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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소송에 여혐 논란까지…네이버웹툰 김준구 위기 관리 시험대

K콘텐츠 선봉을 자처하며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네이버웹툰이 반년도 채 되지 않아 겹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반 토막 난 주가에 투자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도 모자라 한국에서는 한 작품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이며 이용자가 이탈하고 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수장까지 올라 '샐러리맨 신화'를 쓴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네이버웹툰 대표의 위기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미 증시 데뷔 후 겹악재3일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북미 법인인 웹툰엔터는 나스닥에서 1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월 상장 첫날 공모가인 21달러보다 10% 가까이 올라 23달러에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떨어진 셈이다.당초 웹툰엔터는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이용자 저변과 활발한 창작 생태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올해 1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억7000만명에 달하고 2400만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등 2차 창작물로 발을 넓혀 재미를 본 IP(지식재산권)는 900편이 넘는다.'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스위트홈' '마스크걸' 등 네이버웹툰 원작 오리지널 시리즈가 일찌감치 흥행 성과를 냈고, 제작비 효율화를 위해 영상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의 역할을 점차 확대하는 전략으로 업계와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웹툰엔터의 봄날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던 지난 8월 9일 주가가 20.63달러에서 12.75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작년과 비교해 매출 흐름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시장의 전망치가 비교적 높게 형성된 탓으로 풀이된다. 웹툰엔터는 해당 기간 3억2100만 달러(약 443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1% 오른 수치다.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유료 결제를 넘어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광고(4030만 달러)와 IP(1980만 달러) 사업 매출이 각각 3.6%, 3.7% 감소하며 나란히 부진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한 번 떨어진 주가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손해를 본 투자자들을 모아 웹툰엔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로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투자자 권리 보호를 전문으로 하는 로젠 로펌은 소송 참여자를 모집했다. 웹툰엔터가 사업 계획과 전망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은 것이 투자 실패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포메란츠와 파루키앤드파루키, 로위 다넨버그 등 다수의 로펌이 같은 내용의 소송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소송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검열이냐 창작의 자유냐국내로 돌아와도 김준구 대표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가 있다.웹툰의 시작 이후 지금까지도 해답을 찾지 못한 검열과 창작의 자유 사이의 기준 확립이다.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개방성이 웹툰의 강점이지만, 다루는 소재와 표현 방식에 따라 작가와 독자 간 갈등이 빈번히 발생한다.네이버웹툰이 지난달 말 진행한 공모전에서는 '이세계 퐁퐁남'이 1차 심사를 통과해 일부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39세 직장인 남성 주인공이 아내의 외도로 가족과 재산, 직장을 잃어 삶을 포기하려 했다가 엘프와 수인, 괴물이 등장하는 다른 세계를 만나 위안을 받는 이야기를 그린다.경제권을 아내에게 빼앗기고 가정 안에서 힘이 없는 유부남을 뜻하는 '퐁퐁남'이라는 제목 속 표현부터 논란이 됐다.이런 갈등은 불매 운동으로 확산해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서 네이버웹툰의 안드로이드 기준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220만~230만명에서 200만~210만명 수준으로 10%가량 줄었다.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현재 2차 공모전 심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작품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견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묵묵히 미래 투자에 집중네이버웹툰은 미 상장 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떠한 발언도 삼가고 있다. 특히 이번 주는 웹툰엔터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블랙아웃 피리어드(묵언 기간)라 더욱 그렇다. 일단은 앞서 발표한 투자 계획을 착실히 이행할 방침이다.오는 2026년까지 3년간 활용하는 3617억4100만원의 자금 가운데 AI(인공지능)와 미래 기술·인재, 신기술·플랫폼에 전체의 절반인 1808억7100만원을 쏟는다.글로벌 광고 사업 강화와 콘텐츠 창작 생태계에는 1266억900만원을 투입한다. 콘텐츠 IP 투자에 책정된 예산은 542억6100만원이다.대내외 악재에도 증권가는 웹툰엔터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북미 웹툰과 IP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지나치게 망가진 투자 심리를 역으로 이용할 때"라며 "3분기 매출 성장률 전망치가 12.5~14.5%로 높고, 주요 시장인 일본 엔화 강세 효과가 더해지면 우호적일 확률이 크다"고 분석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04 07:00
산업

