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의선, 부진한 중국 시장 아닌 미국·싱가포르 향하는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벌써 올해만 3번째 미국 출장을 떠났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16일 김포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미국으로 출국했다. 지난 6월 미국 동부를 방문했던 그는 한 달 만에 다시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 4월 미국 서부 출장을 포함하면 벌써 올해만 3번째 미국 출장이다. 정의선 회장의 해외 출장 행보에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그는 올해 1월 싱가포르를 첫 해외출장지로 정했고, 이어 미국을 3차례 방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포석이라는 뚜렷한 출장 목적이 깔려 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배치 여파로 줄곧 하향세를 보인다. 18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상반기에 중국에서 총 24만9233대 판매에 그쳤다. 코로나19 사대 이전인 2019년 상반기 중국 판매량 41만6684대와 비교하면 40.2%나 급감했다. 현대차는 생산과·판매를 담당하는 중국 현지법인 베이징현대와 둥펑위에다기아를 각 현대차와 기아 대표이사 산하로 재편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에니사이스(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을 가미했지만, 효과가 미미한 상태다. 이대로라면 올해 판매 목표로 세운 총 81만7000대(현대차 56만2000대, 기아 25만5000대)의 목표 달성도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는 중국과 동남아를 제외하곤 선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역대 최대 판매치를 경신하며 순항하고 있다. 정 회장은 이 같은 실적을 치하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미국 출장 때 전기차·로봇·자율주행 사업을 점검했다면 이번에는 현지에서 일주일 가량 머물며 모빌리티 사업을 구체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수소·도심항공모빌리티·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미국에 74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동남아에서는 일본차를 따라잡기 위한 ‘신남방정책’의 일환으로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싱가포르 출장에서 글로벌혁신센터(HMGICS) 건립 현장 방문을 방문했다. 또 싱가포르의 리셴룽 총리와 찬충싱 통상산업부 장관과 회동하며 전기차·자율차 비전을 공유했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가진 신기술과 신사업 역량이 집중된 ‘미래차 실험대’로 꼽힌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7.1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