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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2023년 이보다 다사다난했던 기업 없었다…카카오, 내년엔 웃을까

올해 IT 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을 통틀어 카카오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은 회사가 없다. 한류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품는 과정에서 초유의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것도 모자라 내부 경영진 비위 논란까지 터지면서 김범수 창업자가 직접 칼을 빼들고 대대적인 쇄신 작업에 나섰다.2년 전 불거진 문어발식 사업 확장 비판을 시작으로 카카오의 벤처 신화는 성장통을 겪고 있다. '국민 메신저'를 넘어 '글로벌 빅테크'를 꿈꾸는 카카오는 내년에는 기필코 웃어 보이겠다는 일념으로 혹독한 수련에 돌입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새해를 맞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법리스크 야기한 SM엔터 인수전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3일 대표를 전격 교체한 뒤 주요 계열사에 새로운 리더십을 주입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시간 속에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는 경영 체계 개편 작업을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놓인 계기의 중심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있다.카카오는 지난해 10월 대규모 서비스 장애 여파를 남궁훈 전 대표의 사퇴와 발 빠른 보상안 마련으로 가까스로 막아냈다. 이후 해외 진출로 제2의 도약을 노리는 '비욘드 코리아' 비전 달성에 속도를 냈는데, 여기서 대지진의 시작을 알리는 균열이 생겼다.SM엔터테인먼트를 두고 카카오와 맞붙은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기타법인 명의의 대량 매집이 일어났다. 이에 SM엔터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훌쩍 뛰어넘어 하이브의 추가 지분 확보는 실패로 끝났다. 하이브가 백기를 들자 카카오는 3월 SM엔터의 경영권 인수를 공식화했다. 여기서 금융감독원은 카카오가 간접적인 시세조종으로 이득을 챙겼다고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결국 카카오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됐고, 카카오 법인과 김범수 창업자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합법적인 장내 주식 매수였고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없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지만 카카오엔터의 리더십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카카오 관계자는 "현 경영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새로운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깊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카카오 노조 역시 "카카오엔터 경영진을 비롯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범수의 반성…수염까지 밀었다이런 쇄신 과정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던 김범수 창업자가 지휘했다. 그의 복귀만큼이나 결연함이 녹아든 외모의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특히 수염은 김범수 창업자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다. 카카오의 자유로운 기업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그랬던 그가 지난달 17년 만에 수염을 밀고 말끔한 모습으로 비상경영회의에 참석했다. 카카오가 대기업 반열에 오른 만큼 스타트업의 마음가짐으로는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경영쇄신위원장을 자처한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11일 사내 공지에서 "성장 방정식이라고 생각했던 그(실리콘밸리 창업 기업처럼 젊은 CEO들에게 권한을 위임하는) 방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규모가 커지고 위상이 올라가면 기대와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그동안 이해관계자와 사회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김범수 사단'으로 분류되는 정신아 대표 내정자 역시 김범수 창업자와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신아 내정자는 "성장만을 위한 자율 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카카오에 처음 미운 털을 박은 '아픈 손가락' 카카오모빌리티가 오랜 난제를 차츰 해결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1년 호출료 기습 인상 시도와 꽃·간식 배달 등 골목 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며 카카오의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다.그러다 김범수 창업자의 집도 아래 수수료 대폭 인하와 공정 배차 도입 카드를 꺼내들고 마찰이 끊이지 않았던 주요 택시 4단체와 모처럼 밝은 표정으로 화해의 악수를 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플랫폼 규제를 외치는 정부의 압박이 여전하다. 경쟁 가맹 택시의 콜 차단 혐의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진 시정안을 내놨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기각하고 조만간 제재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처음으로 자체 구축한 안산 데이터센터와 복합 문화 시설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 비리 의혹도 말끔히 해결해야 한다. 경영진을 비롯해 공동체 차원의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카카오 관계자는 "정신아 내정자는 현재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조만간 노조와도 만날 계획"이라며 "쇄신 작업은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2.29 07:00
연예

'고스트 닥터' 정지훈·김범, 균열 조짐 보이는 두 남자

정지훈과 김범이 롤러코스터 같은 감정 널뛰기를 한다. 7일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 '고스트 닥터' 11회에서는 완벽히 하나 됨을 보였던 정지훈과 김범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한다. 앞서 차영민(정지훈)과 고승탁(김범)은 한승원(태인호)의 갖은 계략으로 수술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전공의 법을 내세우며 한승원을 물 먹여 안방극장에 짜릿함을 안겼지만, 한 몸이 된 차영민과 고승탁이 수술 중 실루엣이 계속해서 겹쳐 보이며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이들의 앞날에 귀추가 주목됐다. 이런 가운데, 6일 공개된 사진 속 차영민과 고승탁의 환한 미소가 눈길을 끈다.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차영민의 눈에는 기쁨과 슬픔이 공존해있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궁금해진다. 또한 고승탁은 올라간 입꼬리를 감추지 못하는가 하면, 이내 두 주먹까지 불끈 쥐며 들뜬다고. 하지만 이내 분위기 파악에 나선 그는 차영민의 눈치를 살피며 급격히 상심에 빠진다고 해 그 이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착잡한 얼굴을 한 고승탁과 테스(성동일)의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유발한다. 오승조(이천무)를 끌어안은 차영민은 불안함과 초조한 기색도 잠시,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힌다고 해 이목이 쏠린다. 특히 그동안 눌러왔던 설움이 폭발한 차영민이 고승탁에게 한바탕 쏟아붓는 사연은 무엇일지 오늘 방송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정지훈과 김범, 두 남자의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은 이유는 7일 밤 10시 30분 '고스트 닥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park.sangwoo1@joongang.co.kr 2022.02.06 16:41
야구