'신흥 시장 정복 특명' 인도 상장 타종 정의선 "인도가 곧 미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첫 해외 타운홀 미팅을 인도 직원들 대상으로 진행했고, 현대차의 첫 해외법인 상장도 인도에서 이뤄졌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뭄바이증시 역대 최대규모 기업공개(IPO)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떠오르는 인도 시장 최대규모 IPO 기록 정의선 회장은 22일(현지시간) 현대차 인도법인 상장 기념식에 참석하는 등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회장은 상장을 알리는 의미로 직접 타종에 나섰고, 현대차 경영진의 인사말과 내빈 축사 등도 이어졌다.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언수 인도아중동권대권역 부사장 겸 인도법인장, 타룬 가르그 인도법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250여명이 참가했다.정 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은 인도 진출 이후 인도 일부로 자리잡았다"면서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에 지속해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R&D) 역량을 확장해 2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고 수준의 거버넌스 표준을 수용하고 이사회를 통해 신중하고 투명하게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할 것"이라면서 "협력과 동반성장 정신에 기반해 현지화에 대한 헌신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아시아태평양 증시는 2년여 만에 최대규모 IPO 주간을 맞이하고 있는데, 주인공은 단연 현대차 인도법인이다. 이번 주 상장하는 법인 중 33억 달러(4조5000억원)로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26조원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고, 인도 뭄바이증시 최대규모 IPO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22년 인도 생명보험공사의 25억 달러(약 3조4000억원)다. 공모가는 희망공모 밴드의 최상단인 주당 1960루피(약 3만2000원)로 책정됐고, 239% 청약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인도 시장을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 등 신흥시장의 전략적 수출 허브로 육성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IPO로 조달한 자금을 현지 공장증설과 연구개발에 적극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현대차는 인도 타밀나두주의 첸나이 공장 개조에 2조5000억원 이상을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1998년 완공한 첸나이 현대차 1·2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공장 증설에는 5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 회장은 기념식 후 한국 취재진과 만나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하이테크와 소프트웨어, 젊은층이 원하는 차량 개발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대체할 세계 3대 신흥 시장 정 회장은 세계 최대규모의 중국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대체 시장을 고민해왔다. 14억명으로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인도가 현대차의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은 지난 4월 첫 현대차의 해외 타운홀 미팅을 인도 직원 대상으로 진행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현대차는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지난해 18.2% 점유율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올해 3월에는 승용차 누적 판매 1200만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인도는 지난해 500만대 규모로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세계 3위지만 자동차 보급률이 채 10% 되지 않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시장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정 회장은 최대 신흥 시장인 인도에 지극정성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인도는 세계 3대 모빌리티 시장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기아를 포함해 인도에서 총 1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GM의 푸네공장을 인수해 현대차 제3공장으로 설비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인도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생산과 판매의 최적화를 통해 고객 만족과 수익을 동시에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지난 21일 인도 정부와의 끈끈한 관계 구축을 위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예방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인도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발전과 인도-현대차그룹간 다각적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그리고 내년 푸네공장 준공식에 모디 총리를 초청했다. 정 회장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하나인 인도에서 28년 이상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고,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인도 정부의 관심과 인도 국민들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사랑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고, 미국 시장도 대선의 영향으로 썩 좋은 상황은 아니라서 인도와 같은 신흥 시장의 성장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0.23 07:00
산업

