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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달시 파켓, '기생충의 번역가'

번역가 달시 파켓이 12일 오후 충청북도 제천시문화회관에서 열린 ‘제 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레드카펫 포토월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세완 기자 park.sewan@joongang.co.kr / 2021.08.12/ 2021.08.1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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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번역가 달시 파켓, 박명수와 '라디오쇼' 인증샷

영화 '기생충' 번역가 달시 파켓의 '라디오쇼' 인증샷이 공개됐다. 9일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 공식 SNS에는 "오늘의 직업인 번역가 달시 파켓"이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공개된 사진은 '라디오쇼' 스튜디오에서 함께한 DJ 박명수, 번역가 달시 파켓의 모습이 담겨 있다. 카메라를 향해 미소 띤 두 사람의 훈훈한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영화 '기생충'의 번역가로 잘 알려진 달시 파켓은 이날 오전 '라디오쇼'에 출연, 번역 비하인드 스토리 및 수입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박명수의 라디오쇼'는 매일 오전 11시~11시 57분까지 KBS 쿨FM(89.1MHz)을 통해 방송된다. 라디오 어플리케이션 '콩'을 통해서도 보고 들을 수 있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0.03.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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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S] "쉬지 않고 또 영화 만들겠다" 봉준호→박소담, '기생충'의 영웅들

영화 '기생충'의 주역들이 금의환향했다. 영화의 첫 시작을 알린 장소에서 11개월 만에 다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이 걸어온 영광의 여정을 이야기했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며 한국을 넘어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기생충'. 아카데미 시상식 후 열흘 만인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외 취재진과 만났다.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제작사 바른손E&A 곽신애 대표·배우 송강호·이선균·조여정·박소담·이정은·장혜진·박명훈·한진원 작가·이하준 미술감독·양진모 편집감독이 참석해 생생한 오스카 캠페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기자회견이 예정된 시간은 이날 오전 11시. 이미 세 시간여 전부터 몰려든 취재진으로 기자회견장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TV와 SNS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되며 '기생충'을 향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해 4월 '기생충'은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작보고회를 열고 세상에 처음 공개됐다. 11개월 후 같은 곳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마침내 다시 이곳을 오게 돼 기쁘다. 기분이 묘하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이어 송강호는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다. 봉준호 감독과 지난해 8월부터 오늘까지 6개월 정도 영광된 시간을 같이 보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통해서 전 세계 관객에게 뛰어난 한국영화의 모습을 선보이고 돌아와 인사드려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곽신애 대표는 "성원해 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축하 보내 주셔서 감사드린다. (아카데미 시상식에 한국영화로서) 처음 가서 무려 작품상까지 받아오게 됐다. 작품상은 한 개인의 것이라기보다는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모두에게 좋은 영광과 경력이 되는 상이다. 그것으로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선균은 "아직도 꿈만 같다. 꿈 같은 일을 현실화시켜준 감독님에게 감사드린다. 자랑스러운 스태프들, 배우분들과 그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영광이었다. 한국에서 응원해주신 모든 분과 이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고, 조여정은 "온 국민이 다 기뻐해 주시고 축하해주셔서 큰일을 해낸 것 같아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고, 박소담은 "기정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난 게 큰 힘이 됐던 작품이다. 감사한 시간들이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박명훈은 "성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기쁜 마음이 크다. 