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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MLB닷컴 극찬 "사사키, FA였으면 3억 달러, 무한한 잠재력 지녔다"

"이 선수 잠재력에는 한계란 게 없다(The sky is the limit for this guy)."전미가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 마린스)를 주목하고 있다.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4일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진출을 앞둔 사사키의 스카우팅 리포트를 전했다.사사키는 일본인 빅리거 선배들과 달리 일본프로야구(NPB)를 지배해본 적 없는 투수다. 매년 이닝 관리와 잔부상을 이유로 규정 이닝을 채우지 않고 시즌을 마쳤다. 커리어 최다 이닝이 2022년 129와 3분의 1이닝에 불과하다.하지만 MLB의 시선은 불안 요소를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가 대졸 유망주 정도의 나이일 뿐이고, 폭발적인 구위는 전미 최고 유망주들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아서다.MLB닷컴은 "사사키 영입전에 참가하는 구단들은 4시즌 동안 평균자책점 2.02, 9이닝당 탈삼진 11.4개, 9이닝당 볼넷 2.0개, 9이닝당 피안타 6개라는 놀라운 수치를 넘어서는 것들(재능)을 두고 경쟁하게 된다"고 예고했다. 매체는 "사사키는 2021년 NPB에서 데뷔한 이후, 그리고 특히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국제 스카우트 부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찰됐다"며 "한 국제 스카우트는 '그는 알려진 것만큼이나 훌륭하다. 그는 이상적으로 예측 가능하며 날씬하고 운동 선수 같은 체격을 지녔다. 팔의 동작과 딜리버리가 뛰어나고, 3개 이상의 강력한 구종을 제구할 줄 안다. 그는 최고의 잠재력을 보유했다"고 극찬했다.또 다른 스카우트 디렉터는 "그는 최상급 선발 투수다. 그가 오타니라고 하진 않겠지만, 비교 가능한 투수다. 19살 때부터 그를 지켜봤고, 국가대표에서 던지는 것도 봤다. 폭발적인 팔을 지녔다"고 했다. 세 번째 스카우트는 "노아 신더가드가 어릴 때가 생각난다"고 비유했다. 오타니와 신더가드 모두 전성기에 시속 100마일 강속구를 뿌리며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로 활약한 바 있다. MLB닷컴은 "사사키의 직구는 20-80 스케일에서 최소 70점이고, 드물게 80점짜리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스카우트들이 채점하는 방식인 20-80 스케일은 최저 20점, 최고 80점으로 선수의 재능을 평가한다. 70은 일반적으로 상위 2.2%에 해당하는 '아주 뛰어난 재능'을, 80은 상위 0.1%에 해당하는 '시대를 대표하는 재능'을 의미한다.매체는 "사사키는 최고 시속 102마일(164㎞)까지 기록했고, 2023년에는 평균 시속 98.8마일을 기록했다. 일부 스카우트들은 올해가 작년보다 무브먼트가 다소 줄었고 이게 헛스윙이 줄어든 이유라고 보는데, 부상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사사키의 주무기 스플리터에 대해선 헛스윙 비율이 주목 받았다. MLB닷컴은 "2024년 스플리터 헛스윙 유도 비율이 57.1%였다. 지난 시즌 MLB 평균은 34.5%였다. 사사키는 스플리터로 100개 이상 헛스윙을 유도한 투수 중 2위에 올랐다"고 답했다. 3구종인 슬라이더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다. 매체는 "일부 스카우트들은 평균 이상의 구종은 될 거로 본다"고 전했다. MLB닷컴은 "사사키가 포스팅될 경우 2024년이든 2025년이든 최고의 국제 유망주가 될 것이다. 한 스카우트는 그가 2025년 상위 50위 안에 드는 10대 선수들보다 훨씬 더 (성공이) 확실한 선수이고, 2025년 개막전 1선발이 될진 몰라도 연내 로테이션 합류는 할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매체와 인터뷰한 한 스카우트는 사사키가 자유계약선수(FA)로 나올 경우에 대해 묻자 "많이 받겠죠"라고 답했고, 다른 관계자는 "그가 FA 시장에 나왔다면 10년에 2억 7500만 달러(3869억원)에서 3억 달러(4220억원)까지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선수 잠재력에는 한계란 게 없다"고 극찬했다.사사키와 지바 롯데에서 뛰었던 투수 제임스 다이크스트라는 "그의 불펜 피칭을 보면서 지금까지 본 최고의 투수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원초적인 재능을 가진 이는 단 한 명도 생각나지 않는다"고 기대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1.1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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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 손주영 빠진 자리 채운다...대표팀, 임찬규 대체선수로 선발

