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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공개매수 통한 '지분 확보·외연 확대 물결' 과연 효과는?

한화그룹에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보의 물결이 거세다. 외연 확대는 물론이고 후계자들의 경영 승계를 통한 상속세 절약과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공개매수를 통해 450억원 규모의 한화갤러리아 주식 2816만여주를 사들이면서 보유 지분을 16.85%까지 끌어올렸다.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0일 동안 1600원에 주식 3400만주 공개매수를 진행한 결과 2816만4783주(82.84%)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김 부사장이 2대 주주, 1.39% 보유한 한화솔루션이 3대 주주이다.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함께 책임 경영에 대한 주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책임 경영을 실천하는 동시에 새 성장동력 발굴로 회사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화는 지난 12일에는 싱가포르 부유식 해양 설비 전문 제조업체인 '다이나맥 홀딩스'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싱가포르 상장사인 다이나맥 홀딩스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은 싱가포르 현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매수를 진행할 예정이다.두 회사는 이번 매수에 약 6000억원(지분 100% 확보 시)을 투자할 계획으로, 매수가는 1주당 0.6싱가포르 달러(약 616원)로 설정했다. 두 회사는 지난 5월까지 이미 1158억원을 투자해 다이나맥 지분 25.4%를 확보했다.한화가 공개 매수에 성공하려면 다이나맥 주식을 50%보다 많이 확보해야 한다. 싱가포르 경쟁당국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 다이나맥은 지난 1990년 설립된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회사로, 싱가포르 현지에 생산거점 2곳을 보유하고 있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FLNG) 등 해상 설비 핵심 제품들의 건조 능력을 갖췄다.한화오션은 이번 지분 매수로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해양 사업 분야 생산 기지 확대를 통해 글로벌 시장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해양플랜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 승계에 대한 토대도 다지고 있다. 지난 7월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 작업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4.9%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앞으로 한화 삼형제 → 한화에너지 → ㈜한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지분율 25%를 갖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화그룹의 영토 확장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 5~7월 3개월 동안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보면 한화의 계열사 수가 대기업 중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화는 8개 계열사가 신규 편입되면서 108개에서 116개로 늘어났다. 한화는 전체 계열사 수가 10대 그룹 중 SK그룹(219개) 다음으로 계열사가 많다. 한화는 최근 2년 사이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공정자산이 80조3880억원이었다. 2023년 계열사 수가 96개로 늘어났고, 공정자산도 83조28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2024년 계열사 수와 공정자산이 처음으로 각각 100개, 100조원을 넘어섰다. 한화는 재계 5위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화는 굵직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계 순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인수 빅딜을 통해 재계 8위까지 도약했다. 그리고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재계 5위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우주항공, 방산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재편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공개매수는 오너가의 경우 상속세를 아끼며 지분을 확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배당금액까지 늘려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수 있고, 주주가치 제고에도 도움을 준다”며 “김동관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뉴 한화’ 기조에서 공개매수를 통한 영토 확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9.17 09:00
산업

불황에 움츠리는 데 몸집 불리고 지분 늘리는 한화 김동관

한화그룹이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후계자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지휘 아래 우주항공, 방산, 그린에너지 등으로 보폭을 넓히면서 ‘뉴 한화’의 기틀을 잡아나가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급성장하고 있는 한화는 이제 재계 톱5 진입을 겨냥하고 있다. 계열사 증가 최다, 해외법인 최대 규모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에도 한화그룹의 영토 확장이 부각되고 있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 회사 변동 현황을 보면 한화의 계열사 수가 5~7월 3개월 동안 가장 많이 증가했다. 한화는 8개 계열사가 신규 편입되면서 108개에서 116개로 늘어났다. 태양광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사업역량 확대가 두드러졌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SK그룹(219개) 다음으로 계열사가 많다. 사업 재편 작업을 하고 있는 SK그룹은 지난 3개월 동안 계열사 수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그룹 리밸런싱이 진행 중이라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계열사의 흡수합병이 마무리되면 계열사 수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최근 2년 사이 성장세가 가장 돋보인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공정자산이 80조3880억원이었다. 2023년 계열사 수가 96개로 늘어났고, 공정자산도 83조28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그러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2024년 계열사 수와 공정자산이 처음으로 각각 100개, 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공정자산이 112조2463억원으로 집계돼 6위 롯데그룹(129조8290억원), 5위 포스코그룹(136조9650억원)과의 격차가 대폭 줄였다. 포스코와 롯데의 계열사 수는 각각 49개, 96개에 머물고 있다. 한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법인 수가 10대 그룹 중 가장 많다. 한국CXO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한화의 해외법인은 824개로 조사됐다. SK와 삼성이 각각 638개, 563개로 그 뒤를 잇고 있다. 2021년까지 국내 대기업 중 삼성의 해외법인 가장 많았지만 한화가 2022년부터 최다 해외법인 타이틀을 가져왔고, 3년 연속으로 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한화그룹은 한화솔루션 등이 영위하는 태양광 사업으로 인해 여러 국가에 관련 법인을 세운 것으로 분석됐다”고 했다. 한화는 재계 5위 진입을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한화는 굵직한 인수합병 등을 통해 재계 순위를 끌어올린 바 있다. 2015년 삼성그룹의 방산·화학 인수 빅딜을 통해 재계 8위까지 도약했다. 그리고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재계 5위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한화 관계자는 “우주항공, 방산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사업 재편 작업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대기업들이 대체로 속도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한화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계열사 분리가 이뤄지면 아무래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경영 승계 마무리, ‘뉴 한화’ 기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인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경영 승계를 위한 토대도 다지고 있다. 지난달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식 공개매수 작업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지난달 공개매수를 통해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5.2%를 추가로 확보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14.9%로 올라갔다. 이로 인해 한화그룹은 앞으로 한화 삼형제 → 한화에너지 → ㈜한화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전망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 합병해 만들어진 회사다. 김동관 부회장이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은 각각 지분율 25%를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그룹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 제고, 한화에너지 및 ㈜한화 간 사업 시너지 향상을 위한 유의미한 수량을 매수했다”고 자평했다.김동관 부회장은 크게 우주항공, 방산, 그린에너지 세 축을 그룹의 미래 방향성으로 정하며 ‘뉴 한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사업 개편을 단행했고, 수직 계열화를 통해 더욱 역량을 키운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하는 K방산, K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김 부회장은 "K방산처럼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대한민국 자체 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밸류체인 구축으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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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처럼 '잭팟' 터진 LS 구자은의 ‘양손잡이 경영’

