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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NBA 파이널은 ‘알파’ 야전사령관의 대결…길저스-알렉산더 vs 할리버튼

올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인디애나 페이서스는 모두 창단 첫 우승을 노린다. 주요 관심사는 특급 야전 사령관 셰이 길저스-알렉산더(27)와 타이리스 할리버튼(25)의 손끝이다.오클라호마와 인디애나는 오는 6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라호마주 오클라호마시티의 페이컴 센터에서 2024~25 NBA 챔프전(7전 4승제) 1차전을 벌인다.NBA 사무국은 두 팀의 대결을 두고 “‘알파’ 포인트가드의 맞대결”이라며 “1988년과 1989년 매직 존슨(당시 LA 레이커스)과 아이제아 토마스(당시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맞붙은 시기조차도 챔프전의 관심사가 포인트가드였던 적은 없었다”라고 했다. 그만큼 강렬하면서도, 색깔이 전혀 다른 야전사령관이 두 팀을 대표한다.오클라호마 에이스 길저스-알렉산더는 정교한 점프슛과 드리블 능력이 장기인 공격형 가드다. 그는 이미 득점왕(평균 32.7점)과 올-NBA 퍼스트팀까지 이뤘다. 올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경쟁에선 니콜라 요키치(덴버 너게츠)를 압도했다. 현지에선 그를 두고 “막을 수 없는 득점 기계”라고 칭한다. 3점슛이 장기가 아님에도 정교한 중거리슛 능력으로 3시즌 연속 평균 30.0점을 넘었다. 독특한 타이밍의 드리블로 상대 수비수로부터 무수한 파울을 유도, 많은 자유투를 넣는 것도 특기다.이에 맞서는 할리버튼은 ‘과거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단아’다. 득점형 포인트가드가 대세인 현대 농구에 반하는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할리버튼은 지난 시즌 어시스트왕을 차지했고, 그는 올 시즌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패스 능력보다 주목받는 건 턴오버다. 경기 운영을 책임지는 포인트가드는 턴오버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그는 이번 시즌 경기당 2개 미만의 실책을 기록했다. 특히 뉴욕 닉스와의 동부콘퍼런스 결승 4차전에선 38분 동안 단 1개의 턴오버도 기록하지 않았다. 오클라호마는 전신인 시애틀 슈퍼소닉스 시절인 1978~79시즌 이후 우승한 적이 없다. 2008~09시즌 연고지를 옮긴 뒤 지금의 이름으로 새출발한 뒤 ‘무관’이다. 2011~12시즌 챔프전에 올랐지만, 마이애미 히트에 1승 4패로 무릎 꿇은 기억이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선 압도적인 성적(1위 68승14패·82.9%)으로 정규리그를 마쳤고, 플레이오프(PO)에서 16경기 12승 4패를 거두며 챔프전에 선착했다.인디애나는 지난 1999~00시즌 챔프전 준우승 이후 25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린다. 인디애나는 1976년 NBA에 편입한 후 아직 우승이 없다. 올 시즌 동부콘퍼런스 4위(50승 32패)를 기록한 인디애나는 5위 밀워키 벅스(48승 34패) 1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64승 18패) 3위 뉴욕(51승 31패)을 차례로 꺾었다. 김우중 기자 2025.06.04 07:00
스포츠일반

