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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파친코’ 윤여정‧김민하 아역→’굿파트너’ 장나라 딸, 유나… 연예계 대표 아역배우 될까 [후IS]

‘파친코’에서 어린 선자 역할로 이름을 알렸던 배우 유나가 ‘굿파트너’ 장나라 딸로 활약하며 ‘연예계 대표 아역배우’로 입지를 쌓고 있다.유나는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에서 차은경(장나라)과 김지상(지승현)의 딸 김재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9회 시청률 17.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달성하며 시청률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굿파트너’의 가장 주된 이야기는 이혼전문변호사인 차은경의 남편 김지상이 불륜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혼 소송과 양육권 싸움이다. 그 갈등의 중심에는 딸 재희가 있다.극중 김재희는 똑 부러지고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운 캐릭터다. 차은경처럼 시간을 지키는 것에 강박을 갖는 모습을 보이자 한유리(남지현)는 그를 “리틀 차은경”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차은경이 한유리와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을 보인다면, ‘리틀 차은경’ 김재희는 비슷한 가정 환경 속에서 자라온 한유리에게 위로와 공감을 얻으며 나이를 넘어선 우정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유나는 2011년생으로 나이가 어린 아역 배우임에도 이혼을 앞둔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심리적 갈등을 겪는 딸의 모습을 연기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김지상과 바람을 피운 최사라(한재이)가 이복 동생이 생겼다며 자신의 책상 서랍 속에 초음파 사진을 넣어둔 사실을 알고, 최사라에게 “나 말고 엄마에게 사과했느냐”고 당차게 몰아붙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열연을 펼쳤다. 지난 2019년 단편영화 ‘포스트 잇!’으로 데뷔한 유나는 애플TV+ ‘파친코’에서 윤여정과 김민하가 맡은 선자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며 아역배우로 본격적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특히 과거와 현재 사건이 교차하며 진행되는 ‘파친코’에서 유나는 윤여정, 김민하와 동일인물인 것처럼 그들에 뒤지지 않는 연기력과 존재감을 드러내 몰입도를 높였다.또 지난해 ENA에서 방송된 드라마 ‘유괴의 날’에서는 주인공 최로희 역을 맡아 ‘제60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굿파트너’를 통해 전 연령대에 이름을 알리면서 연예계 대표 아역배우로 발돋움했다. 어린 나이부터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은 유나가 앞으로 어엿한 배우로 잘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이소영 대표는 “유나는 어린 나이에도 남다른 집중력과 준비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 '굿파트너'에서도 그러한 집중력을 보여주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애정을 보여주고 계신 것 같다”며 “천천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유나 배우에게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유나는 ‘파친코’에서 어린 선자 역할로 나와 아이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후, ‘유괴의 날’에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내면 연기까지 선보였다”며 “‘굿파트너’에서도 아이 같은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내적인 갈등이나 감정들을 절제하며 보여줬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을 수 있던 이유는 ‘유괴의 날’에서 보여줬던 성장 가능성 때문이었는데 이런 기대에 부응하는 연기를 ‘굿파트너’에서도 보여줬다. 향후의 성장이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평가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8.30 06:10
영화

[IS리뷰] 재난이 대단히 거창하지 않아도, 정이삭표 블록버스터 ‘트위스터스’

한국인 이민 가족을 따뜻이 조명한 ‘미나리’(2021)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고, 윤여정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긴 정이삭 감독의 신작이 ‘쥬라기월드’ 제작진과 손잡은 할리우드 재난블록버스터 일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재난물 클리셰를 답습만 하지는 않았다. ‘트위스터스’는 정이삭표 휴머니즘이 빛난다. 이번 영화는 1996년 개봉해 그 해 북미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던 ‘트위스터’의 속편이다. 다만 토네이도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하는 인간의 도전과 그에 따른 극중 인물들의 경쟁 같은 큰 틀이나 폭풍 추적 장치인 ‘도로시’ 같은 설정만 전작과 공유하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영화는 토네이도가 자주 닥치는 고향 오클라호마를 위해 토네이도를 소멸하는 연구 중인 대학원생 케이트(데이지 에드가-존스)의 이야기로 출발한다. 