳤다. 106만원은 2016년 상장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역대 최고가이기도 하다. 올 초 76만원으로 시작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약 40%의 상승률을 보이며 제약·바이오 업종을 주도하고 있다. 올해 5월 증시 침체와 맞물려 73만원까지 하락하기도 했지만 7월 들어 상승곡선을 그리더니 8월 30일 98만원을 찍었다. 이어 이달 들어 마침내 황제주 지위를 회복했다. 무엇보다 최근 중국 바이오기업을 겨냥한 생물보안법의 미 하원 통과가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이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면서 국내 업체가 반사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에 바이오주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 3조7000억원과 영업이익 1조1000억원, 수주 3조5000억원이라는 최대 성과를 달성했다. 올해도 매출 4조원 돌파 전망과 수주 규모 증가 등 성장세를 이어나가면서 업종의 대장주로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도 바이오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금리 인하 국면에서 바이오주 중심의 투자 전략을 권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금리 인하 국면에서 최선호주인 바이오주 등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제언했다.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2위 ADC(항체-약물접합체) CDMO 업체인 우시 XDC가 생물보안법으로 타격이 예상돼 론자를 제외할 경우 주요 경쟁사가 없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반사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분기 1조 매출’ 활짝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창사 후 9년 만에 '매출 1조 클럽'의 문을 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제 분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고 있다. 2020년 첫 매출 1조원을 찍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에는 상반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그리고 2023년에는 매출 3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이라는 역사를 작성했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한 기업은 없었다. 4공장 완공으로 생산량이 급증하자 이제 분기별 매출 1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9469억원으로 1조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2분기에는 매출 1조1569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상반기 매출만 2조1038억원을 찍었다. 3분기도 매출이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2024년 연간 매출 4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업계 2위인 셀트리온은 올해 상반기 매출 1조6117억원으로 연 매출 3조원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내년 전망도 밝다. 시가 총액 기준 글로벌 톱 20위 빅파마 중 16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7월 말 기준으로 수주량 140억 달러(약 18조7000억원)를 달성하기도 했다. 내년 4월 완공될 18만L 규모의 인천 송도의 제5공장이 가동되면 매출과 수주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5공장까지 더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규모는 78만4000L까지 증대된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2년 제4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이후 1년 4개월 만인 올해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5공장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기술 개발 로드맵과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보고받은 이 회장은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를 콕 찍을 정도로 선견지명이 있었고, 삼성의 규모의 경제가 도입되니 성장 속도가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23 07:00
산업

한화, 공개매수 통한 '지분 확보·외연 확대 물결' 과연 효과는?

한화그룹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보의 물결이 거세다. 외연 확대는 물론이고 후계자들의 경영 승계를 통한 상속세 절약과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공개매수를 통해 450억원 규모의 한화갤러리아 주식 2816만여주를 사들이면서 보유 지분을 16.85%까지 끌어올렸다.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0일 동안 1600원에 주식 3400만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2816만4783주(82.84%)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김 부사장이 2대 주주, 1.39% 보유한 한화솔루션이 3대 주주이다.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함께 책임 경영에 대한 주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는 동시에 새 성장동력 발굴로 회사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화는 지난 12일에는 싱가포르 부유식 해양 설비 전문 제조업체인 '다이나맥 홀딩스'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싱가포르 상장사인 다이나맥 홀딩스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싱가포르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두 회사는 이번 매수에 약 6000억원(지분 100% 확보 시)을 투자할 계획으로, 매수가는 1주당 0.6싱가포르 달러(약 616원)로 설정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까지 이미 1158억원을 투자해 다이나맥 지분 25.4%를 확보했다.한화가 공개 매수에 성공하려면 다이나맥 주식을 50%보다 많이 확보해야 한다. 싱가포르 경쟁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다이나맥은 지난 1990년 설립된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회사로, 싱가포르 현지에 생산거점 2곳을 보유하고 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 해상 설비 핵심 제품들의 건조 능력을 갖췄다.한화오션은 이번 지분 매수로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해양 사업 분야 생산 기지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해양플랜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 승계에 대한 토대도 다지고 있다. 지난 7월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 작업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4.9%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앞으로 한화 삼형제 → 한화에너지 → ㈜한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지분율 25%를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화그룹의 영토 확장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 5~7월 3개월 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보면 한화의 계열사 수가 대기업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화는 8개 계열사가 신규 편입되면서 108개에서 116개로 늘어났다. 한화는 전체 계열사 수가 10대 그룹 중 SK그룹(219개) 다음으로 계열사가 많다. 한화는 최근 2년 사이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공정자산이 80조3880억원이었다. 2023년 계열사 수가 96개로 늘어났고, 공정자산도 83조28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2024년 계열사 수와 공정자산이 처음으로 각각 100개,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화는 재계 5위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화는 굵직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계 순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인수 빅딜을 통해 재계 8위까지 도약했다. 그리고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재계 5위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우주항공, 방산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재편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공개매수는 오너가의 경우 상속세를 아끼며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배당금액까지 늘려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을 준다”며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뉴 한화’ 기조에서 공개매수를 통한 영토 확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7 09:00
금융·보험·재테크