귀여우면서도 치열한 대결, ‘삼관’ 새 역사 쓴 빈체로카발로…5월 경마 명장면

□ 무림고수들이 나섰다, 제주마들의 치열한 접전 코-코-코차(5월 10일 제주4경주)전통적으로 경마에 출전하는 경주마는 17세기 영국에서 유래한 더러브렛종(Thorough bred)만을 활용한다. 그런데 제주특별자치도에 위치한 렛츠런파크 제주에서는 제주마 보호 및 육성을 위해 오로지 제주마로만 경마를 시행한다.발굽에서 등성마루까지의 높이를 재는 체고가 더러브렛은 160~170㎝인데 비해, 제주마는 120~130㎝ 정도이기에 경주 장면을 보면 다소 '올망졸망'하지만, 그들 나름대로는 숨 막히는 한판 대결을 펼친다.그 치열함을 여실히 보여준 경주가 지난 10일 펼쳐진 제주 4경주다. '탐라후예', '무림태자', '천지여왕' 그리고 ‘원평천하’까지. 무림고수를 연상케 하는 화려한 이름을 지닌 제주마들이 박빙의 접전을 펼친 가운데, 4두가 코-코-코차로 들어오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1위는 단승 배당률 43.4배의 다크호스이자 9세의 노익장 '탐라후예'의 차지였다. □ '빈체로카발로' 한국경마 최초 스프린터시리즈 삼관 달성(5월 18일 서울8경주, 제33회 서울마주협회장배)김인규 마주가 공들여 지은 이름에 걸맞게 역대 최초로 스프린터 시리즈 삼관을 달성한 '빈체로카발로'는 3월 부산일보배, 4월 SBS 스포츠 스프린트를 연거푸 제패한 후 대망의 마지막 관문인 서울마주협회장배까지 우승하며 단거리 최강자로 등극했다.경주마의 일반적인 출전 주기가 4~5주인 것을 감안할 때 대상(大賞)경주에 세 번 연속 출전하는 것 자체가 체력과 지구력을 증명해 보이는 일이다. 게다가 삼관을 달성한다는 것은 적수가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의미다.비교적 저렴한 3000만원에 낙찰됐던 작은 체구의 경주마는 제19대 KBS 사장을 역임한 마주 김인규씨로부터 '빈체로카발로'라는 이름을 얻은 후 33조 서인석 조교사의 트레이닝과 보살핌 속에서 성장을 거듭했고 올해 응축해 온 잠재력을 터트리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11년 차 베테랑 조재로 기수는 빈체로카발로의 놀라운 성장세에 "내가 이 말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고민한 적도 있다"면서도 "말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특히 어느 한순간조차 의심하지 않고, 말을 믿고 경주를 전개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한 바 있다.김희웅 기자 2025.05.30 00:05
예능

윤선희 셰프 ‘’사당귀’ 출연 걸고 해볼까? 덤벼봐” 이순실 도발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사당귀’) 이순실 보스가 ‘사당귀 보스’ 자리를 걸고 윤선희 셰프와 북한 요리 대결을 펼친다.11일 방송되는 ‘사당귀’ 305회에서 이순실은 북한 국영식당 책임자를 지낸 원조 북한 요리 전문가 윤선희 셰프와 북한 요리로 맞붙는다. “이북 5도 음식점을 준비중이다”라는 이순실의 계획을 들은 윤선희 셰프는 “이북 5도 음식을 하겠다고 의기양양한데 어느 만큼 잘하는지 확인하고 싶다”며 이순실의 실력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낸다.급기야 윤선희 셰프는 “사당귀 출연 걸고 대결 한 번 해 볼까?”라며 이순실을 도발한다. 윤선희 셰프는 원조 북한 요리 전문가 다운 요리 자부심을 드러내며 “요리로 덤벼봐”라며 치열한 신경전에 발동을 건다. 이에 이순실은 “올 테면 와라”라며 사당귀 보스 자리를 건 북한 요리 맞대결을 받아들이며 승리 의지를 다진다고. 전현무는 “이 대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절대 삐치면 안됩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낸다. 이순실은 “이왕 붙을거면 승부욕 있게 붙겠다”라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까지 고기만 세 종류가 들어가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의 음식인 개성 무찜과 고수 오이 김치로 사당귀 보스 자리 사수에 나선다.윤선희 셰프는 “이북음식으로 나한테 덤비면 코가 깨져”라며 요리 경연 대회 1등 다운 자신감을 드러낸다. 특히 함경도 출신인 그는 명태의 부산물로 만드는 세 가지 요리를 준비하는데, 비주얼부터 충격인 명태 머리 순대를 비롯해 명태 곤이 강정, 색다른 명태 알탕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음식을 선보여 눈을 휘둥그레지게 한다.사당귀 보스 자리를 건 이순실과 윤선희의 막상막하 대결의 승자는 누가될지, 이순실이 사당귀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당귀’는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 보스들의 자발적인 역지사지, 자아성찰 프로그램. 지난 304회는 최고 시청률 5.6%를 기록, 153주 연속 동 시간 예능 1위의 기세를 이어갔다. (닐슨 코리아 기준)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40분에 방송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5.11 15:01
드라마

