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김지수, EPL 브렌트퍼드 입성 초읽기…이례적 '구단주피셜'까지 떴다
2004년생 센터백 김지수(19·성남FC)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입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성남FC 구단주인 신상진 성남시장은 1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김지수가 다음 주 브렌트퍼드 구단 이적을 위해 출국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구단주피셜(구단주+오피셜)’이다. 구단주가 직접 선수 이적을 발표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신상진 구단주의 발표는 이날 김지수와 차담에서 오간 이적 관련 대화 직후 나왔다. 김지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신 구단주와 만났다. 선수 측은 구단 간 협상이 마무리될 경우 향후 절차 등에 대해 설명했는데, 신 구단주는 협상 완료를 전제로 김지수의 출국 사실을 먼저 발표했다.구단에 따르면 김지수의 출국 일정은 미정이다. 구단 변호사가 서류 등을 검토하는 등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이다. 다만 브렌트퍼드가 바이아웃(이적 허용 금액)을 제안한 상황이라 구단 차원에서 이적을 거부할 수는 없다. 서류 검토를 마치는 대로 출국 등 일정이 잡힐 예정이다. 결과적으로는 구단주 발표대로 다음 주쯤 출국한다.브렌트퍼드는 이미 지난달 김지수 영입을 추진했다. 구단 관계자도 "브렌트퍼드 구단으로부터 이적과 관련 공식 레터를 받았고, 이적료는 계약에 포함된 바이아웃을 충족하는 액수"라고 전했다. 바이아웃은 70만 달러(9억원)로 전해졌다. 당시 김지수가 U-20 월드컵을 위해 출국한 상황이라 협상이 진전되지는 못하다 대회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구단도 김지수를 설득하기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적을 돕기로 했다. 이기형 성남 감독도 한국 축구 발전 등을 위해서라도 김지수 설득 대신 이적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PL 입성을 위한 워크퍼밋 문제도 해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워크퍼밋 규정이 바뀌었고,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도 각각 회장과 총재 명의로 추천서를 보내 힘을 보탰다. 워크퍼밋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브렌트퍼드와 계약한 뒤 유럽 중소리그로 임대 이적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곧바로 EPL 입성도 가능해진 셈이다.갑작스레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김지수는 브렌트퍼드와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한국 선수 역대 16번째 EPL 선수이자, K리그에서 EPL로 직행한 7번째 사례가 된다. 10대 선수의 EPL 입성은 정상빈(미네소타 유나이티드) 이후 2번째다. 다만 정상빈은 수원 삼성에서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한 뒤 곧바로 그라스호퍼(스위스) 임대를 거쳐 미네소타로 이적했다. 김지수가 EPL 경기에 출전하면 최초의 10대 선수가 된다.1m92㎝·83㎏의 체격조건을 갖춘 김지수는 성남 U-18팀 풍생고 시절 구단 첫 준프로계약을 통해 프로에 데뷔했다. 지난해 만 17세 4개월 20일의 나이로 K리그1 역대 최연소 데뷔 기록까지 세웠다. A대표팀 경력도 없고 프로 데뷔 2년 차에 불과하지만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엔 U-20 월드컵에서 전 경기에 출전하며 김은중호의 4강 핵심 선수로 활약해 존재감을 보여줬다. 만약 김지수가 EPL에 입성하면 한국 축구는 김민재에 이어 또 다른 빅리그 센터백을 보유하게 된다.
김명석 기자
2023.06.16 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