새로운 50년 항해하는 HD현대 '정기선호' IPO 잔혹사 끝낸다

HD현대그룹이 기업공개(IPO) ‘잔혹사’를 끊고 정기선 부회장 체제에서 첫 상장을 앞두고 있다. 정기선 부회장이 출범 때부터 주도했던 HD현대마린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IPO 최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청약증거금 25조원이 몰리면서 시선을 모았지만 ‘중복 상장’이라는 꼬리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상반기 ‘최대어’ 주목 29일 업계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 체제에서 HD현대그룹이 처음으로 상장에 성공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2021년 10월 HD현대그룹의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오너가 경영’의 회귀를 본격적으로 알렸다. 당시 HD현대오일뱅크와 HD현대삼호중공업 2개사의 상장이 정 부회장의 주된 과제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2개사의 IPO 상장이 모두 철회되면서 체면을 구겨야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2년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자 2012년과 2019년에 이어 세 번째로 상장을 철회해야 했다. 2023년 연초에는 HD현대삼호중공업은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위축된 유가증권시장 분위기로 인해 IPO를 철회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새로운 50년을 향해 달려가야 하는 ‘정기선호’의 항해가 매끄럽지 못하게 전개된 셈이다. 연이은 실패를 맛봤던 HD현대그룹은 마침내 성공적인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6일 끝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 결과, HD현대마린솔루션은 25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약 25조원이라는 올해 최대 청약증거금이 몰리며 ‘대박’을 예고하고 있다. 이전까지 올해 최대 청약증거금은 지난 2월 상장한 에이피알로 14조원이었다. 앞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16∼22일 진행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 예측에서도 히트를 쳤다. 총 2021개 국내외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201대 1을 기록했고, 희망 밴드 상단 가격인 8만3400원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이에 HD현대마린솔루션의 예상 시가 총액은 3조7071억원으로 책정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016년 HD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엔진기계사업부, 전기전자사업부 등 선박 관련 통합 서비스 조직을 기반으로 2016년 11월 설립된 기업이다. 지난해 말 현대글로벌서비스에서 사명을 바꿨고, 건조 후 인도된 선박과 엔진 등 주요 기자재에 대한 정비, 수리, 개조 등 선박 생애주기 전반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박 A/S 전문회사’로 성장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번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및 연구개발 등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내달 8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HD현대그룹 관계자는 “HD현대그룹의 상장은 2021년 HD현대중공업 이후 처음”이라며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기선 부회장이 설립을 주도했고, 대표이사까지 역임했던 회사”라고 설명했다. 정기선 주도 확장, ‘중복 상장’ 꼬리표도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기선 부회장이 출범 전부터 관여했던 회사라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이 2014년부터 선박서비스업의 성장성을 눈여겨보면서 출범을 지시했고, 2016년 법인을 설립하게 됐다. 이어 정 부회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HD현대마린솔루션의 가파른 성장을 이끌어냈다. 그는 지금도 이 회사의 경영지원부문 총괄을 맡고 있을 정도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정 부회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사업 첫해인 2017년에 매출 2403억원, 영업이익 564억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2023년 매출 1조4305억원, 영업이익 2015억원을 달성하며 연평균 성장률 34.6%를 기록하는 등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태생과 성장 비결에는 설립 전후 시장의 변화를 꿰뚫어 본 정기선 부회장의 혜안이 있었다”며 “친환경 개조와 디지털 솔루션 등으로 사업이 확장되는 등 선박 전장(전기·전자장비)화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렇지만 ‘중복 상장’이라는 꼬리표는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그동안 지주사 HD현대에 HD현대마린솔루션의 가치가 포함됐는데 별도 상장으로 모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 심사 승인을 받은 지난 2월 19일 HD현대의 주가는 7만2200원이었는데 모회사의 가치 하락 우려로 지난 19일 6만500원까지 하락했다. 두 달 사이에 15% 이상 감소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 HD현대중공업 때도 중복 상장이 악재로 작용했는데, 이번에도 상장 후 HD현대가 어떤 주가 흐름을 보일지 관심사”라고 지적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4.30 07:00
산업

AI 등 제약·바이오 미래 산업도 투자자 외면 '암흑기'

