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345건
프로야구

"오타니 공 안 보인다더라" 10년 후, "150㎞ 투수 엄청 늘었다" 흐뭇한 SUN [IS 인터뷰]

"오타니 공이 안 보인다더라."후배 투수들의 성장을 언급하던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문득 2015년 프리미어12 때를 회상했다. 당시 투수코치로 김인식 감독을 보좌하고 있던 선 전 감독은 한일전 당시를 돌아보며 "타자들이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공을 칠 수가 없겠다더라. 160㎞의 공을 이전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으니, (타순이 돌아도) 경기 중엔 적응을 할 수가 없었다"라고 돌아봤다. 당시 한국 대표팀은 오타니와 두 차례 만나 모두 꽁꽁 묶였다. 개막전에서 6이닝 동안 2안타를 뽑아내는 동안, 삼진만 10개를 당했고, 준결승전에선 7회까지 1안타 10탈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140㎞대 후반 포크볼에 연신 헛스윙을 했다. 한국이 오타니를 상대로 때린 3안타는 145㎞(김현수) 153㎞(박병호 2루타) 149㎞(정근우)로 '비교적' 느린 공이었다. 선동열 전 감독은 "오타니의 공을 상대한 타자들이 타석에서 '볼이 안 보인다'더라"고 회상했다. 타자들이 오타니의 160㎞를 보다가 이후 150㎞대 공을 보니까 "너무 쉽게 보인다"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선 전 감독은 "국제 경기에서 빠른 공을 상대하려면, 국내 리그에서 빠른 공에 적응해야 하는데, 그렇게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이 예전엔 많이 없었다"라며 당시를 돌아봤다. 약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선동열 전 감독은 "후배 투수들의 구속이 상당히 빨라졌다. 150㎞ 넘는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아져서, 선배로서 흐뭇하다"라고 말했다. 선 전 감독은 "우리(선수 시절) 땐 150㎞ 던지는 투수들이 리그에 몇 명밖에 없었는데, 요즘은 한 구단에도 여러 명을 보유하고 있지 않나"면서 "타자들이 이들의 공에 익숙해지다 보면, 국제 경기에서도 (빠른 공에) 빨리 적응할 수 있다. (구속이 빨라질수록) 리그 투수 수준도 좋아진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다만 '질'도 좋아야 한다. 선동열 전 감독은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해서, 제구력, 커맨드까지 더 좋아지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다"라며 웃었다. 선 전 감독은 선수들의 성장 만큼 리그 인기가 높아진 것도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요즘 TV 중계를 보면 가끔 구장 전체화면을 보여주지 않나. 예전엔 관중이 듬성듬성하게 모인 게 보였다면, 지금은 다 꽉 차있더라. 젊은 팬들이 많이 늘다 보니 너무 좋다. 선수들이 그만큼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반응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이어 선동열 전 감독은 자신이 주최하고 있는 '농아인야구대회'의 흥행도 더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선동열 전 감독은 16년째 OK 전국농아인야구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2010년 제1회 대회에서 시구자로 인연을 쌓은 이후 2019년 10회 대회부턴 '선동열배'라는 이름을 붙여 16년째 농아인야구대회를 이끌고 있다. 선동열 전 감독은 "농아인 야구 선수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이전보다 야구인들의 지원도 많이 커졌고, 야구 인기와 함께 농아인 야구를 향한 관심도 조금씩 많아지고 있어 기쁘다"라면서 "농아인야구의 저변 확대와 함께 대회 규모도 더 커졌으면 한다"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5.26 08:04
프로야구

