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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1순위→KS 유일한 승리투수→퍼펙트 도전까지' 삼성 레예스, 조기 교체했으면 어쩔 뻔 [IS 스타]

불과 1년 전만 해도 '교체 1순위'에 가까웠다. 성적이 안 좋아서라기 보단, 기대치가 다른 외국인 투수에 비해 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 뒤에도 그는 아직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다. 포스트시즌(PS) 1선발에 이어 KBO리그 최초의 퍼펙트게임 도전까지 1년 사이 자신을 둘러싼 저평가를 완전히 뒤집으며 포효하고 있다. 대니 레예스(29)의 이야기다. 레예스는 지난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회까지 90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안타도 볼넷도 없는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KBO리그 43년 역사상 퍼펙트 게임에 성공한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2022년 윌머 폰트(당시 SSG 랜더스)가 9이닝 퍼펙트를 달성했지만 승부가 연장으로 흘러가면서 '퍼펙트 게임'의 주인공은 되지 못했다. 반면, 레예스는 7회까지 5-0리드를 안고 있었다. 최초의 '퍼펙트 게임'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아쉽게도 레예스의 퍼펙트 도전은 8회 시작과 함께 멈췄다. 전날(5일) 끝내기 3점포로 삼성을 울린 주인공 문현빈이 8회 선두타자로 나와 레예스에게 안타를 만들어낸 것이다. 레예스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이호성과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비록 퍼펙트 무산은 아쉬웠지만, 레예스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었다. 지난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레예스는 코너 시볼드에 이은 2선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현역 메이저리거였던 코너에 비하면 통산 메이저리그 출전 12경기에 머문 레예스에게 거는 기대는 비교적 적었다.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들 중에서 조기 교체 유력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레예스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했고 두 자릿수 승수(11승 4패)도 달성했다. 부상 입은 코너를 대신해 가을야구에선 1선발 역할도 해냈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 나와 13⅔이닝 1자책점(평균자책점 0.66)으로 호투하더니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7이닝 1실점 비자책으로 팀의 유일한 승리를 책임지기도 했다. 그 활약에 힘입어 재계약까지 성공했다. 레예스는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에서 오른쪽 중족골 미세 피로 골절을 당하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지각 합류한 뒤 다시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복귀전을 치른 그는 5이닝 2실점으로 활약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 퍼펙트 게임에 도전할 정도로의 완벽투를 자랑했다. 아리엘 후라도와 함께 강력한 원투펀치를 자랑 중이다. 지난해 빨리 교체했으면 어쩔 뻔했나. 또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면 어쩔 뻔했나. 레예스가 조용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서 '완전체' 삼성 선발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윤승재 기자 2025.04.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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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김무신 이어 레예스·김영웅도 부상 낙마, 삼성에 찾아온 부상 악몽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와 주전 3루수 김영웅이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삼성 구단은 27일 "레예스가 오른쪽 발등 미세 피로 골절, 김영웅이 오른쪽 늑골 타박상으로 스프링캠프 도중 귀국했다"고 전했다.레예스는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청백전을 마치고 오른쪽 발등 통증을 호소했다. 일본 병원에서 중족골 미세 피로 골절 진단을 받은 레예스는 27일 귀국해 국내 병원에서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레예스는 지난 시즌 11승 4패, 평균자책점 3.81로 삼성 마운드를 이끈 외국인 에이스다. 특히 가을야구에선 3경기 3승 무패 20과 3분의 2이닝 1자책점으로 호투하면서 재계약에 성공했다. 올 시즌에도 기대가 높았으나, 정규시즌 초반 정상 등판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28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핵심 3루수가 된 김영웅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구단은 "김영웅이 훈련 중 통증을 호소해 지난 22일 귀국,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늑골 타박상 진단이 나왔다"라고 전했다. 김영웅은 현재 경산 볼파크에서 재활 훈련 중이다. 구단에 따르면, 일상생활을 하는데는 통증이 없다. 하지만 재발 우려가 있기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영웅도 다음 달 초 재검진을 통해 정확한 재활 일정을 짤 예정이다.