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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고객 평점 낮으면 계약해지?…배달앱 '불공정 조항' 삭제

쿠팡이츠가 별점이 낮거나 고객 후기가 좋지 않은 입점 음식점에 대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해오던 조항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지적에 삭제된다.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는 또 '중대한 과실'에만 책임을 지겠다던 조항도 수정하기로 했다. 4일 공정위는 3개 배달앱 플랫폼 사업자들이 입점업체인 음식업주와 체결하는 이용약관을 심사해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의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면서 음식업주 이용약관 상 문제 가능성이 있는 약관조항들에 대한 신고가 있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국내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2019년 9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25조7000억원 수준까지 커졌다. 공정위는 가장 먼저 부당한 계약 해지 조항에 대해 지적했다. 특히 쿠팡이츠는 그동안 고객의 평가가 낮다고 판단하는 경우, 계약 해지까지 조치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고객의 평가에는 리뷰 작성, 별점 평가, 상담 민원 등이 포함된다. '민원이 빈발할 경우' 같은 주관적인 판단에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다. 배달의민족은 입점 음식점주가 가압류·가처분 등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없게 된 경우에 대해 고려 없이 즉시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내용을 배민사장님광장 이용약관에 포함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두 업체에 계약해지 등 사유를 구체화하고, 제재 시 이의신청 또는 시정기회를 부여하도록 했다. ‘고객의 평가가 현저히 낮다고 회사가 판단하는 경우’를 ‘판매자 상품에 대한 고객의 평가 방법에 재주문율을 포함하고, 고객의 평가가 일관되게 객관적으로 현저히 낮은 경우’로 수정해 쿠팡이츠의 자의적인 판단 가능성을 낮췄다. 또 쿠팡이츠는 민원 발생에 판매자의 귀책이 있는지를 확인하도록 했다. 사업자 과실에 대한 부당한 면책 조항도 고치도록 했다. 그동안 배달앱 3사에는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만 책임을 지겠다는 회피성 조항이 공통으로 포함돼 있었다. 이에 사업자들은 약관 조항에 명시된 '중대한 과실'을 '과실'로 고쳐 중과실로 한정됐던 책임 범위를 경과실까지 넓혔다. 이 밖에도 지금까지 음식업주가 계약을 해지해도 해당 게시물에 대한 삭제 권한은 배달앱 사업자에만 있고 그 이용 범위를 구체화하지 않았던 것을 계약 종료 후에도 음식업주가 게시물 삭제 요구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회사가 회원의 게시물을 별도 협의해 일정 기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배달앱이 웹사이트 게시를 통해 통지해오던 방식을 음식업주에게 불이익이 있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개별로 알리도록 수정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9.04 14:06
경제