인공지능(AI) 등 제약·바이오의 미래 산업마저도 투자자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시장이 급속히 식으면서 이제 유니콘(시장 평가 우수기업) 특례 상장 1호 기업마저 흥행에 실패하는 등 ‘암흑기’를 걷고 있다. 의료 AI 기업 루닛은 12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시작했다. 지난 7~8일 기관 수요예측에서 7.1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한 루닛은 당초 공모 희망 범위(4만4000∼4만9000원)보다 낮은 공모가(3만원)를 책정했다. 코스닥 기술 특례 상장 평가에서 국내 헬스케어 기업 중 최초로 모든 평가기관으로부터 AA등급을 받았던 루닛이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루닛은 제약·바이오의 미래 산업 분야를 이끌어갈 기업으로 꼽힌다. 2013년 설립된 AI 기반 의료영상 진단 및 치료 플랫폼 개발 기업으로 의료 AI의 선두주자다. 루닛 AI 영상솔루션 제품은 일본에 출시된 지 6개월 만에 ‘현지 병원 100곳 도입’을 기록했다. 루닛은 지난 2019년 일본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및 의료용 엑스레이 의료기기 기업인 후지필름과 파트너십을 맺고 일본에 본격 진출했다. 이후 지난해 8월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로부터 AI 기반 흉부 엑스레이 영상분석 솔루션을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는 제품 출시 후 2년 만에 병원 100곳을 돌파했던 것과 비교하면 일본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의료 AI 분야에서의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후지필름과 같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과 협력해 시장 점유율을 확장하겠다"며 "탄탄한 기술력과 제도적 지원을 토대로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루닛은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암 치료’ 분야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을 갖고 있다. 암 진단을 위한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를 위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등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오는 21일 코스닥에 상장 예정이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6월 상장한 유니콘 특례 상장 1호 기업인 보로노이 추이를 지켜보면 제약·바이오 시장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약물설계 기업인 보로노이는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어로 꼽혔다. 보로노이는 최근 1년 동안 기술수출 4건으로 2조1000억원 계약을 성사시키며 주목받았던 기업이다. 보로노이의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도 AI 플랫폼 기술인 ‘보로노믹스’다. 그런데도 보로노이는 지난 3월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면서 상장을 철회한 바 있다. 지난 6월 재상장 도전에서 기관 투자자 28.35대 1 경쟁률을 보였고, 공모가는 희망범위 하단인 4만원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24일 상장 첫날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10% 떨어진 3만6000원에 형성되는 등 호응이 저조했다. 투자리스크가 큰 업종인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올해 파인메딕스·퓨쳐메디신·한국의약연구소 등이 상장 심사를 철회하는 등 찬바람이 거세다. 업계 관계자는 “로킷헬스케어·피노바이오·콘테라파마·스탠다임 등이 기술 특례 상장 기술성 평가에서 탈락하는 등 바이오 기업들의 상장 문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13 07:02
경제

신규 상장사 흥행 참패...제약·바이오 찬바람 '쌩쌩'

제약·바이오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1분기 기업공개(IPO)로 상장한 신규 기업들이 모두 흥행 참패를 맛본 데다 상장 철회 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오면서 공기가 더욱 무거워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시장의 투자 심리가 냉각기 수준으로 접어들었다. 거래소가 선정한 89개의 제약·바이오 주요 종목들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 지수는 2020년 연말 5500포인트까지 오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수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지난 2월 15일 3000선까지 무너졌다. 2950.35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4월 들어 3000포인트 초반에서 횡보 중이다. 올해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긴축 우려로 국내 증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연초 상장한 신규 종목들의 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50% 이상으로 대체로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제약·바이오주는 예외다. 올해 1분기에 상장한 3개 종목 모두 흥행에 참패했다. 지난 1월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애드바이오텍은 공모가가 7000원이었지만 20일 종가 6150원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인 7000원으로 확정되었지만 장이 열리자 급락했고, 2월 3일에는 5110원까지 추락하며 맥을 추지 못했다. 애드바이오텍은 동물용 의약품 회사로 송아지 설사병 예방과 양식 새우 질병 치료 및 예방에 활용되는 특이 난황항체 의약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지난 2월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줄기세포를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제조 등에 사용하는 항노화 원료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특히 프랑스에 기반을 둔 세계 1위 향수 향료 원료기업인 지보단과 함께 헤어 제품의 원료인 동백 식물세포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 공동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주가 행보는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공모가가 희망가의 하단인 2만8000원으로 책정됐고, 단 한 차례도 공모가를 상회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종가 1만9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0% 하락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진단검사 플랫폼 기업 노을은 지난 3월 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당초 희망가 하단에 못 미치는 1만 원으로 확정됐다. 기관 투자자 경쟁률이 31.5대 1에 그칠 정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노을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침체 분위기와 작년부터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부진한 점을 고려해 공모가를 시장 상황에 맞추어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노을은 상장 시초가가 공모가를 하회했고, 상장 첫날 8% 정도 하락한 921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하락 곡선을 그리더니 20일 796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15년 설립된 노을은 내장형 인공지능(AI) 기술과 원천 기술 등을 기반으로 혈액과 조직세포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플랫폼을 갖고 있다. 2분기에는 제약·바이오 기업 중 알피바이오와 원텍의 상장이 예고되고 있다. 알파바이오는 연질 캡슐 제형의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다. 원텍은 피부 미용과 관련한 레이저·초음파 의료기기 제조·판매 업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는 이들 신규 업체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로 2조원에 달하는 성과를 올린 ‘유니콘 특례’ 업체로 기대를 모았던 보로노이의 상장 철회로 시장이 급속히 냉각됐다. 상장 심사 조건이 까다로워졌고 기술력을 인정받아도 신약 출시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분위기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21 07:01
경제