선발진 부상으로 비상이 걸린 국가대표팀에 임찬규(32·LG 트윈스)가 승선한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전력강화위원회는 부상으로 출전이 어려워진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4)을 대체할 선수로 임찬규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야구 대표팀은 최근 고심에 빠졌다. 프리미어12를 앞둔 이번 대표팀에서 1선발로 기대되던 원태인이 지난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 도중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꼈고, 검진 결과 어깨 관절 와순 손상 및 어깨 회전근개 힘줄염이 발견된 탓이다. 당장 치명적 부상은 피했으나 프리미어12 출전은 불가능했다. 이어 손주영(LG) 역시 플레이오프 투구 도중 팔꿈치 손상이 발견됐다.류중일 대표팀 감독과 전력강화위원회는 고심 끝에 남은 후보군 중에 임찬규를 대체 선수로 낙점했다. 임찬규는 2011년 프로에 데뷔, 올해는 정규 시즌에서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10승 6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한 투수다.그동안 구위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올해는 단기전까지 호투하는 기량을 증명했다. 그는 앞서 열렸던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 투수가 되고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어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도 3차전 선발로 나서 5⅓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수확했다. 개인 성적만 따지면 올해 가을 등판한 선발 투수 중 으뜸이라 할 만하다. 임찬규는 오는 30일부터 훈련에 합류한다.한편 임찬규를 비롯해 KIA와 삼성 소속 선수들이 차례로 합류하는 야구대표팀은 내달 1~2일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 뒤 11월 8일 대만으로 출국해 프리미어12 일정에 돌입한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2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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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타자 낙점도 어렵다...고민 많은 류중일 감독 그래도 목표는 "슈퍼라운드 진출" [프리미어12]

예선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조별리그 대진. 사령탑은 고민이 많다. 내달 9일 대만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전에 출전하는 한국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첫 일정을 소화했다. 훈련 전 류중일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오리엔테이션을 가졌고 오후 3시부터 그라운드에 나섰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훈련 지도에 앞서 취재진과 짧게 브리핑을 갖고 대회 운영 계획을 전했다. 이날 참가한 선수들은 지난 11일 발표된 훈련 소집 인원 35명 중 현재 진행 중인 한국시리즈(KS)에 참전한 KIA 타이거즈(7명), 삼성 라이온즈(4명) 소속 선수 11명이 제외됐다. 좌측 팔꿈치 굴곡근 및 회내근 1도 좌상 진단을 받은 LG 트윈스 좌완 선발 자원 손주영도 빠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분석위원회와 류중일 감독은 훈련 경과를 보고 최종 명단 28명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디딘 프리미어12 대표님. 류중일 감독은 고민이 많다. 대만·쿠바·일본·도미니카공화국·호주와 리그를 치러 2위 안에 들어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는데, 어느 팀도 1승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패를 겪은 한국야구는 내실 강화와 세대교체를 위해 지난해 10월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AG) 대표팀을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해 2026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대비하려 한다. 그 어느 때보다 유망한 선수들이 많이 등장한 KBO리그이지만, 최강 전력을 구축했다고 보긴 어렵다. 여기에 소집 명단에 든 선수 중 부상을 입은 선수도 있다. 류중일 감독은 "손주영은 진단서를 제출하고, 확실히 빼기로 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주루 중 부상을 당한) 구자욱도 물음표다. (참가가) 쉽지 않을 것 같다. 6일에 상무 야구단과 연습경기를 하는데, 훈련 경과를 보고 최종 명단을 확정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35명 외 추가 선수가 발탁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긍정했다. 선발진과 타선의 화력 모두 온전하지 않다. 항저우 AG에서 1선발을 했던 2023시즌 신인왕 문동주(한화 이글스)도 부상으로 승선하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고영표·엄상백·원태인·최승용이 있는데 어떤 상대에 어떤 투수를 넣을지 훈련을 하면서 정할 것이다. 한 경기를 확실하게 막아줄 투수를 찾아야 한다. 타선도 상대 투수들 유형에 따라 높은 공을 잘 공략하는 스윙 궤적인지, 낮은 공을 잘 공략하는 스윙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거포형' 타자 부재로 4번 타자 낙점도 어려움을 겪어 장종훈 타격 코치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류중일 감독은 경쟁 국가에 대한 경계심도 감추지 않았다. 선수·코치·감독 시절을 거치며 오래 대만을 지켜본 류중일 감독은 "대만이 정말 많이 바뀐 것 같다. 일본 지도자들이 많이 가서 활동하는 것으로 아는데, 힘으로만 하던 예전과 달리 일본과 비슷한 야구를 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도미니카공화국과 쿠바도 일본 등 아시아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다고 귀띔했다. KBO리그 KT 위즈 간판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대표적이다. 