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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뜨뜨] 박훈정월드 ‘폭군’에 뉴진스 팬미팅까지…‘덕후’ 취향 저격

정주행을 부르는 OTT 작품들만 일간스포츠가 모아 모아 엄선했습니다. 나 홀로, 가족, 친구, 연인 등 다양한 사람들과 즐겨주세요. <편집자 주> #디즈니플러스: 폭군‘폭군’은 영화 ‘신세계’, ‘마녀’ 시리즈 등을 만든 박훈정 감독의 첫 시리즈 도전작이다. 총 4부작 드라마로, 폭군 프로그램’의 마지막 샘플이 배달 사고로 사라진 후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서로 쫓고 쫓기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박 감독의 전작인 ‘귀공자’를 함께했던 김선호, 김강우가 다시 한번 가세했고, ‘마녀’ 김다미, 신시아를 잇는 ‘박훈정 픽’ 신예로는 조윤수가 낙점됐다. 신인답지 않은 조윤수의 활약 속 김선호와 김강우, 그리고 의심할 여지 없는 차승원의 열연이 압권이다. #쿠팡플레이: 뉴진스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뉴진스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는 현재 극장가를 휩쓸고 있는 실황 영화의 일종으로, 지난 6월 26~2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뉴진스의 팬미팅 현장을 담았다. 뉴진스의 일본 팬미팅은 당시 총 9만 1200여명의 관중을 대동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다.이번 영상에서는 팬미팅 직후부터 화제를 모았던 하니 버전의 ‘푸른 산호초’(원곡 마츠다 세이코) 무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하이프 보이’, ‘슈퍼 샤이’, ‘ETA’, ‘OMG’, ‘디토’, ‘하우 스위트’ 등 K팝의 새로운 챕터를 연 뉴진스의 히트곡 퍼레이드와 함께 도쿄돔의 생생한 현장을 만나볼 수 있다.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즌4‘에밀리, 파리에 가다’가 네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는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코미디 시리즈로, 꿈의 직장을 위해 파리로 온 에밀리가 사랑과 일에서 인생 최대의 선택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매 시즌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던 화려한 패션과 예측할 수 없는 대담한 로맨스가 또 한 번 펼쳐질 예정이다. 특별한 재미는 낯선 도시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온다. 시즌4에서는 파리 외에도 알프스, 로마 등 다양한 나라에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또 앞선 시즌들과 달리 파리의 겨울이 선사하는 아늑하고 포근한 매력도 느낄 수 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1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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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특집] ‘파일럿’, 여름 더위 물리칠 ‘빅재미’ 온다①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한여름 무더위를 날릴 시원한 코미디가 찾아온다. 올여름 유일무이한 코미디 영화 ‘파일럿’이 극장가에 초강력 웃음 바람을 몰고 온다. ‘파일럿’은 최고의 비행 실력을 갖춘 스타 파일럿 한정우(조정석)가 한순간의 잘못으로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고 실직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궁지에 몰린 한정우는 고민 끝에 여동생 한정미(한선화)의 신분으로 위장, 재취업에 성공하지만 이내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위기와 마주하게 된다.‘파일럿’은 스웨덴 출신 마튼 클링버그 감독이 연출한 영화 ‘콕피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콕피트’는 남자인 주인공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여자로 재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영화로, 여성으로서 제2의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주인공이 예전엔 몰랐던 남녀 차별, 편견과 마주하면서 여자의 고충을 깨닫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파일럿’도 서사 구조는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목적성에서 방향을 달리하며 ‘파일럿’만의 색깔을 챙겼다. ‘콕피트’가 사회적 메시지 전달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면, ‘파일럿’은 코미디 자체에 방점을 찍었다. 재치 있는 설계로 시사하는 바를 명확하게 녹여내되, 이것이 단순 논쟁으로 치닫지 않도록 중심을 잡으며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족형 코미디 영화로 재탄생시켰다.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생활 밀착형 설정은 ‘파일럿’의 또 다른 힘이다. 2012년 스웨덴에서 2024년 한국으로 영화의 시공간적 배경이 바뀌면서 ‘파일럿’에도 크고 작은 변주가 더해졌다. ASMR 뷰티 유튜버, 이찬원 등 디테일을 살린 설정들부터 현실과 맞닿은 상황들은 관객의 공감을 형성하며 웃음과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전망이다. 