편의점·배달·반려동물까지…'금융' 벗는 은행들

금융에만 올인해 온 시중 은행들이 '비금융'으로 한눈을 팔고 있다. 다양한 분야로의 도전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얻어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겠다는 취지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22일 신한은행의 음식배달 앱 '땡겨요'가 모습을 드러낸다.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으로 지정된 지 1년 만에 시범 출시되는 것이다. 국내 배달앱 3대장인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와 다르게 낮은 수수료를 앞세워 1년 안에 8만 가맹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앱 개발에만 140억원이 들었고, 마케팅 등 비용을 종합하면 수백억 원을 쏟은 프로젝트다. 최근 신한은행의 '비금융 행보'는 반려동물 시장으로도 진입했다. 지난달 반려동물을 위한 생활플랫폼 '쏠 펫(SOL PET)'을 시작했다. '쏠 펫'은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지속적 증가에 발맞춰 반려동물 및 보호자를 위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만족을 높이기 위해 출시한 반려동물 생활 플랫폼으로 신한 쏠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가장 먼저 고객 참여형 반려동물 커뮤니티 ‘펫스타픽’을 시작했다. 이를 위해 이종업종인 반려동물용품 전문 브랜드 브레멘과도 손잡았다. 향후 펫 관련 원스톱 상품·서비스부터 펫 금융 서비스 등으로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편의점 상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 'My편의점'을 우리WON뱅킹 앱 안에 넣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식료품 및 생필품 등을 1만5000원 이상 결제하면 배달해주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편의점 배달 서비스를 두고 "MZ세대의 유입을 늘리고 젊은 고객층의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오랜 시간 게임산업에 관심을 가져온 우리은행은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은 e스포츠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팬들을 위한 전용 페이지도 추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My편의점은) 이제 막 시작한 서비스라 반응이 점점 더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KB국민은행은 최근 티맵모빌리티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체결하고, 티맵의 데이터를 통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안전운전을 하고 연비 운전을 실천하는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배달 라이더나 택시·화물기사 등을 돕는 상생 상품을 만드는 식이다. 또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꽃 배달 결제 서비스 '올원플라워'를 출시하며 이종업종에 뛰어든 바 있다. 이처럼 최근 은행권은 뱅킹 플랫폼에 생활밀착형 비금융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은행의 비금융 진출에는 이른바 '전업주의(전문 금융업무만 수행하고 다른 업무에 참여를 제한)' 원칙이 걸림돌로 작용해 적극적인 영역 확대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빅테크와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서 전업주의 원칙이 발목을 잡는 일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빅테크가 금융에 뛰어든 상황에서 비금융 진출에 대해 은행에만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도 최근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해 바로 잡겠다고 했다"며 "은행이 하는 제휴업무가 금융 건전성을 크게 헤치는 범위가 아니고 제휴를 통해 고객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서비스면 아주 까다롭지는 않은 분위기다. '땡겨요'가 화룡점정이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12.22 07:01
경제

배민 '글로벌 지원 프로젝트' 가동…첫 지역은 베트남

우아한형제들이 식당 사장님들의 해외 진출을 밀어준다. 첫 지역은 우아한형제들이 발을 뻗고 있는 베트남이다. 10일 우아한형제들은 소상공인 교육 프로그램 ‘배민아카데미’를 통해 ‘베트남 외식업 도전기’ 교육생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음식점 사장님들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다. 베트남은 외식업 연평균 성장률이 10%에 달할 정도로 성장성이 높다. 지난 2019년 우아한형제들은 '배민'이라는 서비스명으로 베트남 배달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베트남은 덥고 습한 기후 탓에 외식보다 배달을 선호하는 문화가 있어 이미 음식배달 시장이 오프라인 위주로 많이 발달해 있는 나라다. 또 70%가 넘는 오토바이 보급률로 인해 오토바이를 통한 배달업 및 운송업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는 상황이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전통적 오프라인 중심의 체계화되지 않은 배달 시장을 배민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 기반으로 전환할 경우 잠재력이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이미 그랩(Grab)이나, 고젝(Go-Jek) 등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 시장에 진출해 있어 2018년 이후 베트남 온라인 배달 플랫폼 시장의 폭발적으로 성장 추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배민은 베트남에서 라이더 복장을 통일해 브랜드 이미지를 이용자들에게 전달하는 등 인지도 확대에 나서면서 베트남 배달시장에 진출한 지 1년여 만에 2위 사업자로 자리 잡았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식당들에 베트남 진출에 대한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고, 철저히 준비해 진출할 수 있도록 준비 과정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최근 베트남에서는 떡볶이, 치킨, 김밥, 라면 등 국내에서 익숙한 메뉴를 베트남식으로 현지화해 소위 대박을 터트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치킨플러스는 코로나19 상황에도 지난해에만 베트남에 25개 매장을 추가 오픈해 현재 40호점을 운영 중이며, 국내 한 유명 떡볶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베트남 내 70호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베트남에서 제2, 제3의 K-푸드 성공 사례를 이어가기 위해 식자재, 유통, 조리, 현지화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이번 프로그램 강사진으로 꾸리기도 했다. 1차 교육에서는 우아한형제들 베트남 배민키친 김충영 실장, 더본코리아 해외사업팀 이정은 차장, 베트남 치킨플러스 유강신 대표, 베트남 식자재 플랫폼 ODA.VN 박성현 이사 등이 베트남 사업운영 경험담과 노하우를 전달할 예정이다. 1, 2차 모집에서 각각 20명씩 선발된 사장님들은 총 5주의 교육 기간 동안 베트남의 외식문화와 트렌드, 베트남 진출 관련 케이스 스터디, 현지 시장조사와 시뮬레이션, 마케팅, 법인설립 및 인력운영 등 베트남 진출의 A부터 Z까지 배우게 된다. 우아한형제들 가치경영실 권용규 실장은 "이번 글로벌 프로젝트 베트남편을 시작으로 우아한형제들의 해외 인프라를 활용해 사장님의 해외 도전 진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5.10 11:40
연예