이론은 완벽, 검증만을 앞둔 케이트와 그의 남자친구, 절친들은 실험을 위해 토네이도로 뛰어든다. 쉽게 사그라들 거라는 계산과 달리 훨씬 큰 규모의 토네이도가 일행을 덮치고, 케이트는 친구들을 잃는 비극을 맞는다.그 후로 5년 뒤, 아픔을 묻어두고 케이트는 뉴욕 기상청에 취직해 자리 잡았다. 그런 그의 앞에 당시 친구 하비(안소니 라모스)가 찾아와 자신이 진행 중인 토네이도 소멸에 관한 프로젝트에 합류할 것을 제안한다. 망설임 끝에 옛 꿈을 마주 해보기로 결심한 케이트는 고향을 다시 찾게 된다. 그곳에서 토네이도를 좇는 유명 인플루언서인 ‘스톰 체이서’ 타일러(글렌 파월) 일행을 만나게 되고, 함께 전에 없던 규모의 토네이도를 마주하게 된다. 연출을 맡은 정 감독은 전작을 오마주하면서도 오늘날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매만졌다. 재난영화는 흔히 손 쓸 수 없는 천재지변이 닥치고, 그 속에서 주인공(주로 남성)이 자신을 희생해 인류를 구하며 영웅으로 거듭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전작의 DNA를 이어받아 토네이도에 도전하고, 재난을 길들이고자 한다.실제로도 아직 미지수인 영역이 많다는 토네이도를 ‘트위스터스’에서는 신비화된 천벌처럼 여기지 않는다. 실감 나게 구현되어 스크린으로 돌진하는 토네이도와 그를 마주하는 인물들의 표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하지만, 방식은 달라도 ‘사람들을 위하고 싶다’는 공통점 아래 모인 저마다의 토네이도 공략방식은 재난을 적당한 거리에서 즐기게 해준다.여기에 인플루언서라는 소재는 요즘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흥밋거리라면 위험을 감수하고 달려드는 유튜버들의 무모함이 극에 끼어들며 카체이싱 장면으로 화려한 스펙터클과 짜릿함을 만든다. 재난물이라면 등장하곤 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도 건드리나 그것이 주는 아니다. 대신 영화는 주인공 케이트의 내면을 조명한다. 자연을 향한 순수한 호기심과 나고 자란 고향 사람들을 위하고 싶다는 마음, 어린 날 치기로 얻게 된 트라우마에 관한 것들이다. ‘미나리’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이민 가정에서 자란 유년기의 자전적 경험을 그려낸 정 감독은 ‘트위스터스’에서는 그가 어린 날 오클라호마 옆 아칸소 주에서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토네이도와 그곳의 인간 군상을 스크린으로 담는 데 성공했다. 전작의 이민자 디아스포라처럼 토네이도도 특정 환경 속 ‘그들만의 이야기’로 그칠 수 있었지만, 정 감독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휴머니즘으로 풀어냈다. 정 감독을 믿고 집채만 한 거대한 토네이도에 몸을 맡겨 ‘재난 같은’ 고민들을 시원하게 날려봐도 좋을 것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122분.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8.15 13:36
연예

[인터뷰] '파친코' 진하 "마스터 윤여정의 연기…늘 큰 책임감 느꼈다"

애플TV+ 시리즈 '파친코'의 배우 진하가 윤여정과의 연기 호흡에 관해 이야기했다. 진하는 18일 오전 진행된 '파친코' 화상 인터뷰에서 "윤여정과 같은 마스터와 일해 기분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매번 늘 큰 책임감을 느꼈다. 자이니치 사투리가 배어있는 한국어를 해야 했는데, 미국 액센트가 섞여있어서 테크니컬한 측면에 신경 썼다"면서 "윤여정의 연기를 최대한 많이 보고자 노력했다. 이런 좋은 연기를 가까이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또 진하는 "제가 어릴 때 할머니가 한분밖에 안 계셨는데, 가까이 지내지 못했다. 이번 작업에서 할머니, 선자와 가까운 관계를 맺을 수 있어 좋았다"며 웃었다. 그러자 윤여정은 환히 웃으며 "진하와 생일이 같다. 친하게 지냈다"고 말했고, "(미국에 살고 있는)아들에게 진하에 대해 물었다. '연속극이 있었는데, 진하 하나만 잘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기억한다'고 하더라. 그것만 듣고 촬영장에 갔다"며 "한국사람들은 아직도 크고 잘생긴, 이민호처럼 생긴 사람이 배우라고 생각한다. 진하를 처음 보는 순간 '우리 아들만 하고 자그맣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첫 신을 찍었는데, '쟤 잘한다'고 했다. 배우는 배우끼리 안다"고 진하의 연기력을 극찬했다. ‘파친코’는 이민진 작가의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다. 거대한 스케일의 서사를 따뜻하게 담아낸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대서사시를 그린다. 윤여정, 이민호, 진하, 김민하, 정은채, 정인지, 한준우, 노상현, 전유나 등 한국 배우들이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재미교포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이 8부작 시리즈를 절반씩 맡아 연출했다. 윤여정은 극중 노년의 선자를 연기한다. ‘미나리’의 할머니 순자 역으로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윤여정은 또 다시 전 세계 관객 앞에 선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진하는 '파친코'에서 선자의 손자 솔로몬 백 역할을 맡았다. 현재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Hamilton)'에서 애런 버 역으로 열연 중인 그는 TV 시리즈 '러브 라이프(Love Life)', '데브스(DEVS)',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라이브 콘서트(Jesus Christ Superstar: Live in Concert)' 등에 출연한 배우다. '파친코'는 3월 25일 애플TV+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사진=애플TV+ 2022.03.18 11:52