이 영광을 감독님 이하 전 배우, 스태프들, 국민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으며, 장혜진은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 감사한 일이다"고, 이정은은 "작품을 열심히 만든 걸 알아주시고 성원해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무대 뒤 '기생충'의 주역들도 감독과 배우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한진원 작가는 "취재할 때 많이 도와주셨던 가사 도우미 이모님들, 수행 기사님들, 아동학과 교수님들의 도움으로 좋은 장면을 적을 수 있었다"고 말했고, "이하준 미술감독은 "스태프들은 이런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일이 거의 없다. 영화 뒤편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함께 고생해준 아티스트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양진모 편집감독은 "스태프로서 이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신기하다"고 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한국영화 최초로 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 종려상, 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마침내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을 수상해 한국영화의 저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비 영어 영화가 작품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은 92년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이다. 1984년 '화니와 알렉산더', 2001년 '와호장룡'과 함께 4개 부문 수상으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 최다 수상 기록을 세웠다.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잃어버린 주말'(1946), '마티'(1956) 이후 역대 세 번째다. 또한, 북미 영화계 주요 직능 단체상 4관왕을 달성하며 '최초의 역사'를 썼다. 26회 미국배우조합상(SAG) 영화 부문 앙상블상을 비 영어 영화 최초로 수상했고, 72회 미국 작가조합상(WGA) 각본상을 비 영어 영화 최초로 받았다. 미국 영화편집자협회(ACE) 장편 영화 드라마 부문 편집상 또한 비 영어 영화 최초의 영예를 안았다. 24회 미국 미술감독조합상(ADG) 현대극 부문 미술상을 아시아 영화 최초로 받았다. 2월 19일 기준 해외 영화제에서 19개의 트로피를, 해외 시상식에서 155개의 트로피를 받으며, 총 174개의 상을 수상했다. 그야말로 전 세계가 '기생충' 열병을 앓은 셈이다. 영화가 처음 공개된 칸 국제영화제에서부터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기생충'은 칸 상영 후 외신의 호평을 넘어선 극찬을 받았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기생충'은 마음을 사로잡는 영화다. 2003년 '살인의 추억' 이래 봉준호 감독의 가장 성숙한, 한국 사회의 현실에 대한 발언"이라고 평했고, 인디와이어는 "봉준호 영화 중 최고다. 전작들을 모두 합쳐 자본주의 사회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공포에 관한, 현실에 단단히 발을 붙인, 재미있고 웃기면서도 아플 정도로 희비가 엇갈리는 한 꾸러미로 보여준다"고 찬사를 쏟아냈다. 칸에서 시작된 찬사는 세계 최대의, 영화 산업의 중심인 할리우드에서도 계속됐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자 단순히 봉준호 감독 혹은 '기생충'의 영광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성과로 평가됐다. AP통신은 "세계를 위한 승리(a win for the world)"라고 표현하면서 "할리우드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다른 종류의 전진을 가능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CNN은 "'기생충'은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역사를 만들었고, 역사로 남게 됐다"고 보도하며 "봉준호를 위한 파티를 준비하라!"고 치켜세웠다. 뉴욕타임스는 "'화이트 오스카'에 대한 역사적인 승리다. 계급 투쟁을 이야기한 '기생충'은 유권자들이 미래를 동시에 받아들일 수 있도록 했다"고 집중 보도했다. 이처럼 최초, 최고의 역사를 써내려간 '기생충'은 세계의 영화 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의 영화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는 "역사적인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이 세계 영화 산업의 게임 체인저(Game-Changer)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다음은 '기생충' 주역들과 나눈 일문일답. -'다 계획이 있었던' 오스카 캠페인이었나. 봉준호 감독(이하 봉) "모든 영화가 오스카 캠페인을 열심히 한다.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중소 배급사이고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린 열정으로 뛰었다. 나와 송강호가 코피 흘릴 일이 많았다. 인터뷰가 600개 이상이었고, 관객과의 대화도 100번 이상 했다. 다른 영화들은 LA 시내에 거대한 광고판이 있고, 잡지에 전면 광고가 있다면, 우리는 아이디어와 똘똘 뭉친 팀워크로 물량의 열세를 커버하며 열심히 했다. 바쁜 창작자들이 잠시 일선에서 벗어나서 시간을 들여 이런 캠페인을 하고, 스튜디오는 많은 예산을 쓴다. 그것이 낯설게 보인 적도 있었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런 식으로 작품을 밀도 있게 검증하는 것이다. 세밀하고 진지하게 점검해보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겠다. 