우아한형제들, 지난해 364억원 적자…4년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연 매출이 5000억원을 넘어섰지만, 4년 만에 적자로 다시 돌아갔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연간 매출이 5654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전년에 비해 80% 성장한 수치다. 2015년 매출(495억원)과 단순 비교하면 4년 만에 11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36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25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창업 후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우아한형제들은 이후 3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4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국내 음식 배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광고·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라이더 프로모션 비용 등 지출이 고루 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889억 원 줄어들었다.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2019년은 국내 음식배달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그 과정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만한 기술 경쟁력과 경영 노하우를 축적한 한 해였다. 2020년은 건전한 성장 구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민이 성장하면서 국내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도 커지고 있다. 배민 앱에 입점한 외식업 소상공인들이 지난해 배민을 통해 올린 매출은 총 8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배민을 통한 소상공인 매출은 2015년 1조 원을 넘어선 뒤 2017년 3조원, 2018년 5조2000억 원에 이어 지난해엔 8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1~2인 가구, 맞벌이 부부가 늘고 언택트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외식업이 배달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주문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의민족의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식문화에 맞닿은 서비스를 다각도로 펼쳐가고 있다. 작년 말 런칭한 ‘B마트'는 식재료와 생활용품을 주문 즉시 배송하는 모델로 서울 전역에서 운영 중이다. 로봇 서비스 사업도 단계적으로 결실을 보고 있다. 서빙 로봇 렌탈 사업은 비대면 선호 추세에 맞춰 가속도가 붙고 있다. 올해 안에 전국 200개 업소에 300대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아파트 단지, 대학 캠퍼스 등 시범 운영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UCLA 산하 연구소 ‘로멜라’ 와 요리 로봇 개발도 진행 중이다. 배민이 독자 브랜드로 해외에 진출한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작년 6월 베트남 호치민에 런칭한 ‘BAEMIN’은 특유의 컬처 마케팅을 현지 정서에 결합해 주목받고 있다. 이외에도 식자재 전문쇼핑몰 ‘배민상회'는 친환경 제품 라인업을 출시하며 지속 가능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소상공인에게 무료 교육을 제공하는 장사 학교‘배민아카데미'는 매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약 2만 명의 소상공인이 교육에 참석했다. 배달원의 안전사고 예방과 안정적인 일자리 제공을 위한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김범준 대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우아한형제들 앞에는 제2의 성장을 위한 도전 과제들이 펼쳐져 있다"며 “음식점주들은 합리적인 비용으로 더 많은 매출을, 이용자들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드실 수 있도록 배달의민족 플랫폼을 운영하고, 각종 푸드테크의 첨단화에도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3.21 11:27
경제

