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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이복현 금감원장 "가계대출 관리 과정 불편드려 사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가계대출과 관련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사과했다.17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 정부와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고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해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가계대출 관리 과정에서 국민께 불편을 드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정부 정책과는 우리 경제팀 내에 다 협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관련 메시지라든가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라며 "정부 내에 엇박자가 있다는 말씀은 아니라고 제가 답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그러면서 "7~8월 가계대출 쏠림 같은 경우에는 과점적 형태의 은행 시장이 작동을 제대로 안 한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저희가 감독행정 범위 내에서 과거 포트폴리오 관리계획을 제출한 것에 맞춰 연내 관리해 달라고 요청한 의도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다만 그 과정에서 보시기에 불편한 부분이 있거나 은행이라든가 소비자들이 힘드셨다면 제가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0.17 11:27
금융·보험·재테크

'대출비리 후폭풍', 우리금융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발목 잡나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후폭풍에 우리금융그룹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융당국이 엄정한 제재를 예고한 가운데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 인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인수와 관련해 최종 칼자루를 쥐고 있는 금융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양생명·ABL생명 패키지 인수의 변수 우리금융은 28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로 했다. 총 인수 가액은 1조5494억원에 달한다. 동양생명은 국내 22개 생보사 가운데 수입 보험료 기준 6위의 회사다. 지난해 총자산 33조원, 당기순이익 2000억원을 기록했다. ABL생명은 업계 9위로 총자산 17조원, 당기순이익 800억원 수준이다. 우리금융은 비은행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는데 증권사 인수에 이어 이번에는 대형 보험사 인수에 나서고 있다. 동양생명·ABL생명의 최대 주주인 다자보험과 지난 6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우리금융은 2개월 동안의 실사를 통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이후 다자보험 측과 가격 등 거래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이날 주식매매계약을 했다. 하지만 실사를 진행하던 중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적정 대출 사건이 터지면서 인수에 적지 않은 부담감을 주고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우리은행은 2020년 4월 3일부터 올해 1월 16일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이나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350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부당대출과 관련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지탄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그간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있어 경영진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우리금융지주·은행은 대규모 부적정 대출 취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는 우리은행 대출비리 의혹과 관련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과 강남구 선릉금융센터 등 사무실 8곳, 관련자 주거지 4곳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대출비리 사건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게 일자 우리금융도 인수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라 납작 엎드리는 분위기다. 임종룡 회장은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와 관련해 “이제 계약서에 서명한 것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사업계획의 수립, 금융당국의 승인 등 많은 절차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관계자도 “아직 남아있는 심사 절차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수사기관 압박에 임종룡·조병규 ‘책임론’ 부상 우리금융은 전 금융위원장을 역임했던 임종룡 회장이 선임되면서 ‘관치금융’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이 자신들이 사실상 선택한 수장에 대해 ‘철퇴’까지 내릴 수 있을지 관심사다. 