연예

[인터뷰] '파친코' 윤여정 "오스카 이후? 상이 날 변화시키진 않아"

애플TV+ 시리즈 '파친코'의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수상 이후 많은 변화를 느끼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윤여정은 18일 오전 진행된 '파친코'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수상 이후)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똑같은 친구와 놀고 똑같은 집에 산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하의 나이 때 아카데미를 탔으면, 둥둥 떠다녔을 거다. 내 나이에 감사해보긴 처음이다. 아카데미인지, 오카데미인지를 삼사십대에 탔다면 둥둥 떴을 것"이라며 웃음을 선사했고, "받는 순간엔 기쁘지만, 상이 날 변화시키진 않는다. 나는 나로 살다가 죽을 거다"라고 했다. 또 "('미나리'에 함께 출연한) 스티븐 연에게 '너는 안 타길 다행이다'라고 했다"라며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를 노크했고, '미나리'가 우여곡절 끝에 팬데믹 때문에 아카데미에 올라갔다. 여기선 '새비지 그랜드마더'라고 불리더라. 그냥 운이었다"며 재치있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파친코'의 중심이 되는 윤여정에게 "K-콘텐트 업계가 윤여정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건네자, "콘텐트 업계가 저를 통해 돌아갈리는 없다. 원작 소설 자체가 선자가 늙어서 돌아보는 내용이다. 처음에 이 작품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는 오스카 전이다. 콘텐트 업계가 저 위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바보가 아니다"라며 그다운 답변을 내놓았다. ‘파친코’는 이민진 작가의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다. 거대한 스케일의 서사를 따뜻하게 담아낸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대서사시를 그린다. 윤여정, 이민호, 진하, 김민하, 정은채, 정인지, 한준우, 노상현, 전유나 등 한국 배우들이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재미교포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이 8부작 시리즈를 절반씩 맡아 연출했다. 윤여정은 극중 노년의 선자를 연기한다. ‘미나리’의 할머니 순자 역으로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윤여정은 또 다시 전 세계 관객 앞에 선다. '파친코'는 3월 25일 애플TV+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사진=애플TV+ 2022.03.18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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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김민하 "4개월간 영혼 짜낸 오디션 끝에 캐스팅"

애플TV+ 시리즈 '파친코'의 배우 김민하가 작품에 캐스팅된 과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민하는 18일 오전 진행된 '파친코'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3~4개월간 오디션을 봤다. 연기도 하고 인터뷰도 많이 했다. 이런 오디션은 처음이었다. 정말 많이 배웠다. 영혼을 짜낸 오디션이었다"라며 웃었다. 김민하는 극중 어린 선자를 연기한다. '파친코'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며 김민하는 단숨에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신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어 그는 "저스틴 전 감독과 코고나다 감독은 '그 자리에 존재하고 숨 쉬어라'라고 말했다. 그게 가장 중요했다"며 "선자를 연기한 것뿐 아니라, 자신을 돌아본 시간이 됐다. 연기적으로만이 아니라 그 외에 것도 많이 배웠다. 제 목소리를 내는 법도 배웠고, 제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파친코’는 이민진 작가의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다. 거대한 스케일의 서사를 따뜻하게 담아낸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대서사시를 그린다. 윤여정, 이민호, 진하, 김민하, 정은채, 정인지, 한준우, 노상현, 전유나 등 한국 배우들이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재미교포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이 8부작 시리즈를 절반씩 맡아 연출했다. '파친코'는 3월 25일 애플TV+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사진=애플TV+ 2022.03.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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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이민호 "LA서 새 작품 발표, 설레고 기뻐"