LS그룹이 글로벌 장기침체시기에 되레 힘을 내며 전방위적인 투자로 미래 먹거리 선점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력 인프라 구축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는 LS그룹은 기업 밸류업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첫 30조 돌파, 자산가치 2배 성장 청신호 3일 업계에 따르면 LS그룹이 올해 공정자산 3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는 등 성장세가 주목을 모으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 대기업집단 지정 현황’ 결과, LS는 공정자산 규모 31조9650억원으로 재계 순위 16위를 차지했다. LS의 공정자산은 2022년 26조2700억원, 2023년 29조4910억원에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다. 계열사 수는 2023년 59개에서 67개로 증가하는 등 확장성이 주목을 끌고 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기존 전기·전력·소재에 배터리·전기차·반도체를 양손에 쥐고 내실 강화와 외형 확대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다. 구 회장은 지난해 초 신사업에 속도를 내 2030년까지 자산 50조원 그룹으로 성장시킨다는 ‘비전 2030’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맞춰 올해 초에는 2030년까지 총 20조원 이상을 투자해 CFE(무탄소전력) 발전 사업과 배터리·전기차·반도체 신사업을 육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CFE과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파트너’로 성장하겠다는 'LS 비전 2030'은 우리를 지속가능한 미래로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전력 인프라 사업의 호조로 구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의 실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전기차·반도체의 신사업도 주목을 끌면서 ‘2030 비전’ 달성도 현실화되고 있다. 기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서다. LS그룹 관계자는 “업황 호조 등으로 자회사들의 지분 투자가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2030년 50조원 목표 달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는 LS가 영국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과 합작해 영국에 세계 최대 규모의 HVDC(초고압직류송전) 케이블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LS그룹 차원에서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조만간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LS 측은 “현재 해당 투자를 검토 중이다. 향후 확정될 경우 LS그룹 내 자회사 혹은 손자사의 공시사항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글로벌 HVDC 케이블 시장 규모는 2023년 19조원에서 2033년 28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 전력 인프라 구축, 밸류업 최대 수혜 각광 LS그룹의 올해 상승세는 지난해 이차전지를 주도했던 에코프로그룹을 떠오르게 한다. 노후 전력망 교체와 AI 전력망 확대라는 대형 호재가 겹치면서 LS그룹 관련주들이 폭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주사 LS의 주가는 올해 1월 8만원대를 횡보하다 5월 19만원대를 찍는 등 연초 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LS그룹의 계열사 LS일렉트릭, LS에코에너지 등의 주가도 폭등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연초 7만3000원대에서 20만원대로 급등하며 3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LS에코에너지도 연초 1만1000원대에서 4만원대까지 급등하며 3배 이상 뛰었다. 미국 등에서도 호재가 날아들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노후화된 전력망 현대화에 속도를 낸다는 소식이다. 백악관은 지난달 연방정부와 21개주 정부가 에너지 공급에 필요한 전력망 현대화를 위해 협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건설 등이 겹치면서 전력난이 심화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20년가량 전력량의 수요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최근 급증하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 전력망 교체와 신규 전력망 구축 이슈로 향후 5년 동안 전기·전력 사업이 계속해서 호황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LS그룹 계열사의 확장성도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말 상장한 LS머트리얼즈에 이어 LS MnM, LS이링크, LS에코첨단소재, 슈페리어 에식스 등 상장 가능 계열사들이 즐비하다. 이처럼 다양한 사업구조를 가진 LS와 같은 지주사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해저케이블 수요도 폭발적이라서 전기차 배터리처럼 '캐즘(일시적 둔화) 없는 성장'도 부각되고 있다.이상호 LS에코에너지 대표는 지난달 “전기화 시대를 맞아 통신선, 해저케이블 수요가 폴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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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하는 GS '허태수호', 10대 그룹 중 미래 준비 최하위