특히 이번 우리은행의 대출비리 사건은 금감원이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 작업 과정에서 나온 터라 엄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금감원은 금융사고 발생 시 최고경영자(CEO)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강력하고 추진하고 있는 시점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사건과 관련해 “그간 금감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추진해 온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노력이 심각하게 훼손된 것”이라며 “이번 대규모 부적정 대출과 관련해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 대응 절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반적 내부통제 미작동을 매우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이복현 금감원장도 엄정한 조치를 예고해 현 경영진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는 지난 25일 KBS에 출연해 "명확하게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도 현 경영진을 정조준하고 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대출 서류 진위확인을 누락하거나 담보·보증을 적정하게 평가하지 않았고, 대출을 받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등도 용도에 맞지 않게 대출금을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 12일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냈던 임종룡 회장은 검찰의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다시 한번 입장을 냈다. 그는 이날 "어제 우리은행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다. 조사 혹은 수사 결과가 나오면 저와 은행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그에 맞는 조치와 절차를 겸허하게 따르겠다"며 "전적으로 저를 포함한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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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시선] 1위 KB금융 새수장 양종희, 정부의 '재갈 물리기' 벗어날 수 있을까

국내 리딩금융 그룹인 KB금융지주가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10년 가까이 KB금융그룹을 이끌었던 윤종규 회장이 물러나고 양종희 회장 체제로 새 출발을 알리고 있다. 양 회장은 21일부터 공식적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20일 국내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들의 간담회부터 참석하며 외부 공식 일정에 돌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과 야당의 ‘횡재세’ 발언으로 ‘은행 때리기’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상생금융을 도모하는 자리여서 양 회장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KB금융그룹은 업계 1위이니 만큼 표적이 될 수밖에 없는 위치다. 정부는 금융당국을 내세워 은행권의 ‘재갈 물리기’를 위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처럼 ‘관치 금융’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양 회장의 최우선 과제는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입지 유지로 요약된다. 국내 1위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이고 대표 금융그룹으로서 소신 있는 우직한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 일각에서는 KB금융이 ‘관치 금융’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직속 후배인 허인 부회장 대신 양 회장을 낙점했다는 시각도 있다. 관치 금융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국내 5대 금융 중 가장 비중이 큰 KB금융을 휘두를 수만 있다면 금융정책을 뜻대로 밀어붙이기가 수월해진다. 이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을 정부 인사로 채운 상황이다. 정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성장했던 우리금융, NH농협과는 달리 KB금융은 독립적인 사기업으로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업이 ‘허가제’라 당국의 입김에서 온전히 자유로울 순 없지만 그래도 KB금융은 독자적인 시스템 하에 운영됐다. 이번 KB금융그룹 회장 선임 과정에서도 금융감독원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경영승계 절차의 가이드라인 적용이 화두가 됐다. ‘회장 후보군을 먼저 정하고 평가 기준을 정했다’는 지적 등이 있기도 했지만 회장 선임 작업이 큰 잡음 없이 마무리돼 외부 개입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금융당국은 ‘이자 장사’를 빌미로 끊임없이 ‘재갈 물리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20일 2023년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을 발표하면서 1~3분기 국내은행의 누적 이자이익이 44조2000억원이라며 역대 최대 규모라는 자료를 냈다. 또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의 점포 폐쇄와 관련해서도 KB국민은행을 콕 집었다. 올 한 해 동안 영업 점포 수가 83개 줄었는데 KB국민은행의 통폐합 점포 수가 62개로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2020년 이후 600개의 은행 점포가 사라졌다”며 금융소외를 우려했다. 결국 이런 금감원의 태클로 인해 은행 점포의 통폐합 절차가 이전보다 복잡해졌다. 이로 인해 대규모 희망퇴직 실시 등으로 디지털 전환 시대를 대비했던 은행권의 미래 전략에도 제동이 걸렸다. 양 회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KB금융지주 이사회와 윤 회장이 추진해온 주주환원 확대 정책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고 더 발전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취임 일성처럼 서민을 위한 상생금융을 실천하고, 주주들을 위해 흔들림 없이 기존의 기조를 유지하며 수익구조를 발전시켜야 한다. 이제부터 양 회장이 왕관의 무게를 짊어져야 하는 시간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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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연내 은행 독과점 완화 대책 발표...횡재세는 부정적