그런 이유로 전력 보강을 위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둘 생각이다. 김혜성(키움 히어로즈), 강백호(KT) 등 기존 주축 타자들이 기초군사훈련을 소화하느라 빠진 점도 류중일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최대한 승수를 맣이 쌓아서 4강(슈퍼라운드)에 오르는 게 목표"라고 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0.24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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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진율 50% VS 비범한 타격 임팩트...10G 소화한 '타자' 장재영, 후반기도 볼 수 있을까

장재영(21·키움 히어로즈)이 야구 인생 가장 굴곡이 많았던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장재영은 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소속팀 키움이 0-2로 지고 있던 3회 말 1사 2루에서 임찬규를 상대로 깔끔한 우전 안타를 치며 타점까지 뽑았다. 자신의 1군 4번째 타점이었다. 하지만 장재영은 이후 나선 5·7·9회 세 타석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5회는 임찬규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체인지업에 배트를 허공에 갈랐고, 7회도 유리한 볼카운트(3볼-1스트라이크)에서 김진성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2번 연속 헛스윙했다. 1·2구 포크볼을 잘 골라냈지만 의식하다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장재영은 키움이 2-3으로 지고 있던 9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선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간 유영찬의 슬라이더에 배트를 내지 못했다. 장재영은 9억팔로 불린 선수다. 고교(덕수고) 시절 150㎞/h 중반 강속구를 뿌리며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고, 국내 리그 입성을 결정한 상황에서 2021 1차 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그때 받은 계약금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9억원이었다. 장재영은 프로 입문 뒤 3시즌(2021~2023) 동안 자리를 잡지 못했다.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 시즌(2023)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성장 희망을 보여줬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하며 출격이 늦어졌다. 재활 치료를 마치고 나선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에서 다시 통증이 재발했고, 팔꿈치 수술 권유를 받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재영은 타자 전향을 선택했다. 청소년 국가대표팀에서 4번 타자를 맞았을 만큼 타격 재능도 뛰어난 선수였다. 장재영은 5월 중순부터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했다. 출전한 19경기에서 홈런 5개를 치며 장타력을 증명했고, 지난달 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콜업돼 1군 데뷔전까지 치렀다. 예상보다 빠른 행보였다. 이제 장재영에게 타자의 길은 현실이다. 실제로 초반 기세가 꺾인 게 사실이다. 데뷔전이었던 한화전에서 지난 시즌 신인왕 문동주로부터 2루타를 쳤고, 1군 세 번째 출전이었던 6월 22일 고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상대 1선발 애런 윌커슨을 상대로 좌월 홈런을 치기도 했다. 나흘 뒤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첫 멀티히트도 기록했다. 보완점도 명확하다. 예상대로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의식하다 보니 빠른 공 스윙 타이밍도 늦어진 것 같다. 첫 세 경기에서 3개를 기록한 볼넷도 이후 7경기에선 2개를 얻는 데 그쳤다. 무엇보다 삼진이 너무 많다. 총 10경기 40타석을 소화하며 삼진 20개를 당했다. 삼진율이 50%다. 볼넷(5개) 삼진(20개) 비율도 문제가 있다. 장재영은 조바심 내지 않는다. 퓨처스리그에서 뛸 때는 "삼진을 당할 용기가 생겼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자신의 스트라이크존을 찾고, 변화구를 모든 감각으로 익히겠다는 의미였다. 1군은 연습하는 무대가 아니다. 장재영도 그걸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멘털 관리가 더 어려울 것 같다. 아직 변화구 대처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연쇄 부작용으로 강점이었던 빠른 공에도 고전하고 있다. 컨디션이 안 좋았던 베테랑 이용규가 돌아왔고, 부상을 당했던 이형종도 복귀를 앞두고 있다. 키움은 리그 최하위지만, 5위와의 승차가 5경기이기 때문에 후반기 순위 경쟁을 이어간다. 40타석에서 타율 0.182를 남긴 장재영이 언제까지 기회를 얻은지 모른다. 하지만 공을 때리는 선간 임팩트는 마치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연상시킬 만큼 강렬하다. 강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그게 당연한 시기다. 장재영의 시련과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05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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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 사실상 '2선발'로 21일 1군 복귀...부담 되려 커졌다