신한금융 승계 절차 돌입...신한은행 정상혁 연임 가나

신한금융지주가 정상혁 은행장을 포함해 올해 말부터 내년 초 사이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12명의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승계 절차에 돌입했다. 11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자회사 최고경영자 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경위)가 전날 회의를 열어 은행·카드·라이프·캐피탈·제주은행·저축은행·자산신탁·DS·펀드파트너스·리츠운용·벤처투자·EZ손해보험 등 12개 계열사의 대표 승계 준비를 시작했다. 아울러 자경위는 회의에 앞서 '은행장 경영 승계 절차 임기 만료 3개월 전 개시', '자회사 대표이사 승계후보군(롱리스트) 정기 선정 프로세스 도입' 등의 내용을 명시하는 방향으로 '자회사 경영 승계 계획'을 개정했다.이 계획에 따라 자경위는 자회사 대표 후보군을 선정했다. 앞으로 자회사 대표 후보 추천을 위한 심의도 진행할 예정이다.가장 큰 관심사는 정상혁 은행장의 연임 여부다. 신한은행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어 연임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4대 은행 중 상반기에 유일하게 2조원대 순이익을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당기순이익 2조538억원을 기록하는 등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2조원 고지를 밟았다.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하나은행(1조7509억), 우리은행(1조6735억원), KB국민은행(1조5059억)은 올해 상반기에 1조원대 순이익에 머물렀다. 국내외 영업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신한은행은 2018년을 끝으로 자리를 내준 리딩뱅크 타이틀 탈환에 청신호를 켜진 상황이다. 자경위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경영 승계 절차 개선을 논의해왔고, 이번 개정은 작년 말 금융감독 당국이 제시한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도 충실히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1 10:02
산업

정기선·김동선, HD현대·한화갤 지분 '폭풍 매입' 속내는

최근 경영 승계를 앞둔 후계자들의 폭풍 지분 매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500억원 안팎을 투입해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지배력 강화, 상속세 절약과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배력·승계 굳건, 상속세도 절약 8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 오너일가 중 정기선 부회장과 김동선 부사장의 주식 매입 행보가 돋보이고 있다. 우선 정기선 부회장은 올해 5~7월에 집중적으로 HD현대 지분을 장내 매수하며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만 해도 지분율이 5.26%이었는데 총 40여 차례에 걸쳐 집중 매입하는 모습으로 지분율을 6.12%까지 끌어올렸다. 정 부회장의 부친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26.60%로 HD현대의 최대 주주다. 이어 국민연금이 8.82%로 2대 주주, 정 부회장이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HD현대의 경우 정 이사장이 경영에 참여하지 않아 전문경영인 체제였다. 그러다 정 부회장이 오너가 경영 체제를 선언하면서 경영 승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은 그룹 유통·로봇 분야의 후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한화갤러리아 보통주 3400만주를 주당 1600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선언하며 승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기존 지분율이 2.32%였던 김 부사장은 이번 공개 매수에 성공한다면 지분율이 단숨에 19.86%까지 치솟게 된다. 매입 규모가 544억원에 달하고 자신이 보유한 ㈜한화 보통주 126만주를 담보로 자금을 마련했다. 한화갤러리아는 한화가 지분 36.31%로 최대 주주다. 이어 김 부사장이 19.86%로 2대 주주가 되면 한화갤러리아는 사실상 경영 승계가 완성된다. 김 부사장은 지난 8월 전략부사장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미래비전총괄로 승격하기도 했다. 김영훈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김 부사장이 자사주 공개 매수에 나선 것은 적자 전환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주주들과 함께 회사를 한층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후계자들의 폭풍 매입은 지배력뿐 아니라 상속세 절약과도 연관이 있다.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실탄’이 충분하다면 장내 또는 공개 매수가 가장 유리하다. 만약 주식 상속을 받는다면 천문학적인 상속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현 상속세법상 상속세율 50%에 최대주주 상속할증 20% 적용돼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내야 한다. 만약 정 부회장이 HD현대 지분 26%를 물려받는다고 가정하면 무려 8000억원 이상의 상속세를 지불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경우 12조원의 상속세로 인해 오너가의 지분 대량매도 행보가 그룹의 적지 않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상속 받기 전에 야금야금 지분을 늘려나간다면 향후 상속세 마련의 부담감도 조금씩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밸류업 앞두고 주가 부양 긍정적 대주주의 지분 확대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의 도입으로 이 같은 대주주의 책임경영 행보는 더욱 환영받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주가 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책임경영의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이 집중 매입을 시작했던 5월 초 HD현대의 주가는 6만4000원 선이었다. 40여 차례의 집중 매수 행보에 HD현대 주가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보였다. 8일 현재 HD현대는 7만7400원을 유지하고 있는데 5월 초 대비 20% 가량 오른 가격이다. 김동선 부사장의 공개 매수도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이 3400만주를 매수한다고 공시하자 주가는 1303원에서 1500원대로 뛰었다. 8일 현재 한화갤러리아 주가는 1539원으로 공개 매수 발표 이전과 비교해 18% 이상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HD현대와 한화갤러리아는 대주주의 대량 매입이 밸류업 프로그램과 함께 부각되면서 하락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후계자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가 지분 매입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처음으로 롯데지주 지분을 확보한 신 전무는 이달 5일 4255주를 추가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두 차례 매입으로 롯데지주 지분 0.01%를 보유하게 됐고, 규모는 3억여원에 머물렀다. 앞선 후계자들과 달리 매입 규모가 미미하다 보니 롯데지주의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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