GS그룹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이 틈만 나면 신사업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함께 정체기에 접어든 ‘허태수호’는 10대 그룹의 지위도 위협받고 있다.10대 그룹 중 나홀로 뒷걸음질 22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1년 사이 공정자산이 감소했다. 이달 공정거래위원회의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 발표에서 GS그룹은 공정자산총액 80조8240억원으로 재계순위 9위에 올랐다. 지난해 81조8360억원에서 공정자산이 1조원 가량 감소하면서 순위가 8위에서 한 계단 내려앉았다. 10대 그룹 중 공정자산이 감소한 기업집단은 GS가 유일할 정도로 뒷걸음질 현상을 보였다.지난해 9위였던 HD현대의 경우 80조6680억원에서 84조7920억원으로 4조원 이상 증가했다. 재계 10위인 농협도 71조4110억원에서 78조4590억원으로 7조원 이상 증가하며 GS그룹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11위 신세계도 62조510억원으로 공정자산을 전년 대비 2조원 가까이 늘리며 10위 진입을 겨냥하고 있다.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운 모두 48개다. 이 가운데 GS그룹의 공정자산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가 1조1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에 나서면서 감소폭이 컸다고 하나 그룹의 99개 계열사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게 뒷걸음질의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GS는 정유·화학·유통·건설 등 여전히 전통적인 산업군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그룹의 실적 성적표를 좌지우지하는 GS칼텍스의 실적에 휘청거리는 구조다. GS는 중심축인 GS칼텍스, GS리테일, GS건설 등이 경기 침체와 함께 저조한 실적을 내면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6838억원으로 전년 대비 58%나 줄었다. 이에 GS의 지난해 영업이익도 3조7179억원으로 전년보다 27.4%가 감소했다. GS리테일은 편의점의 성장성 둔화와 홈쇼핑의 부진으로 올해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GS건설도 지난해 검단신도시 아파트 사고와 수주 악화로 인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GS그룹 관계자는 “여전히 정유와 화학, 유통, 건설의 비중이 높아서 이들 계열사의 실적에 따라 희비가 갈린다”고 말했다. 허태수 벤처 투자 강조, 미래 먹거리 급구 대기업집단은 잠재력 있는 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과감한 투자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운다. 범 LG가인 LG그룹과 LS그룹은 이 같은 성장 방식을 통해 공정자산 규모를 늘렸다. 재계 4위 LG그룹은 공정자산이 6조원 이상 늘었고, 재계 16위 LS그룹도 1조5000억원가량 커졌다. 그렇지만 GS는 인수보다 매각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모양새다. 먼저 GS칼텍스는 실탄 확보를 위해 주유소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GS칼텍스가 55개의 주유소(수도권 18곳, 비수도권 37곳)를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유소 매각을 통한 자산 유동화 작업으로 신사업을 위한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GS리테일도 지난해 디자인 전문 쇼핑몰 ‘텐바이텐’ 사업을 매각했다. 2013년 160억원에 매입했던 텐바이텐은 코로나19 이후 적자의 늪에 허덕이는 등 경영이 악화됐다. 이로 인해 GS리테일은 수익 개선을 위해 200여억원의 손실을 보면서 텐바이텐을 정리했다. 또 GS리테일은 지난해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인 GS프레시몰도 정리했다.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나지 못한 GS리테일은 비용 절감을 위해 오프라인에 집중하기로 했다. 부동산 침체와 신용도 강등으로 위기에 봉착한 GS건설도 자금줄 확보를 위해 자회사인 수처리업체 GS이니마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GS이니마는 기업공개(IPO)까지 고려했던 자회사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소수 지분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차입금 해소 등에 나설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허태수 회장은 미래를 대비해 신사업 발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 1일에는 미국 시애틀에서 ‘해외 사장단회의’를 개최하며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기도 했다. 허태수 회장은 “사업환경이 크게 동요하고 있지만 움츠러들기만 하면 미래가 없다”며 “오히려 내부 인재를 키우고 사업 혁신을 가속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 현장을 찾은 허 회장은 처음으로 실리콘밸리에 있는 GS그룹의 벤처투자법인 GS퓨처스를 찾아 신사업 역량을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GS가 전기차 충전, AI, 산업바이오, 폐플라스틱·배터리 리사이클, 헬스케어 5가지 분야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23 07:00
산업