마지막에 오스카로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거다. 오랜 전통을 가진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송강호(이하 송) "처음 경험하는 과정이니 아무 생각 없이 미국에 갔다. 6개월간 최고의 순간을 같이 호흡하고 늘 이야기 나눴다. 이런 과정을 밟다 보니, 내가 아니라 타인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상을 받기 위해 이 과정을 밟는다기보다, 우리 작품을 통해 세계 영화인들과 호흡하고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다.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나 자신이 작아졌다. 위대한 예술가들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4관왕에 오르며 '패러사이트!'라고 호명됐을 때 어땠나. 송 "영상을 잘 보면, 내가 굉장히 자제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다. 칸 영화제에서 너무 과도하게 (축하)하는 바람에 봉 감독님의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는 이야기가 있다.(웃음) 이번에는 얼굴 위주로 했다. 뒷목을 잡기도 하고, 갈비뼈는 피해 갔다. 굉장히 자제했다. 너무나 놀라운 경험이었는데, 잘 보시면 자제하고 있다. 하하하. 봉 감독이 가장 기뻐하는 순간을 목도한 게 미국 배우조합(SAG) 시상식에서 배우들이 상을 받았을 때인 것 같다. 신기했다. 이 사람이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은 처음 본다고 생각했다." -'아카데미는 로컬 시상식'이라는 발언이 미국에서 크게 화제를 모았다. '아카데미를 도발하기 위한 계획적 발언'이었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봉 "아카데미가 처음인 내가 도발씩이나 하겠나.(웃음) 영화제 성격에 대한 질문이 나와서, '칸이나 베를린은 인터내셔널이고, 아카데미는 미국 중심'이라고 하며 슥 나온 이야기다. 미국 젊은이들이 트위터에 그걸 많이 올렸나 보다. 전략을 갖고 말하거나 이런 건 아니다. 대화 도중에 나온 거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항상 빈부 격차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기생충'에서 유독 빈부 격차의 이야기가 이 같은 폭발력을 지니게 됐을까. 봉 "'괴물' 때는 괴물이 한강 변을 뛰어다녔고, '설국열차'는 기차가 달린다. 주로 SF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기생충'은 이웃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다. 그걸 배우들이 실감 나게 표현했다. 현실에 기반하고 있는 톤의 영화다. 덕분에 더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지 스스로 짐작만 해봤다." -그런 주제의식이 차기작에도 투영될까. 봉 "차기작 두 편은 몇 년 전부터 준비하던 작품들이다. '기생충'과는 관련 없다. 평소 하던 대로 계속 준비하는 거다. '기생충'도 평소 해왔던 대로 평정심을 유지하며 찍은 영화다. 어떤 목표를 정하고 찍지 않았다. 평소처럼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들어보고자 한 거다. 앞으로도 그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고 보면 된다." -수상 소감이 매번 화제를 모았다. 봉 "(유튜브 영상을 통해 패러디한) 유세윤 씨 천재적인 것 같다. 문세윤 씨도. 최고의 엔터테이너다. 존경한다. 하하하." -오랜 일정으로 번아웃 증후군을 겪지는 않았나. 봉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편지를 보내왔다. 마지막 문장에 '그동안 수고했고 좀 쉬어라. 대신 조금만 쉬어라'고 하더라. 하하. '다들 차기작을 기다리니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는 편지를 보내주셨다. 감사하고 기뻤다. '옥자' 이후 이미 번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기생충'이 너무 찍고 싶어서, 기세를 영혼까지 긁어모아 작품을 찍었다. 촬영 기간보다 더 긴 오스카 캠페인도 소화했다. 오늘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니 마음이 편해졌다. '끝이 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행복한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 기쁘다. (내가) 노동을 정말 많이 하는 사람인 건 사실이다. 일을 많이 했다. 쉬어볼까 생각을 했는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쉬지 말라고 해서.(웃음)" -미국 HBO에서 '기생충' 드라마화를 준비 중이다. 봉 "나는 프로듀서로 참여한다. '빅쇼트'의 아담 매케이 감독은 작가로 참여한다. 아담 매케이 감독과 몇 차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오리지널 영화와 마찬가지로, '기생충'이 가진 주제 의식, 동시대의 빈부 격차에 관한 이야기를 블랙코미디와 범죄 드라마의 방식으로 깊게 파고들어 갈 것 같다. 거기서는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명칭을 쓰더라. 시즌이 계속 이어지는 게 아니라, '체르노빌'처럼 5개나 6개 에피소드의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려고 한다. 틸다 스윈턴 등의 캐스팅 보도가 나왔는데, 아직 이른 이야기다. 시작 단계다." -이토록 어두운 영화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봉 "'기생충'은 코미디 적인 면도 있지만, 현대사회의 빈부 격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씁쓸함도 있다. 단 1cm도 피하고 싶지 않았다. 이 영화는 그런 영화다. 