소형준이 이끌고 손동현·박영현이 막는다, KT 3총사의 무르익는 태극마크의 꿈 [IS 피플]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반드시..."KT 위즈 투수 소형준(24) 손동현(24) 박영현(22) 삼총사가 태극마크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부상(오른 팔꿈치)에서 돌아온 소형준은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 8경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6회, 3승 2패 평균자책점(ERA) 2.83(47⅔이닝 15자책점)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형준이 잘 이끌면 손동현, 박영현 필승조가 뒷문을 굳건하게 틀어막는다. 셋업맨 손동현은 올 시즌 26경기 3승 무패 7홀드 ERA 0.99(27⅓이닝 3자책)로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겨울 일본에서 다듬어 온 포크볼이 효과를 보면서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박영현은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22경기 2패 13세이브 ERA 2.92(24⅔이닝 8자책)로 안정을 찾았다. 정해영(KIA 타이거즈) 김서현(한화 이글스) 김원중(롯데 자이언츠)과 세이브 공동 선두를 질주 중이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 148.2㎞의 압도적인 구위를 앞세워 KT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세 선수는 올해를 넘어 내년도 함께 바라보고 있다. 2026년 3월 열리는 WBC 태극마크다. 소형준은 2023 WBC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이미 국가대표 경험을 쌓은 바 있다. 하지만 국제대회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경험은 없다. 소형준은 "내년 WBC에선 선발로 나서고 싶다. 아무나 나갈 수 없는 자리이기에 욕심이 있다"라며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박영현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과 2024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프리미어12에선 대표팀 마무리 투수 중책을 맡아 시속 150㎞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프리미어12는 정말 큰 경험이었다. 성인 국제대회에서 잘 던졌다는 것만으로 뿌듯하다"고 말한 그는 "내 공이 국제무대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앞으로 더 성장하기 위해 더 많은 국제대회에 나서고 싶다"라며 다짐한 바 있다. 손동현은 태극마크 경험이 없다.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서울 시리즈 연습경기에 대표팀 자격으로 나섰지만 정규 국제대회는 아니었다. 2023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예비 엔트리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해 한국시리즈(KS)를 치르면서 참가하지 못했다. 손동현은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없을 줄 알았는데 (APBC 예비 엔트리에 오르더니) 욕심이 생겼다. 나도 대표팀에 진짜 들어가 보고 싶다"라며 태극마크를 향한 열망을 나타냈다. 지금 페이스라면 세 선수 모두 2026 WBC 승선이 가능하다. 애런 저지(미국) 오타니 쇼헤이(일본)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회 총출동을 예고한 가운데, 세 선수가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고 이들 앞에 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윤승재 기자 2025.05.19 10:04
프로야구

대포 들고 돌격...'강한 1번 타자' 실현하는 윤동희 [IS 피플]

장타 치는 돌격대장. 롯데 자이언츠가 윤동희(22)를 타선 리드오프(1번 타자)로 내세운 이유다. 롯데는 최근 악재가 생겼다. 저돌적이고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을 흔들던 황성빈이 지난 5일 부산 SSG 랜더스전 1회 말 타석에서 기습번트를 시도하고 1루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왼쪽 약지 중수골 골절상을 입었다. 4~6주 정도 재활 치료가 필요할 전망이다. 황성빈은 지난 시즌(2024) 도루 51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3위에 올랐다. 5일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10도루를 기록하며 선두권을 지켰다. 황성빈은 콘택트와 주루 능력을 겸비한 '전형적' 리드오프였다.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로 불렸던 정근우(은퇴), 이용규(키움 히어로즈)를 떠오르게 만든다. 김태형 감독은 황성빈과는 스타일이 다른 윤동희를 새 1번 타자로 내세웠다. 그는 올 시즌 주로 5번 타자로 나섰다. 윤동희는 데뷔 3년 차였던 2024시즌 홈런 14개를 기록했다. 2루타는 35개를 기록하며 전체 공동 5위에 올랐다. 김태형 감독은 일단 장타력이 좋아진 윤동희에게 상위 타선에서 만든 기회를 살리는 임무를 부여했다. 그러다가 황성빈이 빠진 뒤엔 타순 맨 앞으로 전진 배치했다. 특정 타순에 요구되는 전통적 기대치는 많이 사라졌다. '1번 타자의 가장 큰 임무는 출루'라는 식의 고정관념도 마찬가지다. 강한 2번, 강한 6번이라는 표현이 나온 지 오래다. 팀 상황과 내부 자원에 맞춰 득점력을 극대화하는 변주를 하는 게 핵심이다. 올해는 KT 위즈, 키움 히어로즈가 시범경기에서 강타자들을 앞으로 몰아넣었다. 2024 메이저리그(MLB) 챔피언 로스앤젤레스(LA)의 방식이기도 하다. 2024시즌 황성빈은 출루율 0.375를 기록했다. 윤동희는 0.376. 올 시즌 역시 황성빈은 0.375, 윤동희는 0.379로 큰 차이가 없다. 윤동희가 더 많은 출루에 연연해 자신의 타격 스타일을 바꿀 필요는 없다. 윤동희는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다. 그러면서 발도 느리지 않다. 황성빈이 주로 단타를 친 뒤 도루로 2루까지 진루한다면, 윤동희는 황성빈보다는 많이 장타를 치며 단번에 스코어링 포지션에 나갈 수 있다. 윤동희는 황성빈 이탈 뒤 열린 6일 SSG전에서 1번 타자로 나서 홈런 1개 포함 멀티히트(2안타)를 기록하며 롯데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7일 SSG 3연전 3차전 역시 1번 타자로 나서 3안타를 치며 6-2 승리에 기여했다. 윤동희는 1회 첫 타석부터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라는 인식을 줬다. 기존 황성빈과는 다른 배경으로 상대 배터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08 18:15
프로야구