지난해 신인왕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드디어 1군 마운드에 돌아온다.문동주는 오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출격한다.2023년 문동주는 한화의 미래이자 현재였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했고 지난해 23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72로 활약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KBO리그 국내 투수 최고 구속 신기록인 160.1㎞/h를 찍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선 에이스로 활약했다.진화를 꿈꾸며 2024시즌을 맞이했으나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6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8.78에 그치고 있다. 결국 지난달 28일 두산 베어스전(3과 3분의 1이닝 9실점) 패배를 마지막으로 1군 엔트리를 떠났다. 재조정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 부상은 없었으나 밸런스 조정에 시간이 걸렸다. 당초 5월 10일과 12일 투구하면서 컨디션을 본 후 1군에 올리려 했지만, 구단과 선수 모두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그 결과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와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첫 등판했고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1구 중 10구가 스트라이크였던 게 고무적이다.다만 한화로서는 일부분 계산이 틀어진 채 문동주를 올리게 됐다. 본래대로면 1~819일 사이 퓨처스 등판을 한 차례 더 소화해 투구 수를 70~80구로 늘릴 계획이었다.그런데 그가 없던 사이 1군 선발진에 비상이 걸렸다. 1선발 류현진이 심한 기복에 시달리던 사이 마운드를 지키던 리카르도 산체스(팔꿈치) 그리고 그에 앞서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손목)까지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한화는 페냐의 대체 선발로 쓰기 위해 예상보다 한 템포 빠르게 문동주를 올리기로 했다. 최원호 감독은 16일 페냐를 말소하면서 "21일 동주가 나선다. 투구 수는 더 상의해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아무리 신인왕 수상자여도, 160㎞/h를 던져도, 국가대표 에이스였어도 문동주는 3년 차 투수에 불과하다. 풀 시즌 경력이 지난해가 전부다. 심지어 그해도 규정 이닝은 소화하지 않았다. 밸런스 조정 과정 중 올라왔으니 팀 승리를 이끈다는 부담감보단 경기력 회복을 우선해야 한다.하지만 한화 사정이 녹록치 않다. 8점대 평균자책점인 문동주가 연차로든, 구위로든 2선발을 맡아야 할 상황이라서다. 에이스 류현진은 지난주 2경기에서 모두 호투하며 부활의 신호를 보내줬지만, 외국인 선발이 모두 실종됐다. 5선발로 출발했던 김민우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이미 시즌을 마감했다. 현재 한화 로테이션을 지키는 건 류현진을 제외하면 19살의 1년 차, 황준서와 조동욱 뿐이다.두 신인 모두 기대 이상의 시즌을 보내지만, 안정감이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황준서는 10경기(6선발) 1승 4패 평균자책점 4.86을, 조동욱은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 중이다. 황준서는 최근 4경기에서 모두 부진했다. 5월로 좁히면 평균자책점이 6.43에 달한다. 조동욱은 데뷔전에서 6이닝 무실점 승리 투수가 됐지만, 18일 삼성전에선 3이닝 4실점에 그쳤다. 2경기 탈삼진이 1개뿐인 것도 불안요소다.그렇다고 불펜진의 질이 우수한 것도 아니다. 한화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5.84(리그 8위)에 달한다. 5월로 좁히면 평균자책점이 7.34까지 치솟는다. 필승조, 추격조, 롱 릴리프할 것 없이 모두 불안하다. 지난해 이미 '소년가장'으로 팀을 지탱해본 문동주다. 하지만 그를 향한 기대도, 부담도 지금은 더 클 수밖에 없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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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1선발 지키기부터!" 18승 페이스에도 덤덤, 삼성에 진심인 '에이스' 원태인 [IS 스타]