그런 부분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만든 영화다. 그런 부분을 불편해하실 수 있겠으나, 그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달콤한 장식을 하면서 영화를 끌고 가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 솔직하게 그리려고 했던 것이 대중적 측면에서 위험해 보일 수 있어도, 이 영화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한국에서도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이 호응해주셨다. 오스카 후광과 상관없이, 후보에 오르기 전 이미 북미에서도 2500만 불 이상 역대급 (수익)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었다. 그 부분이 기뻤다. 수상 여부를 떠나 전 세계 동시대의 많은 관객이 호응해줬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고 기쁨이다. 왜 그런 호응을 해주셨는지에 대해서는 분석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그 분석이 저의 업무는 아닌 것 같다. 여러분들이 해주길 바란다." -정치권에서 동상을 제작하거나 생가를 보전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봉 "나도 기사를 봤다. 그런 이야기는 내가 죽은 후에 해줬으면 좋겠다.(웃음)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그런 기사를 넘겼다." -흥행에 실패한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가 없었다면 지금의 봉준호는 없었을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봉 "해외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한국영화 산업 특유의 활기에 대해, 많은 좋은 작품이 나오는 이유에 대해, 한국 영화 산업의 여러 가지 활력과 장점, 동시에 우려되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플란다스의 개' 당시의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요즘 젊은 감독들이 그런 시나리오를 갖고 왔을 때, 혹은 '기생충'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왔을 때 투자를 받고 영화를 만들 수 있을지 냉정하게 질문을 던져봤다. 지난 20여년간 한국 영화는 발전했다. 동시에 젊은 감독들이 이상한 작품, 모험적 시도를 하기엔 위험해졌다. 그들이 산업으로 흡수되기보다는 독립영화를 만든다. 메인스트림과 독립영화가 평행선을 이루는 것이 안타깝다. 2000년대 초에는 독립영화와 메인스트림의 상호 침투, 좋은 의미에서의 다이나믹한 충돌이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활력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 1980~1990년대 홍콩 영화가 어떻게 쇠퇴해갔는지에 대한 기억을 선명히 갖고 있다. 그런 길을 걷지 않으려면 한국의 산업이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영화라는 것이 가진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도전적인 영화를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최근 나오는 여러 훌륭한 독립영화를 짚어보면 워낙 많은 재능이 이곳저곳에서 꽃피고 있다. 결국 산업 간의 좋은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 본다." -자막의 1인치 벽을 허물어달라는 수상 소감이 화제였다. 자막 작업은 어떻게 했나. 봉 "자막은 평소 하던 대로 열심히 했다. 달시 파켓과 '플란다스의 개' 때부터 모든 자막을 감수했다. 서로 해오던 패턴이 있다. 달시 파켓은 한국말을 잘하는 미국인이다. 그분의 부인은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이다. 그 두 사람의 상호 작용이 좋다. 거기에 매 장면 대사들의 맥락을 짚으려고 했다. 예를 들어 박서준이 '이 수석이 2층에도 있고 어디에도 있다'는 말에서 은근히 자기 집이 부자라는 것을 드러낸다. 그런 맥락들을 어떤 단어로 써야 할지 신경 썼다. 대만 카스텔라, 짜파구리 등 번역이 불가능한 단어들도 '뭔가 좀 만들어주세요'라고 했다. 이런 여러 가지 맥락과 드라마 상 숨겨진 의미들을 나는 최대한 세밀하게 짚어주고, 그것에 대한 최고의 답을 달시 파켓 부부가 찾아낸다. 그런 식의 늘 해 왔던 작업이다. 이미 달시 파켓은 '살인의 추억' 때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인류 최대의 난제를 이미 한 번 해결해 본 경험이 있는 번역가이다.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작업에 임한다.(웃음)" -한국에서는 이정은이, 미국에서는 조여정이 화제가 됐는데, 한국과 미국의 어떤 차이가 있나. 봉 "(미국에서) 이정은도 엄청난 화제였다. 가정부가 늦은 밤에 벨을 누르는 순간 영화의 모든 것이 뒤바뀌니까. SAG 입장할 때 시상식장 들어가는 과정이 길고 복잡하다. 거기서 톰 행크스 부부와 만났는데, 특히 이정은을 보고 반가워하면서 영화에 대한 질문을 하더라. LA 거리에서 만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20분간 대화하면서 10여분 동안 조여정에 대해, 연교 캐릭터에 대해 말하더라. 종일 그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전체 배우들이 누구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배우들은 해외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나. 송 "할리우드가 아니라 국내에서라도 일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마지막 일이 지난해 1월이었다.(웃음)" 이정은 "기생충 초반에는 '배우가 돼서 할리우드 한 번 가봐야 하지 않나' 이랬는데, '기생충'으로 세계의 각광을 받다 보니 '굳이 할리우드를 안 가도 세계가 알아준다'는 생각이 들었다."