애플TV+ 시리즈 '파친코'의 배우 이민호가 글로벌 신작을 선보이는 소감을 전했다. 이민호는 18일 오전 진행된 '파친코' 온라인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새 작품으로 인사드리는 것은 가장 설레는 일이다"라며 "또한, LA에서 이렇게 인사드리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민호는 극중 한수를 연기한다. 일제강점기 부산을 배경으로 한 '파친코'에서 전작들의 도시적인 이미지와는 다른 의상과 모습으로 등장한다. 이에 대해 이민호는 "그 시대의 옷을 스타일링해서 보여주기보다는, 옷이 때로는 방어하고 강하게 표현하는 무기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많은 옷을 입어봤고, 그 옷을 통해 한수의 감정을 대변하고 신분을 숨기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파친코’는 이민진 작가의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풀어낸다. 거대한 스케일의 서사를 따뜻하게 담아낸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대서사시를 그린다. 윤여정, 이민호, 진하, 김민하, 정은채, 정인지, 한준우, 노상현, 전유나 등 한국 배우들이 참여한 글로벌 프로젝트다. 재미교포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이 8부작 시리즈를 절반씩 맡아 연출했다. '파친코'는 3월 25일 애플TV+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사진=애플TV+ 2022.03.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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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ID 벗은 배우 안희연 "욕설 연기 '멘붕'…무너져도 괜찮다는 것 배웠죠"

“이 영화 선택할 때 제가 좀 용감할 수 있는 상태였어요. 2년 전 소속사를 나와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미래라는 것을 생각하기에 내가 나를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릴 때부터 활동하는 동안 무언가 잃었구나. 그걸 찾으려고 편도 티켓으로 여행을 갔는데 한 카페에 30분도 못 앉아있겠더라고요. 그 여유가 너무 어색해서. 그때껏 여유란 유해한 것, 나태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때 이환 감독님한테 DM(소셜미디어 메시지)으로 이번 영화 출연 제안이 왔죠.”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15일 개봉)로 첫 스크린 주연에 나선 배우 안희연(29)이 지난 8일 서울 삼청동 인터뷰에서 들려준 얘기다. 걸그룹 EXID 멤버 ‘하니’의 밝은 이미지로 가요‧예능 무대를 누빈 그가 이번 영화에선 가출 4년차 열여덟 주영이 됐다. 주영은 동갑내기 임산부 세진(이유미)의 낙태를 도우려고 길에서 만난 오토바이족들과 어울린다. 이환 감독은 전작 ‘박화영’에서 가출한 10대들의 먹이사슬을 가혹하게 그린 데 이어 이번에도 청소년의 자해, 폭력 장면을 ‘청소년 관람불가’ 수위로 묘사했다. 담배 피우고 욕하는 안희연의 모습도 낯설기만 하다.. 특별출연한 영화 ‘국가대표2’(2016)를 빼면 사실상 연기 데뷔작이다. 지난해 바텐더로 나온 웹드라마 ‘엑스엑스(XX)’와 게임 속 세상에 뛰어든 단막극 ‘시네마틱 드라마 SF8-하얀 까마귀’ 모두 이 영화 이후에 출연했다. ━ "내 안의 뭔가 끄집어 내주지 않을까" 처음엔 거절했다고 그는 털어놨다. 갓 스물인 2012년 EXID로 아이돌 데뷔 후 무명 3년만에 ‘위아래’로 역주행 신화를 쓰며 내내 몸담았던 소속사를 2019년 막 나온 참이었다. 더구나 낯선 신인감독의 영화였다. “‘죄송하지만 연기한 적 없습니다. 감사하지만, 혼자 출연 여부를 결정하기엔 무리가 있어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보자더군요. 만났는데 대화가 잘 통하는 거예요. 이 사람이라면 내 안의 뭔가를 끄집어 내줄 수 있지 않을까.” “걸음걸이가 씩씩하다. 당신이 해주면 멋있는 주영이 나올 것 같다”는 이 감독의 말도 좋았다고 그는 돌이켰다. “‘박화영’을 보고 두 번째 만났을 때 앞으로 뭘 할지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면 좋겠다, 이 영화도 그쪽 방향이 맞냐고 물었더니 감독님이 ‘나도 그런 꿈이 있다’고 했다. 다음날부터 2개월 정도 워크숍을 했다”고 말했다. 영화 수위가 센데 힘든 적은 없었나. “많았다. 연기가 뭔지도 몰랐다. 장면도 다 모텔에서 뛰쳐나와서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워크숍을 하는데 처음엔 당황스러웠다. 서럽고, 무섭고, 주영이 내동댕이쳐질 땐 화가 나고, 이상한 감정이 막 올라오는데 이게 뭐지. 그냥 하라는 대로 열심히 했다. 열심히 하는 것은 잘하니까. 근데 그 워크숍에선 ‘틀린 답’이 없었다. 나를 믿어주는 동료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고 그 모든 과정이 재밌었다. 축복이고 행운아였다. 내 인생의 짙었던 순간이다.” ━ "자유롭고 존중…오답이 없다는 게 좋았죠" 그전까진 자유롭지 못했나. “우린 어릴 때부터 정답과 오답 속에서 매일 살아가잖나. 시험이 익숙하다. 그런데 이 영화 만들 땐 마음껏 생각을 얘기하고 존중했다. 틀린 게 없었다. 그게 좋았다.” 20대 후반에 10대를 연기했는데. “보여지는 것 때문에 깨면 안될 텐데 부담은 됐지만, 감독님(42세)이 극중 20대 초반인 재필로 출연한 덕에 상대적인 자신감이 생겼다.(웃음)” 욕설‧담배 연기는 쉽지 않았다고. “‘X발 새끼야’ 하고 나가는 장면은 워크숍 때부터 어색해서 ‘멘붕’이 왔다. 확 질러야 하는데 잦아드는 목소리가. 다같이 모니터 보는데 너무 창피했다. ‘박화영’에도 나온 은정이란 배우가 저랑 동갑인데 많이 도와줬다.” ━ "살면서 무너져도 괜찮다는 것 배웠죠" 주영의 후반 감정신에 대해 이 감독이 극찬하던데. “워크숍을 제일 많이 한 장면이다. 엄청난 경험이었다. 주영으로서 무너져야 하는데, 제가 무너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살아와서 무너짐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컸다. 근데 장면을 잘 찍으려면 지금까지 세워온 안희연이란 사람의 무언가를 다 부숴버려야 했다. 부서지면 죽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자유로워지더라. 무너져도 괜찮다는 것을 덕분에 배웠다.” 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노골적인 자해 묘사로 시작된다. 