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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주니오에게 밀렸던 주민규 "마틴과는 경쟁 아닌 공존"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로 이적한 최전방 공격수 주민규(33)가 새로운 소속팀에서 2023시즌 우승을 다짐했다.울산의 비시즌 화두는 공격진 보강이었다. 지난해 11골을 터뜨린 외국인 공격수 레오나르도(브라질)와 작별했다. 9골을 터뜨린 아마노 준(일본)은 전북으로 떠났다. 이들의 공백을 메우는 데 집중했다. 울산은 후방 패스가 좋은 공격형 미드필더인 다리얀 보야니치와 구스타브 루빅손(이상 스웨덴)을 데려왔다. 아마노의 이탈은 일본 국가대표 출신 에사카 아타루로 대체할 계획이다.제주 유나이티드에서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주민규를 영입한 게 가장 눈에 띈다. 주민규는 2021시즌 22골을 넣어 국내 선수로는 5년 만에 리그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 시즌엔 조규성(전북 현대)과 똑같이 17골을 넣었지만 경기수가 적었던 조규성이 공식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2년 연속 K리그 최다 득점자로서 리그에서 기량이 입증된 만큼 주민규는 최전방 공격에 힘을 실을 공격수다.주민규는 울산의 2년 연속 우승에 기여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확실한 목표와 동기 부여를 갖고 울산 현대로 이적했다”라며 “내가 가진 목표와 동기 부여는 우승이다. 커리어에 우승이 없다. 울산 이적을 선택한 것도 우승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우승팀에 걸맞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주민규는 “나는 항상 두 자릿수 골을 넣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즌에 돌입한다”면서도 “내가 골을 많이 넣어서 우승하면 좋겠다. 그러나 일단 우승을 경험한다면 이 팀을 선택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나는 다른 선수 못지않게 우승이 간절하다. (울산에) 우승 트로피를 또 가져오는 게 목표”라고 재차 강조했다. 울산은 2023시즌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정규리그는 물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와 대한축구협회(FA)컵 등 많은 경기를 앞두고 있다. 특히 ACL이 무더운 날씨에다 빡빡한 리그 일정을 치르는 8월에 열리기 때문에 로테이션이 불가피하다. 홍명보 울산 감독도 “팀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 거 같다. 선수 구성을 잘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주민규는 헝가리 출신 외국인 공격수 마틴 아담과 로테이션으로 출전할 전망이다. 마틴은 지난 시즌 중반 울산에 합류해 9골을 터뜨린 최전방 공격수. 건장한 체격(1m91㎝·95㎏)을 앞세워 공격해 ‘탱크’라 불린다. 포지션이 겹치지만, 둘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평가다. 홍명보 감독은 “주민규와 마틴으로 원톱 혹은 투톱 등 확실한 옵션이 생겼다”고 말했다.주민규는 2019년 울산에서 뛸 때 주니오(19골·브라질)에게 밀렸다. 주니오는 ‘골무원(골+공무원)’이라 불렸던 공격수다. 주니오와 경쟁에서 뒤처진 주민규는 28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는 데 그쳤다. 이후 제주로 이적해 3시즌 47골을 넣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가 돼 울산으로 돌아온 그는 새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와 최전방 자리를 두고 공존하겠다고 밝혔다.주민규는 “울산에는 좋은 외국인 선수들이 있다. 항상 경쟁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경쟁 속에서 공존하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우승할 수 있다. 매 경기 (마틴과) 경쟁보다는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틴도 “주민규와 포지션 중복은 문제가 되지 않고, 걱정되지 않는다. 주민규와 새로운 조화를 이뤄 더 좋은 경기 보이겠다”고 했다.울산=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3.01.1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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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레알 상대 9경기 0골 0어시...'골무원' 벤제마 해트트릭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가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9경기째 침묵했다.파리생제르맹(프랑스)은 1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21~2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 2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1-3 역전패를 당했다. 