단숨에 재계 15위로, LX 구본준 HMM보다 군침 도는 매물 있을까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인 HMM을 두고 LX그룹을 비롯해 하림그룹과 동원그룹이 3파전을 벌이고 있다. 5조원 이상의 매각 단가는 부담이지만 단숨에 재계 순위를 10위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외형 확대와 신사업 동력 확보에 적극적인 LX그룹이 국내 유일 국적선사인 HMM 인수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LG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에 성공한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HMM 매물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LX그룹은 LG그룹의 의존도를 낮추고 독자적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에 구 회장은 계열분리 이후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인 바 있다. LX그룹의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은 한글라스(한국유리공업)와 포승그린파워를 각각 5925억원과 850억원에 인수했다. 또 LX세미콘은 차량용 반도체 설계사인 텔레칩스의 지분 10.93%(267억원)를 확보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구본준 회장은 1조원 이상 규모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나서기도 했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삼성전자에 이어 OLED용 디스플레이 구동 집적회로(DDI) 세계 시장점유율 2위 업체다. 계열분리 이후 ‘1등 DNA와 개척 정신’을 강조했던 구 회장이기에 HMM은 최적의 매물로 꼽히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재계 순위에서 44위에 오른 LX는 HMM 인수에 성공한다면 단숨에 재계 15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게 된다. 재계 순위 19위인 HMM의 공정자산은 25조7880억원에 달한다. LX의 공정자산은 11조2730억원이다. 구 회장은 LX그룹 출범과 함께 “우리 안엔 ‘1등 DNA’와 세계를 무대로 하는 개척 정신이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가 가진 1등 DNA를 LX 전체에 뿌리 내리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끈질기게 실행함으로써 국내 시장을 뛰어넘어 세계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LX그룹에서 물류 사업은 핵심 축으로 꼽히고 있다. LX가 국적선사인 HMM까지 인수한다면 국내 최대 종합물류회사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물류 관계사인 LX인터내셔널, LX판토스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LX그룹에서 HMM의 인수전의 주체는 종합상사인 LX인터내셔널이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 HMM 매각 측은 지난 4일 LX인터내셔널을 비롯해 동원산업과 하림·JK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적격 인수 후보로 선정해 통보했다. LX그룹의 70% 비중을 차지하는 LX인터내셔널은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 M&A 후보를 끊임없이 물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도 “새로운 수익원과 성장동력 육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인수 주체로 LX인터내셔널이 나서고 있지만 이번 인수 건은 5조원 이상의 빅딜이라 총수가 직접 나서고 그룹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사안이다. 인수자금 확보가 최대 관건이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이 보유한 지분 확보를 위해 최소 5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그룹의 자금 동원력이 인수전의 핵심이다. LX의 경우 보유 현금성 자산이 2조4000억원 수준으로 경쟁 3사 중에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형 빅딜의 경우 총수가 직접 진두지휘하며 결단을 내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부족한 자금 확보를 위해 LX가 LG그룹의 도움을 받거나 컨소시엄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 현금성 자산의 경우 재계 27위인 하림은 1조6000억원, 재계 54위인 동원은 6000억원 수준이다. LX인터내셔널 등 인수전 참여 3개사에 대해 매각 측은 내달부터 2개월간 실사 기회를 부여하고 이어 본입찰을 진행한 뒤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LX 관계자는 “아직 입찰이 시작되기도 전이라 얘기를 꺼내는 것이 조심스럽다”며 “대형 빅딜이 맞지만 현재까지는 그룹이 아닌 LX인터내셔널에서 인수와 관련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2 06:59
산업