시간당 5개 '총알배달'···'배달의 민족'에 반한 게르만 민족

━ 배달의민족에 4.7조 쏜 딜리버리히어로 독일 배달서비스 전문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국내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했다. DH는 국내서 요기요·배달통을 운영 중인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모기업이다. 이번 인수가 화제를 모은 건 DH가 우아한형제들 기업 가치를 무려 40억 달러(약 4조7500억원)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배달의민족이 세계 배달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속내는 아시아 경영 노하우·인력 확보 DH는 현재 글로벌 배달서비스 시장에서 1위지만, 경쟁사의 강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네덜란드 테이크어웨이닷컴(takeaway.com)과 영국 저스트잇(just eat)이 합병을 추진 중이다. 양사가 합병하면 유럽 점유율 1위로 올라선다. 여기에 차량공유 기업이 배달 시장에 진입했다. 이들은 차량공유 앱에 배달까지 붙여 소위 '메가 앱'을 지향하고 있다. 그랩푸드·우버이츠·고푸드 등이 대표적이다. 각각 그랩·우버·고젝이라는 자사의 차량 공유 플랫폼을 활용해 음식을 배달한다. 실제로 베트남 등 일부 시장에서 DH는 그랩푸드 등 경쟁사 영향력 확대에 고전하는 양상이다. 고젝엔 텐센트와 징둥닷컴, 그랩엔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가 투자하는 등 배달이 얹혀진 메가앱 경쟁에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DH는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면 글로벌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뺏기지 않고 있는 경쟁사 우아한형제들에 주목했다는 것이다. 관련기사 '게르만 민족'된 배달의 민족?…배민, 독일계 손잡고 아시아 공략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인수에 따른 DH의 지분구조 변화도 일괄적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양사는 아시아 11개국 사업을 총괄하는 별도 기업(우아DH아시아)을 세우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 기업의 회장을 맡는다. 시장 평가보다 높은 가격에 지분을 사들이는 대신, 아시아 시장에서 확고한 1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져오고, 이를 개발한 경영진까지 한꺼번에 스카우트한 것이다. DH가 최고경영진의 지분 13%까지 내주면서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가치를 이례적으로 높이 책정한 배경이다. ━ 한국을 ‘글로벌 테스트베드’로 판단 한국이라는 독특한 배달 시장의 특성도 이번 M&A에 영향을 미쳤다. DH는 한국을 신제도·신기술 경연장으로 본다. 한국은 가맹점 수수료 폐지와 대규모 브랜드 마케팅 등 실험적인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요즘엔 음식·메뉴를 추천하는 인공지능(AI)이나 매장 내에서 음식을 배달하는 자율주행 로봇까지 등장했다. 오토바이로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원(라이더·rider)의 경쟁력도 독보적이다. 다수의 한국 라이더는 기술 기반으로 개발한 최적의 동선을 활용해 시간당 5개 안팎의 음식을 배달한다. 다른 국가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속도다. 이런 ‘배달의 민족’의 배달 노하우를 전 세계에 접목하면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DH 본사는 전 세계 사업을 대부분 직접 관장하지만 유독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에는 거의 100% 자율경영권을 부여하고 있다. 오히려 한국 사업의 노하우를 세계 사업장에 역적용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DH는 배달통(2014년)·푸드플라이(2017년)도 인수했다. ━ 배달의민족·요기요 비교해 글로벌에 접목 배달의민족을 인수하면 음식배달 서비스를 비교·대조하기도 용이하다. 소비자 입장에선 비슷하지만, 사실 배달의민족은 음식점주가 지불하는 광고료가, 요기요는 매출에 비례해서 떼어가는 수수료가 주요 매출처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비교하면 보다 효율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 글로벌 시장에 적용할 여지도 있다. 국내 음식배달 시장의 잠재력도 DH가 배달의민족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배경으로 꼽힌다. 2018년 전국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86.8%가 음식점에 직접 전화해서 배달 음식을 주문한다. 이에 비해 배달 앱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6.4%에 불과하다. M&A 이후 DH가 국내 시장의 90%를 점유한다고 하지만, 전체 배달 음식 시장 점유율은 5.8%에 불과하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2019.12.16 08:50
경제

