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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좋은 배우이자 파트너…‘탈출’ ‘행복의 나라’에 담긴 마지막 이선균 [줌인]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의 유작이 한 달 간격으로 잇따라 공개된다. 극을 이끄는 힘을 가진 좋은 주연배우이자 상대를 빛나게 해주는 좋은 파트너로서 그의 가치를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포문을 여는 작품은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다. 안개로 인한 연쇄 추돌 사고, 헬기 추락, 예기치 못한 군사용 실험견의 습격, 그리고 붕괴 위기에 놓인 공항대교까지 재난을 켜켜이 쌓아 올린 이 영화에서 이선균은 공항에 가기 직전 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을 연기했다.한 달 뒤인 8월 14일에는 ‘행복의 나라’로 돌아온다. 10·26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 관련 재판 실화를 담은 작품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이선균은 상관의 지시를 따랐다가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 재판을 받게 되는 중앙정보부장 수행 비서관 박태주 역을 맡았다.‘탈출’은 이선균이 중심에서 이끌고 가는 텐트폴 블록버스터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첫 선을 보인 ‘탈출’은 칸 버전보다 4분 가량 편집해 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이선균은 제작자인 김용화 감독의 말처럼, 극의 중심을 잡으며 영화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극 중 그에게 부여된 역할은 뛰어난 정무 감각과 빠른 판단력,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이란 설정 하나와 딸 경민(김수안)에게 신뢰를 잃은 아빠라는 설정 하나로, 이 두 가지 롤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선명하게 나뉘어 담겼다. 초반부 방점이 찍힌 건 안보실 행정관의 임무다. 본인이 사고를 당하고서도 가장 먼저 상부에 전화를 걸어 아침 뉴스를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하는가 하면, 프로젝트 사일런스 정체를 안 후에는 차기 대선판을 짜기 위해 급급하다. 시종일관 냉철하던 정원이 변하는 건 이야기가 중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다. 아내의 죽음 이후 무뚝뚝한 아빠를 자처했던 그는 딸의 목숨 앞에서 망설임 없이 자신을 내던지는 애틋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위태로운 재난 상황에서 딸을 안전하게 구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그의 얼굴 위로 조급함, 절절함 등이 차곡차곡 쌓이며 드라마는 강력한 힘을 얻는다. 특히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에는 “고 이선균님을 기억합니다”라는, 이선균에게 건네는 제작진의 작별 인사가 담겨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어 공개되는 ‘행복의 나라’에서는 위용을 뺀 모습으로 재판장 한가운데 선다. 이선균이 연기한 박태주는 10·26를 주도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심복이자 거사에 참여한 육군 대령 박흥주를 모티브로 만든 인물. 이번 영화에서는 강직한 군인의 얼굴로 그려진다.박흥주를 메인에 내세운 작품은 처음이지만, 이선균는 언제나처럼 극 전체를 욕심내지 않았다. 그는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그림자를 자처하면서도 극 한 가운데 중심을 잡고 자신에게 허락된 존재감을 보여줄 전망이다. 왜 자신이 동료들에게, 한국 영화사에 좋은 파트너였는지 관객에게 증명할 예정이다. 이선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 출신으로, TV 단막극, 상업영화 단역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으며 올라온 배우다. 처음 대중에게 크게 이름을 알린 건 드라마 ‘하얀거탑’이었다. 이 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후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이선균은 드라마로 쌓은 인기에 매몰되지 않았다. 오히려 캐릭터의 경중이나 작품의 예산과 상관없이 작품 자체에 집중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확장했다. 그래서 이선균은 누군가에게는 든든하지만 아렸던 ‘나의 아저씨’로 기억되고, 누군가에게는 치기 어린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기억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생충’ 주역으로 기억된다. 물론 모두에게 공통되게 남아 있는 이선균의 기억도 있다. 누구보다 공수(攻守)에 능한 플레이어였다는 점이다.이선균은 치고 들어갈 때와 빠질 때를 아는, 완급 조절이 좋은 배우였다. 영화 ‘끝까지 간다’, ‘성난 변호사’, ‘악질경찰’ 등에서 이선균은 공격수에 가까웠다. 그는 흡인력 있는 연기로 대부분의 화면을 지배하며 극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만들었다. 반면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잠’ 등에서는 확실한 수비수였다. 이때의 이선균은 도드라지기보다 자신의 쓰임을 정확하게 알고 기능하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이선균은 좋은 배우인 동시에 언제나 좋은 파트너로 불렸다. 이선균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두 작품 ‘탈출’과 ‘행복의 나라’는 그가 걸어온 두 가지의 궤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고 또 특별하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이선균은 특유의 연기 톤에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노력, 성실성 등이 종합적으로 묶여 그 자체로 하나의 색깔이자 개성이 된 배우”라고 정의했다. 이어 “‘탈출’과 ‘행복의 나라’ 모두 성수기 기대작이기도 하지만, 그의 연기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그의 유작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좋은 배우를 잃은 안타까움이 작품에 대한 기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09 06:00
영화

넥슨이 농구영화 ‘리바운드’에 주목한 배경은

