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정농단 감시 소홀 '삼성전자 사외이사 재선임' 논란 끝 가결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선임 건이 논란 끝에 가결됐다. ‘동학개미’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17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 52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가 열렸다. 주총 전부터 3명의 사외이사 재선임 건이 논란이 됐다.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전 이대총장, 박병국 서울대 교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 기간에 선임돼 활동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탓에 이들이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따랐다. 이날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추천한 사외이사 안건이 주총 최초로 부결되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주총이 열리기 전부터 '사외이사 재선임 반대' 플래카드를 걸고 문제 제기를 했다. 세계 최대 의결 자문사인 ISS도 사외이사 재선임에 반대표를 던져 관심이 더욱 고조됐다. 하지만 주총 이전에 삼성전자의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 의견을 내면서 이날 사외이사 재선임 건이 가결됐다. 이날 안건으로 상정된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모두 무리 없이 통과됐다. 사외이사 재선임 건과 함께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주총장 로비에서 ‘이재용은 삼성전자 부회장직에서 퇴진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주총장에서 발언권을 얻은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이 부회장이 수감생활로 인해 출근형태만 비상근으로 변경됐을 뿐 여전히 삼성의 부회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취업제한을 위반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부회장의 해임에 대한 질문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와 미래 사업결정 등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을 고려하고 회사의 상황과 법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역할에 대해서 “사외 독립 조직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의 준법감시와 통제기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회사의 의사결정이 적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준법 수준을 제고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17 1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