작품에 대한 신뢰를 더하는 요소는 재능 있는 스토리텔러들의 만남이다. 넷플릭스 ‘D.P’ 시리즈를 연출하고 웨이브 오리지널 ‘약한영웅 클래스1’ 크리에이터로 활약한 한준희 감독이 기획으로 이름을 올렸고, 공개를 앞둔 드라마 ‘마녀’, 영화 ‘1승’ 등에 참여하며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있는 조유진 작가가 각본가로 합류했다. 특히 조 작가의 남편은 실제 파일럿으로 뜻밖의 완벽한 고증까지 가능했다는 귀띔이다.연출은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김한결 감독이 맡았다. “나이대와 성별이 모두 다른 다양한 인물이 겪는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재미와 의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했다”는 게 김 감독의 설명. 데뷔작에서 한국 사회의 현실과 남녀의 사고 차이를 위트 있게 풀어냈던 김 감독은 이번에도 원작의 설정과 상황을 유쾌하게, 그러나 불편하지 않은 방식으로 다듬으며 웃음과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조정석의 투입은 단언컨대 ‘파일럿’의 최고 힘이다. 지난 2019년 여름 ‘엑시트’를 통해 942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은 조정석은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호불호 없는 연기력으로 한정우를 맛깔나게 표현했다. 특히 조정석은 한정미를 단순 여장 남자가 아닌, 한정우와 완전히 다른 인물로 빚어내며 완벽한 1인 2역 연기를 펼쳐냈다. “조정석의, 조정석에 의한, 조정석을 위한” 영화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열연이라는 게 제작진의 중론이다. 조정석을 중심으로 둘러싼 이주명, 한선화, 신승호의 열연도 기대할 만하다. 세 사람은 각각 한정우의 직장 동료 윤슬기, 여동생 한정미, 후배 서현석으로 분해 관객이 본 적 없는, 혹은 좋아하는 얼굴을 보여준다. 동시에 조정석과 각기 다른 티키타카 호흡을 펼쳐내며 쉴 틈 없는 웃음과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한편 ‘파일럿’은 오는 31일 개봉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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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 여진구 “나도 훌륭한 배우, 부정은 겸손 아닌 자학” [IS인터뷰]

영원히 착하고 귀여운 ‘국민 남동생’으로 존재할 거 같았던 여진구가 ‘악’의 탈을 썼다. 처음부터 유순한 얼굴은 없었다는 듯, 눈을 희번덕거리며 거침없이 칼을 휘두른다. 여진구가 신작 ‘하이재킹’을 통해 데뷔 후 첫 악역에 도전했다. 21일 개봉하는 ‘하이재킹’은 대한민국 상공에서 여객기가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F27기 납북 미수 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극 중 여진구는 납치범 용대를 연기했다. 여진구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하이재킹’을 보고 많은 관계자들이 ‘(여)진구가 이런 역할도 하는구나’ 알아주시고 새로운 역할을 제안해 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작년에 (예능) ‘두발로 티켓팅’ 촬영하러 가는 비행기에서 (하)정우 형에게 처음 들었어요. 좋은 제작자들이 함께하고 용대는 특별한 에너지를 가진 캐릭터라면서 시나리오를 보내줄 테니 읽어봐 달라고 했죠. 뉴질랜드 도착해서 그날 밤 바로 읽었고 한국 돌아가서 출연을 확정 지었어요.”여진구는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한정된 공간에서 용대가 보여줘야 하는 에너지에 끌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그런 에너지를 잘 다룰 수 있을지 걱정도 됐지만, 도전의 감정이 더 세게 느껴져서 하고 싶었다”고 첨언했다.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건 용대의 선택에 당위성을 부여하지 않는 거였다. 용대에게는 반공분자란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했고, 이 과정에서 어머니를 잃었다는 설정이 부여됐다. 당시 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실화에 가까운 곁가지지만, 안타고니스트에게 붙은 연민의 전사는 그 자체만으로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이 역할을 정당화시키거나 동정을 바라지도, 그런 시선으로 연기하지도 않았어요. 다만 이와 별개로 용대를 연기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개인적으로 몰입이 되는 부분이 있었죠. 그래서 감정을 담기도 덜기도 하면서, 감독님과 계속 조절하면서 최대한 선을 잘 지켜보려고 했어요.” 액션 연기도 쉽지 않았다. 공간적 배경 자체가 상공, 비행기인 만큼 다른 작품 대비 제약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상대역인 하정우 얼굴을 실제로 때리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진구는 “호흡도 너무 올라와 있었고 거리 조절도 잘 안됐다”고 회상했다. “좁은 공간인 데다 불같이 화를 내는 장면이 있다 보니까 마음의 평화를 찾고 임해도 (하정우) 형에게 위협을 주는 순간이 많았어요. 몇 번은 실제로 때리기도 했고요. 