박소담(이하 박) "시간이 잘 맞아서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었다. 마침 좋은 연락을 받아서 색다른 화보도 찍었다. '기생충'이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사랑과 관심을 주시는 것 같아서,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한 번은 꼭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이선균 "흘러가는 대로 사는 편이라 그런 계획은 없다.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를 갖고 왔다. 주어지는 기회가 있으면 많이들 도전했으면 좋겠다." 조여정 "한국말로 하는 연기도 어렵다.(웃음) 할리우드 진출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 좋은 작품을 다양하게 많이 하고 싶다." -칸부터 LA까지 전 세계의 봉하이브(봉준호 감독의 팬덤)를 목격한 소감은. 이정은 "일조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해야겠다는 단순한 마음에 칸에 갔다. 그런데, 두 사람(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인기가 너무 높아서 놀랐다. 칸에 여러 편의 영화가 나왔을 때, 현시대를 짚는 영화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기생충'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인간 군상과 흡사하다. 그 예상할 수 없는 스토리에 놀란다. 아카데미 캠페인이 경쟁적인 구도 같아 보이지만, 8월부터 같이 하며 동지가 된다. 거기서 (봉준호 감독은) 항상 유머를 잃지 않는다. 소감에서도 묻어난다. 그래서 봉준호 감독이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이선균은 '아카데미가 선을 넘었다'는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이선균 "정말 벅찼다. 우리가 선을 넘는 거라 생각했는데, 아카데미가 큰 선을 넘은 것 같더라. 편견 없이 우리 영화를 좋아해 준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감사하다." -각본을 쓴 작가로서 세계가 '기생충'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한진원 작가 "답을 못 내리겠다. 답을 알면 좋겠는데. 우리 영화는 선과 악 이분법적인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는다. 각자의 욕망과 이유가 있다. 모두에게 연민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른 즐거움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 한마디 하자면. 봉 "5월 칸부터 오스카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이 있었다. 영화사적 사건처럼 기억될 수밖에 없고 그런 면이 있지만, 사실은 영화 자체가 기억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한다. 모든 배우들의 연기, 스태프들의 장인 정신으로 만들어낸 장면들, 제 고민이 담긴 장면들이 오래 기억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사진=김진경 기자 2020.02.1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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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 아카데미 특수에 다큐 '봉준호 장르가 되다' 편성

봉준호 감독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방송된다. 오는 10일 오후 8시 봉준호 특집 다큐멘터리 ‘봉준호, 장르가 되다’가 OCN에서 전파를 탄다. 한국영화 최초로 6개의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낭보가 기대되는 가운데, 전세계를 신드롬에 빠지게 한 ‘기생충’의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봉준호, 장르가 되다’에는 한 편의 영화로 칸과 오스카를 동시에 사로잡은 영화 ‘기생충’이 어떻게 평단을 매료시켰는지는 물론,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르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다. 이를 위해 외신 기자, 배우, 평론가, 스태프, 번역가 등 다채로운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다는 후문. 특히 ‘기생충’의 미국 개봉 이후 단순히 봉준호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 벌집 안의 벌들처럼 강한 팬덤을 뜻하는 ‘봉하이브(Bong+Hive)’를 형성한 미국 현장의 모습과, 봉준호 감독 영화에 숨겨져 있던 이야기들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2.0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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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0명 돌파·10개관 유지"…'행복한라짜로' 행복한 상영 레이스