삼성은 캠프 시작부터 핵심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150km대 중반의 공을 던지며 맹활약한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이 일본 오키나와 캠프 중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귀국해 수술대에 올랐다. 내야수 양도근도 훈련 중 타구에 맞아 코뼈 연골을 다쳐 조기 귀국했다. 윤승재 기자 2025.02.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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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소크라테스·도슨, 보류권 풀린 효자 외인 다시 한국땅 밟을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 브리토(32)가 KIA 타이거즈와 재계약에 실패해 '자유의 몸'이 됐다. 그러나 KIA가 보류권을 풀면서 내년 시즌 KBO리그 재입성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KIA는 지난 26일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의 영입을 발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통산 88홈런을 기록한 위즈덤은 총액 100만 달러(14억 7000만원)에 계약했다. 이로써 KIA는 '효자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와 작별했다.그러나 KIA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소크라테스의 보류권을 해제한다. 심재학 KIA 단장은 "소크라테스는 3년 동안 구단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뛰어준 선수다. 보류권을 풀어주는 게 최소한의 예의 같다"라고 말했다. KIA는 앞서 소크라테스와 재계약을 고민하면서 그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켰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외국인 선수 고용 규정에는 '전 소속 구단이 재계약을 제안한 경우 해당 선수는 5년간 국내 타 구단에 입단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보류권 기간에는 원소속구단의 허락 없이 국내 구단과 계약이 불가능하다.소크라테스는 내년 시즌 10개 구단 외국인 선수 구성이 모두 완료됨에 따라 당장 KBO리그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시즌 중에 부상 등의 이유로 교체 외국인 타자를 찾는 구단이 나오면 'KBO리그 재입성'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2022년 처음 한국땅을 밟은 소크라테스는 올해 140경기에서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기록했다. 홈런(17개→20개→26개)과 타점(77개→96개→97개)은 해가 갈수록 증가했다.소크라테스는 SNS를 통해 "팬들의 응원과 우승의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다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소크라테스와 달리 재계약 의사를 전달받지 못해 자연스럽게 보류권을 풀린 효자 외국인 선수도 여럿 있다. 웨스 벤자민(31)은 3시즌을 뛴 KT 위즈와 작별했다. 벤자민은 2022년부터 3년간 31승 18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올 시즌엔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을 올렸다. 벤자민은 해가 갈수록 평균자책점이 올랐지만 올 시즌 149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탈삼진 156개를 뽑은 위력을 발휘했다. 특히 LG 트윈스를 상대로 통산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6을 매우 강한 모습을 보였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뛴 로니 도슨(29)은 지난 8월 오른쪽 전방 십자인대 손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 2명을 영입한 키움은 도슨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달하지 않았다. 도슨은 부상 전까지 95경기에서 타율 0.330 11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몸 상태만 정상으로 회복한다면, KBO리그 재입성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 1순위로 꼽힌다. 이 외에도 SSG 랜더스 로에니스 엘리아스(36·7승 7패 평균자책점 4.08), NC 다이노스 에릭 요키시(35·3승 4패 평균자책점 5.72) 등이 '자유의 몸'이 됐다. 새 팀을 찾는 이들에게 KBO리그는 최고의 무대다. 구단으로선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을 때 KBO리그를 경험했고, 이미 검증을 마쳤다는 점이 플러스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부상 경력과 적지 않은 나이 등은 이들에게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형석 기자 2024.12.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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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학 단장 "열심히 뛰어준 선수, 최소한의 예의" KIA 소크라테스 5년 보류권 푼다 [IS 포커스]