[IS리포트] '독한 LG'로 새 시대 활짝…구광모 5주년 발자취와 과제

LG그룹의 새로운 시대를 활짝 연 구광모 회장이 취임한 지 어느덧 5년이 지났다.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에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밝혔다는 평이다. ‘독한 LG’로 변모한 LG의 현주소와 구광모 회장의 지난 5년 발자취를 들여다봤다. 매출·영업이익·시총 트리플 업 29일 구광모 회장은 취임 5주년을 맞았다. 구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뒤 가시적인 성과를 냈던 LG그룹이다. 구본무 전 회장의 별세로 갑작스럽게 수장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켰다는 평이다. 취임 당시인 2018년 6월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시총 모두 놀라운 성적표를 받았다. LG그룹의 주요 계열사(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지투알) 매출은 2019년 138조1508억원에서 2022년 190조2925억원으로 37.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6341억원에서 8조2202억원으로 77.4%나 증가했다. 전자, 통신, 화학 등 주력사업 부문에서 견고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LG가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 자동차 전장, OLED 등의 사업도 성장세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AI(인공지능), 바이오, 클린테크 등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을 이어가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시총 분야에서 더욱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취임일인 2018년 6월 29일 기준으로 LG그룹의 시총은 88조1000억원이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257조5000억원까지 성장해 3배 가까이 불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발표한 공정자산 총액도 123조1000억원에서 171조2440억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배터리 부문 성장이 눈에 띈다. LG화학의 이차전지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출범시킨 LG에너지솔루션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시총이 껑충 뛰었다. 이를 위해 구 회장은 최측근인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공을 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전자에 이어 시총 순위 2위를 차지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역시 연매출 25%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배터리 분야 수주 잔고가 385조원에 달한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올해 배터리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33%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2의 반도체’로서의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구광모 주도한 ‘독한 LG’취임 5년 동안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고도화가 눈에 띈다. 특히 부진한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독한 LG’를 주도한 구 회장의 행보가 시선을 끌었다. LG는 2019년 LG디스플레이 조명용 OLED와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사업을 정리했다. 2020년에는 LG화학 편광판 사업을 매각했다. 2021년에는 더욱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을 철수하며 사업을 정비한 것이다.휴대폰 사업은 백색가전과 함께 LG전자의 대표적인 사업이었다. 그러나 구 회장은 휴대폰 사업이 적자 늪에 허덕이자 과감히 청산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휴대폰 사업 철수가 구광모 회장 취임 5년 동안 가장 인상적인 리더십이었다”며 “오너의 과감한 결단이 없이는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철수였다”고 평가했다. 2022년에는 LG전자 태양광 패널 사업도 정리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냈다. 이 같은 ‘독한 LG’ 행보로 얻은 여력을 통해 OLED, 배터리, 자동차 전장 등 성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시장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특히 구 회장이 취임 때부터 지속적으로 밀고 있는 자동차 전장 부문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LG전자의 전장 부품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 부문은 지난해 매출 8조6496억원, 영업이익 1696억원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데다 LG전자 전체 매출의 10% 이상으로 올라오는 등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회사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삼각편대’를 앞세워 전장 부품 사업을 육성해 나가고 있다. 특히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의 올해 전장 분야 수주잔고가 1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고객가치와 ‘ABC’ 미래 방향성 구 회장은 취임 후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고객가치’를 제시한 후 5년 동안 일관되게 이를 전파하고 있다. LG가 1990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의 뜻을 이어받았다. 고객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감동을 주는 것, 남보다 앞서 주는 것,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으로 현재 시점에 맞는 새로운 LG만의 고객가치를 정의하고 있다. 구 회장은 해마다 신년사를 통해 구체화된 고객가치 경영철학을 구성원들에게 알렸다. 2020년에는 고객가치 실천의 출발점으로 고객 페인 포인트(고객이 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이듬해에는 고객 초세분화(마이크로 세그멘테이션)를 통해 고객을 더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2022년에는 한 번 경험하면 다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가치 있는 고객경험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는 “고객가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LG인들이 모여 고객감동의 꿈을 계속 키워나갈 때 LG가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영속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며 구성원이 주인공이 돼 만드는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또 구 회장은 고객가치 관점에서 미래 준비도 하고 있다. LG는 고객가치를 혁신하고 새로운 고객경험을 전하기 위한 미래 성장동력으로 ‘ABC(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AI 분야에서는 2022년부터 5년간 3조6000억원을 투자해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엑사원 및 AI 관련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초거대 AI를 통해 계열사의 난제 해결을 도와 새로운 고객경험 혁신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LG화학은 2022년부터 5년간 1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해 바이오 기술 확보에 나선다. 그 일환으로 올 1월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 신장암 치료제를 보유한 아베오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이 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한 첫 사례다. 또 LG는 신재생 에너지 산업소재, 폐배터리 재활용, 전기차 충전 등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1조8000억원을 투자하며 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압도적 경쟁력 확보와 인재 양성 과제 지속가능한 성장과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숙제도 적지 않다. 압도적 세계 1위 경쟁력을 키우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LG가 세계 1위로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는 건 ‘백색가전’이 유일하다는 평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1위를 지키고 있는 휴대폰, 반도체 등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며 “LG는 압도적인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애매한 측면이 있다. 전기차 배터리도 경쟁이 치열한 분야이기 때문에 더 공격적인 행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적에서도 영업이익 부문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2021년 16조원까지 올랐던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영업이익이 2022년 경제 한파와 함께 8조2202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5년간 조직 장악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힘을 쏟았다면 이제 영업이익이라는 수치로 지속성장을 증명해야 한다. 인재 양성도 중요하다. 세계 일류 경쟁력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확보가 필수고, 이는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오일선 소장은 “결국 지속적인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는 인재 확보가 필수”라며 "삼성, SK와 인재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당근책과 미래 비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6.30 07:00
산업