KBO리그 다승 공동 1위(5승 1패), 평균자책점(ERA) 2위(1.79). 특급 외국인 투수의 성적이 아니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의 올 시즌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올해 원태인은 2015년 윤성환(17승) 이후 9년 만에 한 시즌 15승 이상을 달성한 삼성의 토종 선발이 될 수 있다. 2015년은 삼성이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왕조' 마지막 해였다. 2019년 삼성 입단 당시 "왕조 부흥의 주역이 되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히며 '푸른 피 에이스'가 되고자 했던 그의 꿈이 현실화하고 있다.원태인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개인 성적과 순위는 점차 떨어질 수 있다"라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컨디션과 구위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공을 던질 것이다. (삼성의) 1선발 자리는 놓치고 싶지 않다"라며 에이스를 향한 욕심을 내비쳤다. 사실 원태인 자신도 지금 같은 페이스를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원태인은 정규시즌에서 150이닝을 던졌고, 국가대표에 세 차례(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나 뽑히면서 체력을 소진했다. 올 시즌 전 스프링캠프 합류도 동료들보다 늦었다. 원태인도 "(시즌 준비를 늦게 하면서) 시즌 초반에 고전할 것 같았는데 믿기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다"라며 놀라워했다. 그러나 원태인에겐 상승세의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커브라는 제5의 무기가 생기면서 투구 패턴이 다채로워졌다. 지난겨울 원태인은 새로 부임한 정민태 투수 코치의 슬로 커브를 장착하는 데 열을 올렸다. 지난 3월엔 한국을 방문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로부터 초고속 커브도 배웠다. 커브를 다양하게 구사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완성했다.컷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도 위기 때마다 번뜩인다. 원태인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 체인지업을 많이 생각하는데, 이를 역이용하고 싶었다. 다양한 구종을 다른 각도와 스피드로 던지니까 타자들이 헷갈려 하더라. 투구의 선택지가 많아져서 만족한다"라고 전했다. 원태인은 노련미까지 장착하며 더 진화하고 있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프로 6년 차 원태인은 해외 구단 포스팅(비공개 입찰경쟁) 자격을 얻기까지 두 시즌을 남겨두고 있다. 원태인은 오래전부터 미국 혹은 일본 진출을 꿈꿨다. 그는 "해외 진출이라는 더 큰 목표를 잡으면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 (포스팅까지) 얼마 남지 않아 더 잘해야 되겠다는 욕심이 생긴다"라면서도 "지금은 삼성에만 집중하고 있다. 팀이 승리하는 데 일조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어느덧 원태인은 토종 선발진의 맏형이 됐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는다. 이승현(22·3경기 2승 1패 ERA 1.80) 이호성(20·5경기 1승 2패 ERA 4.00) 등 후배 선발 투수들의 활약도 원태인에겐 또 다른 자극이다. 원태인은 "동생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내 자리를 뺏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생긴다"라면서 "토종 에이스, 1선발 자리는 뺏길 수 없다. 더 잘하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4.05.07 06:04
프로야구

사이영상 투수에 다저스 1선발까지 만났다, 조용히 진화하는 '푸른 피 에이스' 원태인

삼성 라이온즈를 넘어 한국 야구대표팀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원태인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팀을 상대로도 호투를 펼쳤다. 지난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연습경기에 등판한 원태인은 2이닝 동안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탄탄한 투구를 보였다. 꿈에 그리던 빅리그 타자들과의 맞대결. 이날 원태인은 최고 149.5㎞(92.9마일)/h의 공을 던졌다. 선두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 던진 공이었다. 초반부터 힘이 잔뜩 들어갔다. 이후 위기도 있었지만 원태인은 주 무기 체인지업으로 빅리그 타자들을 돌려세웠다. 3회 말 1사 1루에서는 '슈퍼스타' 매니 마차도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시키며 미소를 지었다. 원태인의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 선수단도 홀렸다. 마이크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원태인이 정말 대단한 변화구를 던졌다”라고 칭찬했다. 실트 감독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원태인과 상대한 뒤, 체인지업이 정말 좋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원태인의 변화구가 갑자기 휘어들어 왔다”라며 극찬을 이어갔다. 원태인은 메이저리거들을 상대로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확신에 환하게 웃었다. 원태인은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선수와 경기를 하는 것 자체가 큰 경험이었다.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고 싶다고 했는데 실현이 됐다"라면서 "일부러 체인지업을 더 많이 던졌다.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져 그 공에 대한 자신감을 좀 더 얻고 싶었다.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라고 만족해했다. 