김민석·이현욱 폭풍 같은 맞대결…‘샤크 : 더 스톰’ 포스터 공개

‘샤크 : 더 스톰’이 세계관과 스케일을 확장해 돌아온다.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샤크 : 더 스톰’이 5월 15일 공개를 앞두고, 김민석과 이현욱의 운명적 맞대결을 알리는 포스터를 공개했다.2021년 공개된 ‘샤크 : 더 비기닝’은 레전드 액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티빙 최초의 오리지널 무비로 화제를 불러 모은 작품. 4년 만에 6부작 시리즈로 부활해 기대를 모은다.‘샤크 : 더 스톰’은 출소 후 종합 격투기 선수가 되기 위해 단련 중인 차우솔(김민석)과 극악의 빌런 현우용(이현욱)이 폭풍 같은 한판 대결을 펼치는 액션극이다. 살기 위해 싸워야 했던 차우솔이 두려움과 한계를 극복하며 한 단계 성장, 이제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악’에 맞선다. 확장된 스케일과 쾌감 넘치는 액션이 극강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차우솔의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김민석과 ‘샤크 : 더 비기닝’에 특별 출연해 임팩트를 남긴 이현욱이 맞붙는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기대 속에 베일을 벗은 론칭 포스터는 차우솔, 현우용의 날 선 아우라로 긴장의 고리를 팽팽하게 당긴다. 상처투성이 얼굴에도 결코 꺾이지 않는 차우솔의 날카로운 눈초리. 그 위로 쓰인 ‘싸워야지, 멈출 줄 모르는 상어처럼’이란 문구는 앞으로 다가올 거센 혈투를 예감케 한다. 현우용의 카리스마도 소름을 유발한다. 서늘하게 내리깐 그의 눈빛은 위압감을 증폭시킨다. 여기에 ‘차우솔, 이거 완전 데스티니네’라는 의미심장한 도발은 거센 폭풍의 시작을 알리며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낸다.김민석이 연기하는 차우솔은 종합 격투기 선수를 꿈꾸는 청년. 지옥 같은 삶에서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은 그는 복역 후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전과자라는 낙인에도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던 그의 앞에 현우용이 나타나면서 불길한 폭풍이 불어닥치기 시작한다. 이미 차우솔 캐릭터를 완벽하게 직조해 낸 김민석이기에, 그가 그려갈 새로운 챕터와 업그레이드된 액션 연기가 기대를 불러일으킨다.‘괴물 빌런’ 현우용의 등장 역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로 돌아온 ‘샤크 : 더 스톰’의 놓칠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샤크 : 더 비기닝’에서 빌런 배석찬(정원창)의 재능을 알아보고 조직에 영입했던 현우용은 ‘싸움의 고수’로 통하는 조직 보스이자 격투기 협회장. 이현욱은 오직 쾌감을 위해 불법 리그를 운영하며 잔인하고 폭력적인 게임을 이어가는 현우용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풀어낼 전망이다. 특히 공격 본능을 폭발시키며 거침없는 한판 승부를 펼칠 김민석, 이현욱의 액션 시너지에 뜨거운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샤크 : 더 스톰’은 오는 5월 15일 티빙에서 전편 공개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4.27 21:25