오는 5일 개봉하는 농구 영화 ‘리바운드’는 게임사 넥슨이 첫 번째로 도전하는 상업영화 투자다. 게임과 연관성이 없는 스포츠 상업영화에 대한 전격 투자가 이뤄서 그 배경을 두고 많은 이목이 쏠린 바 있다.넥슨이 농구영화 ‘리바운드’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리바운드’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은 앞서 이정헌 대표는 최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투자가 무산돼 제작팀이 흩어진 시점에서 기적처럼 넥슨의 투자 소식을 들었다고 했다. 이정헌 대표는 앞서 ‘리바운드’ 투자에 대해 “영화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게임 외적으로도 다방면으로 즐거움과 감동을 전달하고자 제작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넥슨이 주목한 ‘리바운드’는 어떤 영화넥슨은 높은 완성도를 가진 시나리오를 통해 모든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영화의 ‘스토리텔링’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항준 감독은 당시 넥슨과의 미팅에서 이정헌 대표가 “넥슨이 영화 사업의 시작을 ‘리바운드’와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들이 이룬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배우 안재홍이 연기한 ‘양현’은 전국 고교농구 대회 MVP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뒤로하고 대학과 프로 진학 후 2부 리그를 전전한 인물로, 은퇴 후 모교인 부산중앙고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 중 농구부 신임 코치로 발탁된다. ‘양현’은 과거의 명성을 잃고 존폐 위기에 놓여있던 농구부를 다시 일으키고자 선수 영입에 나선다.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팀 부산중앙고는 많게는 십수명의 엔트리를 가진 다른 학교들과는 비교가 안되는 선수 구성으로, 전국 대회 본선에 오르며 무서운 돌풍을 일으킨다. ‘현실판 슬램덩크’로 불리우는 만화 같은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농구용어 ‘리바운드’를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기술’로 일컬으며 부산중앙고의 이야기를 통해 대중들에게 꿈과 용기를 북돋고자 한다.영화 ‘리바운드’는 ‘공작’, ‘수리남’의 각본을 쓴 권성휘 작가와 ‘시그널’과 ‘킹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각본에 참여해 기대감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 “스토리텔링’이 곧 IP”, 넥슨 엔터 분야 투자 행보 눈길넥슨이 농구영화 ‘리바운드’에 제작 투자를 결정한 것은 ‘스토리텔링’이 곧 ‘IP’ 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출발했다. 이정헌 대표는 “미래에 게임회사가 생존하려면 필수적으로 ‘IP’를 확보해야 하는데, ‘IP’는 게임 타이틀이 아닌 ‘스토리텔링’ 이라고 보고있다”며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게임과, 웹툰 소설, 영상 등 콘텐츠를 연속적으로 만들며 진화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이와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넥슨은 콘텐츠의 형식과 범위에 얽매이지 않고 재미와 감동을 줄수 있는 ‘스토리텔링’에 초점을 맞추며 IP 확보 및 확장을 위해 나서고 있다. 넥슨은 지난해 1월 세계적인 영화감독 루소형제가 설립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제작사 AGBO에 투자를 단행해 IP 확장을 위한 영화와 TV 콘텐츠 제작을 준비 중이다.AGBO의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인 루소 형제는 “넥슨과 AGBO의 파트너십은 프랜차이즈 영화와 게임의 융합을 전 세계적인 영향권으로 넓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며, 이번 협업을 통해 양사 직원들은 스토리텔링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남다른 역량을 발휘하게 될 것” 이라고 밝힌 바 있다.이와 함께, 올해 초 넥슨은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인 바른손이앤에이와도 전략적 업무 제휴 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상호 간 각 사가 보유한 영화, 드라마 등 영상 및 게임 제작 노하우와 저작재산권을 제공하고 신규 IP 기획과 개발에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그 첫 번째 협업으로, 영화 ‘리바운드’의 제작 투자와 배급을 함께했다.이외에도 넥슨은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 위지윅스튜디오, 엔피 4개사와 협력해 오는 2025년 미래형 콘텐츠 제작 시설인 ‘실감형 디지털미디어센터(Immersive Digital Media Center, 이하 I-DMC)(가칭)’를 의정부리듬시티에 조성할 예정이다. 넥슨은 초대형 및 다목적 콘텐츠 제작 인프라를 조성해 영화, 드라마, 음악 등 문화산업 전반에 영향력을 더욱 넓힐 방침이다.넥슨 이정헌 대표는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에 주목하며 게임, 영화, TV, 음악 등 분야별 최고의 회사들과 협업을 다각도로 진행하고 있다”며 “넥슨은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IP’ 확장과 확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4.03 11:34
연예일반

“‘기생충’에서 봤는데…” 외신도 서울 폭우·침수 상황 집중 보도

약 80년 만의 폭우. 16명의 사망 및 실종자를 낳은 서울, 경기, 인천 호우특보 상황에 외신도 주목했다. 10일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서울 관악구의 한 반지하 가정에서 3명이 숨진 일을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영화 ‘기생충’ 개봉 당시 한국의 반지하 거주형태를 자세하게 다룬 바 있다. 2019년 개봉해 화제가 됐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가족 전원이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 가족 일가의 삶을 그렸다. 영화에서 기택 가족이 살던 집은 반지하. 영화에는 큰 비 탓에 집 안에 물이 들어차 일가족이 이를 퍼내는 장면이 등장한 바 있다. 