원태인은 이미 삼성과 국가대표에서 우완 에이스로 평가받고 있지만, 진화를 멈추지 않는다. 지난해 겨울에는 미국에서 2022년 만장일치 ‘사이영상’ 투수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 말린스)를 만나 체인지업 완성도를 높였다. 이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9월 2021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등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해 경험도 쌓았다. 원태인은 경기 전날 로스에인절스(LA) 다저스의 1선발 투수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만나 그의 주 무기 커브 노하우와 투구 밸런스 조언을 받은 바 있다. 원태인은 다음날 그 커브를 바로 실전에서 실험했다. 안타를 맞을 각오로 메이저리거들에게 시험해 보고 싶었다. 원태인은 "안타는 맞았지만 시도에 의미를 두고 싶다"라며 웃었다. 지난해부터 태극마크를 네 번이나 연달아 달고 미국 메이저리거들까지 상대했다. 향후 일본프로리그(NPB) 진출이 꿈이라는 그는 서울 시리즈를 통해 값진 자양분을 쌓았다. 고척=윤승재 기자 2024.03.21 07:04
메이저리그

다르빗슈 VS 글래스노우, 야마모토 VS 머스그로브...MLB 서울개막전 선발 매치업 발표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공식전 '서울시리즈'에 출격할 선발 투수들이 발표됐다. MLB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오는 20·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막 시리즈를 치른다. '코리안 빅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북미 스포츠 최고 몸값(7억 달러)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다저스) 등 MLB 대표 스타플레이어들이 총출동한다. MLB 사무국은 12일(한국시간) 1차전과 2차전에 나설 선발 투수들을 발표했다. 1차전 다저스는 올 시즌 영입한 타일러 글래스노우, 샌디에이고는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가 나선다. 2차전은 올 시즌을 앞두고 MLB에 진출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다저스, 지난 시즌 샌디에이고 1선발 조 머스그로브가 샌디에이고 선발로 나선다. 글래스노우는 MBL 대표 파이어볼러다. 다저스가 선발진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로 보강한 선수다. 부상 탓에 한 번도 30경기(선발 기준) 이상 등판하지 않았지만, 지난 시즌 21경기에서 10승, 평균자책점 3.53를 기록하며, 마운드 위에 있을 때는 극강 면모를 보여줬다. 같은 마운드에 등판하는 다르빗슈는 오타니가 MLB에 진출하기 전까지 일본인 빅리거 중 가장 빼어난 퍼포먼스를 보여준 선수다. 2012년에 데뷔해 통산 266경기 모두 선발로 나서 103승을 거뒀다. 박찬호(124승) 노모 히데오(123승)에 이어 아시아 투수로는 세 번째로 세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2차전 매치도 흥미를 자아낸다. 키포인트는 야마모토의 데뷔전이다. 야마모토는 올 시즌 MLB 스토브리그 최대어로 평가받았고,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 역대 투구 최고 몸값을 받고 빅리그에 입성했다. 일본 리그에서 3년 연속 투수 4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1위에 오를 만큼 빼어난 기량을 보여준 투수다. 150㎞/h 중반까지 찍히는 강속구에 포크볼, 슬라이더를 다양하게 구사한다. 다저스는 빅리그 등판이 없는 그에게 뉴욕 양키스 에이스이자 종전 자유계약선수(FA) 최고 계약 1위(3억2400만 달러)를 지키고 있었던 개릿 콜보다 많은 몸값을 안겼다. 야마모토는 지난달 29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시범경기 데뷔전에선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최근 등판이었던 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는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샌디에이고 선발 머스그로브는 최근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에이스급 폼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다. 2022시즌 평균자책점 2.93, 2023시즌 3.05를 기록할만큼 안정감이 있다. 2021시즌에는 200탈삼진을 기록했다. 전형적인 파워 피처다. 서울시리즈는 티켓 예매 전쟁이 생길만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캡틴 손흥민이 서울 개막전에 참가하는 선수들을 향해 환영 메시리즐 전하고,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한 사진을 남겨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역사적인 한국에서의 빅리그 경기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12 13:20
프로야구

페이스·팀 상황·무대 모두 다르다...'393일 만에 재대결' 안우진-김광현, 누가 웃을까