LG엔솔·애플카 등 호재에 모처럼 훈풍 부는 구광모 LG가

2022년 임인년 새해벽두부터 LG그룹에 훈풍이 불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과 글로벌 증시 하락 속에서도 LG그룹만이 대형 이벤트와 호재로 선방하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밀어내고 시총 규모 3위로 올라서는 등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역대 최대 흥행 기록 경신 LG에너지솔루션 19일 마감된 일반 투자자 공모 청약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114조원 이상의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기존 1위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청약 증거금 81조원을 가볍게 넘어섰고, 역대 최대 청약건수(442만)도 경신하는 등 흥행에 대성공을 거뒀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부문 물적 분할을 통해 설립된 자회사다. LG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지목된 배터리 분야를 담당하는 회사라 세계적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광모 회장도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위해 지난해 최측근인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의 수장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단국 이래 최대 공모라는 기대작답게 지난 11~12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무려 1경5203조원이 몰리며 흥행을 예고했다. 경쟁률이 2023대 1로 유가증권시장 IPO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LG에너지솔루션에 긍정적인 전망이 가득하다. 공모가 기준 70조원으로 상장과 동시에 코스피 시총 3위를 예약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적정 가치를 100조~120조원으로 책정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당일 삼성전자(455조원)에 이어 시총 2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19일 현재 SK하이닉스가 시총 92조원으로 2위에 올라있지만 이를 넘어설 것으로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IPO 대어였던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등이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평균 78%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평균 수준으로 종가가 형성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의 27일 예상 종가는 53만4000원”이라고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IPO를 통해 중국의 경쟁업체 CATL를 제치고 배터리 부문 1위 탈환을 자신하고 있다.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 10일 중장기 사업 전략과 비전을 공개하며 “지난 30여년 동안 쌓아온 도전과 역량이 의미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상장을 발판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100년 미래를 준비하는 첫걸음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애플카 수주 기대감 LG그룹 들썩 LG그룹은 올해 애플카와 관련한 기대감으로 주목받으며 시총 3위 그룹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17일 기준으로 LG그룹의 시총은 129조원으로 삼성그룹 656조원, SK그룹 195조원 다음으로 자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128조원 규모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상장 당일 증권가의 예상처럼 78% 상승한다면 시총 규모가 125조원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전체 시총과 맞먹는 규모로 그렇게 되면 LG그룹은 SK그룹을 가볍게 제치고 시총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이외도 올해 코스피가 2800대 선까지 주저앉은 하락장 속에 LG그룹은 단연 돋보이고 있다. LG그룹 사업 전반에 대해 증권가의 긍정적 전망과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는 모양새다. LG전자는 2021년 매출 74조7219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연 매출 70조원 시대를 열었다. LG전자는 지난 12일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세단인 2022년형 EQS 모델에 플라스틱 올레드(P-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급을 발표했다. 여기에 구광모 회장이 적극적으로 지원사격했던 LG전자의 전장 부문에서 애플카 사업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흑자 전환이 기대되고 있는 자동차 전장 사업은 올해 LG전자 실적의 열쇠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LG이노텍은 애플카, 메가버스 XR(확장현실) 기기 등 애플 신사업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LG이노텍은 19일 하락장 속에서도 3.77% 오른 37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21만원에서 출발한 LG이노텍은 2개월 새 80% 가까이 상승했다. KB증권은 “LG이노텍은 향후 글로벌 산업의 메가 트렌드인 자율주행과 메타버스의 핵심 업체”라고 평했다. LG디스플레이도 대형 올레드 사업의 올해 첫 흑자가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대형 OLED 사업은 계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광저우의 대형 OLED 패널 공장이 정상 가동되는 등 연간 1000만장 생산체제를 구축하면서 빛을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사업에 이어 차세대 패널인 'OLED.EX'를 공개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기존 OLED 대비 화면밝기를 30% 높인 제품으로 올해 7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20 07:01
생활/문화