예능

“인테리어 비용만 8000만”… ‘이모카세’ 국숫집 40년만 리모델링 (‘동상이몽2’)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에서는 ‘이모카세 1호’ 김미령 부부의 달라진 일상이 공개된다.오는 7일 방송되는 ‘동상이몽2’에서는 ‘흑백요리사’ 이모카세 1호 김미령은 트레이드 마크인 정갈한 한복 차림이 아닌 파격적인 ‘MZ 패션’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모카세 김미령은 평소 고수하던 쪽진머리 대신 스페셜 케어로 단장한 긴 생머리에 짧은 반바지, 급기야 뾰쪽 구두까지 풀 세팅한 후 외출에 나섰는데 이모카세의 낯선 모습을 본 MC들은 “아이돌 같다. 모델 같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뒤이어 이모카세 김미령은 시장을 마치 런웨이처럼 누비는가 하면 평소와 달리 운영하는 가게가 아닌 낯선 곳으로 발길을 돌려 모두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파격적인 ‘MZ 스타일’로 변신한 이모카세 김미령의 이중생활 현장은 본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이어, 이모카세 김미령 부부는 40년 만에 새로 단장한 국숫집을 최초 공개한다. 이를 본 MC들은 “청담동 바 같다”며 감탄을 금치 못했고, 이모카세 김미령은 “인테리어 비용만 약 8,000만 원 들었다”며 재래시장 특성에 맞춰 특수 리모델링했다고 공개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달라진 건 인테리어 뿐만이 아니었는데 이모카세 1호 김미령의 남편은 아내가 자리 비운 사이 손님들과 사진 촬영은 기본, ‘스몰 토크’에 너스레까지 자연스레 이어가며 이모카세의 ‘빈자리’를 노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이모카세 김미령은 “외국 분들이 나 말고 남편에게 사진 요청을 한다”며 ‘시장 슈스’로 등극후 달라진 남편의 일화를 공개했다. 뒤이어 이모카세 김미령의 등장에 남편은 눈치를 살피는 것도 잠시, 아내의 불호령에도 아랑곳 않고 째려보며 반항을 시도하는가 하면 급기야 말대답까지 거침없이 하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 공개된다는 후문이다.한편, ‘한식 21년 차’ 이모카세 김미령에게 ‘조리고’ 출신 아들이 요리 도전장을 내민다. ‘조리고’ 졸업 2개월 차 신입 셰프 아들은 “젊은 사람들 입맛을 저격할 만한 신 메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고, 이모카세 김미령은 “계절에 따라 바뀌잖아”라며 팽팽한 신경전까지 벌였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母子의 즉석 요리 대결에 요리 경력 ‘도합 90년’ 초특급 심사위원들까지 등장했고 MC들은 “장사를 하는 분들이라 객관성이 있을 거 같다”며 냉정한 평가를 예측했다.과연 ‘한식 장인’ 이모카세와 ‘MZ 저격’ 셰프 경력 2개월 차 아들의 자존심을 건 요리 대결의 승자는 누구일지, 이모카세 김미령과 180도 달라진 남편&아들의 한 판 승부는 7일 오후 10시 10분에 방송되는 ’동상이몽2‘에서 공개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4.07 08:01
영화