이 장면은 폭우에도 아들의 생일파티를 무리 없이 준비하는 박동익(이선균 분) 가족과 대비되며 관객들을 씁쓸하게 했다. ‘기생충’은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크게 흥행했을 뿐 아니라 ‘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44회 일본 아카데미상’ 우수 외국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해외에서도 작품성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때문에 한국의 반지하가 해외에도 많이 소개됐다. 로이터통신은 반지하 주택이 ‘기생충’의 배경이 된 곳이라고 소개하며 윤석열 대통령이 침수사고 현장에 방문했던 일을 다뤘다. BBC 역시 이번 폭우로 인해 ‘반지하’라 알려진 ‘절반 지하층’(semi-basement)이 그간 여러 차례 홍수 피해를 봤음을 꼬집었다. 특히 이번 폭우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강남스타일’로 부촌 강남을 잘 아는 외신들의 관심을 크게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강남스타일’은 싸이가 지난 2012년 발매해 글로벌 히트를 기록한 곡이다. 이 노래로 싸이는 빌보드 핫 100 2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AFP통신은 ‘강남스타일’에 등장하는 부촌 강남구에서 이번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하며 강남의 침수 상황 등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08.10 14:06
연예

[더보기] K콘텐트 질주에 글로벌 데뷔 무대 된 ‘한국 안방극장’

K콘텐트의 질주에 ‘한국 안방극장’이 글로벌 데뷔 무대로 우뚝 섰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촉발한 K콘텐트 열풍이 지속되면서 국내 창작자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스튜디오 드래곤과 덱스터 스튜디오 등 국내 콘텐트 업계가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tvN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사랑의 불시착‘, ’빈센조‘ 등 국내 유수 드라마를 만들어 온 스튜디오 드래곤은 미국 제작사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함께 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더 빅 도어 프라이즈’ 공동 제작을 추진 중이다. 국내 제작사가 이미 만든 콘텐트나 리메이크 권리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미국 드라마 시리즈 제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 ‘기생충’, ‘승리호’ 등의 시각특수효과를 제작한 덱스터 스튜디오는 지난 2월 할리우드 영화 ‘나이츠 오브 더 조디악’의 VFX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 역시 K콘텐트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국내 VFX 시장에 대한 관심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SBS ‘열혈사제’에 이어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어느 날’을 연출한 이명우 PD는 지난 2월 미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엔터테인먼트 에이전시 CAA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명우 PD는 현재 CAA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한국계 미국인의 음악적인 삶을 다룬 이야기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창작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나타나는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콘텐트의 자막과 더빙을 담당하는 아이유노 SDI 그룹은 넷플릭스, 디즈니+, HBO, 아마존 스튜디오 등 세계 OTT 회사들과 파트너십을 체결, 콘텐트 번역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세계 1인자에 등극했다. 특수분장 전문 기업 CELL은 넷플릭스와의 협업으로 200편 이상의 콘텐트 제작에 참여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SBS '사내맞선‘, 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JTBC '기상청 사람들‘ 등 TV에서 방영 중인 작품도 OTT 플랫폼을 통해 해외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방송 및 OTT 콘텐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작지원에 나선다. 특히 기획안 발굴부터 제작사와 웨이브, 티빙, 왓챠, 시즌, 딜라이브 등 국내 OTT 회사들과 협업 매칭을 돕는 OTT 특화형 부문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여기에 어제(4일)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5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 ‘코리아 포커스’ 행사를 진행해 국내 OTT 콘텐트의 해외유통을 본격 지원한다. 기획안 투자설명회와 상영회 등으로 구성된 해당 행사는 국내 OTT 회사 및 제작사에게 드라마 홍보와 수출, 기획안에 대한 해외투자 유치 기회 등을 제공하게 된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방송진흥정책관은 “우리나라 시리즈물에 대한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내 OTT 오리지널 콘텐츠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제작사의 신규 기획안이 전 세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국제 마켓에서 홍보의 장을 마련한 것”이라며 “국내 OTT 플랫폼이 제작사와 협력하여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별 지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세빈 인턴기자 2022.04.05 09:46
경제

돈 잘 벌면서 라면 값 올려?…농심에 따가운 눈총

