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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배틀’ 김윤철 PD “사랑받은 비결은 이엘→우정원, 다섯 배우들의 합” [IS인터뷰]
“‘행복배틀’만의 개성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습니다.”김윤철 감독은 지난달 20일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행복배틀’이 시청자층이 넓지 않은 채널에서 방영됐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입소문이 났던 비결에 관해 묻자 “영화나 드라마 작업할 때 원작보다는 각색된 대본에만 집중하는 편”이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김윤철 감독은 ‘행복배틀’ 종영 후 최근 일간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행복배틀’은 SNS의 부정적 소재를 기반으로 ‘행복한 척’ 하기 위한 엄마들의 치열한 사투를 담아낸 서스펜스 스릴러. ‘품위 있는 그녀’, ‘내 이름은 김삼순’ 등으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윤철 감독과 뛰어난 필력으로 장르 소설 공모전을 휩쓸고 다닌 주영하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았다.
‘행복배틀’에서 가장 소름 끼치는 장면을 꼽으라면 옥상 난간에 거꾸로 매달려 죽은 오유진(박효주)의 죽음이다. 이와 관련해 김윤철 감독은 “모든 배우의 연기력이 뛰어나지만, 오유진 역할에 특히 섬세하고 예민한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다. 효주 씨의 최근 작품을 세세하게 모니터하고 나서 ‘이 배우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방영 초반 0.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행복배틀’은 출생의 비밀, 불륜, 마약, 살인 등 자극적인 요소만 버무렸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또 고급 아파트 단지에 살고 자녀 교육에 열성인 엄마들의 이야기는 JTBC 화제작 ‘스카이캐슬’과 비교되면서 기시감을 불러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극 후반으로 갈수록 주인공들의 숨겨진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는 과정이 재미를 더했다. 특히 ‘행복배틀’은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한 번씩 용의선상에 오르면서 시청자들이 추측하면서 보는 맛이 있었다. 특히 배우들의 잡티 하나까지 그대로 드러나는 연출과 오싹함을 극대화하는 차가운 색감은 몰입도를 높였다. “작품이 스릴러다 보니 ‘톤 앤 매너’ (색감, 색상에 관한 표현법)에 특히 신경 썼어요. 아무래도 영화가 아니다 보니 ‘어둡게 가되 지나치지 말자’는 콘셉트를 일관되게 유지하려고 했죠. 장우영 촬영감독과 김보현 조명감독 그리고 후반 컬러리스트 세 분이 적절하게 색감을 뽑아주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웃음)”
김윤철 감독의 섬세한 디렉팅과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지면서 시청률은 자연스레 상승했다. 3화부터 2%대에 진입하기 시작하더니 자체 최고 시청률인 2.8%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김윤철 감독은 “나의 디렉팅보다는 다섯배우의 연기합이 ‘행복배틀’이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 같다”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행복배틀’은 이엘부터 진서연, 차예련, 박효주, 우정원이 나란히 주연으로 이름을 올리며 방영 전부터 ‘믿고 보는 배우들’이란 타이틀로 이목을 끌었다. 김윤철 감독은 “주연이 많은 드라마는 호흡이 중요한데 다섯 배우 모두 현장에서 너무나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려 깊은 배우들 덕분에 캐릭터 간 긴장감이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행복배틀’을 통해 김윤철 감독은 ‘진정한 가족상’이란 무엇인지 시청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가족의 형태는 재혼, 입양, 비혼 등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같은 핏줄이라고 해서 무조건 ‘가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가족은 무엇인지, 가족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청자들이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8.12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