한화 7연승·홈런 공동 선두·통산 100호...4번 타자 노시환 '자축포' [IS 스타]

노시환(25)이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을 결승포로 장식하며 소속팀 한화 이글스의 7연승을 이끌었다. 노시환은 2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 4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7-1로 승리한 한화는 지난 13일 대전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7연승을 이어갔다. 지난해 8월 2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 이후 262일 만의 7연승 질주다. 올 시즌 첫 15경기에서 10패(5승)를 당하며 최하위(10위)로 떨어졌던 한화는 이후 10경기에서 9승(1패)을 쌓았다. 올 시즌 14승 11패(승률 0.560)를 기록한 한화는 선두 LG 트윈스에 이어 리그 2위를 지켰다.승리의 주역은 간판타자 노시환이었다. 그는 16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멀티 홈런, 18·19일 NC전에서 2경기 연속 홈런을 치는 등 한화가 6연승을 거두는 동안 타율 0.348·4홈런·10타점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줬다. 한화가 7연승을 거둔 20일 NC전에서도 노시환의 방망이에서 첫 득점이 나왔다. 0-0이던 2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노시환은 NC 선발 투수 이용찬의 초구 122㎞/h 커브를 공략해 비거리 125m, 타구 속도 172.3㎞/h 좌중간 홈런을 때려냈다.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포이자, 3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더불어 노시환은 KIA 타이거즈 패트릭 위즈덤과 함께 올 시즌 홈런 공동 1위(8개)에 올랐다. 1군 무대 711경기 만에 달성한 개인 통산 100호 홈런이기도 했다.노시환은 2023시즌 31홈런을 치며 2008년 김태균(은퇴) 이후 한화 선수로는 15년 만에 홈런왕에 올랐다. 2023년 치러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국가대표팀 4번 타자를 맡을 만큼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지난해 노시환은 타율 0.272·24홈런·89타점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타율 0.347·38홈런·40도루를 기록하며 비상한 KIA 김도영에게 리그 넘버원 3루수 자리를 내줬다. 지난겨울 노시환은 10㎏를 감량하며 '정상 탈환' 의지를 드러냈다. 김도영과 홈런왕을 경쟁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올 시즌 첫 20경기에서 타율 0.214·3홈런에 그쳤던 노시환은 이후 10경기에선 타율 0.342·5홈런·12타점을 기록하며 4번 타자다운 기량을 되찾았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선 코디 폰세는 7이닝 동안 1피안타 13탈삼진을 기록하는 괴력투를 선보이며 시즌 4승째를 거뒀다. KBO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도 경신했다. 한화가 7연승을 거두는 동안 선발로 등판한 투수(문동주-폰세-라이언 와이스-류현진-엄상백-문동주-폰세) 모두 승리를 거뒀다. 2001년 4월 7~14일(조규수-한용덕-이상목-조규수-송진우-한용덕-박정진) 이후 24년 만에 구단 타이기록인 '7경기 연속 선발승'을 해냈다. 한화 타선에서는 노시환뿐 아니라 채은성, 에스테반 플로리얼 등 3월에 부진했던 주축 타자들이 살아나며 화력을 더하고 있다. 게다가 선발진도 탄탄해지고 있다. 한화의 '행복 야구'가 돌아오자, 대전이 들끓고 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20 19:16
프로야구

'충격' 마무리 5G 만에 전면 교체...'ERA 20.20' 주현상 2군행, 대체는 '158㎞ ' 김서현 [IS 잠실]