어른들의 무책임과 극단적인 폭력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10대 주인공을 그린다는 점에서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영화 볼 때 엔딩곡까지 꼭 들어달라고 얘기를 드린다. 촬영현장을 오갈 때 들었던 노래다. 가사가 계속 묻는다. ‘그래서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냐’고. 이 영화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생각하는데 영화를 보며 질문이 많이 생겼다. 과연 좋은 어른은 뭐고 뭘 할 수 있으며 뭘 해야 하는지. 관객들께도 그런 질문이 남는다면 감사할 것 같다.” ━ 연기하며 '안희연'에 대해 배우고 발견 스스로는 어떤 어른인가. “아직 어른이 되어가는 중인 것 같다. 성장통을 얼마 전까지 많이 겪었다. 소속사 계약 끝나고 격정적인 2년을 보내고 나서 최근엔 조금 어른이 됐을 수도 있겠다.” 본격적으로 배우 활동을 하고 있는데. “연기를 통해 기존 안희연을 넘어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타인을, 특히 나를 볼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확장된다는 게 엄청나게 큰 배움이더라. 연기하면서 매번 나한테 이런 면도 있구나, 찾게 된다. 생각보다 여성스럽고, 사랑스럽고,(웃음) 생각보다 굉장히 잔인한 면이 있고, 우울하고, 포기가 빠르고…. 그걸 발견하고 싶어서 계속 연기하려 하는지도 모르겠다.” 배우이자 가수로서 다음 행보는 뭘까. “그때 나를 제일 두근거리게 하는 것을 택하지 않을까. 그게 뭐가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젠 한 카페에 30분 이상 앉아있을 수 있나. “아유, 요즘엔 ‘워라벨’이 아주 잘 된다.(웃음)” 관련기사 송중기 SF '승리호' 28일간 2600만 봤다…넷플릭스 1분기 8조 매출 먼지 위에 그린 그림…모든 건 순간일 뿐, 무엇을 잡으려 하나 윤여정 영어에 "퍼펙트" 가장 먼저 외친 英 국보 배우 SF '서복' 공유 “브로맨스란 말 싫지만, 박보검씨 없어 외롭네요” 팝콘·치킨 배달, 스포츠 중계…코로나시대 영화관 생존법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2021.04.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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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한예리, 美아카데미 간다 "정식 초청, 참석 조율중"[공식]

한예리가 아카데미시상식 현장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9일 한예리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한예리가 아카데미시상식 주최 측으로부터 정식 참석 초청을 받았다"며 "현재 참석하는 방향으로 스케줄을 조율 중이다"고 전했다. 한예리는 오는 2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의 주연배우 자격으로 시상식을 함께 한다. '미나리'는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음악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기염을 토했다. 한예리는 극중 엄마의 딸이자 남편의 아내, 그리고 아이들의 엄마인 모니카 역을 맡아 현실적인 연기로 국내외 수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오스카 레이스 기간에도 남다른 존재감을 내비쳤던 만큼, 아카데미시상식에 자리할 한예리의 모습에도 기대감이 상당하다. 한편, 한예리는 최근 미국 에코 레이크 엔터테인먼트와 에이전시 계약을 체결, 할리우드 활동에도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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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넘보는 '미나리' 윤여정 "美진출 이유? 아들 보려고"

“제가 미국서 산 경험이 있잖아요. 제가 봤어요. (국제결혼한) 친구 어머니가 (미국에) 와서 손자한테 밤을. 친구 남편이 아이리시(아일랜드계)인데 너무 놀란 거예요. 멀쩡한 애, 이도 다 있는 애를 왜 밤을 깨물어서 스푼에 뱉어서 주냐. 너네 나라는 그래서 간염이 많다.” 영화 ‘미나리’(3일 개봉)에서 미국에 이민간 딸 모니카(한예리)를 찾아간 한국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배우 윤여정(74)이 극중 어린 손자 데이빗(앨런 김)에게 삶은 밤을 깨물어 주는 장면에 불어넣은 체험담이다. 재미교포 2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이 각본을 겸해 1980년대 미국 아칸소 시골로 이주해 한국 야채 농장을 연 자전적 이민사를 그린 이 가족 영화는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관객상 등 지금껏 미국 안팎에서 90개 영화상 트로피를 받았다. 그 중 32개가 LA‧워싱턴DC‧보스턴‧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 등이 윤여정에게 선사한 여우조연상이다. 출연진 전원이 받은 뉴멕시코비평가협회‧미들버그영화제‧국제온라인시네마어워즈(INOCA)‧디트로이트비평가협회의 앙상블상은 따로 치고서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직접 뽑는 미국배우조합(SAG)상에선 한국인 최초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인디와이어‧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다음달 시상식에 앞서 오는 15일 발표될 제93회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한국배우 최초 후보 선정 가능성을 높게 본다. 수상할 경우 ‘사요나라’(1957)의 일본 배우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계론 역대 두 번째다. ━ 한국에서 날아온 미나리 할머니 이런 화제 덕에 한국에선 개봉 11일 간 44만 관객이 들며 코로나19 극장가에 봄바람을 몰고 왔다. 