‘승부’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바둑이 있다 [정시우 SEEN]

윤태호의 웹툰 ‘미생’에서 장그래가 스승에게 묻는다. “사범님이 꿈꾸시는 최고의 바둑, 대국은 무엇입니까?” 제자의 물음에 스승이 웃으며 답한다. “글쎄… 상대도 나도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나중에 복기했을 때 이보다 더 최선일 수는 없었던 바둑. 결국 최고의 바둑이란, 나의 최선을 이끌어 낸 상대의 몫일지도.”이병헌 유아인 주연의 영화 ‘승부’를 보면서 ‘미생’의 이 대화가 떠올랐다. ‘승부’는 단순히 사제지간 대결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므로. 그보다는, 바둑판 위에서 서로의 최선을 끌어 올린 두 사람의 이야기라고 보는 편이 맞다. 여기서, 스승의 조훈현. 제자는 이창호다. 가로세로 각 19줄이 교차하는 바둑판엔 361개의 점이 존재한다. 그 점 위에서 흑백의 돌이 싸우고, 부딪치고, 뒤집고, 자충수·꼼수·악수·묘수를 주고받으며 승부를 가른다. 이때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무려 10의 170제곱. 사실상 무한대에 가깝다. 초보자라면 정석(定石)을 익혀 수를 두면 된다. 그러나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면, 정석을 버리고 자기만을 길을 개척해야 한다. 실제로 한 시대를 풍미한 바둑 고수들은 저마다의 기풍(棋風,스타일)과 그에 걸맞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조훈현은 오랜 시간 ‘황제’로 불렸다. 1989년 중국 최강자 녜웨이핑을 격침하고 대관식을 올린 후, 얻은 칭호였다. 당대의 고수들이 조훈현 앞에 추풍처럼 나가떨어지던 시절, 조훈현은 내제자를 받아들였다. 그가 바로, 이창호다.한 지붕 아래 한솥밥 먹는 식구가 됐지만, 제자의 스타일은 스승과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날쌔고 빠른 ‘제비’에 비유된 스승과 달리 제자는 조용하고 침착해 ‘돌부처’로 통했다. 스승이 초중반 바람보다 빠른 속력행마로 달려 나갔다면, 제자는 강태공처럼 앉아 확실한 끝내기 기회를 노렸다. 무엇보다 스승은 ‘이기는 바둑’을, 제자는 ‘지지 않는 바둑’을 했다. 엇비슷해 보이는 말이지만, 큰 차이다. 이창호는 역전 확률이 10%라도 있다면 회피하는 대신, 정밀한 계산력을 이용해 작게(반집 차이) 이기더라도 100% 이기는 길로 갔다. 그래서 이창호가 얻은 별명이 ‘신산(神算·신의 계산)’이다. 신산으로 거듭난 제자가 기어코 스승을 무너뜨리자, 당시 언론은 파천황(破天荒)의 사건이라고 대서특필했다. 이후 조훈현은 이창호에게 타이틀을 하나 둘 넘겨주며 하락 곡선을 긋기 시작했다. 눈여겨봐야 할 건, 이창호로 하여금 ‘신산’의 기풍을 취하게 만든 일등 공신이 조훈현이라는 점이다. 이창호는 같은 방식으로는 ‘절대 고수’인 스승을 뛰어넘지 못하리라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자신만의 바둑(기풍)을 찾는 것이었다. 스승의 속기에 대항하기 위해 내면으로 깊이 침잠한 시간이 결과적으로 그를 ‘신산’의 경지에 올린 것이다. 그러나 조훈현과 이창호의 승부가 여기서 끝났다면, 그들의 이야기가 영화 소재로까지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청출어람’의 서사야 차고 넘치니까. 실제로 ‘승부’가 흥미롭게 다루는 것도 그 이후다. 최고의 자리에서 제자에게 속절없이 밀려난 스승은 하루 서너 갑씩 줄기차게 뿜어 댔던 담배를 끊고 절치부심 했다. 이창호 특유의 계산력을 흔들고자 과감하게 기풍도 바꿨다. 그렇게 귀환한 뒤 활화산같이 부활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그때 그에게 붙여진 별명이, 지금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전신(戰神·전투의 신)’이다. 이창호가 조훈현을 디딤돌 삼아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았듯, 조훈현도 이창호라는 변수를 만나 자신의 최선을 다시 끄집어낸 셈이다. 조훈현은 에세이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에서 “바둑 기사에게 자신만의 기풍(류)은 일종의 자아”라고 했다. “바둑을 어떤 식으로 놓는다는 것은 세상을 어떤 식으로 살아가겠다는 나만의 선언”이라고. 안타깝게도 그런 기풍이 알파고와 이세돌, 그 세기의 대결이 휘몰아친 후 바둑판에서 점차 옅어지고 있다고 한다. 모두가 AI라는 바둑 선생 밑에서, 나만의 길을 찾는 대신 AI가 정답이라고 알려주는 수를 획일적으로 두면서 생긴 일이다. 바둑 뿐 아니라, 생활의 많은 부분이 그렇다. AI 글쓰기, AI 그림, AI 음악 등등등. 노파심이 성격(기풍)인 탓인지 모르겠지만,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바둑이 있다”고 말한 장그래의 말이 오랜 시간 참으로 남길 바라본다. 조훈현과 이창호처럼 각자의 오리지널 세계관을 내건 대결을 더 자주 볼 수 있길 희망해본다. 정시우 칼럼니스트 2025.03.27 06:00
영화