개막하고 이제 겨우 5번째 경기를 맞는다. 그런데 한화 이글스의 마무리 투수가 바뀌었다.한화는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5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 앞서 엔트리 등록을 진행했다. 이날 선발 투수로 예정된 문동주, 그리고 두 번째 투수로 멀티 이닝을 소화할 조동욱이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문동주와 조동욱의 자리를 위해 말소된 선수는 외야수 권광민, 그리고 불펜 투수 주현상이다. 주현상의 이름이 주는 의미가 크다. 주현상은 지난해 한화 뒷문을 든든하게 지킨 마무리 투수였다. 3루수로 프로에 입단했던 그는 투수로 전향해 2021년부터 1군에 등판했다. 2023년 55경기 2승 2패 12홀드 평균자책점 1.96으로 필승조 한 축이 된 주현상은 지난해 시즌 중 마무리로 승격됐고, 65경기 8승 4패 2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65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팀 내 광속구 유망주가 많았지만 구위나 안정감 모두 주현상을 넘을 수 없었다.하지만 그 안정감이 올해는 시작부터 흔들렸다. 22일 수원 KT 위즈전 9회 등판한 그는 선두 타자 김상수에게 솔로 홈런을 맞으며 2025시즌을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어 23일 KT와 2차전 때도 결승타를 맞아 승리를 내줬다.뒷문이 불안해지자 한화도 대안을 모색했다. 26일 잠실 LG전 때는 0-2로 지고 있는 6회 2사 때 주현상을 올렸다. 부담 없는 상황이었으나 그는 이번에도 이겨내지 못했다. 첫 타자 박해민에게 번트안타를 맞았고, 그가 3루수 실책으로 3루까지 진루한 상황에서 신민재의 적시타, 홍창기의 볼넷, 문성주의 적시타를 맞으며 이날 승기를 완전히 내주는 원인이 됐다.주현상의 3경기 평균자책점은 20.25에 달하는 상황. 피안타율은 0.667에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도 5.25에 달한다. 마무리는 물론 1군 불펜으로 쓰는 것조차 힘겨운 상황이었다. 결국 한화는 27일 경기에 앞서 주현상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27일 경기 전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26일 경기 전 보직 교체를 알렸다"며 "구위 문제가 있어 말소하는 건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팀의 마무리로 큰 수고를 해준 선수 아닌가. 선수 본인은 납득한다고 했지만, 마음속까지 충분히 하긴 어려울 것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녀왔을 때 또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선수이니 말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김서현은 지난 2023년 전체 1순위로 입단한 한화의 미래다. 신인 첫 해부터 최고 구속 160㎞/h를 찍었다. 2023년부터 제구 불안, 투구 폼 변경을 두고 방황하던 그는 지난해 여름을 전후로 안정감을 찾고 필승조로 성장, 1승 2패 평균자책점 3.76 10홀드를 기록했다. 시즌 후엔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까지 경험하고 2024년을 마쳤다. 이어 올해는 정규시즌 개막전에 158㎞/h를 세 차례나 찍는 절정의 구위를 선보인 바 있다.다만 마무리 교체가 예정에 없던 일은 아니다. 김경문 감독의 예상보다 상당히 일찍 이뤄졌을 뿐이다. 김경문 감독은 "사실 지난해에도 잘 막아줬고, 잘 던져준 투수지만 마무리 투수(의 대안)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가 끝나가는 때부터 생각했다"며 "서현이가 아직은 마무리가 낯설 것 같다. 마무리라는 보직이 쉽진 않다. 9회에 나가서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길게 보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화는 이날 선발 라인업을 김태연(좌익수)-문현빈(지명타자)-에스테반 플로리얼(중견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안치홍(2루수)-임종찬(우익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2023년 신인왕 문동주다.지난해 9월 어깨 통증을 느끼고 시즌을 마감, 비시즌 재활에 전념했던 문동주는 올해 시즌 준비가 다소 늦었다. 이에 시범경기 동안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투구 수를 늘렸고 이날 정규시즌 처음이자 올해 첫 선발 등판을 소화한다.김경문 감독은 "오늘은 투구 수가 얼마나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3이닝 정도 생각한다. 투구 수가 적다면 선수 본인과 코치에게 의사를 묻겠다. 그 후는 조동욱이 나간다"고 말했다. 고민은 마운드보다 타선에 있다. 한화는 26일 기준 4경기에서 팀 타율 0.141, 8득점 0홈런으로 모두 최하위에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이제 우리 타자들이 안타를 좀 쳐줘야 한다. 그게 더 중요하다"라며 "타격은 한 시즌을 하다 보면 잘 칠 때는 100승도 할 것처럼 느끼게 하는데, 또 다른 때는 떨어지기도 한다"고 했다. 김 감독은 "지금 우리 타선이 1할 타율을 기록하는데, 선수들이 지금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좋은 타이밍이 오면 쳐줄 거로 기대한다. 그게 오늘이길 바란다"고 기대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27 17:23
프로야구