그전엔 항상 나이스한 역할만 해서 제가 그럴 수 있다는 걸 몰랐던 거예요.”여진구는 하정우를 비롯해 함께한 배우들과 김성한 감독,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용대와는 달리 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너스레를 떤 여진구는 치열한 토론과 상호 존중이 공존했던 현장에서 중요한 걸 깨달았다고 했다. “결과보단 우리가 지금 뭘, 어떻게 만드는지 생각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 줄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훌륭한 배우보단 행복한 배우가 돼야겠다 싶었죠. ‘하이재킹’ 선배들을 포함해서 모든 배우는 훌륭해요. 그리고 그들과 함께하는 저 역시 훌륭한 배우고요. 이제 그걸 부정하는 건 겸손을 넘어 자학이라고 생각해요.”그의 말대로 여진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명이자 ‘정변’의 아이콘이다. 지난 2005년 영화 ‘새드무비’를 통해 데뷔한 여진구는 어느새 20년 차 베테랑이 됐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시간 참 빠르구나, 난 정말 복 받았구나’ 싶다”고 말했다.“이렇게 계속 연기할 기회가 주어진 것 자체에 감사해요. 앞으로도 계속 성실히 살아야겠다 싶고요. 물론 힘들고 헷갈릴 때도 있었지만, 연기하면서 저만의 방식이 확립됐고 ‘선배가 된다면 이런 현장을 만들어야겠다’고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의 경험치도 쌓였죠. 너무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고 싶습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6.21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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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리뷰] 실화의 힘, 담백함의 미덕 ‘하이재킹’

실화의 힘은 챙기되 억지 눈물은 경계했다. 영화 ‘하이재킹’이 담백한 화법으로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1971년 겨울 속초공항. 공군 파일럿 출신 민간 항공사 부기장 태인(하정우)은 기장 규식(성동일)과 함께 김포행 비행에 나선다. 승무원 옥순(채수빈)의 안내에 따라 탑승 중인 승객들의 분주함도 잠시,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제폭탄이 터지고 기내는 아수라장이 된다. 폭탄을 터뜨린 이는 용대(여진구). 여객기를 통째로 납치한 용대는 순식간에 조종실을 장악하고 북으로 기수를 돌리라고 협박한다. 그 과정에서 규식은 한쪽 시력을 잃고 태인은 극도의 혼란에 빠진다. 하지만 이내 승객들을 지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목숨을 건 사투를 시작한다. 영화 ‘하이재킹’은 ‘아수라’, ‘백두산’, ‘1987’ 등 굵직한 작품의 조연출을 맡았던 김성한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실재했던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에서 출발했다. 해당 사건은 1971년 1월 23일 오후 1시 34분경 승객 55명과 승무원 5명을 태운 속초공항발 김포국제공항행 대한항공 소속 포커 27이 홍천 상공에서 하이재킹당해 납북될 뻔한 일이다.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몰입감 넘치는 실화의 힘과 이를 풀어내는 담백한 연출에 있다. 그간의 재난물이 그러했듯 ‘하이재킹’은 꽤 자주 신파의 상황과 맞닥뜨린다. 예컨대 수화를 하는 어머니를 창피해하는 아들과 그런 아들의 안전을 위해 망설임 없이 검사 신분증을 삼키는 어머니의 이야기나 영웅담에서 빠질 수 없는 누군가의 희생 등이 그렇다. 하지만 김 감독은 관객을 쉽게 울릴 수 있는, 노골적이고 잡다한 수 사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중심을 잡는다. 이 모든 이야기를 건조하게 훑은 그는 오롯이 불가항력을 흡수한 사건과 그 안에 선 두 남자에 집중한다. 예상치 못한 재미는 시공간적 배경에서 온다. 특히 비행기란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두뇌 싸움과 상공의 특수성을 살린 액션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가 상당하다. 또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승객들이 카운트다운과 함께 비행기로 뛰어든다거나 신발을 벗고 비행기에 오르는 등 1970년대란 시대적 배경에서 비롯된 낯선 설정들이 소소한 웃음을 만든다. 기록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덧대 만든 드라마는 ‘하이재킹’을 풍성하게 채색하는 요소다. 김 감독은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 2년 전 발생한 ‘대한항공 YS-11기 납북 사건’을 영화에 끌고 온 후, 그 안에 태인을 집어넣었다. 이 사건은 태인이 군복을 벗고 민항기에 오르게 되는 배경으로, 태인의 롤은 생명이 먼저라고 생각해 민항기 격추 명령을 거부한 공군 파일럿이다. 용대에게는 월북한 형 때문에 반공 분자로 몰려 옥살이를 했고, 그 사이 어머니가 죽는 비극과 마주했다는 전사를 줬다. 용대는 여객기 납북에만 성공하면 ‘빨갱이’란 꼬리표를 떼고 인민 영웅으로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이재킹을 시도한다. 초반부 뿌려진 두 사람의 전사는 이후 이들의 선택에 각기 다른 당위성을 제공하고, 함께 얽히고설키며 둘 사이 진한 감정선을 만들어낸다. 