냉정한 ‘승부’의 세계, 이병헌은 일류다 [IS포커스]

“승부의 세계에서는 일류가 아닌 인생은 너무 서글픈 거거든.” (‘승부’ 조훈현)배우 이병헌이 일류 바둑기사가 돼 일류 배우임을 증명했다. 대사보다는 찰나의 눈빛, 작은 몸짓으로 영화 전체의 공기를 좌우하며 자신이 대체 불가능한 배우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이병헌의 신작은 오는 26일 개봉하는 영화 ‘승부’다. 크랭크업 4년 만에 베일을 벗은 이 영화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정상에 재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극중 이병헌은 주인공 조훈현을 연기했다. 제아무리 협찬이 걸려 있어도 바둑을 “그깟 돌놀이”라고 취급하는 자리는 박차고 나올 만큼 바둑에 진심인 캐릭터로, 언제고 자신의 수를 믿는, 그래서 조금은 거만한 나르시시스트기도 하다.하지만 이창호(김강훈·유아인)의 등장 이후 정확히는 그의 성장으로 조훈현의 삶은 급변한다. 조훈현은 우연히 만난 바둑 신동 이창호를 내제자로 거둬 살뜰히 챙긴다. 겉으로는 짐짓 엄한 척 굴지만, 최고의 바둑 기사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친아들 못지않게 애정을 쏟는다. 그러나 이창호의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마침내 자신의 자리까지 탐하게 되자 조훈현의 또 다른 얼굴이 비집고 나온다.이병헌의 진가도 바로 여기서 나온다. 자신만만했던 태도로 임했던 대국이 불리하게 돌아갈 때의 초조함과 불안, 결국 제자에게 왕좌를 내준 후의 패배감, 그 뒤에 따라붙는 차마 드러낼 수 없는 허탈함과 분노 등 이병헌은 찰나의 순간 조훈현이 느끼는 감정의 파동을 포착, 말투나 시선의 디테일로 표현한다.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것 같은 캐릭터의 감정마저 세분하며 캐릭터를 촘촘하게 채운다. 이병헌은 “조훈현을 연기하면서 무표정하고 정적인 가운데 극단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눈빛의 떨림 같은 작은 움직임이 필요했다”며 “한 줄 대사로 표현돼 있는 감정을 읽어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사실 이병헌은 힘을 뺀 연기도 통달한 배우다. 영화 ‘남한산성’의 최명길, ‘남산의 부장들’의 김규평과 같이 극적인 얼굴도 강렬했지만, 고요함 속에서도 자주 빛났다. 인생을 송두리째 잃을 위기에 처한 ‘싱글라이더’의 재훈이나 딸을 구하겠다는 일념뿐이던 ‘비상선언’의 재혁일 때가 그랬다.이병헌은 날카로운 해석력으로 무표정 속에 표정을 그렸고, 공허한 눈빛에 무수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리고 이번 ‘승부’를 통해 그 미더운 얼굴을 다시 한번 꺼냈다. 이병헌은 때로는 차갑고 때로는 뜨거운 조훈현의 심리를 따라가며 영화 전체 분위기까지 조절해 낸다. 그의 연기는 관객의 시선이 스크린 밖으로 쉬이 넘어가지 않도록 중심을 잡는다. 연출을 맡은 김형주 감독은 “고수의 풍모, 당당함, 무너졌을 때의 처절함까지 극과 극의 감정 표현을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 이병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며 “촬영장에서 바둑판을 앞에 두고 눈빛의 떨림까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그가 이병헌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전했다.물론 이병헌이 조훈현의 감정을 모두 정적으로 표현하는 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웃긴다. 영화에는 제자의 경기 과정이 궁금해 몰래 훔쳐본다거나, 대국 다음 날 자신에게 사과하는 이창호에게 “바둑 앞에서 내가 선생이야?”라고 나무라 놓고는 나란히 앉기 싫어 조수석에 타는 등의 언밸런스한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이병헌은 특유의 태연자약 연기로 이 장면들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영화에 숨통까지 틔웠다.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승부’는 드라마틱한 사건보다 캐릭터 심리 변화가 중심이 되는 작품이라 배우들의 연기가 특히 중요한 영화”라며 “이병헌은 (러닝타임) 2시간을 거의 매 신 등장해서 이끌어 간다. 특히 이병헌이 연기한 조훈현은 극적 변화가 없는, 감정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라고 짚었다.이어 “이병헌은 그 속에서도 질투심, 패배감 등을 치밀하게 보여줬다. 과장 없는 일상 연기로 캐릭터의 모든 생각을 표현했다. 또 중간중간 이병헌스러운 ‘조크’ 포인트를 과하지 않게 넣으며 재미도 줬다”며 “식상한 표현이지만 매 작품 자신의 연기력을 경신하는, 위대하고 보석 같은 배우다. 이병헌이 아니었으면 아무것도 아닌 작품이 됐을 만큼 훌륭한 연기였다”고 극찬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21 06:00
영화

“장인어른도 기다렸다”…이병헌, 유아인 리스크 품고 ‘승부’ [종합]