SK 핵심 동력·투자·가치, 에너지 아닌 반도체로 중심 이동

SK그룹이 미래의 핵심 동력으로 'BBC'를 강조하고 있다. BBC는 반도체(Chip)와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를 뜻한다. 그중 C인 반도체에 단연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의 매출 무게 중심이 에너지에서 반도체로 이동하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SK에너지가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SK그룹 관계자가 “유가의 영향을 크게 받는 SK에너지의 매출에 따라 그룹의 매출 규모가 20조~30조원 차이가 나기도 한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최근 176개의 SK그룹 계열사 중 SK하이닉스의 매출 비중이 그룹 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매출은 2019년 27조원에서 2020년 32조원 수준으로 성장하더니 지난해 매출은 43조원에 육박했다. 반면 SK에너지는 2020년 20조1600억원에서 2021년 29조5971억원을 기록했다. SK에너지는 올해 유가 상승 등으로 정제 마진이 대폭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내고 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SK그룹의 영업이익 성적표를 보면 SK하이닉스가 SK에너지보다 높게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영입이익이 1조5352억원에 달했던 반면 SK에너지는 9087억원에 머물렀다. SK하이닉스의 가치는 SK그룹이 발표한 사회적 가치(SV)에서도 부각되고 있다. SK가 지난 5월 발표한 그룹의 사회적 가치 창출액 중 SK하이닉스가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2021년 SK그룹의 18조4000억원 중 SK하이닉스는 9조4173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 2020년 4조8887억원 대비 93%나 급등했다. 특히 경제 간접 기여성과에서 지난해 SK하이닉스가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김윤욱 SK하이닉스 부사장은 “2019년부터 4년째 사회적 가치 성과를 발표하며 투명하게 소통하고 있다. 회사의 사회적 가치 창출 중장기 목표인 ‘SV 2030'의 실행력을 높이고 ESG 경영을 강화해 인류와 사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이 지난달 발표한 SK그룹의 5년 투자 계획에서도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분야 투자가 돋보인다. 2026년까지 247조원 투자 계획 중 반도체와 소재 분야에 가장 많은 142조2000억원을 쏟아붓는다.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12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4곳을 증설해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할 예정이다. 10일부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리는 ‘2022 SK 글로벌 포럼’에서도 SK그룹의 반도체 성장전략이 중점적으로 논의된다. SK하이닉스와 SK실트론은 반도체와 소재 분야 경쟁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 그룹 미팅을 개최한다. 반도체 전문가를 초청, D램과 낸드플래시, SoC(시스템 온 칩)와 패키징 분야의 최근 기술 및 R&D 동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뒤 SK와의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미국 인텔의 낸드사업부를 인수한 뒤 새너제이에 낸드 사업을 지속할 자회사(솔리다임)를 설립했다. 이어 실리콘밸리에 반도체 R&D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미국 내 반도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1년 대기업집단 순위(공정자산 기준)에서 처음으로 국내 2위에 올랐다. 여기에도 SK하이닉스가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반도체의 호황으로 매출이 11조원 상승했고, 인텔 낸드사업부(10조원)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자산 21조원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SK그룹 반도체 계열사의 자산가치는 2012년 21조원에서 2021년 89조5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SK그룹은 291조9690억원으로 현대차(257조8450억원)를 따돌리며 삼성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6.09 07:01
경제

정지선·정교선 형제의 공격적 M&A…현대백화점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 겨냥