라면 가격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업계 2위 오뚜기에 이어 1위 농심이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후발주자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오뚜기의 경우 매출 하락의 여파로 '불가피한 조치'라는 반면, 농심은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 분위기에 편승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이달부터 진라면 등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 월만의 인상 결정이다. 이로써 그동안 684원을 유지했던 진라면은 이제 12.9% 오른 770원에 판매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그동안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해 라면 가격을 유지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2분기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소맥(밀가루) 가격은 전년 대비 30% 이상, 팜유는 80% 이상 급등했다. 오뚜기에 이어 농심도 오는 16일부로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고 밝혔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지난 2016년 12월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주요 제품의 인상 폭은 출고 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다. 이에 따라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농심 역시 라면 가격을 인상한 배경으로 팜유와 밀가루 등 라면의 주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판매관리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으로 인한 원가 압박 누적을 꼽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언뜻 보면 라면 업체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같은 이유로 가격을 올린 것 같지만, 속사정은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오뚜기의 매출은 2013년 1조7282억원에서 2016년 2조107억원으로 2조원을 넘긴 데 이어 지난해 2조5959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기간 한 해도 빠짐없이 매출이 늘어났다. 하지만 라면 매출은 2016년 6865억원에 이어 2017년 6805억원으로 소폭 줄어든 데 이어 2018년 7285억원, 2019년 6457억원, 2020년 7000억원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오뚜기 전사 매출에서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34.1%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27.0%까지 떨어졌다. 반면 농심 매출액은 2016년 2조2170억원에서 2020년 2조6397억원으로 연평균 4.6% 꾸준히 성장했고, 영업이익률은 연평균 4.4%대로 안정된 성장세다. 특히 농심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현상과 영화 '기생충'에서 촉발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열풍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2.6% 증가한 수치고, 영업이익은 103.4% 증가한 160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소비자단체도 농심에 더 엄격한 잣대를 내세우고 있다. 원재료 가격 및 판관비의 증가 폭을 상회하는 매출 증가가 있었던 만큼 어려운 시기의 가격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농심의 매출원가와 판관비의 총 변동률이 16년 대비 20년 16.6% 상승했으며 이는 동기간 매출 상승 폭인 19.1%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와 고통을 나누며 함께 있어 준 국민 기업으로 남을 수 있도록 가격 인상을 대승적 차원에서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8.10 07:00
무비위크

[이슈IS] "韓 역대 5번째" 송강호, 7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위촉(종합)

진정한 국가대표다.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올해 칸영화제 주인공은 넘버원 배우 송강호다.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송강호는 오는 7월 6일 개최되는 제74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송강호는 최근 칸영화제 측으로부터 심사위원 제안을 받았고,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발표는 다음주께 전해질 예정이다. 이로써 송강호는 영화 '비상선언(한재림 감독)'이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데 이어, 심사위원 자격으로도 올해 칸영화제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행사가 진행되지 못했고, 올해는 한국 영화가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한 만큼 모든 아쉬움을 송강호의 심사위원 위촉으로 달랠 수 있게 됐다. 송강호의 칸영화제 심사위원 위촉은 한국 영화인으로는 다섯번째, 배우로는 두번째, 남자 배우로는 최초다. 신상옥 감독이 1994년 47회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최초 선정된데 이어 이창동 감독이 2009년 62회, 전도연이 2014년 67회, 박찬욱 감독이 2017년 70회 심사위원으로 활약했다. 송강호는 15년이 넘는 시간동안 칸영화제와 남다른 인연을 맺어왔다. '괴물'(봉준호 감독·2006) 59회 감독주간, '밀양'(이창동 감독·2007) 60회 경쟁,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김지운 감독·2008) 61회 비경쟁, '박쥐'(박찬욱 감독·2009) 62회 경쟁, '기생충'(봉준호 감독·2019) 72회 경쟁, 그리고 올해 '비상선언'까지 무려 여섯번째 칸 레드카펫을 예고했다. 또한 '밀양' 전도연 여우주연상, '박쥐' 박찬욱 감독 심사위원상, '기생충' 황금종려상 등 송강호가 출연한 작품이 경쟁부문에 초청되면 100% 타율로 수상까지 이어졌던 바, 송강호의 심사위원 위촉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황금종려상 수상 후 봉준호 감독이 송강호에게 한쪽 무릎을 꿇고 상패를 건네는 퍼포먼스도 펼쳐 전세계 영화인들에게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여기에 현재 막바지 촬영에 한창인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역시 2022년 칸영화제 출품과 초청이 유력시 되고 있어 만약 현실화 된다면 송강호는 3년 연속 칸에 발을 들이게 된다. 범접할 수 없는 유일무이 필모그래피는 현재 진행형이다. 송강호는 6월 말까지 '브로커' 촬영을 마무리 짓고 칸으로 출국한다. 현지에서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린 스파이크 리 감독 및 심사위원들과 함께 24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을 평가한다. 또한 '비상선언' 주연배우로 프리미어에 참석하는 등 빼곡한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6.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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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 감사!”에 美 매체 "올 수상소감 중 최고"