덧붙이자면 ‘하이재킹’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지 다큐멘터리는 아니다. 지나치게 이론적인 시각이나 잣대로 따지고 든다면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오는 21일 개봉. 12세 관람가.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6.17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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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포커스] ‘아파트404’ 제니만 앞세우면 예능이 되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그룹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홀로서기를 선언한 후 첫 행보로 선택한 tvN 예능프로그램 ‘아파트404’에 대한 평가가 한심한 수준이다. 제니는 블랙핑크로도, 솔로 가수로도 글로벌 스타의 입지를 쌓았지만 예능프로그램 활동은 많지 않았던 터라 ‘아파트404’는 출연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린 후, 반응은 그닥 좋지 않다. 첫 방송에서 ‘월드스타’ 제니의 무대 밖 모습이 드러난 것을 제외하면 예능적 재미는 그닥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니도, 제니를 대대적으로 앞세운 ‘아파트404’도 모두 새로운 도전을 한 셈인데 찻잔 속 태풍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28일 “‘아파트404’는 제니의 출연만으로 큰 주목을 받았으나 첫 방송 후 호불호가 극명히 갈린다. 프로그램 자체의 아쉬움은 물론 제니의 활약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며 “제니가 홀로서기를 선언한 만큼 이러한 혹평을 오롯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도 커졌다. ‘아파트404’는 제니의 독립 행보에 대한 첫 평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트404’는 유재석, 차태현, 오나라, 양세찬, 제니, 이정하 6명의 입주민이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이자 생활 터전인 아파트를 배경으로 기상천외한 일들의 실체를 추적하는 시공간 초월 실화 추리극이다. 지난 23일 첫 발을 내디뎠다. 1회 시청률은 2.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다. 화제성과 비교해 아쉬운 성적표다. 예능프로그램 특성 상 향후 2~3회 시청률이 흥행 여부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404’ 연출은 ‘런닝맨’, ‘미추리8-1000’의 정철민 PD가 맡았는데 전작들의 기시감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건을 추리한다는 설정에 아파트라는 공간적 배경을 더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아파트404’에서 마피아 게임 형식으로 추리를 하고 배신자가 등장하는 설정은 여전히 인기리에 방영 중인 ‘런닝맨’의 뼈대와 같다. 더구나 ‘아파트404’는 추리극, 마피아, 게임, 레트로 등 다수의 코드를 집어넣었으나 이들이 제대로 맞물리지 못하면서 식상함만 자아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기에서 제니의 활약상은 흐릿하다. ‘아파트404’에서 제니의 표현 방법은 ‘월드스타 젠득이(제니의 별칭)의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에 집중한다. 하지만 유재석, 차태현, 양세찬 등 예능에 특화된 멤버들과 비교해 제니의 예능적 능력치는 낮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프로그램 자체가 큰 재미를 선사하지 못하는 터라, 제니의 매력을 크게 알리려는 자막과 편집은 오히려 반작용을 불러일으킨다. 제니의 예능적 매력 자체가 낮은 것인지, 제니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아파트404’ 제작진의 탓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이 상황에서 제니를 뒷받침해줘야 하는 게 매니지먼트의 역량인데 이 부분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 단순히 프로그램 출연 계약을 맺는 게 아니라 이 프로그램에서 제니의 역할, 제니가 얼마나 잘 드러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고 기획과 편집 등에서 제니가 돋보이도록 제작진과 의견교환이 돼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지의 문제다.제니는 오랫동안 몸담은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지난 1월 개인 레이블 오드 아틀리에를 설립했다. 블랙핑크 완전체 활동은 YG엔터테인먼트에서 하지만, 개별 활동은 오롯이 해당 레이블에서 이뤄진다. 이 같은 소식을 알린 당시 제니는 “새로운 도전을 하려 한다”고 직접 전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응원과 동시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YG의 체계적인 관리를 벗어나 제니가 활동 전체를 오롯이 결정하는 만큼, 리스크 또한 홀로 감당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아파트404’를 통해 제니가 무대 위와 다른 매력을 발산할 수는 있으나, 되레 흥행에 실패할 경우 이미지 하락에 대한 책임감을 홀로 감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02.29 05:34