나는 '구독'해 산다

직장인 임모(35)씨는 최근 몇 해 동안 겨울코트를 거의 구매하지 않았다. 유행이 빠르게 지나가는 우리나라에서 가격대 높고 질 좋은 코트를 여러 벌 사기가 평범한 직장인의 벌이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대신 다달이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몇 벌의 옷을 빌려 입을 수 있는 의류 정기 이용 서비스를 선택했다. 임씨는 “매 달 새 옷을 입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고, 부피 큰 겨울 외투가 쌓이지 않아 만족하고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배송 서비스’라 불리는 구독경제가 음악 등 콘텐트부터 의류는 물론, 꽃, 취미 활동, 자동차 등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음식배달 플랫폼까지 정기구독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배달앱 요기요의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 ‘슈퍼클럽’이 론칭 1주일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슈퍼클럽은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요기요 앱 내 모든 레스토랑의 메뉴를 월 10회, 3000원씩 총 3만원의 자동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정기 할인 구독 서비스다. ‘정기배송 서비스’로 통용되는 구독경제는 결제·정산 솔루션 기업인 주오라의 창립자 티엔 추오가 만든 용어다. 그는 ‘제품 판매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으로 반복적인 매출을 창출하고 고객을 구매자에서 구독자로 전환하는 산업 환경’을 구독경제로 정의했다. 구독경제는 오래 전부터 우리 생활에 스며들어 있던 소비 방식이다. 우유를 매일 배달시킨다거나, 신문배달 같은 것들이 구독경제에 해당된다. 이같은 소비 방식이 최근 더욱 각광받는 데에는 1~2인 가구가 늘어나고 온라인 쇼핑이 성장한 것과 연관이 있다. 편의성과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형태가 확산되면서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원하는 제품을 구독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달라진 소비 방식 소유하지 않아도 괜찮아진 소비자들은 내 컴퓨터와 스마트폰 용량을 채우지 않고 ‘구독’하려는 모양새다. 최근 만난 국내 팟캐스트 플랫폼 팟빵의 김동희 대표는 “팟빵이 2017년 8월부터 과금 기능을 넣어 지금은 월간 결제액이 3억원이 넘게 발생하면서 콘텐트가 유료로 팔리고 있다”며 “내년쯤에는 정액제 구독형 모델로 가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돈을 지불하고 콘텐트를 소비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는 점, 그리고 다운로드보다는 ‘스트리밍’ 형식으로 자신이 고른 콘텐트를 소유하지 않고 ‘체험’으로 초점이 옮겨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월정액 서비스는 국내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음원시장에서는 노래를 다운받기보다는 월정액 서비스로 ‘스트리밍’하는 방식이 자리잡은지 오래다. 요즘에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월정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콘텐트를 선택해 소유하지 않고 동영상 콘텐트를 빠르게 소비하는 방식으로, 넷플릭스의 국내 사용자는 지난해에만 274%가 늘었다. 영상뿐만 아니라, 구매해 ‘소유’하던 책들도 이제는 월정액을 내면 보고 싶은 만큼 볼 수 있다. 국내 전자책업계 내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밀리의 서재’는 모든 서비스를 ‘월 9900원 정기 구독’으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연 9만9000원 정기 구독’하는 상품을 런칭하기도 했다. 이를 월 구독료로 환산 시에는 약 8000원 내외다. 밀리의서재 측은 “전자기기를 활용하는 만큼 이용자의 70%는 2030, 흔히 ‘밀레니얼’이라고 불리는 세대”라고 말했다. ‘구독경제’는 다양한 모습으로 확대되면서, 일정 기간에 한 번 물품을 배달해주는 ‘정기배송’부터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무제한이나 정해진 횟수만큼 이용할 수 있는 정액제, 자동차 등 고가품목을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는 ‘장기렌털’ 등으로 세분화돼 나타나고 있다. ‘구독’으로 생활이 가능해지다 직장인 A씨는 매일 아침 ‘와이즐리’에서 매월 정기배송을 받는 면도기로 면도를 한 뒤 셔츠 정기구독 서비스 ‘딜리셔츠’에서 받은 ‘칼주름 셔츠’를 입고 ,‘미하이삭스’에서 매월 받는 양말을 신고 출근한다. A씨는 출근길에 편의점 GS25에 들러 구독해 둔 ‘카페25’의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구매해 사무실로 들어간다. 