'행복한 라짜로'가 남긴 의미있는 상영 레이스다.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영화 '행복한 라짜로'가 국내 개봉 후 누적관객수 1만5000명을 돌파했다. '행복한 라짜로'가 상영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영화들이 개봉했고, 1000만 돌파 영화도 나왔다. '1000만대 1만'. 영화의 양극화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 특히 예술영화 시장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 국내 영화시장의 현주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 8주차에 접어든 '행복한 라짜로'의 상영관은 여전히 10개관을 유지하고 있으며, 1만5000명의 관객들과 소통했다. '행복한 라짜로'의 1만5000명 돌파는 그 자체만으로 분명 의미있다. '행복한 라짜로'는 개봉이전부터 많은 관객들로부터 입소문이 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극장가 성수기인 여름시즌에 개봉을 한 탓에 아쉽게도 상영관을 많이 잡지 못한 채 개봉했다. 개봉 첫날 '행복한 라짜로'의 전국 상영관 개수는 35개였으나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입소문에 힘입어 개봉 하루만에 CGV 강변, CGV 신촌, CGV 인천이 상영관으로 추가됐고 이후로도 롯데시네마 두 곳이 추가됐다. 일일 상영 회차가 많지 않고 상영 시간 또한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발품을 팔아 '행복한 라짜로'를 보고자 하는 관객들이 많이 있었고 영화를 본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져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로지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개봉 3주차에 1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흥행 성적은 거대 자본이 소요가 되는 홍보 마케팅보다 작품 자체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라디오 '배철수 음악캠프'에서 김세윤 작가가 '행복한 라짜로'를 소개한 것을 비롯해 배우 정은채, 최희서, '기생충'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정은, 그리고 아티스트 윤종신 등 많은 셀럽들의 응원도 영화의 흥행에 도움이 됐다. '행복한 라짜로' 시네마톡 행사들 중에는 '기생충' 영어 번역가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달시 파켓 평론가가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주로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행사때 나타났던 그가 해외 영화를 해설하는 시네마톡에 참여했다는 것은 매우 신선한 기획이었다고 볼 수 있다. 슈아픽처스 측에서는 '행복한 라짜로'가 1만 명을 돌파한 시점에서 그동안 '행복한 라짜로'를 성원해준 관객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극 중 시크한 귀족 청년 탄크레디 역으로 열연한 루카 치코바니의 내한을 전격 결정했다. 이 또한 국내에 덜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의 스타를 초청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기획이었다. 치코바니는 사실 영화 배우보다 유튜브 스타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유튜브에 유명 뮤지션들의 커버곡들을 올리다가 유니버셜 뮤직에 발탁되어 정식으로 가수로 데뷔하여 활동 중인 이탈리아의 스타다. 또 그는 이탈리아에서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루카 치코바니는 지난 달 12일 목요일 입국, 15일 월요일 출국했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4개의 시네마톡과 6개의 무대 인사 그리고 인터뷰까지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국내 영화팬들과 만났다. 루카 치코바니는 시네마톡 행사 내내 질문 하나 하나에 사려 깊은 답변을 길게 들려줘서 국내 영화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고 대화 도중에 그가 웃음을 터뜨릴 때는 개구쟁이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행사 때마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기타로 관객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많은 관객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네마톡이 끝난 이후에는 수많은 관객들에게 먼저 인사도 건네고 한 두 마디씩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오랜 시간 동안 사인회에 참여, 친절하고 성실한 스타로서의 멋진 면모를 보여줬다. 실제로 그에게 반해 여러 번 시네마톡에 참여한 관객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2일 CGV 압구정 시네마톡 행사 때는 루카 치코바니의 초대로 봉준호 감독의 '옥자' 주연으로 열연한 배우 안서현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내한 행사 내내 루카 치코바니의 긴 멘트를 거의 완벽하게 통역해낸 장택수 통역가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15일 로마로 출국한 루카 치코바니는 예상치 못한 국내 영화팬들의 환대에 크게 감동을 받았고 국내 영화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개봉 8주차에 접어든 '행복한 라짜로'의 상영관 수는 현재 10개관이다. 그러나 애당초 35개관으로 시작한 만큼 '행복한 라짜로'가 여전히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양극화된 국내 영화시장 분위기와 함께 개봉하는 많은 영화들이 개봉 1, 2주가 지나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가지 열악한 조건에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달여 가량 '행복한 라짜로'는 장기 상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기 상영의 배경에는 홍보 마케팅 공세가 아닌, 작품 자체의 힘이 있었다. 관객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행복한 라짜로'가 한정된 상영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관객들과 만나게 될지 그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08.09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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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 데자키 감독 "일본군 '위안부' 다룬 '주전장', 韓관객 반응 궁금"