드라마

[IS리뷰] 이거이거 띵작 냄새가 솔솔 나는 구먼 ‘소년시대’

늘 맞고만 살던 한 친구가 하루아침에 학교 짱이 됐다. 처음엔 평범한 학교물인 줄 알았는데, 웃음과 감동이 적재적소에 들어가 큰 울림을 준다. 여기에 주연배우 임시완의 맛깔나는 충청도 사투리 연기가 더해지면서 ‘띵작’ 냄새를 풍기고 있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 이야기다. ‘소년시대’는 1989년 충청남도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 병태(임시완)는 아버지의 댄스 교실 불법 운영 때문에 부여로 야반도주한다. 그렇게 병태는 부여 농업고등학교에 전학을 가게 된다. 늘 맞고 살던 ‘온양 찌질이’ 병태는 전학 첫날부터 잔뜩 움츠러들어 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부여 농고 학생들은 병태를 극진히 모시기 바쁘다. 알고 보니 병태를 주먹 하나로 아산을 제패한 뒤 부여로 전학 온다는 ‘아산 백호’ 경태(이시우)와 착각한 것. 얼떨떨함도 잠시, 순식간에 학교 짱이 된 병태는 달콤한 맛에 중독된 채 ‘아산 백호’로 살아간다. 신분이 상승하니 주변에서 병태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심지어 영화 배우 소피 마르소를 연상케 하는 미모의 학생 선화(강혜원)와 꿈 같은 로맨스도 꽃핀다. 평범한 청춘물에 시·공간적 배경이 더해지니 재미있는 장면이 쏟아진다. 농고와 공고의 혈투에서 똥 리어카가 등장하는가 하면 공중전화 부스와 빵집, 롤러장, 중국집 등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레트로한 소품을 찾는 묘미가 있다. 또 “아, 구황 작물이여 뭘 자꾸 캐물어 싸~” 같은 임시완의 맛깔난 충청도 사투리도 인기를 끄는 요소다. 드라마 ‘미싱’, ‘타인은 지옥이다’, ‘트레이서’, 영화 ‘비상선언’, ‘1947 보스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를 입증한 임시완은 ‘소년시대’로 코믹극에 첫 도전했다. 하얀 피부에 흠잡을 것 없는 이목구비에 ‘과연 임시완이 코믹 연기를 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기우였다. ‘소년시대’ 속 임시완 연기를 본 누리꾼들은 “이젠 못생김까지 연기한다”, “임시완인 줄 몰랐다”, “‘미생’ 이후 역대급 찌질함” 등 호평을 쏟아내고 있다.제작진에 따르면 임시완은 병태 캐릭터를 위해 사투리 수업을 받고, 실제 부여로 어학연수(?)를 떠나 어르신들과의 대화를 통해 네이티브 말투를 습득하는 등 부단히 노력했다.대중에게 익숙지 않은 배우들의 조합도 신의 한 수다. ‘소년시대’를 연출한 이명우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중에게 낯선 배우들 위주로 캐스팅했다. ‘저 배우는 어떤 연기를 할까’ 하고 보는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극중 부여 농고 패거리 리더 양철홍(김정진)부터 그의 부하들 윤영호(김윤배), 강대진(허건영), 조상우(박건주), 유승호(서동규) 등은 앞서 출연작에서 대부분 역할 비중이 작았거나 이번 ‘소년시대’가 데뷔작인 배우도 있다. 그러나 연기력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 보는 듯한 배우들이 연기까지 잘하자 신선함과 더불어 몰입도를 높인다.지난달 24일 공개된 ‘소년시대’는 공개 3주 만에 입소문을 타더니 첫 주 대비 시청량이 무려 934% 폭증했다. 또 15일 기준 쿠팡플레이 인기 TV 프로그램 톱20위 순위에서 3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소년시대’의 성적은 최근 쏟아지는 원작, 속편 전쟁 속에서 오리지널 각본으로 승부를 봤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원작이 없다 보니 ‘소년시대’ 결말을 예측하는 재미도 덤이다. 충정도 사투리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느끼고 싶다면 ‘소년시대’ 정주행을 추천한다. ‘소년시대’는 총 10부작으로 현재 8화까지 공개됐으며, 청소년 시청 불가 등급이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12.19 05:30
영화

[IS리뷰] ‘너와 나’ 추모로 시작해 사랑으로 남을 이야기

영화 ‘너와 나’는 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여고생 두 명이 서로에 대한 마음을 토대로 사랑을 점차 확장시켜나가는 이야기. 또 한 가지는 수학여행 가던 학생들이 대거 목숨을 잃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성찰과 애도다.‘너와 나’의 주인공은 여고생 세미(박혜수)와 하은(김시은)이다. 수학여행을 하루 앞둔 오후 세미는 이상한 꿈에서 깨어나 하은에게로 향한다.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을 꼭 전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이 어찌 마음대로 되던가. 마음과 다르게 자꾸 어긋나는 타이밍과 상황. 세미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것 같은 하은을 보며 속상해 하다가도 이내 상대가 자신이 뜻하는 대로 움직이길 바라는 것은 사랑이 아닌 이기심이 아닌지를 곱씹는다.‘너와 나’의 제목은 의미심장하다. 지코가 ‘너는 나 나는 너’에서 노래했듯 사랑에 빠진다는 건 네가 곧 내가 되고 나는 곧 네가 되는 것이다. 자신의 생존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는 생명체가 자신만큼 귀중하게 대할 상대를 만난다는 것. 그것은 너무나 커다란 마음이다. 영화에는 세월호 참사를 연상케 하는 코드가 곳곳에 삽입돼 있다. 배경음악 등에서 알 수 있는 영화의 시간적 배경, ‘안산’임이 명확하게 표시된 공간적 배경이 대표적이다. 