‘몬스터월’ 버티고 섰다…정규시즌 첫 홈런은 누가 때릴까

17일 시범경기에서 첫선을 보인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명물'은 단연 오른쪽 담장이다. 한화와 대전시가 '몬스터월'이라 이름 붙인 이 구조물은 높이가 8m에 달한다. 2.4m인 대전구장 외야 펜스의 3배 이상이다. 좌타자들이 신구장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기려면 높은 타구 각도가 필요하다.현장에서 느끼는 몬스터월의 존재감도 그만큼 크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신구장을 처음 찾은 소감을 묻자 "역시 몬스터월"이라며 "쉽지 않을 것 같다. 펜스까지 거리는 짧지만(95m) 높이가 높아 총 비거리가 120m 이상 나오는 홈런이어야 넘어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신구장 '1호포'의 주인공은 역시 몬스터월을 피한 우타자의 몫이었다. 한화 김태연은 17일 경기 1회 말 1번 타자로 나와 좌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앞서 구단 청백전에서 권광민이 치긴 했지만, KBO리그 공식전 홈런은 김태연이 처음이다. 어느 구장이든 첫 홈런은 팬들의 기억 속에 남는다. 신구장은 보통 시범경기 때 문을 연다. 2002년 문을 연 SSG랜더스필드는 그해 3월 16일 두산 베어스와 시범경기 4회 초에 타이론 우즈가 제춘모를 상대로 때렸다.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선 개장 경기(2014년 3월 15일)에서 두산 김재환이 7회 홈런을 쏘아 올렸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2016년 이택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2016년 박해민, 창원 NC파크는 2019년 김민하가 첫 홈런을 날렸다. 김태연도 "역사에 한 페이지를 남기게 됐다. 팬들의 기억에 남을 수 있어 기분 좋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규시즌 기준으로도 구장마다 인상 싶은 첫 홈런들이 많다. 당연히 원년 기록이 많다. 동대문야구장의 첫 홈런은 1982년 3월 27일 이만수(삼성)였는데, 그는 하루 뒤 대구시민야구장에서 다시 구장 첫 홈런을 쏘아 올렸다. 청주는 같은해 4월 4일 OB 베어스 김우열이, 춘천야구장에서도 같은날 김용희의 구장 1호포가 나왔다. 해태 타이거즈의 첫 안방 무등구장의 1호는 김성한(해태)이 또 그다음날(4월 5일) 기록했다. 김성한은 부산 구덕야구장에서도 4월 8일 1호포를 때렸다. 물론 스타 선수의 기록이 뇌리에 더 강렬히 남는 법이다. 류중일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름을 알린 것도 '잠실 1호포'였다. 류 감독은 경북고 재학 시절인 1982년 7월 17일 우수 고교 초청 경기 대회에서 6회 말 선두 타자 홈런을 기록했다. 실제 프로 1호 홈런을 때린 건 그해 8월 1일 MBC 청룡과 경기에서 홈런을 친 롯데 자이언츠 김정수였다. 다만 개장 기념 대회였던 만큼 류 감독의 홈런이 잠실구장을 상징하는 기록으로 남았다. 챔피언스필드 '1호' 기록도 광주 출신 슈퍼스타 나성범의 정규시즌 홈런이었고, 고척 1호로 유명한 건 서울고 재학 시절 강백호의 홈런이었다.2025 정규시즌 대전 외야를 먼저 넘기는 건 누구일까. 한화는 오는 28일 KIA를 불러 홈 개막 3연전을 치른다. 몬스터월을 고려하면 김태연 같은 우타자가 때릴 확률이 높다. 지난해 팀 홈런 163개(3위)를 때린 KIA는 김도영, 패트릭 위즈덤 등 거포 우타자를 보유했다. 한화의 주포인 노시환과 채은성도 오른손 타자다. '몬스터월 홈런' 1호 가능성도 무시할 순 없다. 11년 전 광주의 '1호'였던 나성범도 유력한 후보다. 한화 좌타 라인의 핵심인 에스테반 플로리얼도 타격감이 좋다(시범경기 타율 0.400).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9 07:29
프로야구

'홈런왕도 절레절레' 대전 명물 몬스터월←좌타자 지옥 되나 "보는 순간 절대 안 넘어간다 싶어" [IS 스타]