[IS 포커스] "한화, 서폴드만으론 충분하지 않아"…이유 있던 ESPN의 한 줄 평

"워윅 서폴드 한 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올 시즌 KBO 리그 10위 예상 팀으로 한화를 꼽으면서 이같은 한 줄 평을 내놓았다. 외국인 투수 서폴드의 능력과 가치는 인정하지만, 에이스 한 명의 활약만으로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의미다. 국내의 한 야구 전문가 역시 "한화가 10위를 할 만큼 약한 팀은 아니지 않나"라면서도 "불확실성이 많은 팀인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제 2020시즌이 개막한 지 단 일주일이 지났다. 한화는 아직 꼴찌가 아니고, 한화보다 더 적게 이긴 팀도 있다. 그러나 한화는 10일 고척 키움전에서 ESPN의 '한 줄 평'이 틀린 평가만은 아니었다는 점을 스스로 보여줬다. 한화 입장에선 꼭 이길 필요가 있는 게임이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 2패를 당해 스윕을 당할 위기였던 데다, 패배 과정 자체도 좋지 않았다. 8일 경기에선 0-3으로 뒤지다 오선진이 극적인 동점 홈런을 쳐 3-3을 만들었지만, 불펜이 재역전을 허용해 아쉽게 경기를 내줬다. 9일에는 먼저 리드를 잡고도 허무하게 역전패했다. 3-1로 앞서 있던 6회 2사 후 불펜의 제구 난조로 연속 볼넷 세 개를 허용했고, 투수의 폭투 하나에 포수 실책까지 겹쳐 순식간에 동점이 됐다. 여기에 역전 적시타까지 맞아 또 역전패. 이틀간 패전의 빌미를 제공한 투수 김범수와 이태양은 결국 10일 경기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다행히 마지막 경기 선발은 서폴드였다. 그는 이미 지난 5일 SK와 인천 개막전에서 9이닝을 홀로 무실점으로 책임져 역대 외국인 선수 최초의 개막전 완봉승을 따냈다. 한화는 서폴드의 호투를 앞세워 11년 만에 시즌 개막전에서 승리하는 기쁨을 맛봤다. 4일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오른 10일 고척 키움전에서도 서폴드는 변함없이 강했다. 2-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1회 1사 후 김하성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낸 뒤 이정후에게 좌전 안타를 내줘 1·2루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박병호를 3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임병욱을 투수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2회부터 4회까지는 일사천리. 김혜성, 박준태, 이정후의 삼진을 포함해 아홉 타자를 삼자범퇴로 돌려 세웠다. 5회 역시 위기가 왔지만 잘 벗어나는 듯했다. 선두 타자 이지영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내줘 무사 2루. 그러나 모터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을 잡아냈고, 2사 후 박준태를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조금씩 한화에 균열이 생겼다. 3루수 김회성이 타구를 더듬다 3루도 밟지 못하고 1루로 던지지도 못했다. 무실점으로 끝날 이닝이 실책 탓에 계속 이어졌다. 결국 서폴드는 2사 1·3루서 다시 만난 키움 리드오프 서건창에게 우익수 앞으로 흘러가는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다. 비자책점. 그래도 서폴드는 김하성을 외야 플라이로 잡고 3-1 리드를 지켰다. 6회에는 다시 마운드에 올라 키움 클린업 트리오인 이정후-박병호-임병욱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투구 수 99개로 6이닝을 막아냈다. 다만 한화는 서폴드를 7회에도 마운드에 올렸다. 2점이라는 근소한 리드가 불안했던 탓이다. 개막 이후 믿음을 주지 못한 불펜 대신 최고의 페이스를 자랑하는 서폴드에게 한 이닝을 더 맡기는 쪽을 택했다. 이 선택은 결국 패착이 됐다. 마운드에 오른 서폴드는 선두 타자 이지영에게 좌중간 펜스 앞까지 향하는 3루타를 얻어 맞았고, 대타 이택근에게 중전 적시타까지 맞아 추가 실점을 했다. 뒤늦은 투수 교체. 그러나 이후 마운드에 오른 안영명과 박상원은 마침내 서폴드를 공략한 뒤 더 기세가 오른 키움 타선의 파상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끝내 동점을 허용했고, 이후 3점을 더 잃었다. 서폴드의 최종 성적은 6이닝 103구 5피안타 1볼넷 3실점(2자책). 승리 투수는 되지 못했고, 한화는 3-6으로 졌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SK와 주중 3연전에서 2승을 올리고 고척으로 온 뒤 "ESPN이 한화를 10위로 꼽았다는 점이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렸다"며 "우리가 10등에서 출발한다면 잃을 게 없는 것 아닌가. '도전자 정신'으로 달려가는 게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제는 한화가 받았다는 그 '자극'이 키움과의 실력 차 앞에선 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서폴드가 서 있을 때 높아만 보이던 한화 마운드는 투수 교체와 동시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쳤기에 허무함은 두 배다. 원정 6연전 끝에 내상이 큰 3연패를 안고 대전으로 돌아간 한화는 홈에서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척=배영은 기자 2020.05.1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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