이야기를 이끄는 두 인물이 수학여행을 앞둔 두 학생이라는 것 역시 의미심장하다.영화를 연출한 조현철 감독은 시사회에서 ‘너와 나’가 “사회적으로 일어났던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만든 작품”이라고 하면서도 “끝에는 결국 사랑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보면 사랑을 담고 싶었던 것 같다”고 했다. 여기서 사회적 죽음이란 곧 세월호 참사를 의미할 테다.이미 일어난 사건을 되돌릴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영화와 달리 현실에선 시간을 건너뛰는 타임슬립이 가능하지 않으니까. 세월호 참사와 같은 커다란 사회적 충격은 5년, 10년 시간이 지나도 잘 잊히지 않고, 많은 이들의 마음에 흉터처럼 남게 된다. ‘너와 나’는 우리 사회가 겪어야 했던 너무 커다란 죽음에 대한 성찰이자 흉터 그 자체다. 그러면서도 또한 이 영화는 세미와 하은이라는 두 학생이 싹틔운 사랑을 통해 서로의 아픔과 상실에 공감하는 그 자체가 사랑과 치유의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당신의 슬픔이 곧 나의 슬픔, 당신의 죽음이 곧 나의 죽음. 우리가 세월호를 비롯한 여러 참사들에 함께 슬퍼하고 분노하는 건 자신과 타인이 서로 연결돼 있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낸 슬픔을 촘촘하게 담아내며, ‘너와 나’는 그 모든 것이 사랑의 발로라고 속삭인다.오는 25일 개봉. 12세 관람가. 118분.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18 06:15
영화

[IS인터뷰] ‘거미집’ 전여빈 “미도는 불도저 같은 아이… 사랑스럽게 보였으면”

배우 전여빈이 영화 ‘거미집’에서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 미도가 사랑스럽게 보이길 바랐다고 이야기했다.전여빈은 최근 ‘거미집’ 개봉을 맞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도를 보고 불도저를 떠올렸다고 이야기했다.“불도저는 불도저인데 누구한테 위협은 크게 되지 않는 귀여운 사이즈의 불도저랄까요. (웃음) 그래도 내면의 엔진만큼은 누구보다 강력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거미집’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영화의 결말만 살짝 손보면 걸작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 김열(송강호) 감독이 바뀐 대본을 이해하지 못 하는 배우들과 재촬영을 허가하지 않는 검열 당국 등 비협조적인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전여빈이 연기한 미도는 김열 감독의 영화 ‘거미집’을 제작하는 신성필름의 후계자. 김열 감독이 꿈에서 영감을 받아 바꾼 대본을 누구보다 열렬히 응원하고 지지하는 인물이다.“어떻게 보면 정말 순수한 마음이잖아요. 이 세상에 사랑할 것이 없다가 드디어 사랑할 것을 만난 거죠. 불나방 같이 달려 나가는 미도가 멀리서 봤을 때는 우둔해 보일지라도, 어떻게 보면 그런 마음은 생애 두 번 다시 못 느낄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 면에선 첫사랑이랑 비슷해 보이기도 했고, 그런 마음으로 미도를 표현하려 했어요.”그런 와중 전여빈이 가장 신경썼던 건 앙상블이다. 워낙 많은 출연진이 나오는 영화인만큼 자신이 해석한 미도가 작품 전체의 톤에서 벗어나면 안 됐기 때문이다.“1970년대라는 시간적인 배경에 신성필름이라는 공간적 제한이 있는 작품이잖아요. 그 안에 어울리는 톤앤매너를 갖춰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사실 김지운 감독님이 연기를 굉장히 잘하세요. (웃음) 리딩 때 감독님이 읽어주시는 대사를 들으면서 힌트를 얻기도 했어요.” 외적인 부분에서도 미도를 잘 표현하기 위해 여러 부분에서 공을 들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역시 쇼트커트다. ‘거미집’과 넷플릭스 시리즈 ‘너의 시간 속으로’의 촬영이 살짝 겹쳤던 전여빈은 통가발을 사용해 미도의 헤어스타일을 만들었다.“가장 미도다운 것을 찾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가발도 몇 번을 다시 쓰면서 테스트를 한 거거든요. 영화에서 입은 조끼, 셔츠 한 장까지도 몇십벌씩 갈아입었던 거예요. 김지운 감독님이 워낙 미술적인 부분에서 섬세한 분이다 보니 저도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메이크업은 기본적인 것만 가볍게 했고요.”‘거미집’ 속 치열했던 김열 감독처럼 김지운 감독 역시 현장에서 치열했다. 그런 치열한 환경 속에서 전여빈 역시 많은 것을 배웠다. 함께 치열하게 한 테이크, 한 테이크를 만들어갔다.“감독님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항상 집중하고 계셨어요. 1테이크부터 10테이크까지 찍는다고 하면 제가 준비해간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것을 계속 할 수 있게 해주셨고요. 덕분에 미도가 계속 자유롭게 퍼져나가는 파장을 가진 캐릭터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여빈이 미도로 활약한 ‘거미집’은 전국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되고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0.03 17:02
연예일반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 돌아온다..영화와 또 다른 재미