"보는 순간 '아 여기는 절대로 안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국가대표 4번 타자 노시환(25·한화 이글스)도 진짜 '괴물' 앞에서는 움츠러들 수밖에 없던 모양이다.프로 6년 차를 맞는 노시환은 올 시즌 분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2023년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으로 홈런·타점 2관왕과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던 그는 지난해 부상과 부진으로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자존심 회복, 설욕 같은 강한 단어를 쓰진 않아도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홈런왕에 재도전할 뜻을 내비쳤다.타자가 홈런왕이 되려면 필수적인 '지원군'이 필요하다. 타자 친화적인 홈구장이다. 인천 SSG랜더스필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등 상대적으로 홈런이 나오기 쉬운 구장이 있다면 반대로 잠실야구장처럼 외야가 넓어 홈런 난이도가 극도로 높은 구장도 있다. KBO리그 역사상 잠실구장을 쓰면서 홈런왕을 수상한 건 김상호(1995년 OB 베어스) 타이론 우즈(1998년 OB) 김재환(2018년 두산 베어스)이 전부다. 그런데 노시환이 올해부터 뛰게 될 새 안방,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는 다소 환경이 독특하다. 신구장은 좌우가 다른 비대칭 구장이다. 왼쪽 담장까지는 99m지만, 오른쪽 담장까지는 95m밖에 되지 않는다. 오른쪽으로 홈런을 치기 쉬운 것 같지만, 막상 그렇지 않다. 오른쪽 담장 앞에 8m 높이의 몬스터월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담장까지 타구를 보내기는 쉽지만, 홈런으로 연결하려면 각도까지 신경써야 한다. 좌타자들의 경우 고의로 공을 띄우지 않는 이상 당겨서 홈런을 치기가 쉽지 않다.한화 타자들도 몬스터월의 존재감에 부담이 없지 않다. 주장 채은성은 지난 4일 귀국 인터뷰에서 몬스터월에 대해 묻자 "아무래도 난 우타자다 보니, 몬스터월 쪽으로 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쉬운 곳으로 넘겨야지, 힘든 곳으로 넘길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웃으며 "우측 담장이 가깝고 높다고 얘기만 들었는데, 당겨치는 좌타자들한테는 그래도 이점을 주지 않을까"라고 했다. 하지만 개장식과 청백전을 통해 홈구장을 확인한 후엔 몬스터월의 부담이 더 커진 것 같다. 노시환은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를 마무리한 후 인터뷰 때 이를 묻자 "그곳으로는 절대로 공이 넘어가지 않는다"라고 혀를 내둘렀다.노시환은 "(당겨서) 왼쪽으로밖에 홈런을 칠 수 없다. 몬스터월을 보는 순간 '아 여기는 절대로 안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좌타자가 쳐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짧은 비거리여도 높이를 넘기 어렵다고 봤다. 그는 "(구조물이) 너무 높다. 애초에 맞혀서 (홈런이 가능한) 탄도가 나오지 않는다. 라이너성으로는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KBO리그에는 떠오를 정도로 높은 각도로 홈런을 쏘아 올리는 타자가 많지 않다. 박병호(삼성 라이온즈) 하재훈, 최정(이상 SSG) 등 타고난 파워가 차원이 다른 타자들이어야 가능하다. 노시환은 "(박병호 선배도 우타자다 보니) 넘길 수 있는 좌타자가 있을지 모르겠다"며 "난 올 시즌엔 좌익수 뒤로 많이 넘겨야 할 것 같다"고 웃으며 각오를 남겼다.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12 01:06
프로야구

벌써 150㎞인데 "구속 더 오를 것"? 돌직구 신인왕, 세이브 목표 아니다 "블론 줄이고 파" [IS 현장]