8월 마지막 날, 인천에서 빅매치가 성사됐다. 리그 대표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와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다.김광현은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야구 대표 투수다. 인천 야구 왕조 시절을 이끈 에이스, KBO리그 통산 156승(현역 2위) 국가대표 1선발 등 화려한 이력을 쌓았다.안우진은 신진 에이스 대표 주자다. 2022시즌 평균자책점(2.11)과 탈삼진(224개) 부문 1위에 오르며 KBO리그 대표 투수로 올라섰다. 150㎞/h 중반 강속구를 뿌리면서도 제구력을 갖췄고, 슬라이더를 활용한 완급 조절 능력도 빼어나다. 특히 탈삼진 능력은 역대급이다. 이미 국내 투수 단일시즌 최다 기록(224개)을 갖고 있다. 최근 페이스는 차이가 있다. 후반기 등판한 6경기에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다. 전반기 막판 3경기 연속 4점 이상 내주며 잠시 흔들렸지만, 이내 ‘언터쳐블’ 면모를 되찾았다. 반면 김광현은 지난 19일 인천 LG 트윈스전에서 6과 3분의 2이닝 5실점,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4이닝 7실점을 기록하며 고전했다. 두 투수는 통산 한차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2022년 8월 3일 고척 경기였다. 안우진은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고 승수를 쌓았다. 김광현도 6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팀 상황도 차이가 있다. 전반기 내내 2위를 지켰던 SSG는 최근 KT 위즈에 추월을 허용했다. 부상으로 빠졌던 4번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복귀했고, 타선 무게감이 더해지며 최근 3연승을 거뒀다. 목표는 2위 탈환이다. 반면 키움은 리그 최하위(10위)까지 떨어져 있다. 간판타자 이정후가 부상으로 이탈하고, 안우진과 함께 국내 선발진을 이끌던 최원태가 LG 트윈스로 이적한 뒤 급격히 전력이 떨어졌다. 지난 27일 광주 경기에선 신인왕을 두고 경쟁하는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 KIA 타이거즈 윤영철이 선발 맞대결을 치러 큰 관심을 모았다. 이번엔 리그 최고 투수들이 격돌한다. 안우진은 김광현과 쌍벽을 이루는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지난해 두 차례 선발 대결을 치렀다. 6월 11일 광주 원정에선 6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같은 달 29일 홈에서는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7이닝 1실점을 기록한 양현종에 판정승을 거뒀다. 당시 팀도 1-0로 이겼다. 김광현과의 두 번째 맞대결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31 16:34
프로야구

[IS 피플] '느림'이 빚은 문동주 '160.1㎞' 광속구

마침내, 드디어 한국야구가 시속 160㎞ 고지에 도달했다.문동주(20·한화 이글스)는 지난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1회 말 박찬호 타석에서 시속 160.1㎞(스포츠투아이 기준) 강속구로 3구 삼진을 잡았다. 장내 전광판에는 시속 159㎞가 찍혔고, 중계 방송사 구속에는 시속 161㎞가 나왔다. 마흔두 번째 시즌을 맞은 KBO리그의 역사에서 한국인 투수가 시속 160㎞ 공을 던진 건 처음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최대성(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2012년 9월 7일 한화전에서 기록한 시속 158.7㎞다. KBO리그 최고 에이스로 군림하고 있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지난해 9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시속 158.4㎞를 던져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기록이 없었던 건 아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시절 자체 스피드건으로 최고 시속 163㎞까지 찍은 바 있다. 임창용 역시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절 마의 시속 160㎞ 고지에 도달했다. 2009년 5월 15일과 16일 한신 타이거스전에 등판했던 임창용은 2경기에서 모두 최고 시속 160㎞ 기록을 남겼다. KBO리그에서는 전 SK 와이번스(현 SSG) 투수 엄정욱이 2군(퓨처스리그)에서 최고 시속 163㎞를 기록했으나 공인 기록은 아니었다. 걸출한 레전드들도 닿지 못한 고지에 스무 살 투수 문동주가 도달했다. 문동주는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그는 지난 2022 신인 1차 지명을 통해 한화에 입단했다. 고교 3학년 때 이미 최고 시속 154㎞를 기록한 최대어였다.광속구를 던진 바탕에는 유전자를 빼놓을 수 없다. 문동주의 부친 문준흠 육상 감독은 투척(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이다. 지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1 세계선수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고, 현재도 장흥군청 육상팀 감독을 맡고 있다. 문 감독은 아들 문동주에게 해머 대신 강속구를 던지는 어깨와 건장한 체격(1m88㎝·97㎏)을 물려줬다.유전이 전부가 아니다. 아버지의 영향은 오히려 멘털에서 드러났다. 광주화정초 코치와 고교 사령탑으로 그를 지켜본 오철희 진흥고 감독은 "동주는 정신적인 부분에서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체육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서인지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해력이 뛰어났다. 성실하고 착한 인성도 아버지로부터 좋은 부분만 배웠기 때문"이라고 했다. '타고난 천재'는 아니었다. 오철희 감독은 "초등학교 때 동주는 기본기가 참 좋은 선수였다. 유연성이 뛰어났고 기본기가 확실했다"면서도 "무등중 시절 성장이 더뎠다. 근력이 약해 빛을 보지 못했다. 