[권오용의 G플레이] 논란에 울고 신작에 웃고…빅4 게임사 ‘아듀 2021년’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크래프톤 빅4 게임사는 힘든 2021년을 보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최고 실적을 거둔 2020년과 달리 연초에 터진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신작 부재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 가지 못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막판에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빅4는 2021년 악재를 예방주사 삼아 2022년 다시 날아오르겠다는 각오다. 연초부터 확률 논란에 허우적 넥슨·엔씨, 하반기엔 재기 넥슨과 엔씨는 올 1분기에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휘말리며 사실상 개점휴업을 했다. 넥슨은 자사 대표작 중 하나인 ‘메이플스토리’에서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유저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엔씨는 인기 모바일 게임 ‘리니지2M’의 최상급 무기 아이템 ‘신화 무기’가 아무리 돈을 써도 나오지 않으면서 도박 수준의 뽑기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 사건들은 유저들이 평소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갖고 있던 불만을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됐다. 유저들은 돈을 모아 트럭 시위를 벌이고 타사 게임으로 옮겨가는 등 게임사를 상대로 실력 행사에 나섰다. 이는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쳐 국회의원들이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하는 법안을 발의하기에 이르렀다. 넥슨과 엔씨는 비판이 거세자 대표들이 직접 나서 아이템 확률 공개를 확대하고 유저들이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등 개선책을 내놓았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넥슨과 엔씨의 사업 전개에 발목을 잡았다. 양사는 신작 출시를 연기하거나 기존 게임의 업데이트 및 마케팅을 자제하는 등 상반기 내내 유저 달래기에 나섰다. 이런 악재는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특히 2분기 실적에서 엔씨는 작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46% 감소했고, 넥슨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 42% 줄었다. 양사는 이런 분위기가 3분기까지 이어지면서 한해 장사를 망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막판 신작 성공 및 개발 소식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엔씨는 지난 11월 4일 글로벌 12개국에 동시 출시한 ‘리니지W’이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모바일·PC 멀티플랫폼 게임인 리니지W는 역대 엔씨 게임이 세웠던 기록들을 갈아치우며 흥행에 성공했다. 출시 일주일 동안 평균 일매출이 120억원을 웃돌았고, 9일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용자도 증가세다. 출시 당일 9개 월드, 108개 서버로 시작한 리니지W는 이용자가 몰리며 26일 현재 16개 월드, 192개 서버를 운영 중이다. 엔씨 관계자는 “리니지W는 기획 단계부터 글로벌을 염두에 둔 만큼 해외 이용자 수와 비중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MMORPG의 흐름과 달리 이용자 지표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리니지W의 성공은 엔씨를 확률형 아이템 논란의 늪에서 구했다. 이번 논란으로 확률형 아이템에 의지하는 ‘리니지’ 시리즈의 BM(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와 함께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리니지W의 성공으로 ‘리니지’ IP(지식재산권)가 글로벌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엔씨의 해외 시장 공략에 청신호가 커졌다. 엔씨는 2022년에 리니지W 출시 지역을 북미·남미·유럽 등으로 확대한다. 넥슨은 지난 8월 ‘넥슨 뉴 프로젝트: 미디어 쇼케이스’를 계기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당시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토대로 슈퍼 IP 10종을 발굴해 글로벌 게임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는 대형 신작을 출시하기보다는 준비하는 시기로 삼아 내년부터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 슈퍼 IP는 ‘프로젝트 매그넘’ ‘마비노기 모바일’ ‘프로젝트 HP’ 등 10종으로 액션 RPG·3인칭 슈팅·대전격투·레이싱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DNF 듀얼’ ‘프로젝트D’는 내년 출시를 앞두고 최근 테스트를 진행했다. 넥슨은 기대작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모바일’을 내년 1분기 국내에 출시한다고도 밝혔다. 던파 모바일은 전 세계 8억5000만명의 유저에 누적 매출 18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던파 IP를 활용한 2D 모바일 액션 RPG라는 점에서 유저 뿐 아니라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넥슨 관계자는 “올해는 유저와의 소통을 보다 강화하고 내부 정비와 신작 개발에 집중한 한 해였다”며 “내년에는 기대해도 좋은 신작들이 많이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돌파구 찾기 바빴던 넷마블…빅4 입성 크래프톤 넷마블은 넥슨과 엔씨보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서 한 발 빗겨나 있었다. 문제는 야심차게 준비한 신작들이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넷마블은 지난 6월 감성 모험 RPG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8월 모바일 액션 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 11월 모바일 MMORPG ‘세븐나이츠2’를 글로벌에 출시했다. 이들은 대형 신작이다. 제2의 나라는 일본의 레벨파이브와 스튜디오 지브리가 합작한 판타지 RPG ‘니노쿠니’ 시리즈를 집대성한 모바일 RPG이고, 마블 퓨처 레볼루션은 넷마블과 마블의 두 번째 협업 타이틀이다. 세븐나이츠2는 넷마블이 지난 2015년 글로벌에 출시해 히트 친 ‘세븐나이츠’의 정통 후속작이다. 이들은 론칭 초반에는 여러 국가에서 매출 최상위권에 진입했지만 이내 밀려나 현재 제2의 나라정도가 10~2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위안거리는 신성장동력 확보에서 진전이 있었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글로벌 3위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를 100% 인수했는데, 4분기부터 실적에 편입된다. 또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요즘 뜨는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 사업에 시동을 걸었으며, 자회사 넷마블힐러비를 출범해 글로벌 뷰티앤헬스 사업을 시작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8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 빅4 게임사에 이름을 올렸다. 시가총액으로는 엔씨보다 많아 게임주 중 대장주가 됐다. 크래프톤은 상장 당시 공모가가 49만8000원으로 책정되면서 주요 수익원이 ‘배틀그라운드’ 밖에 없는 상황에서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에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보다 하락한 45만4000원을 기록했다. 4개월이 지난 최근 주가는 46만원대를 기록하며 공모가보다 낮게 거래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11월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이하 뉴스테이트)를 전 세계에 출시해 수익원 다변화에 나섰다. ‘모바일 배틀로얄(최후 1인 생존)’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겠다며 선보인 뉴스테이트는 출시 한 달 만에 글로벌 다운로드 4500만건을 달성, 순항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올해 해외 신흥 시장 개척에도 공을 들였다. 지난 7월 인도 지역을 대상으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출시해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400만명을 기록했다. 또 인도의 e스포츠 기업 노드윈 게이밍,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 웹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 등에 약 8000만 달러(949억원)를 투자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외에 아랍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타마템 게임즈에도 총 600만 달러(71억원)를 투자,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인도를 시작으로 중동, 아프리카로 연결되는 새로운 게임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며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 협업 기업을 계속해서 발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1.12.28 07:00
경제