현대가 3세 중 가장 먼저 경영 체제가 안정된 곳이 바로 현대백화점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2007년 35세 젊은 나이에 지휘봉을 잡았고, 동생 정교선 부회장과 함께 ‘형제 경영’를 구축하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최근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신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10년 간 2조4000억 투입, 공격적 M&A로 영역 확장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홈리빙·인테리어 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글로벌 온라인가구·매트리스 기업인 지누스 인수로 역대 그룹의 최대 규모의 M&A를 성사시켰다.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22일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경영권 포함)를 7747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지분 인수와는 별도로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3공장 설립 및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1200억 원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도 체결했다. ‘아마존 매트리스’라 불리는 지누스에 사실상 9000억 원에 가까운 투자를 한 셈이다. 국내 최대 리빙·인테리어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퀀텀 점프’를 겨냥하고 있는 정지선 회장의 복안이 실린 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정지선 회장은 아버지 정몽근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나자 그룹을 이어받았다. 2008년 공식 취임한 뒤 행보는 공격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그룹의 경영 파악이 마무리된 뒤 젊은 패기를 앞세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12년 패션 기업 한섬 인수를 신호탄으로 거침없는 투자를 이어나갔다. 당시 여성복 1위 업체인 한섬을 인수하기 위한 4200억 원 통큰 투자는 큰 화제를 모았다. 이어 그해 가구업체 리바트를 인수했다. 2016년에는 면세점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8년에는 종합 건자재 기업 한화L&C를 인수하며 리빙·인테리어 사업을 강화했다. 2020년에는 SK바이오랜드를 통해 뷰티·헬스케어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 2021년 기업 복지 서비스 업체인 이지웰 인수에 1250억 원을 투자했다. 그리고 ‘온라인 매트리스 1인자’인 지누스에 8947억 원을 베팅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지난 10년간 8곳의 기업을 인수하며 약 2조4000억 원의 거금을 쏟아 붓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SK네트웍스와 인수 경쟁 끝에 지누스를 품는 등 8개의 인수 기업 중 3곳이 리빙 사업이다. 리빙·인테리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정지선 회장은 현대백화점 지분 17.09%로 최대주주다. 현대그린푸드 지분도 12.7%를 갖고 있다. 동생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의 최대주주로 23.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백화점의 지분 12.05%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 같은 지분 관계로 인해 백화점·유통은 정지선 회장, 비유통은 정교선 부회장이 경영을 지휘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둘이 합심해서 그룹을 이끌어나가는 등 이상적인 '형제 경영'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모두 현대백화점의 사내이사다.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가 모두 연계되어있기 때문에 리빙·유통·패션·식품 사업, 백화점과 홈쇼핑 등의 플랫폼을 함께 이끌어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 도약, 2030년 40조 시대 겨냥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회사의 역사를 담은 '현대백화점그룹 50년사'를 발간하고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1971년 현대그룹 임직원들의 복지와 단체급식, 작업복 지원 등을 담당한 '금강산업개발'로 출발했다. 이어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며 본격적으로 유통업에 뛰어들었고, 2000년 회사 이름을 지금의 현대백화점으로 바꿨다. 2001년에는 TV 홈쇼핑 사업권을 획득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2010년 장기 목표를 담은 '비전 2020'을 발표한 이후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으로 유통에 이어 패션, 리빙·인테리어까지 사세를 넓히고 있다. 정지선 회장은 미래 청사진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고객에게 가장 신뢰받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공동의 이익과 가치 창출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 등 3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맞춤형 성장전략을 수립했다. 또 기존 사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신사업에도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유통·패션·리빙인테리어를 3대축으로 성장해온 현대백화점그룹은 2010년 7조8000억 원의 그룹 매출이 2020년 20조 원까지 불어났다. 재계 순위(공정자산 기준)도 2010년 30위에서 지난해 21위까지 상승했다. 정지선 회장은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해 내기 위해 ‘비전 2030’을 수립하게 됐다”며 “비전 2030은 앞으로 10년간 그룹이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와 사업 추진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반세기 동안 숱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해온 저력을 바탕으로 비전 2030을 지렛대 삼아, 100년 이상 지속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With Your Life, Better Your Life(고객의 생활과 함께하면서 더 나은 가치를 제공)’를 사업 방향성으로 제시하고 있다. 의·식·주·문화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있어 고객의 가치를 높이고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제안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다. ‘계열사별 맞춤형 성장전략’과 ‘그룹 사업 다각화 전략’을 투 트랙으로 추진해 그룹 매출 규모를 40조 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리빙 사업 부문의 매출 증가가 돋보인다. 지누스의 인수로 그룹의 리빙 사업 부문 매출은 3조6000억 원 수준으로 커진다. 2030 비전에서 제시한 리빙 사업 매출 2021년 2조5000억 원에서 2030년 5조 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에 차츰 다가가고 있다. 가장 비중이 큰 유통 부문의 경우 2030년까지 29조 원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40조 원 달성을 위해서 공격적인 사업 확대가 필수다. 정지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같은 과녁을 향해 정확히 쏘는 것보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노력이 쌓일 때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외부의 경쟁적 경합보다 협력과 연결로 가치의 합을 키워나가야 한다”며 새로운 소비 주체의 변화된 요구를 찾는 노력을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01 07:00
경제

롯데 그룹 시총 12위로 하락...혁신으로 반등할까

재계 5위 롯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공정자산(자산총계) 대기업 순위에서 5대 그룹을 유지하고 있지만 그룹 시가총액에서 이미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시총이 미래 기업의 가치 총합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시총 순위가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기점으로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9년 말 롯데그룹의 시총 순위는 삼성, SK, 현대차, LG에 이어 5위를 유지했다. 2018년 롯데그룹의 시총은 28조5000억원에 달했다. 2019년에 그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시총 합계 20조6700억원대로 포스코와 함께 5, 6위 자리를 다퉜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유통과 쇼핑, 호텔 등의 사업이 흔들리며 롯데그룹의 시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은 신사업 등을 통해 미래 가치를 인정받으며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반면 롯데는 미래 준비 부족 등의 이유로 외면받았다. 그 결과 2020년 10대 그룹 중 시총이 감소한 곳은 롯데그룹이 유일했다. 2020년 2월 롯데의 시총은 18조5600억원대로 쪼그라들며 포스코, 한화, 신세계, GS, 현대중공업에 밀리며 그룹 시총 순위 10위까지 떨어졌다. 2022년 1월 기준 롯데그룹 시총은 19조2600억원대로 다소 회복했지만 순위는 12위까지 미끄러졌다. 그 사이 IT 기업의 양대산맥인 카카오와 네이버는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으며 급속도로 시총 규모를 키웠다. 카카오가 87조원대로 5위, 네이버가 54조원대로 6위로 순위를 대폭 끌어올렸다. 롯데의 인기는 코스피 시총 순위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화학 분야를 대표하는 롯데케미칼이 7조4000억원대로 그룹의 상장 10개 기업 중 시총 규모가 가장 크다. 하지만 시총 52위에 불과하다. 다음으로 시총 규모가 큰 계열사는 지주사인 롯데지주로 2조9800억원으로 104위에 머물러있다. 롯데를 대표했던 상장사인 롯데쇼핑은 2조4000억원대로 줄어들어 123위로 처졌다. 롯데쇼핑은 2010년 말에는 13조7000억원 규모였는데 시총 규모가 82% 가량 급감했다. 특히 롯데쇼핑은 유통 라이벌인 신세계에 마저 시총 순위에서 밀렸다. 신세계는 2조5600억원대의 규모다. 지난 9일 CEO스코어가 2021년 3분기 결산기준을 합계해 조사한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롯데는 삼성, SK, 현대차, LG에 이어 5위를 유지했다. 공정자산 면에서 시총 5, 6위인 카카오와 네이버를 압도한다. 카카오는 공정자산 규모 기준으로 22위, 네이버는 34위에 불과하다. 국내 4대 그룹의 경우 시총과 공정자산 기준 사이의 괴리감이 크지 않다. 그러나 롯데의 경우 재계 5위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미래 가치와 잠재력에 대한 평가가 높지 않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런 위기감에 ‘순혈주의’마저 버리며 미래를 대비한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그는 상반기 사장단 회의에서 “과거의 방식으로 일하는 것으로 우리가 꿈꾸는 미래를 만들 수 없다. 새로운 방식으로 일하고 혁신의 롯데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신세계의 경우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등 구조적인 개선 속도가 한 발짝 빨리 이뤄지고 있지만 롯데는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고전하고 있어 신동빈 회장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한샘과 미니스톱 등을 인수하고 외부인사를 수혈하는 등 쇄신을 진행하고 있지만 턴 라운드를 위한 확실한 흐름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18 07:01
경제

