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IS 피플] 클러치엔 3점, 에이스는 전담 마크…"유기상, 당연히 신인왕 받아야죠"
프로농구 창원 LG 가드 유기상(23·1m88㎝)은 지난 3일 수원 KT전 75-60 승리의 주역이 됐다. 유기상은 KT전에서 상대의 국가대표 가드 허훈을 수비하는 중책을 완벽하게 해냈다. 에이스 허훈은 유기상의 수비에 고전하며 12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에 그쳤다. 턴오버는 2개를 저질렀다. KT를 60점으로 묶어낸 데는 유기상의 비중이 컸다. 그는 공격에서도 승부처였던 3쿼터, 연달아 3점슛을 터뜨려 승기를 잡는 데 힘을 보탰다.유기상은 올 시즌 신인왕 후보다. 그런데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박무빈(울산 현대모비스)은 지난 2월 아시아컵에서 신인 중 유일하게 국가대표에 뽑혀 코트를 밟았다. 기록에서도 박무빈(평균 8.9점)이 유기상(평균 7.9점)을 다소 앞선다. 유기상은 차분하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조상현 LG 감독은 "이정현(서울 삼성), 전성현(고양 소노), 허일영(서울 SK) 등 상대 주득점원 수비를 모두 기상이에게 맡긴다. 신인이라는 걸 고려하면 제 역할을 120% 해준다고 느낀다"며 "요즘 슈터들은 수비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상이는 그렇지 않다. 수비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상대 스크린에 걸렸을 때 쫓아가려는 수비 의지가 강하다. 그게 수비에서의 에너지 레벨을 좌우한다"고 칭찬했다.조상현 감독은 "허훈에게 이재도나 양준석을 붙일 수 있었지만, 일부러 기상이를 붙였다. 기상이도 자기가 막겠다고 하더라"며 "수비에서 저렇게 자기 에너지를 가지고, (허훈 수준의 선수를) 스스로 먼저 막겠다고 하는 걸 보면 분명 수비수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했다.
공교롭게도 올시즌 신인왕 경쟁이 '쌍둥이 감독 대결'이 됐다. 유기상의 라이벌 박무빈의 소속팀 현대모비스의 사령탑은 조상현 감독의 쌍둥이 동생인 조동현 감독이다.조동현 감독이 박무빈의 신인상 수상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조상현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도 유기상의 수상을 밀고 있다"고 웃으면서 "난 당연히 기상이가 받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처럼 아낀다는 의미에서 "이름도 조기상으로 바꿨다"며 애정 어린 말도 덧붙였다.유기상은 공격 관련 기록 수치가 조금 낮아도 슈터로 효율이 뛰어나다. 3일 기준 3점슛 성공률이 42.1%로 리그 전체 3위다. 누적 성공 개수도 75개를 기록 중인데, 6라운드 끝까지 페이스를 유지하면 90개 이상도 노려볼 수 있다. 이 경우 역대 신인 최다 기록인 김민구(2013~14 전주 KCC) 신기성(1998~99 원주 나래)의 88개를 넘을 수 있다. 3점 성공률 1위인 부산 KCC 이근휘(45.5%)와도 차이가 크지 않아 역전도 노려볼만하다.조상현 감독은 "(유기상에게는) 보이지 않는 기록들이 너무나 많다. 출전 시간도 많고 효율도 너무 좋다. 팀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잘해주는 선수다. 그 부분을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수비에서 믿고 맡기는, 정말 좋은 선수"라고 강조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04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