홈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파리생제르맹은 1, 2차전 합계 2-3으로 8강 진출에 실패했다.메시는 파리생제르맹의 ‘MNM 트리오’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와 함께 선발 출전했다. 메시는 슈팅 3개를 기록했지만 유효슈팅은 없었고,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후반 막판 프리킥도 벗어났다.메시는 2004년부터 2021년까지 FC바르셀로나에서 뛰며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26골-14도움을 올렸다. 그 중에는 2017년 4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골을 넣고 관중석을 향해 자기 유니폼을 벗어 펼친 유명한 장면도 포함되어 있다.하지만 메시는 2018년 5월 득점 이후 레알 마드리드만 만나면 침묵하고 있다. 지난 4년간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7경기, 파리생제르맹 소속으로 2경기를 치렀지만 9연속 ‘0골, 0어시스트’다.파리생제르맹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야심 차게 메시를 데려왔다. 대회 조별리그에서 5골을 넣었던 메시는 16강 1차전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지만 상대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에 막혔다. 2차전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에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못했다. 메시가 최근 7시즌 중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것도 한 번 뿐이다.파리생제르맹은 이날 전반 39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역습 찬스에서 네이마르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음바페가 드리블을 치고 들어가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파리생제르맹은 ‘메시 동갑’인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카림 벤제마(35·프랑스)에게 17분 사이에 해트트릭을 허용하며 무너졌다.벤제마는 후반 16분 전방 압박으로 상대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실수를 유도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어의 패스를 받은 벤제마가 문전에서 침착하게 동점골로 연결했다.이어 후반 31분 루카 모드리치의 스루 패스를 받은 벤제마가 오프사이드 라인을 뚫고 오른발 땅볼슛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불과 2분 뒤 마르퀴뇨스가 잘못 걷어낸 공이 벤제마에게 향했다. 벤제마를 이 공을 놓치지 않고 오른발 논스톱슛으로 차 넣었다.1987년 12월 19일생(34세80일)인 벤제마는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고령 해트트릭 주인공이 됐다. 올리비에 지루(34세63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세35일) 기록을 깼다.벤제마는 2009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에서 13시즌째 뛰며 307, 308, 309번째 골을 뽑아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450골), 라울 곤살레스(323골)에 이어 레알 마드리드 개인 통산 세 번째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다. 벤제마는 ‘골무원’이라 불린다. 공무원처럼 성실하게 매 경기 골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는 뜻이다. 유럽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벤제마에 평점 9.6점, 메시에는 7.6점을 줬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2.03.1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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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도 우승, K리그 묻고 ‘더블’ 로 간 전북