KIA 타이거즈가 대승적으로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2)의 보류권을 푼다.심재학 KIA 단장은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3년 동안 구단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뛰어준 선수다. 특히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하는데 굉장히 많은 기여도를 했기 때문에 보류권을 풀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KIA는 새 외국인 타자로 패트릭 위즈덤 영입을 공식화했다.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88홈런을 기록한 위즈덤을 영입, 중심 타선을 보강했으나 이로 인한 '작별'도 있었다. 바로 2022시즌부터 세 시즌을 함께한 소크라테스가 팀을 떠나게 된 것.2022시즌을 앞두고 영입된 소크라테스는 3년 동안 '효자 외국인 타자'로 불리며 활약했다. 통산 KBO리그 성적은 409경기 타율 0.302(487안타) 63홈런 270타점. 올 시즌에는 14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171안타) 26홈런 97타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통합 우승을 결정한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KS)에선 5경기 타율 0.300(20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KIA는 소크라테스의 재계약과 신규 영입을 두고 고민하다가 '최종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달 발표된 KIA 보류선수 명단(재계약 대상자)에 포함된 소크라테스는 재계약이 불발됐으나 '자유의 몸'이 될 수 없다. 리그 규정상 KIA가 보류권(5년)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류권 기간에는 KIA의 허락 없이 국내 구단과 계약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KIA는 소크라테스의 보류권을 풀기로 결정했다. 심재학 단장은 "구단에선 소크라테스가 열심히 해준 거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쉽게 떠나게 됐지만 보류권을 풀어주는 게 최소한의 예의 같다"라고 말했다.2024시즌 KBO리그 외국인 타자 영입은 모두 완료됐다. '자유의 몸'이 된 소크라테스는 시즌 중 교체 선수나 시즌 뒤 영입 물망에 오를 수 있다. 비록 적으로 다시 만날 수 있으나 KIA가 소크라테스에게 건네는 '마지막 선물'인 셈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2.2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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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의 다른 생각] 정통 코스 밟은 이범호 감독의 우승이 반가운 이유

2024 KBO리그는 지난달 28일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KIA의 한국시리즈(KS) 우승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해태 타이거즈 시절 포함 역대 12번째(리그 최다). 홈구장이 있는 광주에서 KS 우승 축포를 터트린 건 1987년에 이어 37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였다.이번 KIA의 우승은 한두 명의 슈퍼스타가 아닌 여러 명의 선수가 어우러진 결과라 의미가 더 컸다. KS 최우수선수(MVP) 2루수 김선빈, 1표 차이로 아쉽게 KS MVP를 놓친 포수 김태군, 정규시즌 MVP가 확정적인 3루수 김도영을 비롯해 최형우와 나성범, 양현종을 비롯한 베테랑의 활약도 돋보였다. 특히 '프로야구 사상 첫 1980년대생 사령탑' 이범호 감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지난 2월 KIA 제11대 사령탑에 선임된 이범호 감독은 여러 우려를 불식시키며 선임 첫해, 통합 우승 대업을 달성했다. 이 감독은 2019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일본 프로야구(NPB)와 미국 메이저리그(MLB) 코치 연수, 퓨처스(2군)리그 총괄 코치, 1군 타격 코치 등을 두루 거쳤다. 비슷한 나이대의 스타 선수들이 코치를 기피하고 해설위원이나 방송 출연을 선호한 것과 다른 행보였다. 나름 '지도자 정통 코스'를 밟았던 터라 그의 성공이 지닌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요즘 KBO리그 현장에선 '코치 구인난'이 심각하다. 선수 시절 억대 연봉을 받고 뛴 선수들이 박봉에 시달리는 코치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코치 초임 연봉은 5000~6000만원에 머문다. 여기에 자리도 불안정하다. 성과가 있더라도 팀 성적이 부진하면 분위기 쇄신이라는 명목에 밀려 재계약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이 '파리 목숨'에 비유되는데, 코치는 '파리만도 못한 목숨'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타 출신 선수들은 은퇴 이후 해설위원이나 방송 출연, 이름값이 조금 떨어지는 선수들은 사설 아카데미 코치로 빠진다. 스타 출신 선수들의 코치 기피 현상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 1군 수석 코치나 2군 감독 같은 무게감 있는 자리가 아니면 움직이지 않는다. 밑바닥부터 올라가는 어려움을 굳이 자처하지 않는 모양새다. 1980년대생으로 범위를 좁히면 '코치 품귀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이진영 삼성 라이온즈 타격 코치(1980년생) 손시헌 SSG 랜더스 수비 코치(1980년생) 유한준 KT 위즈 타격 코치(1981년생) 정도를 손에 꼽을 수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박경수(1984년생)가 방송계 제안을 거절하고 소속팀 KT 코치를 맡는 게 눈에 띌 정도다. 이범호 감독은 KBO리그 통산 홈런이 10위(329개)인 스타 선수 출신이다. 지도 능력을 인정받아 코치 경력 3년 만에 감독으로 발탁, 우승까지 일궈냈다. '스타 플레이어는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편견도 있지만 필자는 이들이 가진 노하우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노하우를 감독과 코치로서 후배들에게 전수해야 리그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 감독처럼 묵묵하게 지도자 코스를 밟아 성과를 내는 케이스가 늘어났으면 한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4.11.0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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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불안' 한화, '7이닝' 산체스가 살렸다...NC는 SSG에 18득점 대승(종합)