이병헌이 ‘승부’에 나선다. 바둑 영광의 시대를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소화한 그가 ‘유아인 리스크’를 돌파할 수 있을까.7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승부’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병헌, 고창석, 현봉식, 문정희, 조우진과 김형주 감독이 참석했다.‘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바둑 전성기 시절 실존 인물인 조훈현과 이창호 국수의 사제 지간 인연과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이기에 그 시절을 어떻게 그려낼지 기대가 모였다.이날 김형주 감독은 “어린 시절 주말에 TV에서 대국 중계를 본 기억이 있다. 자료조사를 해보니 단순한 인기가 아니라 신문 1면이 될 정도로 팬층이 두터웠다”라며 “지금의 (이스포츠 종목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 버금가는 열기였던 것 같다. 그렇기에 영화 또한 연배가 어린 분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바둑 레전드 조훈현 국수로 분해 타이틀 롤의 무게를 짊어진 건 이병헌이다. 이병헌은 “솔직히 바둑에 대해 전혀 모르기도 했고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관련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서 단번에 출연 결정을 내렸다”라며 “바둑은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엄청난 드라마를 재밌게 볼 수 있는 이야기 같아 빠져들었고, 그런 드라마틱한 일이 실화라는 게 놀라우면서 제가 직접 조훈현 국수가 되어 연기한다는 게 설렜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저희 장인어른이 제가 결혼 후 출연한 여러 작품 중에서도 ‘승부’만큼 ‘언제 개봉하냐’고 물어본 작품이 없었다. 그만큼 그 시대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기다리는 마음이 어떤 작품보다 크다고 느꼈다”고 특별한 일화도 밝혔다. 디테일 한 동작을 소화하기 위해 바둑돌을 놓는 동작부터 바둑 기사의 레슨을 받으며 연습했다. 이병헌은 “기술적인 부분도 신경 써야 했지만, 경기가 시작됐을 때와 과정, 끝날 때의 바둑 기사의 심리를 무표정하고 정적으로 표현하는 게 숙제였다”고 떠올렸다. 실제 모델인 조훈현 국수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참조하거나 직접 만나 싱크로율을 높였다. 이병헌은 “국수님은 따로 얘기할 필요 없을 정도로 바둑의 레전드다. 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바둑기사가 우승한 역사적 기록을 가진 분”이라며 “다리를 의자 위에 올리거나 떠는 등 보기 쉽지 않은 자세들을 취하는데 그런 행동들 또한 심리와 연관돼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입을 동그랗게 마는 버릇 등을 따라하면서 습관을 들이려 했다”고 관찰을 토대로 준비한 과정을 떠올렸다. 함께 술을 한잔 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연기할 자신감이 생겼다고 덧붙였다.“역시 이병헌”이라는 동료 배우들의 극찬도 이어진 바, 김 감독은 캐스팅에 대해 “첫줄 쓰기 전부터 이병헌 선배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조훈현 캐릭터는 감정 진폭이 큰데 대부분 연기를 바둑판 앞에서 펼쳐야 하는 제약이 있어 ‘연기 보법이 다른’ 이병헌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제작사에서도 이견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자타공인 연기 고수들이 앙상블을 완성했다. 고창석은 바둑 기사 겸 기자 천승필을, 현봉식은 이용각 프로기사, 그리고 문정희는 조훈현의 아내 정미화로 분했다. 또한 조훈현의 희대의 라이벌 남기철 프로 기사 역으로 조우진이 특별출연한다. 김 감독은 “연출보다 앉아서 감상한 적이 많을 정도다. 기대한 이상으로 정적인 바둑 소재지만 피 튀기고, 창과 칼이 오가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만족을 표했다.조훈현의 청출어람 제자, 이창호는 유아인이 분해 두 주인공을 내세운 ‘투톱’ 영화로 출발했지만, 지난 2023년 10월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개봉에 난항을 겪었다. 당초 지난 2020년 크랭크인, 이듬해 촬영을 마쳤으나 공개 플랫폼과 배급사 변경 등 이슈로 개봉이 밀린데 겹친 악재였다.유아인의 편집 분량에 관해 김 감독은 “이야기 구조나, 기획 의도 상 비추어 봤을 때 완성된 영화를 다시 편집하는 게 저로서는 이야기가 성립 안 될 것 같았다”며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그런 부분을 관객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싶다. 극장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의도대로 영화를 선보이는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당초 넷플릭스 행 논의도 있었으나 극장에서 공개하게 됐다. 김 감독은 “플랫폼을 결정하는데 감독이 큰 역할을 할 순 없다. 비즈니스의 영역이다 보니 입장 차가 있었던 것 같다”며 “감독 입장에서는 애초 극장 개봉 목표로 준비해서 촬영과 후반작업을 마쳐서 영화를 더 영화답게 만들어 주는 공간인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게 기쁘다”라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끝으로 이병헌은 “여러 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는 게 최종 목표라고 생각하기에 개봉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다”라면서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드디어 개봉하니 많이 관심갖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승부’는 오는 26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07 12:30
예능

신동엽→이수지도 ‘찐’으로 터진 ’직장인들’, 쿠팡플레이 대표작 되나 [줌인]