이승보다 더 이승같은 저승,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신들이 돌아왔다!공연에 이은 영화의 성공까지 대한민국 대표 문화콘텐츠로 꼽히는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한 서울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 ‘신과 함께-저승편’이 돌아온다.2015년 초연 당시 원소스-멀티유즈의 가장 성공한 사례로 호평 받았던 이 작품은 2017년과 2018년 다시 무대에 올라 거대한 원형무대와 무대바닥 LED스크린에 펼쳐지는 화려한 영상, 원작을 짜임새 있게 압축한 스토리, 웹툰과 싱크로율 100%를 자랑하는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 등 다채로운 매력으로 남녀노소 다양한 관객층의 큰 사랑을 받았다.4월 15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4번째로 관객들과 만나는 ‘신과 함께-저승편’은 새롭고 참신한 얼굴들과 함께 더욱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다시 한 번 큰 웃음과 감동을 안겨줄 예정이다. ◇ 웹툰과는 다른 재미, 영화와는 다른 감동 서울예술단의 대표작 ‘신과 함께_저승편’이 돌아온다. 2015년 초연 당시,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의 공연화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쏠렸고, 원작을 무대 언어로 구현, 만화의 강점에 무대예술의 특성을 잘 얹어낸 작품으로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 2017년 재연은 객석점유율 99.7%를 기록하며 서울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를 잡았고, 그 사이 같은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 1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이어진 2018년 3연은 뜨거운 관심과 두터운 신뢰 속에 공연되었고, 같은 해 개봉한 영화의 속편 ‘신과함께-인과 연’ 또한 1,200만 관객을 끌어들여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증명하였다.‘신과 함께’ 원작자 주호민 작가는 “창작뮤지컬 ‘신과 함께_저승편’이 마침내 네 번째 공연이다. 긴 시간 돌고 돌아온 것 같다. 마치 윤회를 표현한 동그란 무대 디자인처럼. 처음 보았을 때 지하철이 무대 하부에서 올라오던 순간의 흥분과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부디 많은 분들께 즐거운 경험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4연을 맞은 소감을 전했다.네 번째 공연을 앞두고 담금질에 들어간 ‘신과 함께-저승편’은 원작의 골격과 메시지는 충실히 살리고, 영화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무대만의 판타지를 더욱 강화한 공연으로 웹툰과는 또 다른 재미, 영화와는 또 다른 감동을 약속한다. ◇ 남녀노소, 세대불문 누구와 봐도 좋은 작품 “착하게 살걸 그랬네요.” “저승에서 제일 많이 하는 말이 그겁니다.” 망자 김자홍과 변호사 진기한이 나누는 대화다. ‘착하게 살자’라는 메시지 위에 ‘구원과 심판’라는 핵심 모티브가 더해진 공연은 7개의 지옥을 통과하며 ‘심판하려는 자’와 ‘구원하려는 자’의 치열한 법정 공방으로 펼쳐진다. 평범한 소시민 김자홍이 저승의 국선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저승의 대왕들과 지옥 관문을 차례로 통과하며 환생에 가까워질 때, 억울한 원귀의 사연을 어떻게든 해결해 주고자하는 저승차사들의 고민이 짙어질 때, 관객들은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신들에게 감동하고 너와 나의 이야기인 김자홍과 원귀를 응원하게 된다. 한국적 가치를 통해 동시대 관객들과 공감하는 대중적인 작품을 제작해온 서울예술단의 대표작 ‘신과 함께_저승편’은 웰메이드 공연의 진수를 보여주고자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사랑받은 넘버들의 편곡이 풍성해졌는데 1막이 끝나고 관객들로 하여금 손수건을 찾게 만든 김자홍의 솔로곡 ‘이젠 갈 수도 없는데’가 새롭게 바뀌는 등 음악적 변화가 눈에 띈다.박성일 작곡가는 “이전 넘버가 어머니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었다면, 새롭게 바뀐 곡은 김자홍의 마음과 감정의 여백을 담아 마치 어머니께 전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는 듯한 느낌의 곡으로 바꾸었다.”며 새로운 넘버 ‘멀고 먼 저곳으로’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공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관객들의 흥미를 더하고자 출연진과 함께하는 ‘포토존 이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매 공연 시작 전 주요배역의 배우들이 페어를 이루어 무대를 축소해놓은 듯한 포토존에서 관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로 관객들과 다양하게 소통하고 공연을 체험하는 색다른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 상상초월 대체불가 무대미술웹툰의 무대화 과정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저승 세계는 물론 7개의 지옥을 어떻게 무대에 시각화할 것인가’였다. 영화가 지옥 풍경이나 액션을 CG으로 합성해 슈퍼히어로 영화 같은 느낌을 줬다면 공연은 첨단 기술을 십분 활용하되, 그 기술과 사람의 합으로 상상력을 자극한다. 공연장에 들어선 관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건 객석을 향해 비스듬히 놓인 지름 17m의 거대한 바퀴 모양 무대이다. 