“모든 상이 의미있지만 이번엔 특별히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에게 인정받았다(Specially recognized by british people known as very snobbish people).”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이 11일(현지시간)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여우조연상을 탄 데 이어 유쾌‧솔직한 수상 소감으로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올 수상소감 중에 최고”(미 매체 벌처)라는 평까지 등장했다. 윤여정은 이날 런던 로열앨버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을 화상으로 지켜보다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깜짝 놀란 표정으로 두 손을 벌려 보인 그는 영어로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서 영광이다. 아니, 이제 수상자죠”라며 얼떨떨해 했다. 이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 별세에 애도를 전했다. 그는 감사의 말을 이어가다가 “고상한 체하는 영국인들”을 언급할 땐 어깨를 살짝 으쓱했고 이를 지켜보던 진행자가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윤여정은 웃음기를 머금은 밝은 얼굴로 “그들(영국인들)이 날 좋은 배우로 인정해줘서 기쁘다(and they approve me as a good actor. So I’m very, very privileged and happy)”고 마무리했고 시상식장에서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윤여정이 “솔직하고 재치있게 영국인을 평가했다”고 하면서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도 전했다. ‘이 같은 시각이 개인 경험에서 나온 것인지’를 물었을 때 윤여정은 “영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고 10년 전 배우로서 케임브리지대에서 펠로십을 했는데 모두 고상한 체한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안 좋은 식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영국은 역사가 길고 자부심이 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고상한 체한다고 느꼈다. 그게 내 솔직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윤여정의 수상 소감에 인터넷에선 “사랑스럽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영화 감독 에드가 라이트도 “그 말로 전체 시상식 시즌에서 우승했다”고 트위터에 적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지가 전했다. BBC도 윤여정이 ‘브로큰 잉글리시’로 소감을 말하면서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을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관련기사 SAG 거머쥔 윤여정 "영어 별로죠?"…동료들 "퍼펙트" 엄지척 영국 아카데미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가 수여하는 최고 권위의 상이다. 앞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가 외국어영화상을,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재미교포 2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미나리’는 올해 외국어영화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윤여정의 여우조연상만 수확했다. ‘노매드랜드’가 작품상‧감독상(클로이 자오)‧여우주연상(프란시스 맥도맨드)‧촬영상 등 4관왕에 올랐다. 84세 노익장 앤서니 홉킨스가 ‘더 파더’로 남우주연상을 탔다. 이로써 윤여정은 오는 25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 수상의 유력한 고지에 올랐다. 오스카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배우조합(SAG) 시상식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상까지 그를 여우조연상에 낙점하면서다. 버라이어티는 그러나 윤여정이 크게 웃으면서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것도 모르니 묻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미나리’는 제93회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외에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관련기사 '노매드랜드' 중국 출신 자오 감독, 아시아 여성 첫 DGA 감독상 귀양살이 설경구·이정은 로맨스…'자산어보' 어디까지 실화? [단독]F-16 타본뒤 "이거다"…결국 조종간 잡은 김병만 솔로비행 [단독]김병만, 31번 도전끝 파일럿 됐다…"죽기전까지 꿈꿀것" 미나리의 아카데미 라이벌들, 미리 보고 점수 좀 매겨볼까 2021.04.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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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새 역사" 아카데미 입성 '미나리' 진심의 언어 통했다(종합)