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홈인 전주 월드컵경기장 홈팀 응원석(N석)에는 8일 ‘울산의 최다 준우승을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울산 현대를 자극하려는 전북 팬들의 시도였다. 전북은 1일 끝난 K리그1 정규시즌에서 울산을 제치고 역전우승했다. 울산은 K리그1 통산 최다 준우승 팀(9회)이다. 울산이 또 준우승했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한국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축구협회(FA)컵 대회에서다. 전북은 이날 열린 2020 FA컵 결승 2차전 홈경기에서 울산에 2-1로 역전승했다. 전북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승기(32)가 후반 8, 26분 연속골을 넣었다. 원정경기였던 4일 1차전에서 1-1로 비긴 전북은 1승1무로 우승했다. 2013년 포항 스틸러스 이후 7년 만의 2관왕(정규시즌+FA컵)이다. 전북으로선 창단 후 처음이다. FA컵 우승은 15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2000, 03, 05, 20년)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1과 FA컵을 합쳐 울산과 다섯 차례 만났다. 성적은 4승1무다. 뒤집어 보면 상대인 울산 김도훈 감독은 올 시즌 전북을 한 차례로 꺾지 못했고, 또다시 준우승에 그쳤다. 전북은 각종 악재를 극복했다. 바로우가 개인 사정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용과 한교원도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주전이 3명이나 빠졌다. 전반 13분에는 쿠니모토가 부상으로 교체했다. 전반 3분 만에 울산 ‘골무원’(공무원처럼 출근하듯 골을 넣어 얻은 별명) 주니오(34·브라질)에 선제점을 뺏겼다.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라고 해야 할까. K리그 최다 우승팀(8회) 전북에는 ‘우승 DNA’가 있었다. 후반 8분 울산이 자기 진영에서 어설프게 공을 걷어냈다. 전북 이승기가 트래핑 후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26분에는 조규성의 패스를 이승기가 받아 아크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승기는 2013년 광주FC에서 전북으로 이적했다. 팀의 에이스는 아니지만, 필요할 때 한 번씩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전북에서 29골·30도움(7시즌)을 기록했다. 후반 43분 전북 이동국이 교체로 출전했다. 1일 은퇴식을 한 이동국은 전북 남원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교육을 받고 있다. 이날 깜짝 출전해 생애 처음으로 FA컵을 들어 올렸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승기는 “팀원들끼리 ‘동국이 형 가는 길에 트로피를 들어올리게끔 하자고 했다. 항상 주인공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동국이 형이 경기 후 ‘오늘 네가 주인공’이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전북은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하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이동국은 챔피언스리그는 동행하지 않고,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고 했다. 2010년 인터 밀란 코치로 조세 모리뉴 감독(현 토트넘 감독)을 보좌해 3관왕을 도왔던 그는 "전북에서 트레블을 이룬다면 모리뉴 감독이 더 뿌듯해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1.09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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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2방, 전북 현대 창단 첫 더블(FA컵+K리그1)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전북 현대 응원석(N석)에는 ‘울산의 최다 준우승을 축하합니다’란 현수막이 걸렸다. 전북 팬들이 울산 현대를 자극한 문구다. 울산 현대가 지난 1일 끝난 K리그1에서 전북에 역전우승을 내줬기 때문이다. 울산은 K리그1 통산 최다 준우승팀(9회)이다. 그런데 울산이 또 준우승에 그쳤다. 프로·아마를 망라해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다. 전북은 이날 2020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을 2-1로 꺾었다. 전북 공격형 미드필더 이승기(32)가 후반 8분과 후반 25분에 2골을 몰아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지난 4일 원정 1차전에서 1-1로 비겼던 전북은 1·2차전 합계 3-2을 기록했다. 전북은 2013년 포항 스틸러스 이후 K리그와 FA컵 2관왕을 이뤄냈다. 창단 후 첫 더블이다. 또한 2000, 2003, 2005년에 이어 15년만이자 통산 4번째 FA컵 우승이다. 전북은 각종 악재를 극복했다. 바로우가 가정사로 명단에서 제외됐고, 부상당한 이용과 한교원까지 주전 3명이 빠졌다. 설상가상 전반 13분 쿠니모토가 다쳐 무릴로로 바꿨다. 전반 3분 공무원처럼 근면하게 골을 넣는 울산 ‘골무원’ 주니오(34·브라질)에 선제실점했다. 주니오가 자신이 헤딩한 공이 상대 골키퍼 맞고 나오자 재차 차넣었다. 하지만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었다. K리그 최다 우승팀(8회) 전북은 ‘우승 DNA’가 있었다. 후반 8분 울산이 자기 진영에서 어설프게 공을 걷어냈다. 전북 이승기가 트래핑 후 드리블로 치고 들어가 오른발 대각선 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또 이승기는 후반 25분 조규성이 내준볼을 아크 부근에서 왼발 중거리슛으로 골망 오른쪽을 흔들었다. 