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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허경민, 그물망 수비

11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 KT 경기. 두산 3루수 허경민이 4회 KT 김상수의 3루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지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7.11. 2024.07.11 19:52
프로농구

구도 부산의 한, KCC가 27년 만에 풀었다

부산 KCC가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이 됐다. 오랜 기간 부산을 연고로 하는 프로 스포츠팀의 우승이 나오지 않았는데, 올시즌 연고지를 옮긴 KCC가 부산 프로팀으로는 27년 만에 우승하며 구도(球都) 부산의 한을 풀었다. KCC는 지난 5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3~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챔프전·7전 4승제) 5차전에서 수원 KT를 88-70으로 제압,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했다. KCC는 지난 2010~11시즌 이후 13년 만에 통산 6번째 별을 거머쥐었다.KCC는 현대 농구단을 인수해 2001년 창단하면서 2023년까지 전주를 연고로 썼다. 그러나 체육관 문제 등이 얽히면서 올시즌 전격 부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리고 연고 이전 첫 시즌에 우승을 거머쥐면서 21세기 부산 프로팀의 첫 우승을 신고했다. KCC 우승 전까지 부산에서 나온 마지막 우승은 1997년이었다. 프로농구 출범 원년 시즌에 당시 최강팀으로 꼽혔던 부산 기아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 해에 프로축구 부산 대우도 우승했다. 그러나 부산 프로축구팀은 이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고, 현재 부산 아이파크는 2부리그인 K리그2에 있다. 부산 연고의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1992년 우승이 마지막이다. 올시즌은 최하위 10위에 머물고 있다. KCC도 올시즌 정규리그에서는 부진했다. 기대에 한참 못미치는 5위에 그쳤다.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5위팀이 챔프전에서 우승한 건 사상 처음이다. KCC는 당초 시즌 개막 전부터 ‘슈퍼팀’으로 불리며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출신 포워드 최준용를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했고, 허웅·이승현·라건아로 이어지는 막강 라인업을 완성했다. 시즌 중엔 또 다른 MVP 출신 송교창이 전역 후 합류했다. 그러나 화려한 라인업이 승리를 보장하진 못했다. 스타 플레이어들은 경기 중 공에 대한 소유욕이 컸고, 팀 플레이는 삐걱댔다.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부상도 연이어 나왔다. 올시즌 전까지 챔프전 우승을 세 차례나 이끌었던 전창진 KCC 감독은 단기전에서 노련하게 해법을 찾아냈다. ‘슈퍼팀으로 불렸는데, 이런 성적이 창피하다’고 말하는 선수들의 자존심을 자극해 동기부여를 했다. 또한 우승을 위해 선수들의 개인 욕심을 줄이도록 설득해 플레이오프부터 스타들의 출전시간을 배분하는 로테이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라건아가 확실하게 골밑에서 중심을 잡고, 최준용과 송교창이 주특기인 속공 플레이로 상대를 몰아쳤다. 허웅은 이들을 지휘하며 볼배급을 주도했다. 정규리그에서 눈에 띄지 않았던 아시아쿼터 선수 에피스톨라까지 득점력이 폭발했다. 이승현과 정창영은 수비로 팀을 끈끈하게 만들었다. '슈퍼 로테이션' 덕분에 KCC는 단기전에서도 매경기 안정감이 있었다. KCC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 SK에 3연승을 거뒀다. 4강에서는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를 3승 1패로 제압했다. 챔프전에서도 KT에 4승 1패로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과거 ‘치악산 호랑이’로 불렸던 전창진 감독은 개성 강한 스타들이 대거 모인 팀에서 선수들에 맞춰 스타일을 확 바꿨다. 강압적인 카리스마를 보이기 보다 맛있는 음식을 사주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식으로 팀 분위기를 추슬러나갔다. 정규리그 막바지인 지난 3월에는 허웅이 전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해 ‘빠른 속공 농구로 팀 컬러를 바꾸자’는 선수들의 의견을 전달했다. 전 감독은 이를 받아들였다. KCC가 우승을 확정하자 일부 선수들은 전 감독에게 헤드락을 거는 포즈를 하며 격의없이 기쁨을 나눴다. 치악산 호랑이에서 ‘부산 종이 호랑이’가 된 모습에도 전 감독은 활짝 웃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감독으로 시대 변화를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았다"며 "코치들이 옆에서 잘 도와줘서 버텨냈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처럼 훈련 많이 하고, 정신력으로 싸우는 시대는 지났다. 잘 만들어진 선수들을 포장해서 경기를 잘하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라고 했다.KCC가 무서운 기세로 우승에 다가설 때 부산 홈 관중은 열광적으로 호응했다.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챔프 3, 4차전에는 모두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찼다. 스포츠광으로 알려진 박형준 부산 시장은 5일 수원 원정까지 함께 하며 우승을 지켜본 후 우승하면 춤을 추겠다는 공약을 실행했다. 전창진 감독은 챔프전 우승 뒤 “무엇보다 부산 팬들 앞에서 우승하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라며 앞으로 부산 팬의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중 기자 2024.05.0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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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벗고 ‘3연속 멀티 히트’ 허경민 “결과 아닌 타구 질만 생각”