정부가 연내 은행 독과점 완화 대책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10일 정부와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은행 독점구조 개선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정리해 연내 은행 독점 완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개선 방안에는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해 시중금리를 낮추고, 신용등급이 낮은 저신용자나 사회 경력이 오래되지 않은 청년들이 고금리로 내몰리지 않도록 금융 인프라를 확충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이미 정부는 올해 상반기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허용, 은행 성과급 공시, 대출 갈아타기(대환 대출) 지원 등의 개선 방안을 발표했고, 연말까지 최대한 신속하게 후속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정부 일각에서는 은행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예대금리차)를 일정 비율로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이는 가계부채 확대 우려와 정부가 금융시장에 개입한다는 '관치금융' 논란을 의식해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대통령실과 정부는 더불어민주당이 은행을 상대로 도입하겠다고 주장한 이른바 '횡재세'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횡재세란 과도하게 초과했다고 보는 기업 이윤에 매기는 세금이다. 정유회사나 은행 등 독과점 기업들은 사회 구조적으로 이윤을 얻는 측면이 있는 만큼, 초과 이익에 대해 추가로 세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유럽 일부 국가에서 도입됐다.그러나 정부는 횡재세가 우리 법인세 체계에 맞지 않고, 시장경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업의 이익을 좇아가며 그때마다 횡재니 아니니 하며 얼마를 더 내라고 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도 경제 기본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초과이윤에 추가 세금을 매기기보다는 은행 등 기업들이 초과이윤을 거둘 수 있었던 근본적 원인인 독점 구조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미다.윤석열 대통령 역시 은행의 독과점 구조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일종의 독과점이기 때문에 '갑질'을 많이 한다"면서 "우리나라 은행의 이런 독과점 시스템을 어떤 식으로든지 경쟁이 되게 만들어야 한다. 은행의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했다.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은행의 초과이윤에 횡재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1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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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호 6개월, 우리금융 미래 전략은 없다

우리금융그룹의 ‘임종룡호’가 출항 6개월을 맞았다. ‘관치 논란’ 등의 이슈에도 임종룡 회장은 지난 3월 취임 후 ‘조직 쇄신’과 ‘외형 확장’ 등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렇지만 우리금융그룹의 현주소는 올해 5대 금융 중 실적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임종룡호’의 참담한 성적표는 최악의 실적과 답보 상태에 빠진 M&A, 연대 코드인사로 집약된다. 당기순이익, 디폴트옵션 적립금 모두 꼴찌 1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에 NH농협에마저 뒤처져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우리금융은 1·2분기에 5대 금융 중 당기순이익 부문에서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았다. 하나금융과 업계 3위 싸움을 벌였던 우리금융이지만 이제는 NH농협금융에 4위 자리마저 내주며 5위까지 밀린 형국이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5386억원으로, NH농협금융(1조7058억원)에 1700억원 가량 뒤진 실적을 거뒀다. 상위 3개 금융그룹은 모두 상반기 당기순이익 규모가 2조원을 넘겼다. 특히 유가증권 수수료와 외환 파생관련 상품 등의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5대 금융 중 우리금융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6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나 감소했다. 하나금융이 1조3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나 증가한 것과는 대조되는 성적표였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우리금융은 5대 금융그룹 중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다.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우리금융의 우리은행 의존도는 96%에 달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각 62%, 64%로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높은 편이다. 주력인 은행에서 기민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하지만 이마저도 타사에 밀리고 있다. 은행들이 7월부터 힘을 줬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취급액과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 부문에서도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으로 50년 만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 부문에서 전체 8조3000억원 중 우리은행은 1000억원에 머물렀다. 농협은행 2조8000억원, 하나은행 1조7000억원과는 대조를 이뤘다. 신한은행의 경우 만 34세 이하라는 연령 제한을 뒀기 때문에 100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은행의 경우 5대 은행 중 가장 늦게 50년 만기 주담대를 취급하는 등 수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사실상 50년 만기 주담대의 끝물이었던 지난 8월 14일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은행 관계자는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중점을 두면서 우리은행이 사업에 의욕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라며 “경영진이 교체되면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가 걸리거나 신중모드로 지켜보는 양상이 드러나는데 우리은행의 경우 후자의 흐름”이라고 했다. 