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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방송사가 뉴미디어 중계권 획득에 사활을 건 이유, 예상 문제점은?
이번에도 뉴미디어(인터넷·모바일·DMB 등) 중계권과 관련해 KBOP 이사회는 답을 내리지 못했다.지상파 3사 스포츠 케이블(KBSN스포츠·MBC스포츠플러스·SBS스포츠)은 이른바 컨소시엄을 앞세워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KBOP 이사회에서 두 차례나 프레젠테이션(PT) 기회를 얻으며 뉴미디어 중계권을 손에 쥐기 위해 혈안이다.과연 방송사가 왜 이렇게 뉴미디어 시장에 뛰어들려고 사활을 걸고 있는지, 또 문제점은 없는지 Q&A로 풀어 봤다. Q. 방송사가 뉴미디어 중계권 획득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A. 결국은 돈과 관련된다. 방송사 수익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광고료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A방송사 관계자는 "KBO 주 타깃인 30~50대 남성 시청자들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우리 광고시장의 규모는 정체기에 돌입했다. 광고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걱정했다.오는 31일로 만료되는 뉴미디어 권리는 2014년 체결된 뒤 그동안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이하 에이클라)가 독점했다. 방송사는 광고 수익 악화를 뉴미디어 시장을 통해 보전하길 희망한다. 이 관계자는 "뉴미디어의 급격한 성장이 방송사에 더 결정적인 치명타"라며 "이제는 거스를 수 없는 힘이 됐다"고 인정했다. Q. 그렇다면 뉴미디어 시장은 얼마나 성장했나. A. 전체 중계권료에서 뉴미디어가 차지하는 부분은 1996~2005년 0%였지만, 2006~2013년 28.5% 2014~2017년 33.5%로 크게 팽창했다. 반면 지상파+케이블은 같은 기간 96%→68.5%→64%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TV에서 뉴미디어로의 매체 이용 환경 변화로 시청률이 떨어졌고, 이는 광고 수익 악화로 이어진다. 방송사의 현재 입장은 "막대한 중계권료를 냈지만, 정작 수입은 뉴미디어 시장에서 나온다"고 하소연한다. 다만 "솔직히 몇 년 전에는 뉴미디어 시장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인정한다. 2000년 초·중반에 TV 중계권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다면, 이제는 뉴미디어 시장이 그렇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방송사는 뉴미디어 시장을 통해 이익 추구를 원한다.B구단 관계자는 "방송사가 최근 다시 한번 얻은 KBOP 이사회 프레젠테이션(PT) 기회에서 그간 적자액이 크다는 호소를 했다고 한다. 뉴미디어 권리 보장 없이는 향후 KBO 리그 중계도 어렵다는 뉘앙스를 풍겼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 "방송사들이 '이번에 뉴미디어 중계권을 보장해 준다면 앞으로 중계권과 관련, 다른 언급은 일체 하지 않겠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고 귀띔했다. '방송 중계권을 볼모로 뉴미디어 중계권까지 얻으려한다'는 시각이 대두되는 이유다. 방송사는 "중계권료 인하가 아니라 뉴미디어 등 전체적인 중계권을 통합해서 장기적으로 사업할 수 있는 방안이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Q. 방송 3사가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참여하면 문제는 없나? A. 거대 방송 3새 사가 손을 잡고 뉴미디어 시장에 뛰어들 경우, 카르텔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카르텔은 기업 상호 간 경쟁 제한이나 완화를 목적으로, 동종 또는 유사산업 분야의 기업 간에 결성되는 기업담합 형태를 말한다. 기업연합이라고도 하는 카르텔은 공정 경쟁을 저해하는 등 폐단이 심각해 정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로 규제한다. 공정위는 민간 사업자가 발주 및 계약 조건을 자유롭게 내걸 수 있어 입찰 단계에서 동종 업체들의 컨소시엄 구성을 제재할 수 없지만, 이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하거나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 또는 사업 내용을 방해하거나 제한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등의 행위를 했을 때 사후 조사로 제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현장에서는 독과점을 우려한다. A관계자는 "방송사가 중계와 유통까지 모두 장악할 경우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라. 업권을 갖게 된 뒤 이를 충당하려는 움직임을 할까 봐 우려된다. 콘텐트 개발을 위해 투자하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재판매에만 매진할 수 있다는 얘기다"라고 내다봤다. Q. 공개 입찰을 실시하면 방송사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은데.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은 공개 입찰 혹은 수의 계약 중 한 가지로 진행된다. 다만 공개 입찰은 결국 돈을 많이 써 내는 곳이 사업권을 가져가는 '쩐의 전쟁'을 유발한다. 스포츠 케이블 3개 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들어오거나, 대행사가 입찰에 참여하면 돈 싸움에서 이기기 어려운 통신 3개 사가 알아서 빠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새어나온다. 공개 입찰을 통해 올라간 가격은 고스란히 구단과 팬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중간 유통상이 있는 구조에서는 구단이 여러 가지 방법(3D·VR·5G)으로 콘텐트를 만들더라도 사용료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취재팀
2019.01.25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