SKIET 따상 실패…SK그룹 공모주 대박 공식 '이탈'

역대 최대 증거금을 모았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흥행 열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SKIET는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지만 시초가 21만원 대비 26.43%나 떨어진 15만4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상장 직후 22만25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내 하락 반전해 낙폭을 키웠고, 끝내 반등하지 못했다. SK그룹 공모주 중 상징일 첫 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결정된 후 상한가로 치솟는 것을 뜻하는 은어)을 성공하지 못한 건 최근 2년 내 SKIET가 처음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팜과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첫 날 따상에 성공하며 흥행 열기를 이어나간 바 있다. 이로써 'SK그룹 공모주 대박 공식'도 SKIET에서 끊기게 됐다. 공모가가 10만5000원으로 책정되는 등 높은 주가 탓에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 제시한 SKIET 적정 주가는 유안타증권 10만∼16만원, 하나금융투자 14만8000원, 메리츠증권 18만원 등 10만원대 수준이다. SKIET가 배터리 습식 분리막 분야에서 세계 1위라서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큰 건 사실이지만 과도하게 높은 공모가 책정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또 이날 코스피가 1.23%나 급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SKIET는 이날 따상에 성공하면 코스피 시가총액 20위권 진입도 가능했지만, 종가 기준으로 11조155억원 규모로 37위에 그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31위)보다 낮지만 SK바이오팜(46위)에 비해서는 높은 순위다.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혀온 SKIET는 앞서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청약 증거금으로 역대 최대인 81조원을 모은 바 있다. 노재석 SKIET 대표는 이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소재솔루션 회사가 되겠다.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차별적인 기술력으로 전기차 산업 생태계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SKIET는 폴란드, 중국 증설 투자로 현재 10억3000만㎡ 규모의 연간 분리막 생산 능력을 2024년까지 27억3000만㎡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5.11 16:50
경제