고용노동부가 8월 말 공개한 디폴트옵션 상품 적립액 부문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100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등 고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디폴트옵션이 본격 시행되면서 고객 모시기에 혈안이지만 우리은행은 잠잠한 편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적립금이 타사에 비해 떨어지는 건 사실”이라며 “디폴트옵션과 관련한 포트폴리오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에서 지난달 발표한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에서도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가장 떨어졌다. KB국민·신한·하나·농협은행은 분야별로 고르게 우수 사업자로 평가받았지만 우리은행은 모든 항목에서 순위권 밖이었다. 연이은 횡령사고, 코드인사 논란 등 국감 소환 유력 임종룡 회장이 내부통제에 방점을 두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횡령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고에 이어 지난 7월에도 직원의 7만 달러(약 9300만원) 횡령 사건이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한 직원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지점 금고에서 가상화폐 투자를 목적으로 돈을 빼돌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 시스템을 통해서 횡령 사실을 적발했고, 해당 직원은 면직 조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리은행의 연이은 금융 사고로 인해 임종룡 회장은 내달 국정감사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무위원회는 21일 제1차 전체회의를 열고 국감 계획서를 채택하고, 증인 출석과 서류 제출을 요구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금융사고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처럼 횡령 사건이 터진 금융사의 수장들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 취임 후 '코드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지난 3월 인사를 통해 11개 사업 부문을 9개로 축소하면서 임원을 교체했는데, 이 중 임 회장과 동문인 연세대 출신 임원이 4명이나 나왔다. 장광익 브랜드담당 부사장은 임 회장의 직속 후배인 연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우리은행 측은 “어쩌다 보니 연세대 출신의 인재가 1~2명 더 많아진 것이지 ‘코드인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임원들은 주로 SKY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외형 확장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작업도 답보 상태다. 임 회장은 증권사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운다는 복안이지만 다른 금융사들도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6조~7조원의 실탄을 준비한 우리금융은 중형급 이상의 증권사 인수를 겨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손태승 전임 회장 시절에 내실을 다지며 외형 확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수장이 바뀌며 다시 주춤한 측면이 있다”며 “카리스마보다 관리형 수장인 임 회장은 안정적인 내부통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9.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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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임종룡·조병규 케미, ‘관치금융’ ‘자리 나눠먹기’ 시선 불식시킬까

우리금융그룹이 새로운 수장을 선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신임 은행장도 3일부터 취임할 예정이라 본격적인 ‘임종룡호’의 출발을 알리고 있다. 무엇보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은 취임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우리가 함께 하는 특별한 한끼’로 격의 없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임종룡 회장과 조병규 은행장은 우리금융 본점 식당에서 직원들에게 직접 점심을 배식하며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번 행사에는 3일 이임하는 이원덕 은행장과 박봉수 노동조합 위원장도 함께 참여했다. 평소 소통을 강조해온 임 회장은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담소를 나눴다. 임 회장은 “직원들과 얼굴을 맞대고 나누는 이야기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다”며 “진정성 있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임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임직원에게 ‘변화는 이제 시작’이라는 제목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편지를 통해 “작은 문제부터 큰 문제까지 언제든 알려달라”며 “적극적인 소통으로 기업문화 혁신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관치금융의 선봉’으로 지목되고 있는 임 회장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금융위원장 출신으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남다른 스킨십을 보이고 있는 그는 지난 3월부터 우리금융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중요 과제로 내세웠던 ‘미래 성장 추진력’으로 포트폴리오 강화를 약속했다지만 우리금융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 하나금융과 치열한 3위를 벌이고 있는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에 NH농협금융에도 밀리며 5위로 떨어졌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9113억원을 기록했고, NH농협금융은 947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NH농협금융에도 밀리는 이유는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기 때문이다. 