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19 리스크에 민첩하게…금융권서도 '애자일' 바람
시장변화에 즉각 대응하는 ‘애자일(Agile)’ 경영바람이 금융권에도 번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6일 신한생명은 오렌지라이프와의 통합 1주년을 앞두고 양사의 조직과 문화를 선제적으로 융합하기 위해 뉴라이프 애자일 방식을 적용한 고객전략그룹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고객전략그룹 신설은 신한생명이 지난 30년간 유지해온 영업중심 체계를 고객중심 체계로 본격 전환하겠다는 의미다. 애자일은 ‘민첩한’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원래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짧은 주기로 먼저 제품을 개발해 출시하고 고객 반응을 살핀 뒤 수정과 개발을 반복하는 방식에서 등장했다. 이를 위해 기업내에서는 부서 간 경계를 없애 기민하게 협업토록 하고, 사업목표에 따라 구성된 팀에게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는 방식으로 애자일 경영이 번졌다. 특히 IT 글로벌 기업인 페이스북·아마존·애플·구글 등이 이 같은 애자일 경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신한생명 고객전략그룹은 애자일 조직형태로 운영해 부서 간 경계를 없애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신한생명은 민첩하게 움직이는 통합 보험사를 만들기 위해 오렌지라이프에 강점이 있는 애자일 조직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고 전했다. 앞서 우리은행도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 애자일 조직 도입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제로베이스 혁신’ 추진을 위해 가장 먼저 ‘애자일 조직 페계’를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부서와 팀의 중간 형태인 ‘애자일 코어 팀(ACT)’ 조직 체계를 신설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ACT는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설립돼 경영진으로부터 부여 받은 미션을 수행한다. ACT의 리더(장)는 부서장의 권한을 갖고 ACT 내 지원 업무는 관련 소관 부서가 대행하도록 해 권한은 확대하고 업무는 간소화했다. 주어진 미션 달성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취지다. KB금융그룹도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애자일(Agile) 조직 도입에 나선 바 있다. 빠른 의사결정과 민첩한 시스템을 구현한 데 이어 클라우드 기반 혁신 플랫폼을 통해 외부 협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기 위한 윤 회장의 메인 프로젝트였다. 애자일 조직 도입 이후 KB금융은 비밀번호 및 공인인증서 입력이 필요 없는 ‘빠른이체’, 미래고객인 2030세대를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인 ‘자산관리샵(#)’ 등을 개발하며 효과를 입증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7.06 1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