“저세상급 애드리브다.” 쿠팡플레이 새 오피스 코미디 시리즈 ‘직장인들’이 뜨거운 반응을 불러모으고 있다. 애드리브가 넘쳐나는 상황과 대사가 현실감을 끌어올리며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직장인들’은 위기의 중소 마케팅 회사 DY기획을 배경으로 MZ 세대 직장인들이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그린 오피스 코미디로 방송인 신동엽, 김민교, 현봉식, 이수지, 김원훈, 지예은, 가수 카더가든, 스테이씨 윤이 출연한다. ‘직장인들’은 지난달 22일 첫 선을 보인 후 최근 2회까지 공개됐는데, 시청자들의 반응이 상당하다. 공개 직후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에 등극하는 것은 물론, 1회 하이라이트 2개 영상은 8일 만에 유튜브에서 400만 뷰(쇼츠 제외)를 돌파했다. 배우 고수가 게스트로 나선 2회 하이라이트 영상은 업로드된 지 하루 만에 160만 뷰를 넘어섰다. 시청자들은 “애드리브를 하니까 극사실주의다”, “대본 없이 한다는 게 더 웃기다”, “저세상급 애드리브로 출연자들이 날아다닌다” 등의 호평을 쏟아냈다. 시청자들의 반응처럼 ‘직장인들’의 인기는 출연자들의 애드리브가 큰 몫을 차지한다. 쿠팡플레이 측은 “’직장인들’의 내용 절반은 애드리브다. ‘SNL 코리아’보다 그 비중이 높다”고 전했다. 그렇다 보니 신동엽을 필두로 김민교, 이수지, 김원훈 등 코미디 장인들이 마치 치열한 대결을 펼치듯 기발한 애드리브를 쉴 새없이 쏟아내 연신 웃음을 자아낸다. 때문에 출연자들조차 서로의 애드리브에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해 ‘찐’ 웃음이 터지는 순간들이 고스란히 담기면서 재미를 높인다. 1회 게스트인 혜리가 출연했을 때는 그가 전 연인을 향해 SNS에 올렸던 “재밌네”를 응용한 애드리브가 오고가는가 하면 2회 게스트인 고수에게는 예명을 동남아에서 즐겨먹는 ‘고수’가 아닌 한국인에 익숙한 ‘고추’로 하면 좋겠다고 하는 등 게스트들의 허를 찌르는 애드리브로 웃음을 불러모았다. ‘직장인들’은 그동안 쿠팡플레이의 간판 코미디 시리즈 ‘SNL 코리아’의 코너 ‘MZ 오피스’와 MBC ‘무한도전’의 기획인 ‘무한상사’를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들보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상황들을 더 현실적으로 담아내 재미를 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자칭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이지만 AZ(기성세대)인 부장, MZ이지만 꼰대인 사원, 열정이 과다한 Z세대 인턴, 경력직으로 이직한 대리 등이 실제 직장에서 볼 법한 회사원들을 연상시키는 것이다. 출근하자마자 주식 시황을 체크하고, 근무 시간에 낮잠을 자는 등 월급 루팡을 하는 모습들이 곳곳에 배치된 것도 재미 요소다. ‘직장인들’과 출연자 상당수가 비슷한 ‘MZ 오피스’가 MZ세대를 개성 강한 캐릭터들로 묘사해 웃음을 강조한다면, ‘직장인들’은 AZ세대와 Z세대 사이에 낀 세대가 되어가는 M세대를 김원훈이 맡은 30대 주임으로 그려내 차별점을 더할 예정이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현실을 반영한 코미디는 무엇보다 디테일이 중요하다. 시청자들이 마치 거울을 들여다 보는 듯한 느낌을 만들어내야 공감과 재미를 보장할 수 있다. 그런 지점에서 ‘직장인들’은 직장 내의 상황 설정을 무척 꼼꼼히 재현해냈다”고 짚었다. 이어 “‘직장인들’이 애드리브가 강한 콘텐츠인 만큼 출연자들이 주고 받는 대사들과 케미들이 얼마나 또 다른 공감과 재미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5.03.06 06:05
영화

‘승부’ 감독 “다시 한번 그가 ‘이병헌’임을 깨달았다”

이병헌이 실존인물을 삼킨듯한 연기력으로 ‘승부’를 펼친다.27일 배급사 바이포엠 스튜디오는 ‘승부’의 이병헌 스틸을 공개했다. 작품은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실제 조훈현 국수를 모델로 삼은 영화다. 실존 인물을 다룬 영화인 만큼 캐스팅에 있어서는 그 어떤 배역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김형주 감독은 시나리오의 첫 페이지를 쓰자마자 이병헌이 적역이라고 생각했다며 “고수의 풍모, 당당함, 무너졌을 때의 처절함까지 극과 극의 감정 표현을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배우로 이병헌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촬영장에서 바둑판을 앞에 두고 눈빛의 떨림까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번 그가 이병헌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고 전했다.이병헌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기 전에는 바둑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바둑에 관한 이야기라고 해서 큰 관심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나서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 바둑을 잘 모르는 관객들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제작진이 준비한 다양한 자료와 함께 실제로 조훈현 국수를 만나 철저히 분석하며 캐릭터를 완성해 나갔다. 이를 바탕으로 이병헌은 “룰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납득이 가는 대국을 연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감정을 세밀하고 섬세하게 표현함으로써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사람의 심리를 캐치할 수 있게끔 신경 썼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승부’는 오는 3월 2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2.2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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