미 IPO 최대어로 떠오른 쿠팡, 직원들도 대박 터트릴까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이커머스 기업 쿠팡의 주식 공모가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IPO(기업공개)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덩달아 스톡옵션 주식을 가진 직원들의 대박도 예상된다. 쿠팡은 11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는 주식 공모가가 35달러(약 3만9862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쿠팡이 전날 제시했던 공모 희망가 32∼34달러보다 높은 것이다. 쿠팡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1000만 주 많은 1억3000만 주를 공모한다. 이로써 쿠팡은 이번 IPO에서 45억5000만달러(약 5조1678억원)를 조달하게 된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외국기업 중에서는 지난 2014년 217억 달러를 조달한 알리바바 다음으로 많은 금액이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쿠팡의 기업가치는 630억달러(약 71조8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국내 증시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약 100조원)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현재 3위인 LG화학의 시총은 66조4000억원, 4위인 네이버는 61조3000억원 수준이다. 또 이마트(4조9000억원), 롯데쇼핑(3조5000억원), BGF리테일(2조9000억원), GS리테일(2조8000억원)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많다. 쿠팡은 이날 밤부터 종목코드 'CPNG'로 거래를 시작한다. 4조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쿠팡은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쿠팡이 올해 미국 증시의 최대어로 떠오르면서 임직원들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대박’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스톡옵션은 회사 주식을 시가와 상관없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이다. 임직원들은 6570만3982주의 스톡옵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평균 행사가는 1.95달러(약 2200원)다. 공모가 35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18배가량 이득을 보게 된다. 쿠팡은 직원들을 채용하면서 스톡옵션을 주거나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스톡옵션과 현금 중 선택하도록 했다. 지난해 영입된 우버 출신의 투안 팸 최고기술책임자(CTO)의 경우 2744만달러 규모 스톡옵션을 받았다. 스톡옵션으로 대박을 터트릴 임직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창기 입사자 중 현재 남아있는 인원이 많지 않고, 최근 입사한 직원들도 부여받은 주식이 많지 않을 뿐 아니라 상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스톡옵션 대신 현금을 받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직원마다 스톡옵션 주식 수나 행사 시기 등에 차이가 있어 상장하자마자 대박이 나는 사례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21.03.11 17:12
경제

역대급 흥행 예고…SK바이오 일반 공모 첫날 14.8조 몰려

공모주 청약 제도 개편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이하 SK바이오)에 대한 일반 공모주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의 일반 공모주 첫날에 14조8000억원 이상의 뭉칫돈이 몰렸다.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6개 주관 증권사에 접수된 SK바이오의 일반 공모주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약 83대 1로 잠정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의 청약 경쟁률이 82.4대 1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78.2대 1, 미래에셋대우 63.3대 1, SK증권 77.3대 1이었다. 배정 물량이 5%로 상대적으로 적은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154.1대 1, 131.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경쟁률로 산출한 총 청약 증거금(청약대금의 50%)은 약 14조8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SK바이오팜(5조9000억원), 빅히트(8조6000억원)의 첫날 증거금 규모를 훌쩍 넘어선 액수다. 카카오게임즈(16조4000억원)의 첫날 증거금 규모에는 못 미쳤다. 하지만 일반 공모 마지막 날인 10일 청약이 몰리는 점을 고려하면 역대급 흥행이 전망되고 있다. SK바이오는 공모주 균등 청약 방식 도입 이후 기업공개(IPO)가 이뤄져 10주만 청약해도 최소 1주를 받을 수 있다. 또 중복 청약이 가능해 6개 증권사에 모두 계좌를 열어 청약을 각각 신청하면 최소 6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별 모집 물량 배정 비율은 NH투자증권 37%, 한국투자증권 23%, 미래에셋대우 22%, SK증권 8%, 삼성증권 5%, 하나금융투자 5%다. 공모주 청약 제도 개편으로 SK바이오의 흥행은 이미 예고됐다. 기관의 수요예측에서 1275.5대 1의 경쟁률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출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SK바이오의 기업가치가 5조원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공모가는 최상단인 주당 6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SK바이오의 청약 물량 중 절반 이상을 균등 방식으로 배정한다. 이로 인해 소액 청약자도 공모주를 배정받을 길이 열렸다. 일반인이 10주를 청약하고 증거금 32만5000원을 넣으면 적어도 1주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인기 공모주의 경우 일반 청약에서 1주를 배정받으려면 증거금으로 수 천만원이 필요했다. SK바이오의 상장일 시초가가 공모가 2배(13만원)로 결정되고 상한가(16만9000원)까지 치솟는 ‘따상’을 찍는다면 1주당 10만4000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게 된다. SK바이오의 공모 규모는 1조4917억원, 상장 전 시가총액은 4조9725억원으로 확정됐다. 10일까지 일반 공모를 받고 18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1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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