퇴근한 뒤에는 ‘하비인더박스’에서 받은 핸드드립 커피키트로 취미 활동을 하고, ‘벨루가 브루어리’에서 받은 수제맥주와 함께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트를 시청하며 하루를 마무한다. 가상으로 꾸민 A씨의 사례처럼 구독경제가 일상생활 속으로 빠르게 침투하고 있는 모습이다. 구독경제를 이루는 상품들은 대부분 1인 가구에게 필요한 물품들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셔츠, 양말, 생리대, 면도날 등 매번 구입하거나 세탁해야 하는 생필품들이다. 와이즐리는 남성 소비자를 대상으로 독일기업이 만든 면도날 4개를 월 8900원에 정기배송해준다. 이는 대기업 제품 가격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미국에서 구독경제 열풍을 일으켰던 ‘달러 셰이브 클럽’의 한국판 서비스다. 매주 셔츠 3∼5장을 집으로 배송해 주는 딜리셔츠는 매번 빨고 다리기 귀찮아하는 이들을 위해 셔츠를 빌려준다. 종류와 수에 따라 한달에 5만~7만원을 내면 살균 세탁 후 손으로 다린 셔츠를 매주 지정된 배송 요일에 맞춰 현관문까지 보내주는 서비스다.또 미하이삭스는 홀로 사는 사람들이 양말을 살 시간이 없거나 귀찮아하는 점에 착안해 매달 양말 3켤레를 9900원에 보내주는 서비스를 선보여 소비자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생필품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구독경제는 문화와 취미 분야까지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매월 최저 3만9000원에 3개월에 한 번씩 미술가의 미술 작품을 배송해주는 ‘오픈갤러리’는 고가의 작품을 직접 사는 것보다 부담이 적고 주기적으로 작품을 바꿀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미술품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매달 ‘취미키트’를 보내주는 취미 정기배송 서비스인 하비인더박스는 집에서 편하게 취미 활동을 하고 싶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뜨개질키트, 핸드드립 커피키트, 과자 만들기 키트 등 취미 활동에 필요한 재료와 함께 각 분야의 전문가가 직접 구성하고 설명서도 첨부해준다. 어떤 취미 활동을 해야 할까 고민할 시간도 필요없다. 전문가가 선별해준 취미를 손쉽게 즐기기만 한다는 장점도 있다. 소비하는 입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알아서 갖다주니 ‘편리함’이라는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웬만해서는 한 번 구독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취소를 하지도 않는다.대기업 입장에서도 자연스러운 ‘재구매’가 유도되는 이 비즈니스 모델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CJ ENM 오쇼핑부문이 지난달 23일 TV홈쇼핑에서 판매한 에어퀸 생리대 정기배송 서비스는 반응이 좋았다. 방송 시작 후 1시간 만에 4000세트 이상이 팔리며 목표 대비 140%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이날 전체 판매물량의 25%인 1000개 이상이 정기배송 상품으로 팔렸다.이는 방송 전 정기배송 물량이 5% 정도될 것이라는 회사의 예상치를 4배 이상 뛰어넘은 수치다. 화장품 부문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마스크팩 정기배송 서비스 ‘스테디’를 운영하고 있다.소비자는 일반·보습·미백·영양 등 총 4종의 마스크팩을 선택하고 배송 횟수, 주기 등을 정할 수 있다. 또 애경산업의 ‘플로우’는 개인의 피부 상태에 맞는 화장품을 정기적으로 보내준다. 차량의 경우 현대·기아차가 ‘현대 셀렉션’과 ‘기아 플렉스 프리미엄’을 운영 중이며 BMW 미니 등 수입차 업체도 속속 구독형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디어·콘텐트 분야에서 시작된 구독경제가 전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며 소비하는 구독층은 고정적인 수요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넷플릭스 국내 이용 규모(출처: 와이즈앱) 2019.08.23 07:00
연예