울산 골키퍼 조현우가 손을 뻗었지만 소용 없었다. 2013년 광주FC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이승기는 가수와 동명이인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꾸준히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군팀 상주 상무에서 2시즌 제외하고 전북에서 7시즌간 29골-30도움을 기록했다. 전북은 후반 43분 이동국까지 교체투입했다. 이동국은 지난 1일 은퇴식을 치르고 전북 남원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A급 지도자 강습 중이며 이날 깜짝 명단에 포함됐다. 후반 추가시간 울산 불투이스와 전북 최철순이 거친 몸싸움을 펼쳐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양팀 선수들이 말려 진정됐으나 둘 다 퇴장당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또 준우승 고배를 마셨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1과 FA컵에서 ‘현대가 라이벌’ 울산과 5차례 만나 4승1무를 기록했다. FA컵 2차전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체 좌석의 50%(약 2만석)만 개방했고, 8798명이 전북의 우승 현장을 함께했다. 전북은 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까지 트레블(3관왕)에 도전한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1.0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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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언성히어로' 손준호 프로축구 최고 별

프로축구 전북 현대 모터스의 ‘엔진’ 손준호(28)가 최고 별이 됐다. 손준호는 5일 서울시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0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감독(12명·비중 30%), 주장(12명·30%), 미디어(115개사·40%) 투표에서 손준호는 최종점수 46점을 받아 주니오(울산 현대·44.83점)를 1.17점 차로 제치고 영예를 안았다. 손준호는 감독 8명의 지지를 받았고, 미디어 46표, 주장 4표 등을 얻었다. 주니오는 주장(7표)과 미디어(57표)로부터 더 많은 표를 받았다. 1983년 출범한 K리그에서 MVP는 주로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돌아갔다. 손준호는 수비라인 바로 앞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다. 눈에 띄는 화려한 자리가 아니다. 공격포인트(25경기 2골·5도움)가 많지도 않다. 그런 그가 수상할 수 있었던 건 전북의 K리그 4연패에 있어 전술적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최근 손준호 동선 히트맵(지역별 활동량을 온도로 표시한 지도)이 화제가 됐다. 1일 대구FC전 히트맵에서 손준호는 후반 30분에 이미 10㎞ 가까이(9688m) 뛴 상태였다. 초록 그라운드 온통 붉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도 했단 손준호는 올해 완벽한 ‘원 볼란치’로 거듭났다. 원래 수비가 거칠었는데, 올해는 크지 않은 몸집(1m78㎝·62㎏)에도 깔끔한 수비를 선보였다. 그라운드 경합 성공(75회), 패스 차단(171회), 획득(291개), 중앙지역 패스(1122개) 전체 1위다. 장거리 패스 성공(219개)과 태클 성공(33개)은 2위, 인터셉트는 5위(51개)다. 전방 키패스로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맨유 시절 박지성처럼 이른바 ‘언성 히어로'(Unsung Hero·이름 없는 영웅)였다. 묵묵히 헌신한다. 동료가 가장 고마워하는 선수다. 올해 프로 7년 차인데, 2016년 포항 시절 십자인대 파열로 1년 가까이 쉬었다. 이듬해 도움왕에 올랐고, 2018년 전북 이적 후 3년 만에 리그 최고 선수가 됐다. 그는 “인생에서도 MVP 같은 날이다. 다음 시즌에도 MVP에 걸맞은 플레이로 반짝이 아니란 걸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공무원처럼 근면하게 골을 넣는다고 해서 별명이 ‘골무원’인 울산 주니오는 아쉽게 밀렸다. 득점왕(26골)은 차지했지만, 팀이 준우승했고, 전북전에도 부진했던 게 감점 요인이었다. 감독상은 포항 김기동 감독(38.09점)에 돌아갔다. 포항은 리그 3위지만 팀 득점 1위(56골) 등 화끈한 ‘용광로 축구’를 펼쳤다. 신인상 격인 영 플레이어상(프로 3년 차 미만)은 10골·6도움의 포항 송민규(21)가 차지했다.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11.0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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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결산]③'최고의 형'만한 '최고의 아우' 있다

