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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정치권·관광업계..영역 불문 '기생충' 효과

'기생충' 효과가 주식 시장부터 정치권까지 영역을 불문하고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에 오른 '기생충'의 놀라운 성과에 온 나라가 들썩인다. 정치권에서도 너도나도 '기생충'과 인연 만들기에 나섰고, 이 영화에 우연히 등장했던 라면회사의 주가가 치솟았다. '기생충' 테마주가 먼저 반응했다.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의 자회사인 바른손의 주가가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3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바른손이 가진 바른손이앤에이의 주식은 2% 미만으로, 사실상 큰 관련이 없음에도 바른손이앤에이보다 훨씬 더 큰 상승 폭을 보였다. PPL도 하지 않았는데, '기생충'에 한 장면 등장했던 짜파구리 덕분에 농심도 호재를 누리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에 짜파구리를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해외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3%가량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심은 이에 SNS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 있다. 농심 주가 또한 사흘 연속 상승세를 탔다. '기생충' 효과는 관광업계에서도 조짐을 보인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기생충' 촬영지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일본인 관광객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반지하 집 가족에게 박스 접기 일거리를 주던 피자가게에서는 '기생충' 촬영지라고 적힌 플래카드와 봉준호 감독과 찍은 사진을 크게 내걸고 홍보에 나섰다. 영화 '괴물'에 등장하는 괴물 동상을 한강 변에세우게 만들었던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또 한 번 관광 명물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발 빠르게 반응한 곳은 정치권이다.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봉준호 감독 그리고 '기생충'을 활용한 마케팅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생충' 포스터를 패러디한 사진을 SNS에 배포하며 선거 운동에 활용했다. 자유한국당은 봉준호 감독과 그의 출생지인 대구를 강조했다. 강효상 의원은 "봉준호 감독은 대구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에 다녔고, 저도 이웃 동네에서 학교를 같이 다녔다"고 언급했고, 배영식 예비 후보는 봉준호 감독의 옛집을 복원하고, 영화 거리와 동상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장원용 예비후보는 봉준호 기념관을 만들고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이같은 모습에 '급조한 숟가락 얹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서점가도 들썩인다. 각본과 스토리보드, 봉준호 감독 인터뷰 등 영화 메이킹 과정이 담긴 각본집과스토리북 세트가 날개 돋친 듯 판매되고 있는 덕분이다. 아카데미 이후 이 책의 판매량은 1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카 수상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직접 손뼉을 치며 축하했다. 봉준호 감독이 리스트에 오른, 이명박·박근혜 정부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 사건이 외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영화 속 유튜브 영상을 통해 등장하는 피자 박스 접기의 달인인 캐나다인은 4년 전 올린 영상으로 크게 주목받으며 방송 섭외 제안까지 받고 있다. 영화계를 넘어 벌어지고 있는 '기생충 쇼크'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02.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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