한국형 저승관인 윤회, 사필귀정의 의미를 담은 이 환형 무대는 이승과 저승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상징적으로 제시하고, 온갖 뉴스가 가득한 신문으로 뒤덮인 바퀴는 이승의 죄와 업을 상징한다.바퀴 안쪽의 공간은 저승으로, 무대 바닥에는 80㎡ 넓이의 LED 스크린을 깔아 뜨거운 지옥 불구덩이부터 얼음 도가니처럼 차가운 푸른색까지 7개의 지옥마다 스펙터클한 영상으로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자아낸다. 배우들의 춤과 움직임이 영상, 조명, 음향과 실시간으로 연동하는데 특히, 삼차사가 각자의 초인적인 에너지를 보여줄 때 배우들의 동작과 바닥의 영상이 맞아 떨어지는 연출은 영화 CG와는 또 다른 무대만의 매력과 판타지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바닥 LED스크린 외에 무대 전체에는 지전(紙錢)이 늘어뜨려 수직 스크린으로 활용한다. 이는 김자홍으로 대변되는 소시민들이 이승에서 선량하게 살았던 것에 대한 대가를 형상화한 것이다. 전통적인 이미지를 차용하되 전형적인 표현을 지양한 ‘신과 함께_저승편’의 무대미술은 그 자체로 상징성은 물론, 탁월한 시각 효과를 주는 동시에 작품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4.19 11:34
영화

[IS리뷰] ‘소울메이트’ 당신이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은 ①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인생이 가장 버거운 순간, 가장 약해져 있는 그 순간에 떠오르는 사람은 누구일까.배우 김다미와 전소니가 인생에 가장 소중한 우정을 담은 영화 ‘소울메이트’(감독 민용근)를 선보인다. ‘소울메이트’는 첫 만남부터 서로를 알아본 두 친구 미소(김다미)와 하은(전소니) 그리고 진우(변우석)가 기쁨, 슬픔, 설렘, 그리움까지 모든 것을 함께 한 이야기다. 중국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원작으로, 한국적인 감성을 잘 덧입혀 만들었다.미소와 하은의 찬란한 어린시절은 제주도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시작된다. 어느날 제주도로 전학온 미소는 하은과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마음이 통하는 두 사람은 자라온 환경부터 성향까지 참 다르다. 하은은 따뜻한 부모님 밑에서 안정적으로 살아왔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미소는 현재는 어머니와도 따로 살며 게스트하우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며 산다. 두 사람은 어린 고양이 ‘엄마’를 구조해 데려올 때도 참 달랐다. 고양이를 사진처럼 똑같이 그린 하은과는 달리, 미소는 추상적인 그림에 고양이의 마음을 담는다. 동적인 미소와 정적인 하은, 너무나 다르지만 모든 것을 공유하던 두 사람의 관계는 하은이 진우을 좋아하게 되면서 약간의 변화가 생긴다. 동아리 소개팅에서 하은과 진우가 맺어지자, 이제 두 사람은 세 사람이 되어 청춘의 시간을 보낸다. 진우는 자유로운 미소에게 은근히 끌린다. 그리고 이를 눈치챈 미소는 제주도를 떠나 밴드부 남자와 함께 서울로 가는 선택을 하게 된다.‘소울메이트’는 깊은 마음을 함께 나누던 두 사람이 성장해가며, 결국엔 서로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렸다. 영혼까지 공유하던 미소와 하은 사이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이 끼어들게 되면, 그래서 두 사람이 예전만큼 솔직해지지 못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소울메이트’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진부한 통속극을 비웃고 다른 결말로 나아간다. ‘소울메이트’는 언젠가는 돌아가고픈 고향 같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미소는 서울살이가 가장 힘들고 어두운 순간, 더 이상 견디기 힘들 정도로 버거웠던 순간에 하은에게 돌아간다. 하은은 부모님과 남자친구 진우의 기대에 짓눌리는 순간,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혼란스러운 순간에 미소를 찾는다. 두 사람이 서로가 진정한 ‘소울메이트’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이다.배우 김다미와 전소니의 호연이 인상 깊다. 김다미는 발랄하고 털털한 여고생에서 의연하게 서울살이를 견뎌내는 청년, 사랑과 미래를 동시에 잃은 여성의 절망, 그리고 이 세월을 견디고 결국 어른이 된 과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나이에 맞게 변해가는 김다미의 분위기와 스타일을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전소니는 첫사랑의 설레는 감정부터 친구를 향해 느끼는 질투, 동경, 부러움을 꾹 눌러 담아 표현한다. 늘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삶을 이어가며, 웬만해서는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은 어려울 일일 법일텐데 전소니는 숨쉬듯 하은을 만들어냈다.민용근 감독은 ‘소울메이트’를 “누구에게나 눈을 감으면 떠올리는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오랜 생활 삶을 덧대며 살아가도 마음속에 남는 고향처럼, 내가 온전히 나일 수 있는 한 사람을 ‘소울메이트’를 보며 추억해봐도 좋겠다. 3월 15일 개봉.12세 관람가. 러닝타임 124분.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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