"블론 세이브 비율을 줄이고 싶다."2년 차 마무리 투수답지 않다. 마무리 투수로 첫 풀타임 시즌에 도전하는 김택연(20)이 당찬 목표 대신 책임감이 묻어있는 대답을 꺼냈다.김택연은 4일 2025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두 번째 스프링캠프지만, 주변의 기대가 작지 않다. 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그는 지난해 60경기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했다. 150㎞/h 이상 강속구로 1군 타자들을 제압한 그는 시즌 중 마무리 투수로 승격, KBO리그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19개)을 썼다. 신인왕 역시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페이스가 좋았다. 귀국 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지난해보단 페이스가 늦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좋아 나쁘지 않았다. 구단에서 (첫 풀시즌 이후라) 다른 선수들보다 천천히 준비하라고 하셔서 기술 훈련을 늦게 시작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는 지난 2일 롯데 자이언츠와 연습경기에서 최고 150㎞/h를 기록하며 건재한 구위를 확인했다.김택연은 "구속은 아직 더 올라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구위 등이 완벽하지는 않다"며 "좌타자 상대 변화구를 훈련 중이다. 타자를 많이 상대해봐야 한다. 좌타자 상대로 스플리터를 던질 수도, 슬라이더를 던질 수도, 몸쪽 직구를 늘릴 수도 있다. 더 적극적으로 승부해보려 한다"고 했다. 올해 두산은 개막부터 김택연을 마무리 투수로 쓴다. 당연히 더 많은 세이브 기회를 받는다. 지난해엔 세이브 순위 8위에 그쳤지만, 올해는 충분히 구원왕에 도전해볼 수 있다. 정해영, 박영현 등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들과도 자웅을 겨뤄볼 수 있다.마무리 투수라면 당연히 구원왕도 목표에 있을 수 있다. 실제로 김택연은 지난 1월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가장 큰 목표야 (당연히) 세이브왕"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출국 당시에도 그는 "(기록) 욕심보다는 부상 없이 공을 던져야 한다는 마음을 새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다. 김택연이 마무리로 우선하는 건 '구원왕'이나 '30세이브' 같은 게 아닌 '블론 세이브'였다. 그는 "목표는 큰 틀 정도만 정해둔다. 세부적으로는 정하지 않았다"며 "가장 큰 틀의 목표라면 다치지 않는 것이다. 다음은 블론 세이브를 줄이고 싶다. 일정 비율 이하로만 기록하고 싶다"고 했다.세이브는 투수 마음대로 나올 수 없는 기록이다. 승률이 높은 팀 마무리 투수에 기회가 많이 오지만, 리드하더라도 점수 차가 너무 크면 기회가 줄어든다. 그래서 세이브 개수만으로 마무리 투수의 공헌도를 평가할 수 없다. 블론 세이브는 다르다. 블론 세이브 비율이 적다는 건 팀이 그 투수를 필요로 할 때 그만큼 기대에 부응했다는 의미다. 김택연은 지난해 블론세이브 5개를 범했다. 리드 상황 중 82.1%를 지켰다. 10세이브 이상 투수 중 세이브·홀드 상황 35회 중 32회를 막아낸 정해영, 41회 중 36회를 막은 김재윤, 30회 중 25회를 막은 박영현 다음으로 탄탄했다. 하지만 그는 만족하지 않았다. 김택연은 "세이브 상황이 찾아왔을 때, 세이브를 날려버리는 일이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한 가지 더 통제하고 싶은 게 있다. 볼넷이다. 안타는 인플레이 타구 대비 타율(BABIP) 등 변수가 있다. 볼넷은 다르다. 투수의 성장과 노력으로 줄일 수 있다. 김택연은 "지난해 9이닝당 볼넷(4.29개)이 4개가 넘었다. 1점 차 싸움이 많아지는 9회엔 볼넷 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2년 차답지 않았다. 김택연다운 답이었다.인천공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3.05 01:06
프로야구

'19년 차이' 대선배 류현진 앞에서 씩씩투…KT 신인 김동현, 3이닝 무실점 '6선발 후보 증명'