한국관광공사, 모바이크와 업무 제휴

한국관광공사가 사회적 가치 실현의 일환으로 글로벌 공유자전거 기업과의 제휴를 시작한다. 공사는 17일 오전 11시 서울센터 7층 대회의실에서 공유 자전거 기업인 ‘모바이크(Mobike, 한국대표 강경훈)’의 공식 글로벌 혁신 파트너로서의 인증패를 받는다.미래형 관광일자리 창출과 친환경 여행 확대 등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양사가 첫발을 내디디는 이날 행사엔 레저관광전문 여행사, 모바이크 자전거서비스 도입을 희망하는 호텔업계 대표 등 유관인사들도 참석, 공유자전거 서비스의 국내 확산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도 논의될 예정이다.공사는 모바이크와의 개방형 협업을 통해 관광객 마지막 이동거리(last mile ; 현지에 도착해 최종 목적지까지의 이동) 불편 해소, 모바이크 스마트 공유자전거를 활용한 친환경 레저관광?지역관광 활성화, 환경 보호 및 미래형 융?복합 관광일자리 창출 등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박재석 일자리창출팀장은 “모바이크의 공식 파트너로서 관광산업에서의 공유자전거 서비스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관련 양사 업무협약 체결 및 모바이크 대표 서비스 체험행사 개최, 공유자전거를 활용한 한강 야경 자전거투어 상품, 호텔 주변 전통시장 방문 상품 등 다양한 마케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모바이크 코리아 또한 공유자전거 서비스의 국내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강경훈 대표는 “모바이크는 현재 15개국 2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일일 탑승자 수가 3천만 명에 달한다”며 “공사 및 유관업계 공동 협력을 통해 모바이크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한국에서도 활성화 된다면, 향후 모바이크에 익숙한 외국인 방한 관광객의 자전거 테마여행 및 지역관광 활성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최근 중국의 음식배달앱 기업 메이투안 디엔핑으로부터 37억달러(한화 약 3조9천억 원)에 인수돼 화제를 모았던 모바이크는 국내에서 수원 등 유동인구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공유자전거 서비스가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추세이다. 모바이크의 글로벌 혁신 파트너로는 중국의 텐센트, 아이폰 제조사인 폭스콘 (자전거 제조 관련 협력), 하너지(태양전지 관련 협력) 등이 있으며, 공공기관이 파트너로 선정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석희 기자 2018.04.16 15:55
경제

KB국민은행-KB국민카드, 우버와 손잡고 환전 부가서비스 확대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는 스타트업 기업인 우버와 손잡고 24일부터 제휴 기념 ‘우버·KB 아시아트립 환전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이들 3사는 우버의 국내 진출 및 사업 확장을 위한 금융인프라 제공 등 동반성장 추진에 대한 업무협약을 지난 21일 체결했으며, KB국민은행은 선도적인 금융서비스와 고객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선보일 예정이다.우버는 세계에서 가장 시장가치가 높은 70조원의 글로벌 스타트업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현재 세계 600여 개 도시에 진출해 승차공유를 통해 차량을 호출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 서울시 고급택시 서비스 ‘우버블랙’을 시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에는 유명 레스토랑 메뉴를 배달해주는 음식배달 플랫폼 ‘우버이츠’도 선보일 예정이다.24일부터 50만원 이상 환전한 10만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동남아시아 인기 관광지 5개국(홍콩, 싱가포르,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사용할 수 있는 우버 서비스 할인 쿠폰을 KB국민은행 영업점에서 선착순으로 제공할 예정이다.우버앱을 설치한 최초 이용자에 한해 KB국민카드를 결제카드로 등록한 뒤 증정 받은 쿠폰정보를 추가하면 사용이 가능하고, 할인금액은 홍콩 기준으로 최대 약 1만5000원이다. 우버 관계자는 “KB라는 믿음직한 금융파트너와 국내 사업확장을 위한 단단한 도약의 초석을 마련했다”며 “양사간 교류와 협력을 통하여 한 단계 더 발전하고 도약하는 참된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KB국민은행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스타트업 기업 우버의 선진 서비스와 KB의 금융서비스가 만나 성공적인 협업모델을 만들어 낼 것”이라며 “앞으로도 환전 분야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양사의 고객 모두에게 차별화된 혜택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7.07.2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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