2020시즌 K리그1(1부리그)에는 가장 강력한 형제가 등장했다. 34세의 나이를 잊으며 득점 신기록을 작성한 '최고의 형' 주니오(울산 현대)와 21세 나이에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인 '최고의 아우' 송민규(포항 스틸러스)다. 주니오는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득점 1위를 놓치지 않았다. 골을 넣는 공무원이라는 뜻의 '골무원'으로 불린 그로 인해 득점왕 경쟁은 너무나 쉽게 끝났다. 시즌 초반부터 독보적으로 골을 터뜨렸다. 그는 17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득점왕이었던 아담 타가트(수원 삼성)의 기록(20골)에 이르렀다. 주니오는 K리그1 최종전 광주 FC와 경기에서 1골을 추가하며 올 시즌 27경기, 26득점을 기록했다. 2위 일류첸코(포항·19골)와 7골 차였다. 주니오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무려 0.96이다. K리그 최초로 '경기당 1골'을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역사상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 이전까지 1위는 2018년 말컹(경남 FC)의 0.84였다. 2부리그 역대 1위는 2014년 아드리아노(대전 시티즌)의 0.84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수가 축소(38경기→27경기)되지 않았다면,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인 31골(2012년 FC 서울 데얀)을 넘어설 가능성이 컸다. 노장은 빠르지 않았다. 대신 노련하게 '골 냄새'를 쫓았다. 위치 선정이 탁월했다. 강력하지 않지만, 정확하고 섬세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쉽게 골을 넣는 모습에 베테랑의 품격을 느낄 수 있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회춘이라는 말밖에 못 하겠다. 스스로 노력을 하니까 결과가 나온다. 경기 준비를 잘하고 있고, 집중력이 높아져 찬스를 잘 살리고 있다"고 기뻐했다. 주니오는 2020시즌 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울산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주니오가 최고의 선수에 오를 가능성은 있다. 주니오의 경쟁자는 손준호(전북 현대), 세징야(대구 FC), 그리고 일류첸코다. 무명이었던 송민규는 대세가 됐다. 2018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한 그는 그해 2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2019년에는 27경기(2골3도움)를 뛰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20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는 27경기에서 10골6도움을 폭발했다. 득점 순위 8위. 국내 선수로 따지면 한교원(전북·11골)에 이은 2위다. 도움 순위도 공동 3위에 자리를 잡았다. 올 시즌 김기동 포항 감독의 절대 신뢰 속에 무럭무럭 자랐다. 폭발력 넘치는 드리블과 슈팅력 그리고 젊은 감각까지 갖춘 그는 포항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포항이 울산(54골)을 넘어 최다 득점(56골) 팀이 된 것도 송민규 덕분이었다. 24라운드에서는 전북을 잡는 선제 결승 골을 터뜨렸다. 판도를 바꿀 힘을 지녔다. 그의 활약은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지난달 열린 올림픽대표팀과 A대표팀의 친선전에서 송민규는 처음으로 올림픽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A대표팀을 상대로 화려한 골을 터뜨렸다. 팬심도 잡았다. 포항의 유니폼 판매에서 1위를 기록했다. 그는 올 시즌 영플레이어상 후보 1순위다. 영플레이어상은 K리그 데뷔 이후 3년이 지나지 않은 만 23세 이하 선수 중에서 선정한다. 송민규는 엄원상(광주 FC), 원두재(울산), 조규성(전북)과 경쟁한다. 그는 "영플레이어상을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기동 감독님이 '이렇게 좋은 기회가 어디 있느냐. 이런 기회는 다시 안 오니까 더 욕심내서 해라'고 말씀해주셨다"고 전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ongang.co.kr 관련기사 ①'어우전'과 '잔류왕'은 진리 ②'돌아온 자' 그리고 '떠난 자' 2020.11.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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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전북, 그들만의 싸움으로 달궈지는 경쟁