다른 4대 금융과 비교해 증권과 보험 등의 계열사가 없어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형국이다. 증권사를 인수한다는 방침이지만 마땅한 매물이 없는 상황이다. 우리금융의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를 위해 6조~7조원의 실탄을 준비했고,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안타증권 등의 인수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현재 매물들이 쏙 들어갔다. 중형 증권사 정도는 인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지주 내에 미래사업추진 부문도 신설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힘을 쓰고 있다. 그는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균형 있는 수익구조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위기 속 기회를 찾아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이 90% 이상의 실적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조병규 은행장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은행은 은행장 선임 경쟁에서 기업 영업력을 최우선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3위 탈환의 중책을 맡은 그는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라며 “임종룡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임 회장이 취임 100일 성과로 ‘투명한 경영승계 프로그램’ 도입을 통한 은행장 선임을 강조했지만 한일·상업은행 파벌 싸움과 자리 나눠먹기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꼽지 않다. 역대 은행장을 보면 ‘핑퐁 구도’가 그대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광구(상업은행)·손태승(한일은행)·권광석(상업은행)·이원덕(한일은행)에 이어 상업은행 출신의 조병규 은행장이 바통을 받았다. 임 회장과 조 은행장은 둘의 케미로 ‘관치금융’과 ‘자리 나눠먹기’에 부정적인 시선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7.03 07:00
금융·보험·재테크

'관치금융'에 청년도약계좌 금리 올리며 자세 낮춘 4대 은행

윤석열 정부의 압박에 4대 은행이 모두 자세를 낮췄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 등 무언의 압박이 이어지자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결국 청년도약계좌의 기본금리 1% 올렸다. 은행연합회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청년도약계좌 참여 은행 11곳의 최종금리를 공시했다. 4대 은행의 기본금리가 연 4.5%로 사전 금리에 비해 상향 조정됐다. 기본금리 4.5%와 우대금리 1.5%를 더하면 최고 6.0% 금리를 제공하게 된다. 윤 대통령의 대선 공략이었던 청년도약계좌는 15일부터 접수를 받는다. 정부는 이 정책에 예산 3678억원을 편성했다.4대 은행은 13일까지만 해도 기본금리 3.5%를 고수했다. 하지만 이날 부행장급 임원들이 서민금융진흥원에 모여 청년도약계좌 관련 회의를 진행한 뒤 기본금리를 1% 더 올리는 것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발적인 인상보다는 '관치금융'으로 인한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 금융당국이 기본금리를 최소 4.5%까지 올려달라는 요청이 사실상 ‘가이드라인’으로 받아들여졌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피해가 우려되지만 기본금리를 올리는 것으로 결정났다”고 말했다. 4대 은행은 앞서 8일 잠정 공시 당시 모두 3.5%의 기본금리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다 당국과 여론의 부정적 의견 등을 반영해 4.0%로의 상향 조정을 검토하다 정부의 지침대로 4.5%까지 끌어올렸다.기본금리를 올리는 대신 우대금리는 낮춰 최고 6% 선은 맞췄다. 우대금리를 보면 NH농협은행까지 합친 5대 은행은 소득 0.5%, 급여실적·카드실적·최초거래 등 1%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 6.0% 금리를 설정했다. 소득 조건(총급여 2400만원 이하·종합소득 1600만원 이하·사업소득 1600만원 이하)에 따른 우대금리는 0.5%로 은행 간 차이가 없었다.당초 4대 은행은 5년간 매달 70만원 한도로 적금하면 지원금(월 최대 2만4000원) 등을 더해 5000만원 가량의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된 금융정책인 청년도약계좌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여왔다. 5년간 금리 변동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높은 고정금리는 감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는 처음부터 청년도약계좌 공약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며 “은행 입장에서는 잘못하면 수조원의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관치금융'에 4대 은행이 결국 손실을 감수하며 자세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는 시선이 강하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공약인 청년도약계좌가 실질적으로 4000만원도 받기 힘든 정책이라는 비판이 따르자 은행을 압박하고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2일부터는 일제히 4대 은행에 대한 금리담합 현장조사에 나섰다. 지난 2월에 이은 두 번째 현장조사다. 1차에는 NH농협·IBK기업은행·전국은행연합회까지 포함됐지만 이번에는 4대 은행만 콕 찍어 조사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6.15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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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노조, '관치금융' 저지 위한 돌파구 마련 올해도 무산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노조)의 ‘관치금융’ 저지를 위한 돌파구 마련이 이번에도 무산됐다. 24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제9호(임경종 사외이사 선임안) 안건이 부결됐다. KB금융 노조는 앞서 지난달 30일 KB금융그룹 이사회 사무국에 임경종 전 수은인니금융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제출했다. 노조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소속이다. 