불펜 불안 속에 무기력한 2연패를 당하고 1위 팀을 만났던 한화 이글스가 리카르도 산체스(27)의 호투로 귀중한 1승을 가져왔다.한화는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앞서 홈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SSG 랜더스를 상대로 불펜 불안 속에 2연패를 당했던 한화는 이날 승리로 3연패를 피했다. 앞서 시즌 초 KIA에 3연전 스윕패를 당한 것도 끊어내는 귀한 1승이었다.한화로서는 마운드에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였다. 한화는 앞서 1일 펠릭스 페냐가 5이닝, 2일 황준서가 4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했으나 불펜들이 남은 이닝을 지키지 못하고 패했다. 마무리 주현상을 제외하면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는 오른손 이민우 정도가 전부일 정도로 선수층(뎁스)이 얇아진 상태였다.어쩌면 해결책은 간단했다. 선발이 그만큼 긴 이닝을 책임지면 불펜의 비중을 줄일 수 있는데, 이날 산체스가 그 역할을 했다. 지난해 대체 외인으로 한화를 찾은 그는 24경기 7승 8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한 후 재계약도 이뤘다. 다만 산체스는 이닝 이터와는 거리가 멀었다. 실점 억제는 빼어났다. 직전 등판인 지난달 27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5실점했지만, 그 전까지 평균자책점이 1.71에 불과할 정도였다. 다만 매 경기 꾸준히 사사구를 내주면서 이닝 소화력이 떨어졌다. 4월까지 등판한 6경기에서 단 한 번도 6이닝을 막지 못했다. 이날은 달랐다. 1회 초 선두 타자 박찬호에게 안타는 맞았지만 남은 세 타자를 8구로 정리한 산체스는 2회도 병살타를 유도해 끝냈다. 3회 15구, 4회 9구만 던지는 등 경제적인 투구로 빠르게 이닝을 소화해 나갔다.타선도 필요한 점수를 냈다. 한화는 2회 초 황영묵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낸 후 6회 초 1사 후 최인호의 안타, 정은원의 투런 홈런을 더해 3-0으로 달아났다. 이어 7회 초 요나단 페라자가 솔로 홈런을 더해 리드를 굳혔다.타선의 힘을 받은 산체스는 5회 사구 1개, 6회 단타 1개만 내주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회 역시 빠르게 아웃 카운트 2개를 추가한 그는 이창진과 8구 승부 끝에 볼넷은 내줬지만, 김태군을 잡고 7이닝 소화에 성공했다. 투구 수 총 105구. 적진 않았으나 이전까지 비슷한 투구 수로 5이닝 안팎만 소화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경기였다.다만 한화는 이날도 불펜 불안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산체스가 내려간 후 8회를 이민우가 무실점으로 막은 한화는 9회 4점 차에도 마무리 주현상을 올렸다. 주현상은 KIA 중심 타자 나성범은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후속 타자 이우성에게 안타를 맞은 뒤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주현상은 이후 1피안타와 2탈삼진을 기록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한편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이날 승리로 개인 통산 100승을 이뤘다. 20202년 감독 대행으로 39승(3무 72패)을 기록한 최 감독은 지난해 5월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경질된 후 한화 사령탑에 정식 임명됐다. 지난해 47승 5무 61패를 기록했고 올해 14승을 추가했다. 잠실에서는 두산 베어스가 라이벌 LG 트윈스와 맞대결에서 6-4로 승리했다. 베테랑들이 주인공이었다. 포수 마스크를 김기연에게 잠시 맡긴 양의지는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회 결승타를 치는 등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해결사가 됐다.1번 타자 정수빈은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 돌격대장으로 밥상을 차렸다. 올 시즌 개막 주전 유격수를 후배 박준영에게 넘겨주고 2군에서 페이스를 올리던 김재호는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2루타 2개를 쳐 하위 타선의 핵으로 활약했다. 두산은 3회 정수빈은 8구까지 가는 승부로 LG 디트릭 엔스를 괴롭힌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허경민이 안타로 기회를 이었고, 상대 폭투도 이어져 1사 2·3루 밥상이 양의지 앞에 차려졌다.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엔스가 2구 연속 던진 직구를 정확히 공략, 3-유 간을 가르는 우전 안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기세를 탄 두산은 4회에도 김재호의 2루타와 정수빈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LG가 7회와 8회 추격하자 두산이 9회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전민재가 2사 후 2루타를 쳤고, 조수행이 우중간 적시타로 그를 불러들였다. 마무리 홍건희는 8회 1점 차 3루 상황에서 등판해 1과 3분의 1이닝을 막고 승리를 지켜냈다.인천에서는 NC 다이노스가 SSG에 기록적인 승리를 거뒀다. NC는 19-5 대승을 기록했다. NC는 6회 다섯 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 득점으로 KBO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인 4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은 총 4차례 있었다. 