베테랑 대선배 류현진(한화 이글스)을 상대로 씩씩하게 던졌다. KT 위즈의 신인 김동현이 연습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김동현은 26일 일본 오키나와의 고친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34개의 고을 던져 2피안타 1볼넷 무실점 피칭을 던졌다. 상대 선발 투수는 류현진. 연습경기지만, 프로 연차만 20년이나 나는 대선배를 상대로 주눅이 들 법도 했지만, 씩씩한 투구를 펼쳤다. 최고 145km/h의 직구 27개와 133km까지 떨어지는 포크볼 5개, 120km대의 커브와 슬라이더 1개 씩을 던져 한화 타자를 상대했다. 직구 구위를 시험한 좋은 경기였다. 김동현은 1회 이진영-안치홍-문현빈 세 타자를 삼자범퇴 처리했다. 이진영과 안치홍은 내야 땅볼로, 문현빈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2회 선두타자 노시환을 3루수 앞 땅볼로 잡아낸 김동현은 채은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지만 김태연과 이원석을 각각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무실점 이닝을 이어갔다. 3회엔 안타 2개를 맞았다. 선두타자 최재훈에게 빗맞은 우전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후속타자 심우준을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잡아내면서 안정을 찾았다. 이진영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지만 안치홍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임무를 마쳤다. 김동현은 올 시즌 KT의 1라운드 신인 선수다. 신인 드래프트 당시 나도현 KT 단장은 "투수로 이상적인 신체 조건을 가졌다. 18세 이하(U-18세) 국가대표팀 대회를 보고 확신했다. 앞으로 충분히 선발진 한 자리를 맡을 선수"라고 기대한 바 있다. 김동현은 캠프에서도 고된 훈련을 잘 이겨내면서 '6선발' 후보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호주 캠프에서 만났던 김동현은 "제춘모 투수 코치님이 투구 밸런스를 많이 잡아 주셔서 단기간에 좋아지고 있는 게 느껴진다"라며 "많이 발전하는 게 느껴져서 야구가 더 재미있어진다. 빨리 프로 타자들과 붙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라고 새 시즌을 기대한 바 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로 무대를 옮긴 이날 연습경기에서도 김동현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새 시즌 기대를 높였다. 윤승재 기자 2025.02.26 15:31
프로야구

'언제 적 류현진?' 거론은 당연…1년 남은 증명의 무대, 이정후 작심발언 생각해봐야 할 때 [IS 시선]

"대표팀은 경험을 쌓는 곳이 아니다."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작심 발언'이 화제다. 지난 17일 한국 취재진과 만난 그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언급하며 "너무 젊은 선수 위주로만 구성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도 필요하다"라며 '신구조화'를 강조했다. 최근 한국 야구대표팀의 국제 경쟁력은 심각하게 저하됐다.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초대 우승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7 WBC 조별리그 탈락과 2020 도쿄 올림픽 노메달, 2023 WBC 1라운드 탈락에 이어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에서도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상대 팀의 전력을 고려하면 반전했다고 보기 어렵다.국제대회 부진이 계속되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마련한 대책은 '세대교체'였다. 2020 올림픽 노메달과 2023 WBC 탈락 이후, 대표팀은 자체적으로 나이 제한을 두기 시작했다. 성장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부여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었다. 다가오는 2026 WBC와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 활약할 만한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해 왔다. 의도대로 국가대표 세대교체는 성공했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곽빈(두산 베어스)·박영현(KT 위즈) 등이 이끄는 마운드에 김도영(KIA 타이거즈)·나승엽(롯데 자이언츠) 등 젊은 타자들이 힘을 실었다. 여기에 이정후와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 김혜성(LA 다저스) 등 메이저리거들까지 가세한다면 시너지 효과는 더 클 전망이다. 하지만 눈에 띌만한 성과가 있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AG 금메달을 제외하면 조별리그, 1라운드 탈락 등 부진은 계속 이어졌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와 대만의 추격을 허용하고 있다.KBO리그에서는 여전히 37세(지난해 기준)의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36세의 양현종(KIA)이 각 부문 상위권에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선수들 평균 연령이 젊어졌다고 국가대표팀이 강해진 건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정후의 작심발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대표팀은 경험 쌓는 곳이 아니라,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우리나라를 대표해 싸우는 무대다. 좋은 성적을 낸 선배가 있음에도 세대교체라는 명분으로 어린 선수가 나가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경험이 많지 않아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젊은 선수들 특성을 고려하면, 베테랑 선수가 중심을 잡아 줄 필요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사실 2021 올림픽과 2023 WBC 당시만 해도 '언제 적 오승환', '언제 적 김광현'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세대교체를 갈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한국야구는 '무작정 세대교체'로 대처했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6 WBC가 불과 1년 남았다. 이젠 진짜 성과를 내야 할 때다. 하지만 세대교체와 별개로 진짜 준비는 미흡해 보인다. 올겨울만 해도 호주는 한화와, 대만은 롯데와 각각 평가전을 진행했다. 이미 'WBC 모드'에 들어간 셈이다. 그러나 한국은 최근 선임된 류지현 신임 감독이 전력강화위원회와 함께 전력 분석을 위해 대만으로 향하는 게 전부다. 이정후는 "미국 선수들도 단단히 준비하고 있더라. 우리도 잘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대교체를 이유로 '나이'에만 집착한 건 아닐까. 야구의 국제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선 더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윤승재 기자 2025.02.20 07:34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