올해까지 KB금융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은 총 여섯 번째 무산됐다. 노조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노조 추천 또는 우리사주조합 추천 등의 형태로 다섯 차례에 걸쳐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다. 하지만 번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지 못했다.이날 주총에서는 노조가 주주제안 형태로 발의한 8호 안건(정관 일부개정의 건)도 부결됐다. 노조는 '낙하산 논란'을 막기 위해 '최근 5년 이내 행정부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자는 3년 동안 대표이사(회장) 선임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정관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KB금융지주의 대주주인 국민연금도 노조의 제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전날 KB금융지주의 주총 안건 중 대표이사 자격기준과 관련한 정관 개정 건에 대해 “대표이사 자격기준 과다 제한 우려가 있다. 임경종 사외이사 선임 건은 노조 추천 임원 선임이 전체 주주 가치 제고로 이어질지 의문이다”며 반대를 선언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3.2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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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갑론을박] '관치금융' 논란…이창민 "잘못된 개입" vs 김대종 "일부 필요해"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평균 보수는 1억원을 넘는다.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은 1조3823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1조193억원 대비 35.6% 증가한 수치다. 고금리 횡재에 힘입어 작년 39조4612억원이라는 역대급 이자이익을 벌어들인 영향이다. 이를 여론의 도마 위로 끌어올린 건 다름이 아닌 정부와 금융당국이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발생한 이익의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국민 내지는 금융 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뱉었고, 윤석열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은행이 공공재적 성격을 가졌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정부·당국의 노골적인 은행권 압박에 '관치 금융' 논란은 거세졌다. 이에 직접적인 언급이 아닌 규제로 풀어야한다고 지적하는 전문가가 있는 반면, 필요한 제재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이에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건설적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하는 경제개혁연구소 부소장인 이창민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와 한국경제 성장을 위한 시장경제 제도 개선을 위해 정부 정책 방향성을 지지해 온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를 최근 만나 뜨겁게 불붙은 ‘관치 금융’ 논란에 대한 상반된 목소리를 들었다. 이창민 "규제말고 금리 개입만"이창민 교수는 은행권 '돈 잔치'가 유독 윤석열 정부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치·경제학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이 교수는 "지지율의 문제다. 내년 총선을 위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 첫 번째 이유"라면서 "특별히 2030세대가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이다. 소위 말하는 '영끌' 같은 것들을 한 세대가 대출금리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으니 그들의 편에 서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번째 이유로는 지난 정권과는 '반대로 가야한다'는 기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창민 교수는 "전 정권이 재벌개혁을 했으니 그건 싫고, 새로운 개혁 대상을 찾은 거다"며 "그게 바로 '주인 없는 기업'"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공재'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공공재라고 정의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법조인 특유의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공공성'이라는 말이 법쪽에서는 보편적으로 쓰는 단어"라고 했다. 이어 "원래 공공재 의미는 경제학적으로 보면 도로 같은 것이다. 만들어 놓으면 모두가 다 써야하는 것인데, 금융은 모두가 해당되는 게 아니다. 은행에 넣어놓는 돈을 남들과 나누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이 교수는 금융의 공공성이라는 것이 인프라적 관점에서 얘기하면 공공성 얘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관점이 다르다고도 했다. 그는 "공공재는 정부가 독점해서 문제를 푸는데, 지금 정부가 내놓는 처방은 '완전 경쟁'이다"고 지적했다.또 '허가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금융과 통신 등을 공공재로 보는 정부의 시각에 대해서는 "규제 산업과 공공성을 연관 짓는 건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현재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를 보면 미국이 금융을 공공산업이라고 해서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이 흔들리면 그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규제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금융 산업이 불안정한 특성 갖고 있어 강력한 규제가 들어가는 것"이라고 해석했다.규제가 강력한 이유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지, 공공성과 연결을 시킬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이창민 교수는 그렇다고 공공성을 주장하는 정부가 규율의 방향을 제대로 잡고 있지도 못하다고 분석했다.