또다시 그들만의 전쟁이다. '현대가' 두 팀의 우승 경쟁이 2019년에 이어 올해도 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시즌 최종전까지 역대급 우승 레이스를 펼치며 지켜보는 K리그 팬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쟁 구도가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지난 주말, 울산과 전북은 각각 성남 FC와 상주 상무를 상대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울산은 최근 7경기 무패(6승1무), 전북 역시 5연승 포함 7경기 무패(5승2무)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나란히 1승을 추가한 두 팀은 울산이 승점 42(13승3무1패) 전북이 승점 41(13승2무2패)로 승점 1점차 접전을 이어갔다. 이처럼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살얼음판에서, 울산과 전북은 무패를 무기로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3위 상주 상무(승점28)와 두 팀의 승점 차는 13점 이상 벌어진 상태. 3위부터 5위까지 팀들이 8월 들어 주춤한 기색을 보이면서 선두권의 울산, 전북과 승점 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아직 정규리그 종료까지 10경기가 남았지만 두 팀 모두 기세가 워낙 압도적이라 1위 싸움은 이미 울산과 전북, 두 팀의 '그들만의 전쟁'으로 좁혀진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시즌 초반부터 두 팀의 경쟁이 워낙 치열했다. 어느 한 팀이 부진에 빠질 기색이 쉽게 보이지 않는 만큼 남은 경기에서 선두권 추격이 이뤄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승점 1점 차라는 좁은 간격 만큼이나 두 팀은 공통점도 많다. 두 팀은 현재 울산이 38골, 전북이 30골로 K리그1 최다 득점 1, 2위를 달리고 있고 나란히 11실점으로 리그 최소 실점 공동 1위에 올라있다. 공수 양면에서 완벽한 밸런스를 자랑하는 두 팀은 '골무원' 주니오(34·울산)과 '구스타골' 구스타보(26·전북)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닮아있다. 특히 주니오는 올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20골(2도움)을 기록하며 울산이 넣은 전체 골의 절반 이상을 홀로 책임졌다. 부산 아이파크(18골)를 비롯해 FC 서울, 광주 FC(이상 16골) 수원 삼성, 성남(이상 14골) 인천 유나이티드(10골)보다 많은 골을 주니오 혼자 넣고 있는 셈이다. 파죽지세를 자랑하는 주니오만큼은 아니어도,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북에 합류한 구스타보의 활약 역시 만만치 않다. K리그 데뷔전에서 모두를 감탄하게 만든 데뷔골을 터뜨리더니 FA컵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정규리그 4경기 3골 1도움으로 경기당 공격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있다. 1-1로 팽팽하던 지난 주말 17라운드 상주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득점력 뿐만 아니라 공격과 수비 양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여 전북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는 평가다. '에이스' 역할을 해주는 외국인 선수들만 뛰어난 건 아니다. 울산과 전북 모두 우승을 노리고 적극적으로 전력을 보강한 팀들답게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며, 국내 선수들의 기량도 뛰어나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번 시즌도 두 팀의 우승 경쟁은 마지막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정규리그 21라운드와 파이널 라운드에서 펼쳐질 두 팀 간의 남은 두 번의 맞대결이 우승컵의 향방을 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라면 10월로 예정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이다. AFC가 10월 중순 말레이시아에서 ACL 동아시아 지역 G조, 그리고 전북이 속한 H조 경기를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파이널 라운드 일정에도 변화가 생겼다. E조와 울산이 속한 F조는 아직 경기 장소가 미정이지만 우승 경쟁이 한창일 때 ACL 일정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건 똑같다. 여기에 만약 9월 23일 열리는 FA컵 4강에서 두 팀이 모두 승리를 거두고 결승에 진출한다면, 정규리그와 함께 FA컵에서도 우승을 다투는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8.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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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경기 20골… '골무원 시험 합격~' 울산 주니오