완벽한 피날레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미나리'가 이변없이 아카데미 입성에 성공하며 파란의 중심에 섰다. 영화 '미나리'는 15일 오후 9시 19분(한국시간) 발표된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Academy Awards) 최종 후보에서 작품상(BEST PICTURE), 감독상(DIRECTING), 남우주연상(ACTOR IN A LEADING ROLE·스티븐 연), 여우조연상(ACTRESS IN A SUPPORTING ROLE·윤여정), 각본상(ORIGINAL SCREENPLAY), 음악상(ORIGINAL SCORE)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미국에서 제작(플랜B)·배급(A24) 된 완벽한 할리우드 영화로, 외국어영화상에 그쳤던 골든글로브와 달리 아카데미시상식은 '미나리'를 주요 부문에 모조리 노미네이트 시키며 오스카 레이스 내내 각종 비평가협회를 뒤흔들었던 '미나리'의 작품성을 다시금 입증시켰다. 실시간으로 후보 발표를 지켜보고 있던 국내외 영화 팬들 역시 기대 이상의 '미나리' 후보 지명 성과에 실시간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아카데미시상식과 인연을 맺게 됐다. 몇 년간 아카데미시상식이 주요 포인트로 잡았던 다양성과도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로컬 시상식' 영역을 넘어 좋은 작품을 글로벌 무대에서 온전히 인정받게 됐다. 특히 '미나리'는 스티븐 연과 윤여정이 각각 연기상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며 누구도 밟지 못했던 최초의 역사를 완성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뿌리 내리는 미나리와 꼭 닮은 모습으로 스크린 밖에서도 특별한 여정을 보여준 팀 '미나리'. 원하고 예상했던 모든 것을 현실화 시킨 희망의 '미나리'가 대망의 오스카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 그 마지막 무대에 전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93회 아카데미시상식은 4월 25일 개최된다. ◇91관왕+∝ 아카데미시상식 후보 지명에 성공한 '미나리'는 이제 수상을 향한 마지막 레이스만을 남겨두고 있다. 제36회 선댄스영화제 대상을 시작으로 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최근 크리스틱초이스어워즈 등 전세계 91관왕을 기록 중인 '미나리'는 아카데미시상식에 앞서 추가할 트로피가 여러 개 남아있다. 막바지 수상 결과에 따라 오스카 역시 가늠해 볼 수 있기에 '미나리'를 향한 응원과 낭보는 당분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나리'는 24일 개최되는 미국제작자조합(PGA) 작품상, 내달 4일 진행되는 미국배우조합(SAG) 앙상블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그리고 10일 열리는 미국감독조합(DGA) 감독상 후보에 모두 올랐다. 또한 영국 아카데미라고 불리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에서도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앨런 김), 음악상, 캐스팅상까지 6개 부문 후보 지명을 받아 둔 상황. '미나리'의 역사적 행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데뷔작 칸→10년 후 아카데미…정이삭 감독 발자취 정이삭 감독이 전한 '진심의 언어'는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관통했다. 정이삭 감독은 지난 1일 골든 글로브에서 "'미나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언어는 단지 미국의 언어나 그 어떠한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Language of Heart)다. 저 스스로도 그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물려주려고 한다. 서로가 이 사랑의 언어를 통해 말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는 소감을 남긴 바 있다.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실화를 담아낸 작품으로 진정성을 더한다. 1978년 10월 19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태어난 정이삭 감독은 애틀랜타에 잠시 살다가 아칸소 주 링컨의 조그만 시골 농장으로 이사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예일대학교에 진학해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영화에 뜻을 두고 유타 대학교에서 영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선택은 옳았다.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영화 감독의 삶은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정이삭 감독은 2007년 르완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 '문유랑가보'(원제: Munyurangabo)를 데뷔작으로 제60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후보에 올라 주목도를 높였다. 2006년 미술치료사인 아내 발레리가 르완다 내전으로 상처입은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로 르완다에 왔을 때 동행하여 수도 키갈리의 구호 기지에서 영화를 가르쳤던 경험을 토대로 르완다 학살 이후 두 소년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두번째 영화 '럭키 라이프(2010)'는 제럴드 스턴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32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새로운 시선 경쟁부분 후보에 올랐다. 세번째 영화 '아비가일'(2012)은 한국의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29회 로스앤젤레스 아시안퍼시식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후 메가폰을 잠시 내려놓고 2018년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유타 대학교 아시아캠퍼스 교수로 재직한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를 마지막 기회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는 후문. 그 결과는 영화계의 새 역사가 됐다 . ◇"역사에 남을 이름" 윤여정·스티븐연 '최초'의 기록 '미(美)쳤다'는 감탄사를 절로 터트린 이름이다. 2년 연속 남의 나라 시상식 후보 발표를 지켜보며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만든 장본인들. 한국 배우가 '연기'로 아카데미시상식 입성이 가능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던 지난 90여 년의 세월이다. 전세계 영화를 심사하는 칸영화제 초청이 끝판왕 무대라 각인됐지만 결국 할리우드의 심장을 정조준했다. '기생충'이 쏘아 올리고 '미나리'가 야무지게 뒤를 이었다. 아카데미시상식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한국 배우는 윤여정으로 기록됐다. 올해 74세. 연기인생 53년에 기적같은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됐다. 국내에서는 이미 존재 자체만으로 살아있는 역사였던 윤여정이다. 여유를 만끽해도 충분한 시기 윤여정은 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작품, 환경에 대한 도전을 감행했고 스스로 역사를 창조해냈다. 