허경민(34)은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두산 베어스 주장 완장을 내려놨다.2023년 허경민은 5년 만에 돌아온 고토 고지 타격 코치와 함께 'again 2018'을 외쳤다. 2018년 그는 타율 0.324를 기록하며 3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허경민의 타율은 0.268에 그쳤다. 콘택트 비율이 91.6%(3위)로 높았으나, 이를 안타로 연결하지 못했다. 그는 시즌 후 주장을 양석환에게 넘겨주고 겨우내 절치부심해 2024년을 준비했다.일단 출발이 좋다. 허경민은 지난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와 개막전을 시작으로 26일 수원 KT 위즈전까지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쳐냈다. 이 기간 타율이 0.500(12타수 6안타)까지 올랐다. 개막 2경기 만에 시즌 첫 홈런(24일)을 치더니 26일엔 중요한 순간마다 2루타를 날려 8-5 역전승을 이끌었다. 첫 2루타는 팀의 선취 타점을 만들었고, 두 번째 2루타를 쳐서 나간 후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26일 경기 전 "허경민이 지난 시즌엔 부침이 있어서 겨울에 열심히 준비했다. 베테랑으로서 해야 할 걸 충분히 잘하고 있다"며 "주장도 내려놓으니 심리적으로도 편하게 변한 것 같다. 정수빈과 허경민이 주축이 되면 후배들이 자연히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를 전했다. 허경민은 타격의 비결로 새로 착용한 안경, 그리고 히팅 포인트 조정을 꺼냈다. 공을 앞에서 맞혀 더 강한 타구를 만들고 이를 안타로 연결하고자 하고 있다.허경민은 26일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스프링캠프 때까지 콘택트렌즈를 끼고 타격했다. 그랬더니 타석에서 공이 딱 보여야 할 찰나에 조금 불편함을 느껴서 안경을 썼다. 아직까진 (안경 착용으로 인해)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캠프 때부터 감독님, 코치님 모두 '(히팅 포인트를) 앞에서'라고 강조해 주셨다. 그것 하나만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결과보다 '좋은 타구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진 잘되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라고 설명했다.수비에서도 기민하고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6회 2·3루 위기에서 바운드를 읽고 주자를 묶은 후 내야 땅볼을 처리했다. 파울 지역 타구를 끝까지 쫓는 집중력도 보여줬다. 그는 수비 비결에 대해 "파울 타구 처리는 내 전매특허다. 겨울 동안 (아이와) 키즈 카페를 많이 가 그물망이 익숙하다"며 웃었다. 주장 때 짊어졌던 부담도 다른 베테랑들과 나누고 있다고 했다. 허경민은 "(주장인) 석환이가 필두가 돼 팀을 이끌고 있다. (양)의지 형, (김)재환이 형, 수빈이와 함께 캠프 때부터 '어떻게 해야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까'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며 "팀이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내가 잘 안 풀리더라도 다른 선수들을 응원하려고 한다"고 했다.지난해 팀 타율 0.255(9위)에 그쳤던 두산으로서는 양의지, 양석환, 김재환 등 장타자뿐 아니라 교타자 허경민의 부활이 간절하다. 이승엽 감독 말처럼 허경민이 정수빈과 상위 타순에서 팀을 '쌍끌이'한다면 시범경기 8승 1무(1위)의 기세를 정규시즌에서도 재현할 수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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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2024 개막 앞둔 잠실야구장, 팬·선수 안전 위한 준비 완료