입학 당시 구속이 시속 130㎞대 중반 정도였다"고 떠올렸다.진흥고 진학 후 본격적으로 꽃이 폈다. 입학하기 3~4개월 전 진흥고에 합류한 문동주는 하체부터 다졌다. 오철희 감독은 "당시 동주가 성장판이 덜 닫힌 상태였다. 그래서 웨이트 트레이닝 대신 하체 운동과 보강 훈련에 집중했다"고 전했다.오철희 감독은 "중학교 때 많이 던지지 못했으니 선수도, 부모님도 욕심이 날 법했을 것이다. 그런데 서두르지 않았다. 부모님은 고등학교 1학년만 야구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며 아들을 믿었다. 나도 초등학교 때부터 지켜본 그의 성장 가능성을 믿었다. 동주도 그에 따라 차분하게 훈련을 따라줬다"고 설명했다.대신 지식과 멘털을 키웠다. 문동주는 서한중 당시 진흥고 투수 코치의 지도 아래 이론 훈련과 부상 방지 교육을 충분히 받았다. 오철희 감독은 "그때 받은 수업이 강한 어깨를 만든 데 보탬이 된 것 같다. 동주가 중학교 때 또래 친구들에 밀리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돼 있었다. 고교 때는 기를 펼 수 있게 도왔다. 당시 에이스였던 김윤식(LG 트윈스)의 투구를 보면서 멘털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렇게 최대어 문동주가 만들어졌다. 고교 2학년 때 최고 시속 148㎞를 기록한 그는 3학년 때 드디어 전국구 에이스가 됐다. 그러나 연고팀 KIA는 1차 지명에서 또 다른 최대어 유격수 김도영을 선택했다.연고 지명 대신 전국 지명을 선택한 한화 스카우트팀은 쾌재를 불렀다. 당시 대형 투수 지명이 간절했다고 떠올린 정민혁 한화 스카우트팀장은 "문동주는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했던 선수였다. 신체 능력치도 좋고 피칭 메커니즘도 부드러웠다. 안 좋을 이유를 찾는 게 힘든 선수"라며 "고등학교 입학 후에야 본격적으로 투수를 했는데 매해 구속이 빨라졌다. 몸도 계속 성장했다. 2학년 때는 스피드만 빨랐는데, 3학년 때는 구속도 더 오르고 마운드에서 여유도 생겼다"고 했다.최하위 팀 입단이 문동주의 발목을 잡게 된 건 아닐까. 오철희 감독은 오히려 한화의 공을 치켜세웠다. 오 감독은 "한화의 공이 정말 크다. 한화는 지명 당시 '우리는 미래를 보고 선수단에 투자한다. 당연히 1군에서 기용하겠지만, 무리시키지 않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그대로 지켜주고 있다"고 전했다.실제로 한화는 단 한 번도 서두르지 않았다. 12월생인 점, 전업 투수 경험이 짧은 점, 청소년 대표팀을 뛴 점까지 고려해 1군 스프링캠프 대신 2군 캠프에서 재활 훈련과 휴식을 우선했다. 투구 수를 세심하게 관리했고, 시즌 중 부상을 입자 회복 기간도 최대한 길게 잡았다. 최원호 한화 퓨처스팀 감독은 "구단은 문동주에 대해 장기적 로드맵을 수립, 처음부터 조심스럽게 다뤘다. 동주 같은 선수는 현장에서 임의로 건드리지 않는다. 다만 투구 시 상체가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어 구단과 논의해 밸런스만 조금 잡았다"고 전했다.최원호 감독은 "보통 투수는 20대 중반까지 매년 근력이 상승한다. 프로에 와 고등학교 때보다 체계적인 트레이닝과 관리를 받으면 근력이 증가한다. 동주는 증가 폭이 큰 편"이라며 "투구 동작에서도 끊김 없게 연결 동작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다리를 들고 나가는 스트라이드 과정도 밸런스가 좋다. 입단 당시에는 공을 뿌리는 시점에서 축을 형성하는 앞다리의 힘이 약했는데, 지금은 보완돼 지지대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바이오 메커닉으로 보면 투구 동작이 상당히 안정됐다"고 설명했다.최원호 감독은 "과거에는 지도자 성향에 따라 투수의 폼을 많이 손대는 경우가 많았다. 잘된 케이스도 있지만, 잘 풀리지 않은 케이스가 훨씬 많았다. 정민철 전 단장과 나는 신인 투수가 입단했을 때 밸런스를 잃어버렸거나, 스트라이크를 못 넣는 게 아니면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자고 결정했다"고 했다. 시속 160㎞는 문동주의 종착점이 아닌 출발점이다. 올 시즌 1승 1패 평균자책점 1.64를 기록 중인 그는 사실상 한화의 에이스다. 최원호 감독은 "1~2년 정도 경험하면 운영 능력이 향상될 거다. 20대 중반 정도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민혁 팀장도 "대한민국 1선발로 클 투수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이 너무 훌륭하다. 후배들이 동주를 롤 모델로 삼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제2의 문동주도 나올 수 있을까. 이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 투수들의 강속구에 완패한 한국 야구 전체의 숙제다. 문동주가 더 성장하고, 그와 경쟁할 투수들이 나와야 한국 야구의 체질이 강해질 수 있다. 오철희 감독은 "어디에서 훈련해도 기본적인 기술 훈련은 비슷하다. 대신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려면 이론 공부도 필요하다. 동주도 서한중 코치와 연구도 하고, 다치지 않는 방법을 배운 게 큰 자산이 됐다. 앞으로 지도자와 선수들이 신중하게 고민하고, 더 공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최원호 감독은 "좋은 기술과 하드웨어를 가진 선수를 영입하고, 이들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분석해 장기 로드맵으로 이끄는지가 중요하다. 20대 초반 투수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혹사를 막고 20대 중반에 정점을 맞게 키울 수 있다"고 바라봤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4.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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