“골무원 시험 합격은 주니오~, 이달의 선수 합격~, 득점 1위도 합격~.” 프로축구 울산 현대 외국인 공격수 주니오(34·브라질)가 출연한 구단 유튜브 홍보 영상이 최근 화제다. 양복 차림에 마이크를 잡은 주니오가 서툰 한국말로 노래한다. 공무원 시험학원 광고를 패러디했다. 주니오 별명은 ‘골무원’이다. 공무원처럼 성실하게 매 경기 골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는 뜻에서다. 23일 성남FC전 2골 등 올 시즌 17경기에서 20골을 넣었다. 득점 2위 포항 스틸러스 일류첸코(10골)의 두 배다. 5월과 7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팀도 리그 선두다. 주니오는 25일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배우나 가수였다면 매일 어색한 춤을 췄을 텐데, 축구를 선택해 다행”이라며 웃었다. 그는 “골 폭풍은 김도훈(50) 울산 감독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김 감독이) 공격수 출신이다 보니 유용한 팁과 경험을 전수해준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전북에서 뛸 당시 ‘완산벌 폭격기’로 불렸다. 성남에서 뛰던 2003년에는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골(28골)도 기록했다. 김도훈 감독은 “주니오가 알아서 한다. ‘좋은 동료가 많고, 찬스는 언젠가 오니 조급해하지 말라’고 말해준다”고 전했다. 울산에는 실제로 김인성·윤빛가람·이청용 등 특급 도우미가 즐비하다. 자신의 선수 시절과 비교해달라고 요청에 김 감독은 “헤딩은 제가 좀 더 나았죠”라며 웃더니 “주니오는 어렵거나 결정적인 순간에 저보다 침착하다. 라데, 샤샤 등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와 견줄만하다”고 칭찬했다. 주니오는 변호사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와 형제자매(7남1녀) 중 4명, 그리고 아내가 변호사다. 김 감독은 “집안 내력인지 영리하다. 공간을 잘 찾고 판단력이 좋다. 경기장 밖에서도 젠틀하다”고 말했다. 주니오는 한국 나이로 35살이다. 김 감독은 “주니오가 자기 관리도 잘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시즌 K리그1은 27경기로 축소됐다. 이제 10경기 남았다. 경기당 1.17골. 산술적으로는 31골까지 가능하다. 데얀(대구)이 FC서울에서 뛰던 2012년 기록한 31골(42경기)이 한 시즌 최다골이다. 김 감독은 “주니오 득점력이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못지않다”고 자랑했다. 브라질 언론도 주니오 소식을 자국에 전한다. 브라질은 코로나19확산 세가 심각한 상황. 주니오는 “고국에 우승으로 좋은 소식을 전하고 싶다. 한국이 코로나19에 어떻게 맞서 싸웠는지 브라질이 그 경험을 공유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8.2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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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오도 에드가도, 필요할 때 넣어주는 ‘한 방’… '해결사' 가치 증명

가장 필요한 순간에 골을 넣는 선수를 '해결사'라고 한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 그리고 3위로 올라선 대구 FC는 주말 14라운드 경기에서 외국인 해결사들의 한 방으로 승리했다. 울산은 2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4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두며 선두를 지켰다. 윤빛가람(30)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울산은 후반 33분 김현(27)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날 2위 전북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를 꺾고 10승2무2패(승점32)로 추격하던 상황이었다. 울산이 무승부를 기록했다면 전북과의 격차는 승점 1점 차로 좁혀졌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에는 '골무원' 주니오(34)가 있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선발로 나서지 않았던 주니오는 김현의 동점골이 터지기 직전인 후반 32분 교체됐다. 1-1 동점에서 부담이 큰 상황이었지만, 주니오는 침착했다.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를 맞고 흘러나온 공을 잡은 주니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울산의 승리를 결정하는 골이었다. 5경기 연속 골(9골)이자, 올 시즌 리그 18호 골(2도움)이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선 또 한 명의 외국인 선수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대구 FC의 돌아온 '해결사' 에드가(33)가 주인공이었다. 대구는 이날 수원 원정에서 후반 42분까지 0-0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반 35분 김선민(29)이 거친 태클로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처한 데다, 전반 44분에는 세징야(31)가 일찌감치 교체돼 승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후반 32분, 그동안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에드가가 투입됐다. 에드가는 후반 42분, 뒤에서 날아온 긴 패스를 잡아 수원의 수비수 헨리(27)와 경합하며 골문 앞으로 달려들었다. 몸싸움 끝에 헨리를 이겨낸 에드가의 슈팅은 결승골로 이어졌다. 이 골로 1-0 승리를 만든 대구는 같은 날 무승부에 그친 상주 상무(승점25)를 다득점에서 밀어내고 3위로 올라섰다. 