잠실야구장이 14일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시범경기를 시작으로 2024시즌을 맞이했다. 잠실야구장은 선수단과 팬들의 안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서울시 체육시설사업소는 2024시즌을 준비하며 팬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또한 선수들의 안전과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시설 개보수를 진행한 바 있다.홈플레이트 뒷면 백네트 그물망을 최신 시설로 전면 교체했고 기존의 인조잔디 또한 최신 인조잔디로 교체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 및 수비시 부상 방지에 만전을 기했다. 또한 기존 관중석 바닥 및 계단의 미끄럼 방지 논슬립 도장을 전면 보강하여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팬들의 미끄럼 사고를 사전에 방지했다.또한 3월 23일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개막전 이전까지 잠실야구장 내부에 ‘타구주의’ ‘미끄럼 주의’ ‘추락 주의’ 등 안전관련 표시판 수량을 대폭 강화하여 부착하여 팬들의 사고를 방지할 예정이다. 한편 시범경기에 앞선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경기장 안전 시설 점검에 나섰다. KBO는 비시즌 동안 많은 개선공사를 진행한 잠실야구장에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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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트리플 크라운'…안양 KGC '왕조 시대' 열었다

프로농구 안양 KGC의 2022~23시즌 ‘트리플 크라운(3관왕)’ 대업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은 반전이었기에 더욱 값졌다.시즌 전만 하더라도 KGC의 우승을 예상하는 시선은 거의 없었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도 우승 후보로 단 한 표도 받지 못했다. 10개 구단 사령탑들의 시선은 수원 KT와 서울 SK에 쏠렸다.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챔프전)에 올랐던 KGC는 자존심에 생채기가 날 만한 일이었다.김승기 감독과 에이스 전성현의 이탈. 앞서 우승·준우승을 이어오고도 KGC가 주목받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였다. 프로 무대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던 김상식(55) 감독의 선임, 전성현이 빠진 자리를 채울 확실한 보강 실패는 KGC를 강팀으로 분류하지 않게 만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반전이었다. 시즌 내내 정규리그 1위를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초대 챔피언, 그리고 챔프전 우승까지. 프로농구 역사를 새로 쓴 KGC의 트리플 크라운은 그래서 더 의미가 컸다. 최근 프로농구 세 시즌 연속 챔프전 진출, 그리고 두 차례 우승. KGC 왕조 시대를 연 대업이기도 했다. 김상식 감독은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을 칭찬 리더십과 뚝심으로 지웠다. 국가대표팀을 이끌었지만 프로 지도자 생활에선 이렇다 할 성과가 없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김 감독은 3개 대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으로 대신 답했다.김승기 전임 감독과는 결이 다른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선수들의 자율성을 살리고, 경기 중엔 질책보다는 칭찬으로 선수들의 의지를 북돋는 스타일이었다. 여기에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과 패스를 앞세운 모션 오펜스를 앞세워 특정 선수 의존도를 줄였다. 챔프전에선 SK의 변칙 라인업에 “우리가 잘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며 뚝심으로 맞섰고 결국 우승까지 이끌었다.덕분에 선수들도 고른 활약이 이어졌다. 특히 은퇴를 앞둔 양희종과 오세근은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의 중심을 잡았고, 코트 안에서도 나이가 무색한 실력으로 답했다. 오세근은 개인 통산 세 번째 챔프전 최우수선수상(MVP) 영예까지 안았다. 변준형은 이재도·전성현의 연이은 이탈 뒤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고, 오마리 스펠맨과 문성곤도 각각 내·외곽을 넘나드는 존재감과 강력한 수비로 제 역할을 다했다. 챔프전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대릴 먼로를 비롯해 렌즈 아반도, 배병준, 정준원 등도 식스맨으로서 팀 우승에 힘을 보탠 조연들이었다.허철호 구단주가 경기장을 자주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는 등 구단 차원에서의 지원도 더해졌다. 선수들도 시즌 내내 홍삼 제품을 제공받았다. 플레이오프 진출 이후에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업그레이드됐다는 후문이다.오세근은 우승 직후 “우리를 우승 후보나 강팀이라고 말한 분은 없었던 게 사실이지만, 선수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했다. 챔프전 7차전까지 치러 우승한 게 매우 값지다”고 말했다. 김상식 감독도 “시즌 전에 중위권으로 분류됐을 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자신에게 감격스럽고, 선수들과 구단 임직원께서 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김명석 기자 2023.05.12 06:31
프로농구