가족 생각에 뭉클했단 호평이 우세한 가운데 기대보다 심심하단 반응도 있다. 미국에선 아메리칸 드림을 품은 지극히 미국적인 이민자 가족 영화이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가족애를 되새기게 해준 영화로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특히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어린 손자와 세대와 문화차를 뛰어넘는 한국 할머니 순자의 인기가 높다. 정 감독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백인 관객을 위해) 굳이 설명하지 말자는 게 의도였다”고 거듭 밝힌 영화는 영어 제목도 한국말을 그대로 옮긴 ‘Minari’다. 순자는 바로 그 미나리의 분신 같은 캐릭터다. 심장이 약한 손자 손을 이끌고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씨를 아칸소 깊은 숲속 개울가에 심으며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란다. 미나리는 원더풀(wonderful)” 노래를 부른다. 정 감독이 유년기 자신을 투영한 손자 데이빗에겐 “한국 냄새 나는(smells like Korea)” 할머니다. 한국서 딸이 좋아하는 고춧가루‧마른멸치를 바리바리 싸 오지만, 요리는 하지 않는다. 심장 약한 데이빗이 교회에서 사귄 백인 소년에게 훈수까지 두며 ‘이겨 먹는’ 화투도 순자의 특훈이다. 그런데 이 웃음기 어린 추억의 순간들이 가족을 지켜낸 든든한 보호막이었다는 걸 영화가 끝날 때쯤에야 깨닫게 된다. ━ "윤여정의 연기는 모든 걸 믿을 만하게 만든다" 이런 모든 의미를 땅에 발 붙인 할머니 캐릭터로 연기해낸 윤여정의 힘도 크다. 정 감독의 할머니를 흉내 내야 할까, 묻자 정 감독은 “선생님 마음대로 하시라” 했단다. 지난달 LA타임스와 영어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다른 순자의 모델로 증조할머니를 들기도 했다. “증조할머니는 제가 열 살 때도 살아계셨는데 그때는 그녀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증조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어릴 적 나는 그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서 전쟁 후 물이 부족해서 물을 아끼려고 몇 번이고 같은 물로 씻는 것이 더럽다고 생각했다. 정말 바보 같았고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고 돌이켰다. 결과적으로 “사랑 많고 입이 거친”(LA타임스) “신스틸러”(USA투데이) 역으로 윤여정은 “한국의 메릴 스트립”(굿모닝 아메리카)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윤여정을 지난해 최고 여성 배우 13인에 꼽으며 “윤여정의 연기는 모든 걸 믿을 만하게 만든다”고 극찬했다. ‘기생충’ 배우 최우식과 출연한 ‘윤스테이’(tvN) 등 최근 활발한 TV 예능 행보, 데뷔 초부터 배우 경력까지 꼼꼼이 되짚으면서다. ━ 70년대 흔든 '장희빈''화녀' 팜므파탈 사실 한국 관객 중엔 미국에서 극찬받는 ‘미나리’가 ‘윤여정 역대 최고 연기는 아닌데?’ 어리둥절할 이도 있을지 모른다. 한양대 국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6년 TBC TV 탤런트 공채에 합격하면서 데뷔해 올해로 56년차. 1967년 드라마 ‘미스터 곰’으로 신인탤런트상을 타며 개성 강한 외모와 말투로 스타덤에 올랐다. MBC로 이적해 71년 주연한 드라마 ‘장희빈’에선 장희빈의 표독스러움을 열연해 분노한 시청자들이 거리에 붙은 포스터 사진을 찢어버릴 정도였단다. 스크린 데뷔작은 같은 해 출연한 김기영 감독의 ‘화녀’다. 김 감독이 자신의 대표작인 흑백영화 ‘하녀’(1960)를 컬러로 재해석한 영화로 윤여정은 시골에서 상경한 순진한 명자를 맡았다. 식모살이 하던 집의 유부남과 외도하게 되며 광기에 휘말리는 스릴러를 빚어내 시체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신인상을 차지했다.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으로 떠나며 사실상 은퇴하는 듯했지만 이혼 후 13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최근 LA타임스에 그는 당시를 “쿠키 굽는 법을 배우며 주부이자 어머니가 되는 데 전념했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공립학교에 보낸 어린 두 아이를 키우려 생계를 위해 최소 시급 2.75달러 슈퍼마켓 캐셔로 일해야 했던 고난의 시기로 기억했다. ━ 시급 2.75달러 美슈퍼 알바에서 칸의 배우로 그런 절박함 때문일까. 한국에 돌아와선 전보다 더 왕성하게 작품에 뛰어들었다. ‘사랑과 야망’ ‘모래성’ ‘원미동 사람들’ ‘작별’ ‘목욕탕집 남자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 드라마에선 주로 시대에 질박하게 녹아든 여성을 연기했다. 영화론 ‘투 상수’ 임상수‧홍상수 감독을 만나며 ‘센 캐릭터’로 새 전기를 열었다. 임 감독과는 죽어가는 남편을 두고 늦바람 난 시어머니를 연기한 ‘바람난 가족’에 이어 김기영 감독의 동명 영화를 재해석해 늙은 하녀로 분한 ‘하녀’로 대종상‧춘사영화상‧대한민국영화대상‧시네마닐라영화제‧아시안필름어워드 등 2010년 여우조연상을 싹쓸이했다. 그해 홍 감독과 작업한 ‘하하하’와 ‘하녀’로 그는 같은 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두 편의 영화로 초청됐다. 이런 ‘이변’은 2년 뒤 그가 돈으로 젊은 남자(김강우)를 탐하는 재벌가 안주인이 된 임 감독의 ‘돈의 맛’, 프랑스 배우 이자벨위페르와 함께한 홍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로 칸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되며 또다시 되풀이됐다. 