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방역수칙 위반 선수들, 왜 연봉 35%가 삭감됐을까
왜 30%도 40%도 아닌 연봉 35% 삭감이었을까. NC 다이노스는 지난 1일 2022년 선수단 연봉 계약 현황을 발표했다. 신인 및 FA(자유계약선수)를 제외한 재계약 대상자 61명 중 투수 홍성민을 제외한 60명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방역수칙 위반 파문을 일으켰던 선수들도 큰 잡음 없이 사인을 마쳤다. 눈길을 끄는 건 삭감 폭이었다. NC는 옵션을 충족해 계약이 자동 연장된 박석민(37)을 제외한 박민우(29) 이명기(35) 권희동(32)의 연봉을 모두 35% 삭감했다. 소수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반올림하면 세 선수 다 삭감 폭이 35%로 동일하다. 박민우는 4억1000만원(2억2000만원 삭감) 이명기와 권희동은 1억7500만원(9500만원 삭감)과 1억1000만원(6000만원 삭감)에 각각 계약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일단 성적을 바탕으로 계산했다. 전반기만 뛰고 시즌 아웃이 된 셈이어서 후반기를 전혀 안 뛴 거로 (연봉 고과를) 돌려봤을 때 일정 비율의 삭감이 나왔다"고 말했다. 박석민·박민우·이명기·권희동은 지난해 7월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72경기 출전 정지와 제재금 1000만원 징계를 받았다. 방역 수칙을 어기고 원정 숙소에서 일반인 여성과 술자리를 가진 게 화근이었다. 이 술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고 강남구청이 "선수들이 초기 역학조사에서 동선을 누락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 사건이 확대됐다. 결국 백신 접종 완료자로 역학 조사 대상이 아니었던 박민우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검찰 송치됐다. '후반기 아웃'만 고려했다면 삭감 폭은 35%보다 낮을 수 있었다. 임선남 단장은 "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의미로 삭감 폭을 약간 더 크게 했다"며 "삭감 폭을 맞추려고 했던 건 아니었는데 (연봉 고과를) 돌려봤을 때 사실 큰 차이가 없었다.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건 무의미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삭감 폭은 35%로 같더라도 삭감된 금액은 천차만별이다. 고액 연봉자였던 박민우의 삭감 폭이 이명기와 권희동의 삭감 액을 더한 것보다 많다. 임선남 단장은 "당연히 연봉이 큰 선수가 더 많은 금액이 삭감될 수밖에 없다. 연봉이 크다는 건 그만큼 그 선수의 책임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며 "같은 비율로 삭감되는 것에 대해 선수의 큰 반발은 없었다. 연봉 실무자들도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지 논의를 많이 했다"고 했다. 연봉 계약은 마쳤지만 1군 스프링캠프 합류는 불발됐다. 임선남 단장은 "네 선수 모두 C팀(2군) 캠프에서 시작한다. 캠프 기간 N팀(1군)에 합류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했다. 검찰 수사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무턱대고 1군 훈련에 합류했는데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면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잔여 징계가 남은 것도 고려했다. KBO 징계에 구단 자체 징계를 더하면 박석민은 올 시즌 개막 첫 52경기, 나머지 세 선수는 27경기를 뛸 수 없다. 임선남 단장은 "선수들이 시즌 개막을 N팀에서 뛸 수 없어서 N팀 캠프에서 훈련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2.04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