역대급 명승부 이어진 챔프전...유독 재미있던 이유 있다

안양 KGC와 서울 SK의 2022~23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역사상 가장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은 시리즈였다.일단 시리즈 흐름부터가 그렇다. 두 팀은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격돌했고(SK 우승), 올해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결승(KGC 우승)에서도 만났다. 자존심 싸움이 팽팽한 라이벌 구도다. 1차전에서 정규리그 3위 SK가 예상을 깨고 KGC를 꺾더니 2~3차전을 연속으로 KGC가 이겼다. 4~5차전은 SK가 반격했다. 이어 6차전에서 KGC가 이기며 기어이 승부는 7차전으로 갔다. 7차전은 4쿼터까지 동점으로 끝났고, 연장전이 이어졌다. KGC가 우승했지만, SK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재미있다’는 팬들의 평가는 관중 기록으로 고스란히 증명됐다. 챔프전 7경기 중 2차전 이후 6경기가 매진됐고, 평균 5294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7차전은 올 시즌 최다 관중(5850명)을 기록했다. 이번 시리즈가 유독 재미있었던 이유가 있다. SK와 KGC 모두 일대일 해결 능력이 확실한 기술좋은 선수를 2~3명씩 보유하고 있다. 덕분에 치고받는 공방전이 가능했고 경기 퀄리티가 높았다. KGC에는 오마리 스펠맨, 변준형, 오세근이 버티고 있었다. SK는 자밀 워니, 김선형이라는 확실한 ‘원투 펀치’에 오재현, 최성원 등 식스맨이 승리한 경기마다 폭발적인 3점포로 깜짝 활약을 보여줬다.KGC의 필리핀 선수 렌즈 아반도가 감탄을 자아내는 신체 능력으로 블록을 해내거나, 워니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 기어이 일 대 일 공격을 성공해내는 장면이 돋보였다. 7차전에서 김선형이 폭풍처럼 득점을 몰아칠 때는 농구팬의 감탄사가 터져나왔다. 시리즈 초반 플레이가 크게 위축됐던 스펠맨과 변준형이 6차전 이후 이를 악물고 득점하는 장면은 KGC 팬을 열광시켰다. 두 팀 감독이 ‘공격 앞으로’를 강조했다는 점도 한몫 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농구는 결국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게임”이라는 말을 수차례 했다. 김상식 KGC 감독은 “우리가 잘하는 걸 계속 밀고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양쪽 모두 선수들의 성향이 공격이 터지는 순간, 기세가 확 살아나는 스타일이라 흐름이 빠르게 변하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를 배가시켰다. 또 지난 시즌 챔프전 시리즈와 달리 두 팀 모두 확실한 약점이 생겼다는 점도 재미를 더했다. SK는 지난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최준용이 부상으로 빠졌다. 지난 시즌 쏠쏠한 활약을 했던 안영준은 입대했다. KGC는 리그 최고의 슈터로 꼽히는 전성현이 이적했다. SK의 주전 공백은 김선형이 해결사를 자처하며 공격을 휘젓는 것으로 메웠다. KGC는 젊은 가드 변준형이 배짱 넘치는 3점포로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꿨다. 빈 자리가 그대로 구멍이 된 것이 아니라 팬들에게는 ‘재발견’과 ‘신선한 재미’를 느끼는 기회가 됐다. 이은경 기자 2023.05.08 17:48
프로농구