슈팅 하나에 득점 하나, 그야말로 '원샷 원킬'로 승리를 만든 두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해결사'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줬다. 올 시즌 K리그1은 외국인 공격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데, 득점 톱5 중 강상우(상주·7골 4도움)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외국인이다. 그 선봉에는 단연 주니오가 있다. 주니오는 최다 득점 1위 울산이 기록한 14경기 34골 중 절반 이상을 홀로 책임지며 개인 득점 1위를 독주 중이다. 주니오가 지금까지 넣은 골은 K리그1 6위 강원(18골)과 같고, 7~12위 팀들보다 많다. 그의 팀 기여도를 보여주는 기록이다. 부상으로 주춤했던 에드가는 4골2도움으로 득점 경쟁에서 다소 처져있다. 대신 대구는 에드가 외에도 득점 3위 세징야(8골 3도움)와 데얀(5골 1도움)을 앞세워 3위에 올라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구스타보와 바로우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를 수혈해 공격력을 끌어 올린 2위 전북, 득점 2위 일류첸코(10골 4도움)를 비롯해 팔로세비치(4골 4도움) 팔라시오스(3골 3도움) 등 '1588' 라인이 활약하는 4위 포항 등 선두권에서 경쟁 중인 팀들은 뛰어난 외국인 공격수를 앞세우고 있다. 물론 강상우와 송민규(포항·6골 2도움) 한교원(전북·6골 4도움) 등 토종 공격수들의 활약도 후반기 더 치열해질 순위 경쟁의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8.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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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팀이 곧 강팀, 현대가 더비가 보여준 두 팀의 '지금'

이기는 팀이 곧 강팀이다.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 현대가 보여준 '강팀의 자격'이자 두 팀의 '지금'이다. 전북은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9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현대가 더비'에서 먼저 1승을 챙긴 전북은 5연승과 함께 8승1무(승점24)로 2위 울산(승점20)을 승점 4점 차로 따돌렸다. 개막전부터 치열하게 1위 싸움을 펼치던 두 팀의 시즌 첫 맞대결이라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지난 시즌 승점 동률, 다득점 1골 차이로 우승을 놓친 '한'을 품은 울산, 최초로 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전북. 모두 이겨야 하는 이유가 충분했고 의욕도 충만했으나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울산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8경기 연속 무패(6승2무)에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화력(19골) 그리고 안정된 수비력까지 더해져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보강한 화려한 선수들, 변함 없는 '골무원' 주니오(9골)의 활약, 4연승과 4경기 연속 무실점 등 최고조의 경기력을 자랑하는 울산은 첫 맞대결에서 전북을 꺾고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물론 상대 전북은 4라운드 강원 FC전 1패를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서 이기며 '승리 DNA' 혹은 '위닝 멘털리티'를 마음껏 과시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전북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닥공'보다는 후반 집중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모습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울산처럼 시원시원한 공격력을 보여주는 경기도 많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이기고도 '꾸역승'이라며 답답한 경기력으로 지적을 받기도 했다. 첫 현대가 더비는 울산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하지만 경기가 시작되자 보다 여유롭게 풀어간 쪽은 전북이었다. 원정 경기였지만 슈팅만 21개(유효슈팅 12개)를 시도하며 울산 골문을 마음껏 위협했고 그 중 한교원과 쿠니모토가 시도한 두 개의 슈팅이 골로 이어졌다. 한교원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뒤에도 방심 없이 울산을 밀어 붙였고 경기 종료 직전 쿠니모토의 추가골로 승리에 쐐기를 박으며 라이벌을 완벽히 제압했다. 이에 비해 울산은 경기 전 신진호의 갑작스러운 부상, 경기 초반 김기희의 퇴장이라는 변수로 인해 힘든 경기를 치러야 했다. 승점 6점 짜리 현대가 더비의 첫 번째 승패는 이렇게 갈렸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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