후배들에게는 새로운 꿈과 희망의 씨앗이 된 원더풀 배우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와 인연을 맺은 스티븐 연은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작품으로 아카데미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념비적 한 획을 그었다. 스티븐 연의 노미네이트 역시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는 최초의 기록. 봉준호 감독과 이창동 감독이라는 대한민국 거장과 호흡 맞추며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던 스티븐 연은 '미나리'로 아카데미시상식까지 섭렵, 역대급 필모그래피를 자랑하게 됐다.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미나리' 최종 후보 작품상 '더 파더'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맹크' '미나리' '노매드랜드'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감독상 토마스 빈터베르그('어나더 라운드') 데이빗 핀처('맹크') 정이삭('미나리') 에머랄드 펜넬('프라미싱 영 우먼') 클로이 자오('노매드랜드') 남우주연상 리즈 아메드('사운드 오브 메탈') 채드윅 보스만('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안소니 홉킨스('더 파더') 게리 올드만('맹크') 스티븐 연('미나리') 여우조연상 마리아 바카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윤여정('미나리') 각본상 에머랄드 펜넬('프라미싱 영 우먼') 정이삭('미나리') 샤카 킹 외 1명('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다리어스 마더 외 1명('사운드 오브 메탈') 아론 소킨('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음악상 테렌스 블랜차드('Da 5 블러드') 트렌트 레즈너 외 1명('맹크') 에밀 모세리('미나리') 제임스 뉴튼 하워드('뉴스 오브 더 월드') 트렌트 레즈너 외 2명('소울')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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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넘사벽' 송강호, 눈에 띄는 新행보

작품이 없어도 '넘사벽' 넘버원 존재감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 송강호(54)가 한국갤럽 선정 2020년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 1위에 오르며 2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지난해 5월 개봉한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1여 년의 글로벌 투어 끝 올 초 2월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으로 대미를 장식한 여파가 다시 또 1년 내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생충'이 유종의 미를 거두자마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며 영화계를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상황도 송강호의 파급력을 연말까지 지속 시키게 만들었다. 여름을 제외하고 성수기로 꼽히는 시즌을 사실상 통째로 날린 것은 물론, 기대작으로 꼽힐 만한 작품들이 개봉조차 하지 않으면서 무(無)의 상태로 1년을 보냈다. 송강호 역시 올해 선보인 신작은 없었지만, 그래서 더욱 송강호의 이름값을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기생충' 이후 차기작을 줄줄이 선택하며 분기마다 주목도를 높였고, 깜짝 소속사 이적으로 화제성까지 잡았다. 눈에 띄는 광고 출연으로 스크린을 넘어 브라운관에서도 송강호의 모습을 자주 만나게 됐다는 점 또한 신선함을 더한다. 몇 십년간 오로지 작품, 그것도 영화로만 톱 오브 톱 위치를 지켜낸 사실상 유일무이한 배우 송강호이기에 2020년은 송강호에게 분명한 변화의 기점이 됐다. 오랜시간 협업한 전 소속사와 결별 후 아카데미 캠페인 등 후반 '기생충' 투어는 독자적으로 움직였던 송강호는 최근 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에 새 둥지를 틀어 업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전통적인 배우 명가로 꼽히는 소속사는 아닌데다가 대내외적으로 특별한 친분이 알려지지도 않았던 터라 송강호의 행보는 영화계 안 팎으로 관심을 모았다. 그 중심에는 최재원 워너브라더스코리아 대표와 김지운 감독, 그리고 JTBC스튜디오가 있었다. 김지운 감독과 최재원 대표가 JTBC스튜디오와 손 잡는 것을 논의 중인 가운데, 써브라임아티스트에이전시는 JTBC스튜디오와 투자로 얽혀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송강호는 송강호라는 이름으로 이미 브랜드 가치가 최고치를 찍는다. 소속사의 유무, 소속사의 성향이 배우를 좌지우지할 단계는 넘어섰다. 작품 등 최종 선택권은 결국 송강호에게 있지 않겠냐"며 "다만 1인 활동이 가능한 송강호가 1년만에 새 소속사를 찾은 것, 그 소속사가 예상치 못했던 곳이라는건 꽤 의외다. 작품 외 활동에 있어 소통 창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이를 증명하듯 송강호는 1인 활동 시기에도 '비상선언(한재림 감독)'과 '1승(신연식 감독)',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영화 진출작 '브로커' 등 굵직한 작품을 차기작으로 택해 열일의 물꼬를 텄다. 항공 재난을 소재로 다룬 몇 백억대 대작 '비상선언'과 여자 배구단의 드라마틱한 도전을 그리는 '1승'만 놓고 봐도 극과 극 장르를 자랑한다. 송강호의 입김이 확연히 보이는 '송강호 픽'이다. 그 사이 광고계에도 발을 들인 송강호는 톱배우들의 전유물이라 일컬어지는 게임 광고 끝판왕으로 등판했고, 6년만에 금융 광고의 얼굴로도 모습을 드러냈다. 게임광고에서는 묵직하고 비장한 깊이감을, 금융 광고에서는 친근하면서도 진정성 넘치는 분위기로 배우 송강호의 강점을 살려내 윈윈 효과를 얻어냈다. 무엇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인지도까지 쭉쭉 쌓아올린 송강호는 어디 내놓아도 국가대표로 꼽힐만한 배우라 칭송하며 배우 송강호를 뽐내고 싶어했던 영화팬들의 염원도 현실화 시켰다. 청춘 스타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던 한류의 울타리를 넘어 'K-무비'의 중심축으로 내수시장의 영향력을 확대시킨 것. 최근 뉴욕타임스는 '21세기 가장 위대한 배우 25인'에 송강호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1승' 촬영에 한창인 송강호는 2021년 '기생충' 이후 첫 복귀작을 선보일 전망.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발목 잡을지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송강호를 쏙쏙 피해갈지도 관심이 쏠린다. 