우리은행의 짜릿한 통합 우승, 그 안에서 더욱 돋보인 박지현의 성장

아산 우리은행이 2022~23 여자프로농구 통합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시즌이 마무리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부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부산 BNK를 누르고 시리즈 3연승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통산 11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인데, 최근 몇년간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경우가 이어졌다. 이번에 5년 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최강팀 위용을 되찾았다. 힘겹게 찾은 통합 챔피언 왕좌에서 돋보인 건 젊은 새 에이스 박지현(23·1m83㎝)의 성장이었다. 올 시즌 우리은행의 우승에 화룡점정이 된 건 이적생 김단비(33)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김단비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싹쓸이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박지현의 성장이 눈에 띈다. 박지현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전 시즌 성적이 좋았던 우리은행은 추첨에서 1순위를 뽑을 확률이 4.8%에 불과했는데, 드라마처럼 박지현을 뽑고 환호했다. 숭의여고 시절 장신의 올라운더로 고교 무대를 휩쓸었던 박지현은 기적처럼 우리은행에 찾아온 복덩이였다. 그런데 박지현에게는 우리은행 입단 후 프로 생활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각 포지션에 베테랑 농구 도사들이 주전으로 버티고 있어 신인이 단번에 자리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혹독한 선수 조련으로 악명이 높다. 박지현은 고강도 체력 훈련부터 소화하고, 플레이 하나하나에 대해 엄청난 질책을 견뎌내야 했다. 공교롭게도 박지현 입단 후 우리은행은 계속 챔피언결정전 왕좌를 차지하지 못했다. 센터 박지수를 앞세운 청주 KB의 질주가 이어졌고, 박지현은 자신의 장기인 돌파와 외곽슛 보다 포스트에서 상대 빅맨을 막아내는데 집중해야 했다. 이번에 박지현은 프로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보며 큰 성장을 이뤄냈다.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난 BNK 역시 포스트가 강한 팀이다. 김한별과 진안이 힘에서 앞선다. 박지현은 BNK를 상대로 이전과 다른 움직임을 보여줬다. 키와 힘을 갖춘 이적생 김단비가 들어오고, 베테랑들이 상대 수비를 끌어내면서 박지현이 물 만난 고기처럼 공격 진영을 휘저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리고 박지현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박지현은 챔피언결정전 세 경기에서 모두 더블 더블을 기록했다. 세 경기 평균 16.3점 12리바운드다. 우리은행에서 이번 챔피언결정전 세 경기 모두 더블 더블을 해낸 건 박지현이 유일하다. 또 마음 먹은대로 플레이가 이어지자 한껏 흥이 오른 박지현의 표정이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스타 군단 우리은행에서 다소 강압적인 분위기 아래 주눅들어 보이기도 했던 박지현은 결정적인 슛을 성공시키면 팔을 흔들며 관중석을 향해 세리머니를 하는 등 전에 없던 모습까지 보였다. BNK 슈터 이소희와 박지현은 프로 데뷔 때부터 라이벌로 불렸다. 박지현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이소희를 완벽한 페이크 동작으로 제치고 슛을 꽂아 넣는 하이라이트 장면을 만들어냈다.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 장면에 대해 박지현은 “내가 신장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에 활용한 것 뿐”이라며 여유있는 답을 했다. 박지현의 ‘기 살리기’에는 선배들의 숨은 응원이 있었다. 박지현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부담은 언언니들 질 테니 너는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하라”는 선배들의 응원을 받았다고 했다. MVP 김단비는 “내가 생각하는 MVP는 박지현이다. 오히려 내가 어린 선수에게 의지했다. 앞으로 박지현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2023.03.26 12:10
프로야구

[포토]박건우-오지환,그물망 수비

WBC 야구대표팀이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SSG퓨처스와 연습경기를 펼쳤다. 대표팀 3루수 박건우와 유격수 오지환이 수비하고 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3.03. 2023.03.03 19:38
야구

이적과 경쟁, 개막 2연승 LG의 그물망 수비

LG는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힌다. 기존의 탄탄한 마운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고, 타선도 보강했다. 그리고 개막 2연전을 쓸어 담으면서 그물망 수비까지 자랑했다. LG는 지난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 경기 후반 놀라운 수비력을 선보였다. 3-2로 근소하게 앞선 7회 말 2사 후 유격수 오지환이 나성범의 강습 타구를 멋지게 몸을 날려 잡았다. 호수비는 8회에도 이어졌다. 선두타자 최형우의 타구가 오지환의 머리 위를 넘어갔다. 공을 등지고 달린 오지환은 몸을 날려 공을 글러브에 쏙 담았다. 좌익수와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안타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오지환의 호수비가 연속해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후 1사 만루에서는 1루수 문보경이 재빠르게 움직여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KIA 박찬호의 땅볼 타구를 잡아 홈으로 송구해 아웃 처리한 뒤 문보경은 다시 1루 커버를 들어갔다. 포수 유강남의 송구가 다소 빗나갔지만 점프 캐치해 타자 박찬호까지 태그 아웃 처리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9회 말 1사 1루에서는 박해민이 KIA 김선빈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했다. 이후 2루타와 고의4구로 만루 위기까지 몰렸던 만큼 박해민의 수비는 더욱 값졌다. 류지현 LG 감독은 경기 후 "오지환의 두 차례 호수비와 박해민의 9회 호수비가 결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경기를 중계한 김선우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박해민이 정말 놀라운 캐치를 했다. 문보경이 홈 송구 후 1루 커버를 빠르게 들어간 점도 칭찬해야 한다"고 말했다. LG는 개막 2연전에서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단 한 개의 실책도 기록하지 않는 깔끔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지난겨울 LG는 박해민을 4년 총액 60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 리오 루이즈는 멀티 플레이어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시범경기 기간 송찬의를 비롯해 문보경, 문성주 등 신예 선수의 성장을 확인했다. 이는 기존 주전 선수들에게도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오지환은 "예전에는 내가 주전이라 생각하고 준비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후배들이 성장해 긴장감이 생겼다. 내가 다쳐서 자리를 비우면 (다른 선수들로) 채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선수들이 더 집중하고, 더 열심히 뛰는 배경이다. 우승을 위해서는 탄탄한 수비력이 꼭 뒷받침돼야 한다. LG는 기분 좋게 출발한 개막 2연전에서 이를 확인했다. 이형석 기자 2022.04.05 15:44
야구