한 이닝 8볼넷도 리그 신기록이다.기록은 한 가지 더 세워졌다. NC는 손아섭이 4타수 3안타 1홈런 6타점 3득점을 기록하는 등 선발 타자 9명 전원이 타점과 득점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8번째다. 통산 162승을 노렸던 SSG 선발 김광현은 이날 4와 3분의 1이닝 7실점을 기록, 승수 대신 패전 투수로 물러나야 했다. 대구에서는 롯데 자이언츠가 8회 말까지 동점이 만들어지는 팽팽한 승부 끝에 신승을 거뒀다. 0-5로 크게 무너졌던 롯데는 4회 초 홈런과 연속 안타, 상대 실책을 틈 타 석 점을 추격했다. 이어 5회 희생 플라이로 1점을 더한 롯데는 7회 초 빅터 레이예스의 투런 홈런으로 역전을 이뤘다. 삼성도 8회 김지찬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9회 정훈이 투런 홈런을 치면서 쐐기를 박았다.수원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KT 위즈가 키움 히어로즈를 꺾었다. 정규 이닝을 1-1로 마친 가운데 10회 말 KT가 황재균의 안타, 김병준과 강백호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때 타석에 들어선 멜 로하스 주니어가 우익수 앞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쳤는데, 우익수 변상권이 이를 포구하지 못하고 안타를 내주면서 경기가 마무리됐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3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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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유지=강팀 평가...KIA 타이거즈 야수 두 기둥이 전한 믿음

KIA 타이거즈 오프시즌 현안이 하나씩 마침표를 찍고 있다. 핵심은 전력 유지. 재도약이 절실한 명가의 핵심 선수들은 후배들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KIA는 2024년 돌입과 함께 계약 소식을 차례로 전했다. 내부 내야 자유계약선수(FA)이자 2022·2023시즌 팀 주장이었던 김선빈(34)과 지난 4일 3년 총액 30억원에 계약했다. 긴 줄다리기가 이어졌지만, 결국 동행을 결정했다. 2008년 KIA에 입단한 김선빈은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루 뒤 KIA는 팀 맏형 최형우(40)와 연장 계약했다. 1+1년, 총액은 최대 22억원이다. 역대 최고령 비(非)자유계약선수(FA) 다년 계약을 안기며 선수의 자존심을 세워줬다. 더불어 이틀 뒤인 7일에는 메이저리그(MLB)에서 10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 영입을 발표했다. 이미 2022·2023시즌 뛰었던 '테스형'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재계약한 상황. 이제 남은 건 외국인 선수 한 자리다. 신중을 기하고 있다. KIA는 2023 정규시즌 폐막 직전 주전 포수 김태군과도 연장 계약했다. 외부 FA 영입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포지션에 성장이 기대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양현종·이의리·윤영철이 지키는 국내 선발진은 리그 상위권이다. KIA는 투·타 밸런스가 뛰어난 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2023시즌 개막 전엔 가을야구 진출 후보를 넘어 우승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개막 전후로 주축 선수 부상자가 나왔고,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는 기대에 못 미쳤다. 주축 선수들이 모두 복귀해 '완전체' 라인업을 구축한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9연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나성범·최형우·박찬호·최원준 주전 야수들이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하며 6위에 그쳤다. 올겨울 핵심 선수 이탈을 막고 전력을 유지한 KIA는 재도약을 노린다. 경험을 얻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 잠재력까지 더해, KIA의 도약을 전망하는 야구인이 많다. 당장 2023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도 KIA 전력을 치켜세운 바 있다. KIA 선수들은 한창 뜨거웠던 지난해 늦여름, KIA 선수들은 한 목소리로 "패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했다. 부상 암초에 가을축제에 나서지 못했지만, 팀 저력에 대한 믿음은 여전하다. 야수진 두 기둥 나성범(34)과 최형우(40)는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강조했다. 2024시즌 새 주장이 된 나성범은 지난 12월 본지와 인터뷰에서 "KIA는 더 높은 위치에서 가을야구를 시작할 수 있는 팀이다. KIA팬에게 긴 가을 그리고 우승을 선사하고 싶다"라고 전한 바 있다. 최근 연장 계약을 마치고 전화 인터뷰를 한 최형우도 "지난해처럼 부상자가 많지 않고, 외국인 선수만 (평균 이상의) 기량을 갖춘 선수가 합류하면 상대가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나성범은 2022시즌을 앞두고 역대 비해외파 최고액인 150억원(6년)을 받고 KIA와 FA 계약했다. '우승 청부사'로 기대 받고 있는 만큼 책임감이 크다. 최형우는 남은 선수 생활 목표로 KIA가 지속적으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했다. 팀 저력을 믿는 나성범과 최형우는 후배들이 자신감을 강조했다. 나성범은 "모두 성인이고 프로 의식도 강하기 때문에 주장이라고 이전과 다른 말을 하진 않을 것이다. 자신감을 갖고 자신과 팀을 위해 준비해 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원래 대화를 많이 건네는 편은 아니지만, 주장으로서 먼저 다가설 것이라는 각오도 전했다. 최형우가 전한 메시지도 다르지 않다. 입단 4년 차였던 2005년 소속팀(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을 당했던 그는 굴곡 속에서도 리그 최고의 선수로 거듭나 통산 타점 1위에 올라 섰다. 