그는 "개입해야 하는 부분과 놓을 부분을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 보이는 모습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진입 규제는 강하고, 진입한 은행들도 행위 제한이 많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도 타법에 비해 세다"며 "하지만 정부는 이런 얘기를 하지 않고 갑자기 가격에 개입하고, 금리에 개입하고, 인사에 개입한다.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개입을 하고 있어 ‘관치’라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고 꼬집었다.은행이 고금리 기조에 탑승해 일부러 예대마진을 키운 듯,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악의적으로 예대마진을 올리려는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현재 예대마진은 2008년과 2013년 수준보다 작다. 금융 위기 당시나 그 후 2012~2013년까지도 작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이 교수는 "거시 자료로만 봐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역사적 자료를 보면 은행이 금리를 담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예대마진이 오른 이유부터 접근했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가장 크게 반응하는 것은 '기준금리'고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예대금리가 올라가야하는 건 당연하다. 은행 입장에서 예금은 부채고, 대출해주거나 투자하는 건 자산이다. 보통 금리가 상승할거라고 예상되면 은행은 대출을 짧게 변동금리로 가져가고 예금은 고정으로 가는 게 정석이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대출은 변동으로 조정하니까 올라가고 예금은 고정이니 예대금리가 벌어진다. 즉, 이 자체가 은행의 비즈니스로, 악의적으로 예대마진을 올리려 했다는 얘기는 정당성이 없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이런 금리 조정을 위해 금융당국이 은행 간 경쟁을 시키겠다며 추진하고 있는 '챌린저 뱅크'나 종합지급결제업(종지업)의 확대는 효과가 있을까.이창민 교수는 이 역시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구두 개입이 비판받으니까 부랴부랴 경쟁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처방을 만들어냈다고 본다"고 했다. 이 교수는 금융연구원에서 낸 자료에서 상위 시중은행이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가를 봤을 때, 수치적으로 독과점이 심화되고 있다고 하기에는 설득력 떨어진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그는 "완전 경쟁을 시키겠다면서 내놓은 챌린지 뱅크 역시 소규모 은행 간이지, 큰 상업은행과 경쟁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챌린지 뱅크로 스타트업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은행이 만들어진다면, 이 은행은 KB국민은행과는 다른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중금리 시장을 키우려고 한 것으로, 시중은행과는 영역이 다르다"고 봤다.이창민 교수는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나온 금리비교 같이 시장에 많은 정보를 주는 것이 해답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은행법에서 가산금리 산정에 대해 많은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투명하게 하면 은행이 부담을 받게 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대종 "은행 이익 과해, 필요한 개입"김대종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게 된 이유를 '국민의 극심한 생활고'에서 찾았다.김 교수는 "국민들이 난방비 폭탄을 맞는 등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난방비와 가스비가 5배 올랐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수년 만에 4.75%까지 올리면서 우리나라는 주택담보대출금리가 8%까지 치솟았다"면서 "기업도 마찬가지다. 상장기업의 30%가 이자 못내고 있다"고 했다.김 교수는 은행들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의 돈으로 잔치하고 있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그는 "제조업도 명예퇴직하게 되면 3~6개월 어치 위로금을 준다"며 "그런데 은행은 3년치를 준다. 국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극대화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김대종 교수는 은행이 이익을 남기는 과정에서 가산금리 2~3%를 붙이다가 미국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니까 4~5%를 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정부는 가산금리를 2% 정도로 낮추라는 것"이라며 "돈이라고 하는 것은 필수재다. 이자가 높아도 빌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 은행도 필수재로 볼 수 있다. 그러니 가산금리를 낮춰 국민들 도우라는 얘기다. 은행들은 이자를 낮추는 것이 상생"이라고 주장했다.김대종 교수는 은행의 대출금리 조정에 정부가 개입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일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IMF 당시 정부가 세금을 가지고 은행을 지원했다"며 "은행이 어려울 때는 국민이 내는 세금을 갖고 일어났는데, 지금 국민들이 힘들 때 이자를 갖고 잔치를 벌인다"고 비판했다.김 교수는 또 "은행의 주인은 많게는 70%가 외국인이라 은행이 내놓는 주주환원정책도 국민 혜택보다 외국인 배만 불리는 꼴"이라며 "이자를 낮춰줘야만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이 73.23%, 하나금융 70.15%, 신한금융 62.27%, 우리금융 39.8% 등이다. 이런 이유에서 은행은 '공공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의견이다. 외국인 주주가 과반 이상인 은행은 주인 없는 기업이면서 과거 세금을 투입해 일어났다는 것이다.김대종 교수는 지난해 말 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 선임에 있어 이복현 금감원장이 입김을 넣은 것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 교수는 "금융지주 수장 자리에 과거 정부의 사람이 임명됐기 때문에 새 정부에 맞는 정책을 따라주는 사람을 원했을 것"이라며 "그동안 각종 인사비리라든지, 옵티머스펀드·라임펀드 같은 문제도 많았다. 