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상품 판매·입찰 가격 등을 담합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은 기업의 관련 매출액이 7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에게 부과된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2.4%인 1조7000억원 수준이었다.
10일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실에 따르면 공정위가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4년 8개월간 제재한 담합 사건 관련 매출액은 71조8108억원으로 집계됐다. 연도별 담합사건 관련 매출액은 2018년 10조6327억원, 2019년 3조227억원, 2020년 9조2195억원에서 지난해 25조1706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1∼8월에만 23조7654억원으로 작년 연간 수치에 근접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에 부과된 담합 관련 과징금도 2018년 2907억원, 2019년 921억원, 2020년 1861억원에서 작년 5727억원, 올해 1∼8월 5622억원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4년 8개월간 과징금 부과액은 1조7038억원으로, 관련 매출액의 2.4%에 그쳤다. 관련 매출액이 원가와 영업비용 등을 포함한 금액이긴 하지만, 매출액 대비 과징금이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담합은 기업이 신기술과 신상품을 개발할 유인을 감소시켜 혁신을 저해하고 소비자가 낮은 품질의 가격을 높은 가격에 사게 하는 등 시장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더 무겁게 제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담합 등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과징금 상한은 원래 관련 매출액의 10%였으나, 작년 12월 30일 개정 공정거래법이 시행되면서 20%로 높아졌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담합 기업에 대한 제재까지 중복 규제라며 풀어주려고 하고 있다. 정부의 무분별한 시그널이 공정경제를 흔들고 담합으로 시장경제를 해치는 사업자에게 부적절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