"깐부 할아버지와 사진 좀…" 쿠에바스의 팬심

'한국시리즈 첫 승' KT 뒷이야기오영수 시구에 "같이 찍어달라"결승포 배정대는 어머니와 눈물프로야구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이 열린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경기에 뛴 선수들만큼 큰 관심을 받은 인물이 있었다. 시구자로 나선 오영수(77) 배우다. 그는 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출연, 강렬한 연기로 '월드 스타'가 됐다.오 배우는 'KBO와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전광판 문구와 함께 등장했다. '깐부(친한 단짝 친구나 짝꿍을 가리키는 말)'는 극 중 긴장감을 더하는 장치로 쓰인 단어. 오 배우는 '깐부 할아버지'로 통한다. 그는 관중석을 향해 인사한 뒤 멋진 시구를 보여줬다. 팔 스윙은 느렸지만, 공은 제법 날카롭게 홈플레이트를 향했다.KT 포수 장성우는 오 배우와 인사를 나누며 "저도 작품을 봤습니다. 팬입니다"라고 전했다. 이 모습을 설렘으로 지켜본 선수가 있다. KT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였다.쿠에바스는 오징어게임의 열혈팬. 오 배우가 이날 시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구단 직원에게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이는 KBO와 협의가 되지 않은 사안이었다. 경기를 앞둔 선수가 오 배우와 촬영할 틈을 내기도 어려웠다.쿠에바스는 "그러면 마운드에 오른 배우님과 한 앵글에 나올 수 있게 멀리서라도 찍어달라"고 재차 부탁했다. 그는 결국 마음에 꼭 드는 사진을 얻었다. 다른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크게 부러워했다는 후문이다.쿠에바스는 KS 1차전에서 7과 3분의 2이닝 1실점으로 호투, KT의 창단 첫 KS 승리(스코어 4-2)를 이끌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그가 경기 뒤 "아직 경기장에 계신지 알아봐 달라"며 가장 먼저 찾은 사람은 오 배우였다.이날은 KT 야구단의 축제일이었다. '가을 타짜' 두산에 1차전을 내줬다면,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 정규시즌 우승팀다운 전력을 과시했다.훈훈한 뒷이야기도 함께 빛났다. 주인공은 KT 외야수 배정대(25). 그는 1-1 동점이었던 7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두산 이영하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쳤다. 이 경기 결승포였다.배정대는 1루로 뛰어나가며 관중석을 향해 손짓했다. 어머니를 향한 세리머니였다. 배정대는 "평소 어머니가 내 타석만 되면 손으로 얼굴을 가리신다. 다칠까 봐 제대로 못 보시는 거다. 나도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런 면을 물려받았나 보다. 그래도 좋은 상황(홈런)이 나와서 효도한 것 같다. 마음이 편안해졌다"며 웃었다.1차전 '오늘의 깡(결승타)' 타자로 선정된 배정대는 시상식에 나선 후 관중석에 있는 어머니를 향해 다가섰다. 모자(母子)는 그물망을 사이에 두고 손을 맞잡았다.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KT 프런트도 분주했다. 배정대가 친 홈런은 좌측 두산 응원석을 향했고, 공은 생애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은 한 가족이 얻었다. 이 공은 KT의 창단 첫 KS 홈런볼이었다. 또 그 가족에겐 평생의 추억이 될 수 있는 공이었다. 구단은 소정의 선물과 홈런볼을 교환하고 싶어 한다.손님맞이와 첫 홈런, 첫 승리로 정신없던 하루. 한 KT 직원은 "야구단에 입사해 처음으로 KS를 경험했다. 플레이오프와 비교할 수 없는 열기에 감탄했다. 이건 완전히 다른 무대"라며 웃었다.KT는 15일 2차전에서도 1차전 승리 기세를 이어갔고, 6-1로 승리하며 KS 두 번째 승리까지 따냈다.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1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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