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영화 '행복한 라짜로'가 국내 개봉 후 누적관객수 1만5000명을 돌파했다.
'행복한 라짜로'가 상영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영화들이 개봉했고, 1000만 돌파 영화도 나왔다. '1000만대 1만'. 영화의 양극화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고, 특히 예술영화 시장의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이 국내 영화시장의 현주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 8주차에 접어든 '행복한 라짜로'의 상영관은 여전히 10개관을 유지하고 있으며, 1만5000명의 관객들과 소통했다. '행복한 라짜로'의 1만5000명 돌파는 그 자체만으로 분명 의미있다.
'행복한 라짜로'는 개봉이전부터 많은 관객들로부터 입소문이 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극장가 성수기인 여름시즌에 개봉을 한 탓에 아쉽게도 상영관을 많이 잡지 못한 채 개봉했다.
개봉 첫날 '행복한 라짜로'의 전국 상영관 개수는 35개였으나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입소문에 힘입어 개봉 하루만에 CGV 강변, CGV 신촌, CGV 인천이 상영관으로 추가됐고 이후로도 롯데시네마 두 곳이 추가됐다.
일일 상영 회차가 많지 않고 상영 시간 또한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발품을 팔아 '행복한 라짜로'를 보고자 하는 관객들이 많이 있었고 영화를 본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져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로지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개봉 3주차에 1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흥행 성적은 거대 자본이 소요가 되는 홍보 마케팅보다 작품 자체의 힘으로 이뤄낸 성과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라디오 '배철수 음악캠프'에서 김세윤 작가가 '행복한 라짜로'를 소개한 것을 비롯해 배우 정은채, 최희서, '기생충'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이정은, 그리고 아티스트 윤종신 등 많은 셀럽들의 응원도 영화의 흥행에 도움이 됐다.
'행복한 라짜로' 시네마톡 행사들 중에는 '기생충' 영어 번역가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달시 파켓 평론가가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주로 한국 영화를 소개하는 행사때 나타났던 그가 해외 영화를 해설하는 시네마톡에 참여했다는 것은 매우 신선한 기획이었다고 볼 수 있다.
슈아픽처스 측에서는 '행복한 라짜로'가 1만 명을 돌파한 시점에서 그동안 '행복한 라짜로'를 성원해준 관객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극 중 시크한 귀족 청년 탄크레디 역으로 열연한 루카 치코바니의 내한을 전격 결정했다. 이 또한 국내에 덜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의 스타를 초청했다는 점에서 신선한 기획이었다.
치코바니는 사실 영화 배우보다 유튜브 스타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유튜브에 유명 뮤지션들의 커버곡들을 올리다가 유니버셜 뮤직에 발탁되어 정식으로 가수로 데뷔하여 활동 중인 이탈리아의 스타다. 또 그는 이탈리아에서 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는 팔방미인이다.
루카 치코바니는 지난 달 12일 목요일 입국, 15일 월요일 출국했다.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4일간 4개의 시네마톡과 6개의 무대 인사 그리고 인터뷰까지 매우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국내 영화팬들과 만났다.
루카 치코바니는 시네마톡 행사 내내 질문 하나 하나에 사려 깊은 답변을 길게 들려줘서 국내 영화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고 대화 도중에 그가 웃음을 터뜨릴 때는 개구쟁이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행사 때마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기타로 관객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 그의 감미로운 목소리에 많은 관객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네마톡이 끝난 이후에는 수많은 관객들에게 먼저 인사도 건네고 한 두 마디씩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오랜 시간 동안 사인회에 참여, 친절하고 성실한 스타로서의 멋진 면모를 보여줬다. 실제로 그에게 반해 여러 번 시네마톡에 참여한 관객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12일 CGV 압구정 시네마톡 행사 때는 루카 치코바니의 초대로 봉준호 감독의 '옥자' 주연으로 열연한 배우 안서현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내한 행사 내내 루카 치코바니의 긴 멘트를 거의 완벽하게 통역해낸 장택수 통역가에 대해서도 호평이 이어졌다.
15일 로마로 출국한 루카 치코바니는 예상치 못한 국내 영화팬들의 환대에 크게 감동을 받았고 국내 영화팬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개봉 8주차에 접어든 '행복한 라짜로'의 상영관 수는 현재 10개관이다. 그러나 애당초 35개관으로 시작한 만큼 '행복한 라짜로'가 여전히 선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양극화된 국내 영화시장 분위기와 함께 개봉하는 많은 영화들이 개봉 1, 2주가 지나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여러가지 열악한 조건에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두 달여 가량 '행복한 라짜로'는 장기 상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기 상영의 배경에는 홍보 마케팅 공세가 아닌, 작품 자체의 힘이 있었다.
관객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행복한 라짜로'가 한정된 상영관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많은 관객들과 만나게 될지 그 성과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