2016년 소외된 목숨을 거두는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한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론 캐나다 판타지아영화제 슈발누아경쟁-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문화예술계에의 그간 공로로 4년전 은관문화훈장도 받았지만, 전세계 영화산업의 이목이 쏠리는 미국에서 이처럼 주목받은 것은 처음이다. ━ 윤여정 미국 작품 잇따른 이유…재미교포 아들들 이미 워쇼스키 자매 감독의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에서 배두나와 영어 대사로 호흡 맞췄던 윤여정은 ‘미나리’를 잇는 차기작도 영어 작품이다.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애플TV 미국 드라마 ‘파칭코’로 새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칸영화제 공식 선정작에 포함된 임상수 감독의 영화 ‘헤븐: 행복의 나라로’(가제)도 개봉을 기다린다. 오스카상은 너무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고 말해온 그다. “제가 왜 자꾸 미국으로 돌아오는지, 왜 해외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지 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운을 뗀 그는 “아마 제 아들들이 재미교포이고 미국에 살고 있기 때문이고 한번이라도 더 그 애들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정이삭 감독이 “자식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걸었던 세상 모든 부모를 향한 러브레터”라 칭한 ‘미나리’. “미나리는 가족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이 우리 가족과 닮았다”고 했던 정 감독의 설명은 배우 윤여정이 품어온 또 다른 삶의 모습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코로나 미국 껴안은 할머니…뉴요커가 본 '미나리' 현상 [배우 언니] 극장가 '미나리' 효과…111일 만에 하루 관객 20만 돌파 공유·박보검 160억대 SF영화 '서복' 극장·티빙서 동시 만난다 정이삭 감독 “학점 따려 들었던 영화수업이 삶을 바꿨다” 골든글로브 수상 순간 껴안은 딸…"내가 미나리 만든 이유" [영상] '미나리' 英아카데미서도 6개 부문 후보…윤여정은 조연상에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2021.03.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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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데이비사~"…'미나리' 열풍, 글로벌 손주 마성의 앨런 김

"데이비사~" 이름까지 명대사가 됐다. 데뷔작으로 글로벌 영화 시장에 눈도장을 찍었다. 관객들은 영화 속 천진난만한 손자의 시선에 공감을 높였고, 깜짝 수상 후 볼꼬집 입틀막 눈물 소감에는 결국 심장을 부여잡았다. 현 시점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10살로 한 손가락에 꼽힐 존재감.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의 마스코트 앨런 김(Alan S. Kim·10)이다. 4월 25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레이스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마지막 이슈는 아역배우 앨런 김에게 향하고 있다. 극중 할머니 순자(윤여정)의 손자이자, 제이콥(스티븐 연)·모니카(한예리)의 아들 데이빗으로 등장하는 앨런 김은 정이삭 감독이 어린시절 자신을 투영시킨 캐릭터로 '미나리'의 정체성을 상징한다. 1년 전 선댄스영화제를 기점으로 '미나리'가 하나 둘 베일을 벗던 시기, 데이빗은 첫 스틸과 단독 포스터 등 '미나리'의 전면에 나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리고 해외에서는 일찌감치 랜선 이모·삼촌의 애정을 한 몸에 받았던 앨런 김은 지난 3일 국내 개봉 후 한국 관객들마저 사로잡으며 '국제 손자'로 거듭났다. 이를 증명하듯 앨런 김은 워싱턴비평가협회 아역배우상, 골드리스트시상식 남우조연상을 비롯해 26회 크리틱스초이스 신인배우상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정이삭 감독을 시작으로 윤여정과 스티븐 연·한예리에 앨런 김까지. 환상적인 영화의 완벽한 팀플레이다. ◇"국경넘은 인기" 대체불가 마스코트 할머니와 사는 것에 영 못마땅한 티를 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장난꾸러기 막내 데이빗은 순자와 팽팽한 대립을 이루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조금만 뛰어도 건강에 무리가 가는 약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할머니 순자를 만난 후 아칸소의 낯선 곳들을 돌아다니기도 하며 조금씩 용기를 얻기 시작한다. 순자와 처음 마주한 데이빗은 순자가 다른 할머니처럼 쿠키를 구워주지도, 다정하지도 않다며 "진짜 할머니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러다 자신을 놀리는 할머니에게 복수하기 위해 소변을 음료수라고 속여 아빠 제이콥에게 크게 혼이 나는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둘은 바로 알아챌 수 없는 방식으로 용기를 주고 공통적인 면을 공유하면서 특별한 케미를 완성시킨다. 또한 장난스럽고 유쾌한 방법으로 감독의 자전적 인물을 그려내면서도 모든 것에 경외심을 느끼는 소년의 시선을 통해 삶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단면을 보여준다. 앨런 김은 특유의 순수한 매력뿐만 아니라 감독이 요구하는 것 그 이상을 표현해내는 천재적인 연기력으로 작품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정이삭 감독은 단 한명의 캐릭터도 소홀히 다루지 않으며 등장인물 모두에게 공감을 이끌어냈고, 이는 데이빗도 열외가 아니다. 