일본계 미국인 감독, 미키 데자키의 시선으로 풀어낸 전혀 새로운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 '주전장'이 미키 데자키 감독 내한을 기념해 시네마톡을 개최한다. 우익들의 협박에도 겁 없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소용돌이에 스스로 뛰어든 일본계 미국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을 넘나들며 3년에 걸친 추적 끝에 펼쳐지는 숨 막히는 승부를 담아낸 영화 '주전장'이 오는 25일 개봉을 앞두고 미키 데자키 감독의 내한 소식을 공개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백은하 배우연구소 소장, 달시 파켓 평론가와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함께하는 시네마톡 개최를 확정했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첫 상영을 통해 한국 관객들을 만났던 미키 데자키 감독은 이번 시네마톡 행사를 통해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한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반응할지가 궁금하다. 영화를 보기 전, 주변의 어떤 영향도 받지 않은 상태서 관람해주길 바란다”라는 당부의 인사를 통해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숨 막히는 논쟁의 공정한 재판을 관객들이 내려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이와 함께 “영화 말미에 나만의 결론을 언급했지만, 이것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며 생각하고, 토론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아니다. 이 영화를 통해 한국과 일본, 각 나라의 언론이 ‘위안부’ 문제를 얼마나 편협하게 다루고 있는지 알았으면 한다. 이런 보도가 양국의 적대감을 어떻게 양산했는지도 깨닫길 바란다. 이 영화를 계기로 양국이 서로에 대한 증오심에서 벗어나 보다 생산적인 대화를 할 수 있길 희망한다”라는 메시지를 통해 이번 시네마톡을 통해 스크린을 넘어 보다 다양한 논의가 이어질 수 있길 희망하는 기대감 또한 전했다.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CGV 압구정에서 백은하 배우연구소 소장과 미키 데자키 감독이 시네마톡의 첫 문을 연다. 그간 영화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과 깊이 있는 진행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백은하 소장과 도전적인 취재와 논리적인 구성으로 강렬한 영화를 만들어낸 미키 데자키 감독의 첫 만남기이게 어떤 뜨거운 대화가 오갈지 기대를 모은다. 오는 18일 오후 7시 30분 인디스페이스에서는 달시 파켓 평론가와 함께하는 시네마톡이 개최된다. 영화 '기생충'의 번역가로도 알려진 달시 파켓 평론가는 독립영화를 위한 ‘독립영화상’을 만드는 등 독립영화에도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한국인이 아닌 타국인의 시선으로 일본군 ‘위안부’ 이슈에 대한 어떠한 이야기를 펼쳐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19.07.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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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영어자막 번역가 달시 파켓, EBS '모닝스페셜' 출연

제8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영어자막 번역가 달시 파켓이 EBS 라디오에 나선다.14일 EBS FM 모닝스페셜에 따르면 달시 파켓은 초대석 코너 '모닝데이트'에 출연해 영어 인터뷰를 갖는다. 미국 출신의 달시 파켓은 1997년 한국에 들어와 영어 강사로 일하다가 '스크린 인터내셔널', '버라이어티' 기자로 일하다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키웠다. 들꽃영화상 집행위원장이자 부산아시아영화학교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이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영어자막이 큰 몫을 했다는 호평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은 달시 파켓의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기에 가능했다. 달시 파켓은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 영어자막 검수를 시작으로, '옥자'(2017)를 제외한 봉준호의 모든 영화에 참여했다. '설국열차'(2013)의 경우 한국어 시나리오를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맡기도 했다. 이외에도 박찬욱의 '아가씨', 나홍진의 '곡성' 등 150편 이상의 한국영화 영어자막 뒤에는 달시 파켓이 있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기생충' 번역 비하인드 스토리, 한국영화와 한국사회에 대한 달시 파켓의 깊은 애정 등 다양한 이야기를 주제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15일 오전 8시-10시 ‘모닝스페셜’을 통해 방송되며, EBS FM(104.5MHz), EBS 인터넷 라디오 및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반디’로 들을 수 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9.06.1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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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짜빠구리·종북개그…칸영화제서 빵빵 터진 비결