충무로 관계자는 "많은 영화배우들이 시류에 따라 드라마, OTT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송강호도 그 물결에 탑승하게 될지, 그의 여러 변화들이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다"고 전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2.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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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 청신호"…오스카 희망 '미나리' 중간점검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이 현실화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거둔 성과만으로도 대견한 '미나리'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Academy Awards)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영화계가 침체기에 빠졌지만, 어디에 씨를 뿌리든 잘 자라는 미나리처럼 '미나리'의 존재감 만큼은 눈에 띄는 성과와 함께 단연 빛나고 있다. '미나리'는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쫓아 미 아칸소주(州)의 농장으로 건너간 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플랜B가 제작하고 A24가 투자를 진행한 할리우드 작품으로, 할리우드를 주 무대로 활동하는 스티븐 연과 함께 한국배우 윤여정·한예리가 출연했다. 국내보다 국외 화제성을 선점한 '미나리'는 올해 1월 개최된 36회 선댄스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에서 자국 영화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으로 세계 영화 시장에 소개됐다. 첫 선을 보이자마자 버라이어티, 워싱턴 포스트, 인디와이어, 할리우드 리포터 등 각종 외신들은 '미나리'에 대한 호평과 함께, 지난해 글로벌 영화계의 새 역사가 된 '기생충(봉준호 감독)'의 뒤를 이을 '오스카 차기 후보'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영화 비평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지수 100%를 달성한 '미나리'는 '따뜻하고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담은 가족의 보편적인 의미'(Variety), '올해 최고의 영화'(CBR), '이 시대 최고의 감독으로 성장한 정이삭 감독'(The Playlist), '응원하고 싶어지는 사랑스러운 가족'(Guardian), '낯선 미국의 평범한 한국인 가족, 그들이 만든 눈부신 순간들'(Entertainment Weekly), '따뜻하고 특별하다. 애정과 정성이 가득한 작품'(RogerEbert.com), '친근한데 특별하고, 보편적인데 깊이 있다'(Battle Royale with Cheese), '모든 장면이 아름답다'(Film School Rejects) 등 찬사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와 AP는 '올해 최고의 영화'로 '미나리'를 선정, 할리우드 리포터는 '2021 오스카 유력 후보' 기사에서 '미나리'를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 각본상 부문에 유력 후보로 조명했다. 베니티 페어 역시 '올해 최고의 영화 톱10'에 '미나리'를 꼽았다. 정이삭 감독은 전 세계 231명의 평론가들이 투표에 참여한 2020년 인디와이어 크리스틱스 폴에서 최우수 감독 부문과 최우수 각본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들에 대한 주목도도 남다르다. 미국 사이트 어워즈와치는 2월 윤여정을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로 일찌감치 점찍었고, 인디와이어도 '올해 최고의 여배우 베스트13'에 윤여정을 지목했다. 한예리는 할리우드 리포터 '올해의 위대한 연기(The Great Film Performances of 2020)' 기사에서 '극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인상 깊은 연기, 스티븐 연과의 훌륭한 감정 호흡'이라는 평을 받았다. '미나리'에 대한 관심은 수상으로도 증명됐다. 아카데미시상식을 약 4개월 앞둔 시기 '미나리'는 해외 영화제를 섭렵하며 연이은 낭보를 전하고 있다. 덴버영화제(Denver Film Festival) 관객상·최우수 연기상(스티븐 연), 8회 미들버그영화제(Middleburg Film Festival) 앙상블어워드(배우조합상), 하트랜드영화제(Heartland Film Festival) 관객상·지미 스튜어트 공로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윤여정이 '기생충'도 해내지 못한 아카데미시상식 연기부문 후보에 오를 수 있을 지가 최대 관심사. 윤여정은 미국 독립영화 시상식인 30회 고섬어워드(Gotham Awards) 최우수연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고, 미국 할리우드 저널리스트들이 새롭게 개최한 선셋필름서클어워즈(Sunset Film Circle Awards)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41회 보스턴비평가협회상(Boston Society of Film Critics)에서는 주제가상과 함께 여우조연상 트로피도 품에 안았다. '미나리'를 바라보는 국내외 시선의 가장 큰 특이성은 할리우드와의 협업이다. 앞서 '기생충'이 완벽한 한국 로컬 영화로 전 세계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켰다면, '미나리'는 할리우드에서 미국 본토를 배경으로 '한인'이라는 소재를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점, 여기에 국내에서 주로 활동한 한예리, 윤여정이 할리우드 무대에 진출했다는 점이 '미나리'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더욱 높인다. 몇 해에 걸쳐 다양성을 의식하고 있는 할리우드와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각광받는 'K-무비'의 영향력은 그들에도 꼭 필요한 콘텐츠가 됐다. 모든 것이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고 있는 상황. '미나리'의 등장도 가히 운명적이다. '기생충'을 통해 아카데미 레이스가 설레발과 김칫국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증명된 바, '미나리'가 아카데미시상식 입성으로 '기생충'의 명맥을 이을지 국내외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3회 아카데미시상식 후보 발표는 2021년 3월 15일, 시상식은 4월 25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2.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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