관객은 데이빗을 매개체로 '미나리'와 80년대를 바라보게 된다. ◇"넋을 빼놓은 캐스팅" 선물같은 데뷔 '미나리'는 앨런 김의 첫 스크린 데뷔작. 처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끝내주는 앙상블의 한 축을 당당하게 담당한 앨런 김은 '미나리' 제작진에게 찾아 온 선물이나 다름 없었다. 정이삭 감독은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구사하는 아역 배우를 수소문했고, 숱한 오디션을 거쳐 앨런 김을 만나게 됐다. '미나리' 측에 따르면 감독과 제작자들은 처음부터 데이빗을 찾는 것이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자 필요한 조건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때문에 자격 요건 자체가 어려웠고, 캐스팅 디렉터는 셀 수 없이 많은 영상을 봐야만 했다. 그렇게 눈에 띈 앨런 김에 정이삭 감독과 제작진은 그야말로 환호성을 질렀다고. 정이삭 감독은 "돌아가서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아역은 앨런 김이 유일했다. 우리 모두의 넋을 빼놓았다"며 "아마 그가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에 그런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며 흡족한 속내를 표하기도 했다. 앨런 김은 현장에서도 앨런 김으로, 또 데이빗으로 계산없는 솔직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한예리는 "앨런에게 '앨런은 계속 연기 할거야? 배우 할거지?'라고 농담삼아 물어보면 '너무 힘들다. 덥다. 못할 것 같다'며 한숨을 쉬더라. 거침없는 표현이 귀엽고 기특했다. 계속 쭉 그렇게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애정했다. ◇랜선 조카로 거듭난 글로벌 손주 "골든글로브보다 태권도 보라띠, 방탄소년단·영탁 좋아요!" '미나리' 열풍 속 데이빗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앨런 김 본체 역시 꼬마스타가 됐다. 지미 키멜 라이브 쇼에 출연해 깜짝 태권도 시범과 귀여운 인터뷰를 짆애했던 앨런 김은 패션 매거진 더블유 코리아와 한국 인터뷰를 진행, 데이빗 못지 않은 앨런 김의 귀여움을 한껏 표출했다. 지미 키멜 쇼에서 따끈따끈한 보라색 띠를 매고 등장한 앨런 김은 정체를 궁금해 하는 MC에 "태권도 보라띠다. 저번 주 수요일에 시험을 쳤고 합격해서 땄다"며 '미나리' 골든글로브 수상 언급과 함께 "보라띠를 딴 것보다 더 좋았냐"는 질문에 "NO!"를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또 영화 속 할머니와의 큰 에피소드 중 하나인 마운틴 듀에 대해서는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한 적은 없다. 너무 위험하지 않나. 연기였지만 현장에서도 뭔가 약간 죄책감을 느꼈다"며 "마운틴 듀는 사실 영화를 찍으면서 처음 먹어봤다. 이 음료를 소개해 준 감독님에게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깜찍하게 답했다. 더블유 코리아 인터뷰에서는 서툴지만 한국어로 대답하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심쿵' 선물을 선사했다. 윤여정을 "윤선생님"이라고 표현한 앨런 김은 "'너 자신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장되게 리액션을 하게 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K팝가수로는 방탄소년단(BTS)을 꼽으며 즉석에서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열창하는가 하면, 영탁의 '찐이야'도 부르며 "'찐찐찐찐 찐이야~' 이것도 있는데 다 까먹었다"고 읊조려 엄마 미소를 짓게 했다. ◇오스카 여정 '마지막 퍼즐' 천재적인 연기력을 두고 볼 할리우드가 아니다. 앨런 김은 워싱턴비평가협회 아역배우상, 골드리스트시상식 남우조연상, 그리고 스크린 외 명장면을 남긴 크리틱스초이스 아역상까지 아카데미시상식을 향한 '미나리'의 화제성을 최고치로 끌어올리는데 남다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크리스틱초이스에서 귀여운 턱시도를 차려입고 화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앨런 김은 자신이 아역상 수상자로 이름이 불리자 믿을 수 없다는 듯 활짝 미소짓는가 하면, 눈물까지 보여 천재 아역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케 했다. 앨런 김은 "가족들과 아이작 감독님, 모든 배우분들에게 감사하다. 빨리 다음 영화로 관객들과 다시 만나길 바란다"며 "이건 꿈이 아니죠? 꿈이 아니길 바란다"며 영화 속 대사까지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앨런 김은 통통한 볼을 꼬집는가 하면, 주먹을 불끈 쥔 입틀막 눈물로 귀여움 치사량의 매력도 뽐냈다. 뿐만 아니라 앨런 김은 자신의 SNS에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며 ''마운틴 듀'를 마셔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다'는 글과 음료병을 소중히 들고 있는 인증샷을 올려 국내외 영화 팬들을 광대 폭발하게 만들었다. 앨런 김에 푹 빠진 일명 랜선 이모·삼촌들은 과거 찍은 광고 사진을 찾아내는 등 앨런 김의 일거수 일투족에 애정 가득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미나리' 열풍과 함께 '앨런 김 앓이'는 '미나리'를 즐기는 또 하나의 이벤트가 됐다. 한편, 앨런 김은 '미나리' 차기작으로 코미디 장르 영화 '래치키 키즈' 출연을 결정, 오는 6월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국내 관객들의 뇌리에 콕 박힌 앨런 김의 향후 행보에도 응원이 지속될 전망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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