올해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는 외국인이 이해할까 싶은 장면이 적지 않다. 결정적 대목에 나오는 ‘짜빠구리’ ‘종북 개그’ 같은 대사는 한국문화에 여간 빠삭해야 뉘앙스를 알아챌 터. 그런데도 칸 현지 관객은 하나같이 빵빵 터졌다. 비결은? 바로 이 미국 사람, 달시 파켓(46)의 절묘한 영문자막 덕분이다. “봉준호 감독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2000) 때 자막검수에 참여했어요. 제가 아이디어를 많이 던지는 게 재밌었는지 ‘살인의 추억’(2003)부턴 감독님이 아예 번역을 맡겨주셨죠. 넷플릭스 영화 ‘옥자’ 빼고는 모든 영화 자막을 감독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전화 너머로 들려온 그의 한국말은 조금 느리지만 유창했다. 1997년 처음 한국에 와서 99년 한국영화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영문 웹사이트(Koreanfilm.org)를 만든 그의 이름은 이미 충무로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잡지 ‘스크린인터내셔널’ 한국 특파원을 거쳐 지금은 평론가이자, 번역가이자, ‘들꽃영화상’ 집행위원장으로 활약 중이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지난 2월부터 ‘기생충’ 자막작업을 했다고. “영화를 보자마자 굉장히 유니크했다. 굉장한 상상력과 에너지를 가졌는데 감독님이 미학적으로 잘 컨트롤했더라. 지난 3개월간 누구와도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외로웠다. 자막은 제가 초고를 만들고 봉 감독님과 대사 한 줄, 한 줄 매만지며 어울리는 단어를 찾아 나갔다.” ‘서울대 문서위조학과’ 운운하는 농담조 대사는 서울대 대신 옥스퍼드로 번역했다. 이렇게 외국 관객의 이해를 도운 표현이 눈에 띄더라.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 라면을 섞어 끓인 것)는 라면과 우동을 합친 ‘람동(ramdon)’이라 번역했다. 연출 리듬도 신경 썼다. 한국어와 영어는 문장구조가 다르지만, 영문 자막도 한국어 대사와 같은 포인트에서 웃을 수 있도록 최대한 타이밍을 맞췄다.” 봉준호 감독이 한국적 정서의 반지하를 뜻하는 영어 단어를 찾지 못해 힘들었다고 하던데. “자막엔 ‘세미베이스먼트(semi basement)’라 나갔다. 잘 쓰는 영어는 아니다. 외국에도 반지하 형태는 있지만 한국만큼 사람들이 많이 살진 않기 때문이다. 튀는 단어인데, 그래서 오히려 이게 뭐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등장인물들이 존댓말을 하다 갑자기 반말로 툭툭 놓는 장면이 미묘한 긴장감을 준다. 이런 한국말 느낌은 어떻게 전달했나. “한국말의 그런 부분은 항상 어렵다. 백 퍼센트 전달할 순 없지만, 호칭으로 어느 정도 표현했다. 상대방을 ‘마담’으로 불렀다가 갑자기 성 떼고 이름으로만 부른다든가.” 봉 감독이 가장 신경 썼던 번역은. “아무래도 북한 말투로 조크하는 장면이다. 직접적으로 번역하면 외국 관객이 이해하지 못할 듯해 걱정했다. 한국말론 ‘종북 개그의 달인’이란 대사를 ‘Nobody can imitate North Korea news anchors like you’라고 조금 설명적으로 바꿨는데 감독님이 칭찬하셔서 보람 있었다.” 이는 등장인물이 북한 아나운서 말투로 극 중 상황을 풍자한 장면. 이런 자막의 부연 설명에도 불구하고 칸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선 현재 남북정세의 반영이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이 나왔다. 이에 봉준호 감독은 “심각한 정치적 메시지라기보단 영화적 농담이다. 한국에선 익숙한 유머”라고 설명했다. 달시 파켓은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에 대한 비하‧비판을 떠나 북한 뉴스 앵커 말투로 노는 장면이다. 재밌지만 매우 미묘했다”며 외국 관객도 알아들을 수 있게 옮기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번역을 하며 이번 영화를 7번 봤다는 그는 “아버지(송강호)와 아들(최우식) 관계의 디테일이 볼 때마다 새롭게 보이더라”면서 “확실히 봉 감독님 영화는 볼수록 재밌다”고 했다. 역시 칸영화제에 초청됐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나홍진 감독의 ‘곡성’ 등 150여 편 한국영화의 자막번역‧감수를 맡아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가장 어려웠던 영화가 ‘곡성’이다. 원래 대사가 너무 멋진데 엄청 노력했지만 그만큼 영어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 배우 천우희씨 캐릭터(의문의 여성 ‘무명’) 대사가 특이했는데 영어 자막도 약간 이상하면서 특별한 느낌을 주려했다. 성공했는지 모르겠다(웃음).” 20년 전 한국영화를 처음 알게 됐을 때와 지금의 한국영화를 비교하면.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한국영화는 어떤 강렬한 에너지가 해외 관객을 더 궁금하게 만드는 것 같다. 미국 영화와는 확실히 다르다. 한국영화도 20년간 많이 바뀌어서 매 영화가 주는 놀라움은 예전에 비해 줄었지만 한국영화 자체가 이젠 메인스트림으로 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6.0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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