재계 2위 SK 최태원, 삼성 따돌린 금메달 분야는

삼성그룹은 매출과 영업이익, 시총 등에서 독보적인 재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재무건전성과 계열사 수 분야에서는 SK그룹이 삼성그룹을 제치고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지표는 경영 성과뿐 아니라 미래 성장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관심이 쏠린다. SK, 4대 그룹 중 재무건전성 금메달 16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10대 기업 중에서도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100%)이 가장 낮다. 부채비율이 낮을수록 은행에서 빌린 돈(타인자본)보다 자기자본이 많아 재무건정성이 좋다는 의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15일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상위 4개 그룹의 경영 실적(2020년 기준)을 토대로 부채비율과 매출 등의 순위를 공개했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삼성그룹이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부채비율에서만 SK가 71.31%로 선두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LG 95.65%, 현대차 100.56%, 삼성 144.01% 순이다. 통상적으로 시장에서는 부채비율 200% 이하면 재무건정성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4대 그룹의 경우 모두 재무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10대 그룹 중 한화그룹의 부채비율이 273.7%인 점을 고려하면 상위 4개 그룹의 재무 안정성이 준수하다. 제조업에서 부채비율이 400% 이상 넘어가면 위험군으로 평가받는다. 부채비율은 경영 성과와도 연동된다.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는 등 경영을 잘해야만 은행 빚을 갚는 등 살림살이가 개선된다. 이익 축적으로 곳간이 풍성해지면 자본은 증가하는 대신 부채는 감소하게 되는 이치다. SK그룹에 편입된 지 10주년을 맞은 SK하이닉스가 전체 부채비율 감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SK그룹에서 덩치가 큰 SK하이닉스는 순이익이 14%가 넘을 정도로 잘 벌고 있다. 그룹의 자본 증가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 42조997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12조4103억원에 달한다. 반면 부채비율은 37% 수준으로 아주 낮다. SK그룹 관계자는 낮은 부채비율에 대해 “계열사들이 자율경영을 통해 재무건정성을 높이면서 부채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태원, 문어발식 확대 공격적인 경영 SK는 4대 그룹 중 계열사 수가 단연 최다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176개로 대기업집단 중 1위를 차지했다. LG와 삼성,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와 비교하면 100개 이상 차이다. LG 72개, 삼성 60개, 현대차 57개다. 최태원 회장 취임 이후 SK그룹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1998년 최 회장의 취임 당시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42개로 삼성(62개), 현대(61개), LG(53개)보다 적었다. 그러다 SK그룹의 계열사는 최 회장의 취임 10년째 되는 2008년에 88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2018년 처음으로 계열사 100개 시대를 열었다. 이후 계속 확장세를 이어간 SK는 2020년 125개에서 올해 2월 1일 기준으로 170개를 넘겼다. 최 회장 취임 24년 동안 SK그룹의 계열사 수는 무려 134개나 증가했다. 계열사 수 증대는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연결된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승계받은 당시 내수 중심의 기업에 불과했다. 하지만 현재 수출 기업으로 탈바꿈하면서 재계 순위도 현대차를 밀어내고 2위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공정자산(비금융회사의 자산총액+금융회사의 자본총액)에서 SK는 270조7470억원으로 250조140억원의 현대차를 밀어내고 재계 2위로 올라갔다. 역시 SK하이닉스의 공정자산 증가가 SK그룹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전년도 64조710억원에서 75조439억원으로 11조3329억원(17.7%)이나 자산이 증가했다. 잠재력 있는 기업을 계열사로 끌어들이고 경쟁력 또한 강화시키면서 그룹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3조5000억원)과 지주사 SK(2조4000억원), SK에너지(1조8000억원)의 자산도 1년 새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오일선 소장은 “계열사 증가는 SK그룹의 성장성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룹 측면에서 이전 회장들보다 최태원 회장의 업적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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