새로운 변화나 혁신을 위해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과도한 관치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경계했다. 또 "윤 정부는 시장경제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과거와 다르게 은행이 과도한 이익 남기고 있다는 측면에서 정부가 관치 얘기 들으면서도 개입하는 건데,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김대종 교수는 은행의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은행 경쟁 촉진'에 대해서도 동의했다.그는 "미국 등 외국 은행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사이의 장벽이 없지만 우리 은행들은 투자할 수 없다"며 "금융업종 간의 장벽을 허물어줘야 한다. 증권·은행·보험의 장벽을 허물어 영역을 넘나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이어 "국내 은행은 90%가 이자 수익이지만, 미국계 은행은 40%밖에 안된다. 주식과 투자까지 다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상업은행의 기능을 허물어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김 교수는 더 많은 인터넷은행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가진 ICT 강국인 우리나라 특성을 이유로 댔다.그는 "정부가 인터넷은행을 허가해 경쟁을 시켜야 한다"며 "기존 은행과 경쟁하는 메기효과가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은행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금리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출금리를 낮게 책정할 수 있도록 임대료가 없고 비대면으로만 진행하는 카카오뱅크 같은 은행이 늘어나면 경쟁에 의해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김대종 교수는 당장 은행이 금감원장의 눈치를 보는 것 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속적으로 관리감독 해야 한다"며 "나아가 금융업종의 장벽을 허물어 이자가 90% 차지하는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3.03.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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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상반기 '9조' 이익 대박 예고…'고통 분담' 명분되나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역대급 '이자 장사'를 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은행권은 눈치를 보느라 바쁜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고금리로 고통받는 차주들을 위한 금융지원책을 요구하고 나섰고, 정치권도 금리 부담을 취약층에 전가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들의 늘어난 이익이 되레 고통 분담의 명분이 되며 '관치금융' 우려가 나오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들은 올해 2분기 실적을 이번 주 공시할 예정이다. KB금융지주는 21일, 나머지는 22일로 계획돼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 합산은 약 4조5300억원으로 예상된다. 1분기 4조5951억원 순익을 더하면 상반기 순이익이 9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예상대로라면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8조904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은행의 이자부문 수익성 지표가 되는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8%로 5월보다 0.40%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 상승은 향후 이자 이익 증가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기준금리는 연말 3%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금융통화위원회 후 간담회에서 "(시장에서) 연말까지 2.75%나 3% 금리 수준을 예측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올해 금통위는 8월과 10월, 11월에 열린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NIM 추정치가 상향될 여지가 많다"면서 "NIM 상승과 자산 증대를 통한 이자이익 증가로 전체 실적이 견조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실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은행은 미소를 감추고 있는 모습이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커지는 등 대출 이자에 대한 곡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자수익 잔치'를 벌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융당국이나 정치권에서는 은행들의 호실적을 명분 삼아 '관치금융'이 강해질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미 당국에서는 금융권의 고통 분담을 요구한 상황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취임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고객이 어려운데 은행이나 금융사는 돈을 많이 번다. 이게 상식적으로 맞는지에 대한 질문은 할 수 있다"며 "취약층에 대한 정부의 금융지원 대책 중 빠진 부분에 대해선 금융사가 답을 줘야 한다"고 했다. 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4일 “차주들이 급격한 상환부담을 겪지 않고 연착륙할 수 있도록 은행권에서 적극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고, 같은 날 윤석열 대통령 역시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그 부담이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쐐기를 박았다. 이에 은행 관계자는 "실적 공시 전이라 이익 증가 원인에 대해서는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은행은 취약차주 보호에 손을 놓지 않고 있고, 정부 방향에 맞춰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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