평소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에 감탄했던 최형우는 PS에 진출하지 못한 2023시즌도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야구는 멘털 스포츠이기 때문에 결국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더라. 결과를 떠나 그동안 쌓인 경험이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스스로 믿었으면 좋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막판 부상으로 순위 경쟁을 이끌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있다. 2025년을 맞이할 때는 아쉬움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개인 각오도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0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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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KIA, 오키나와 마캠 시작...자리 경쟁 연장선

마무리 캠프는 통상적으로 한 시즌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선수들은 기술적으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몸 상태 회복에 집중한다. 코칭스태프는 정규시즌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나 신인들의 기량을 점검한다. 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KIA 타이거즈의 올해 마무리캠프는 예년과 다른 기류로 진행될 것 같다. 마치 정규시즌 막판의 자리 경쟁 연장선상 분위기다. 우선 2023 정규시즌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던 외야수 이창진과 이우성이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여기에 '거포 기대주' 김석환과 '수비 스페셜리스트' 김호령까지 오키나와로 향했다. 이우성은 올 시즌 데뷔 처음으로 3할(0.301) 타율과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인정받았다. 이창진은 2022시즌 타율 0.301를 기록하며 주전 좌익수를 지켰다. 2024시즌 KIA 외야진 주전 구도는 예상하기 어렵다. 외국인 선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재계약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최원준도 주전을 보장받기엔 애매한 성적을 남겼다. 주전 한자리, 백업 1옵션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2시즌 동안 '붙박이' 주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자질을 증명한 이우성과 이창진은 마무리캠프에서 고삐를 당기고 있다. 안방도 마찬가지다. 전반기 막판 주전을 맡았던 한승택이 이탈한 뒤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신범수와 2023 정규시즌 막판 새 주전 포수 김태군을 제치고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었던 한준수가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KIA는 지난달 16일 김태군과 장기 계약(기간 3년·총액 25억원)했다. 심재학 KIA 단장은 "젊은 포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김태군이 가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미래 주전 포수 확보를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줄 것이라는 의미다. 보통 1군 엔트리에 포수 3명을 넣는다. KIA는 주전에서 밀린 한승택,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권혁경도 있다. 마무리 캠프지만, 스프링 캠프에 버금가는 경쟁 기류가 흐를 전망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KIA는 지난달 26일 지난 5년 동안 투수진을 지도했던 서재응·곽정철 코치와 결별했다. 서재응 코치가 팀을 떠난 걸 두고 KIA 팬 원성이 크다. KIA는 새로 영입한 정재훈 코치에게 1군 메인 투수 코치 자리를 맡겼다. 마무리캠프는 차기 시즌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젊은 투수들을 발굴하는 시간이다. KIA는 신인 투수만 3명(강동훈·김민재·최지웅)을 참가 선수 명단에 넣었다. 이번 마무리캠프는 정재훈 코치의 안목과 지도력 검증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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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FA 동행만으로도 버거운 KIA...시급한 1루 전력 보강 '최상' 시나리오는

2023 정규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KIA 타이거즈 1루수는 한 명도 없었다. 통상적으로 공격 기여도가 높은 포지션에 주전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다. 주전을 맡았던 황대인은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2021시즌 13홈런, 2022시즌 14홈런을 기록하며 KIA가 갈증을 갖던 '오른손 거포' 장착에 기대감을 준 선수지만, 풀타임 3번째 시즌에 고비를 맞이했다. 황대인은 올 시즌 60경기 출전에 그쳤고 타율 0.213·5홈런을 기록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변우혁도 자신의 잠재력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했다. 그는 KIA가 10년 넘게 동고동락한 투수 한승혁을 보내고 영입한 '거포 유망주'였다. 올 시즌 인상적인 홈런을 종종 쏘아 올렸고, 커리어하이(7개)까지 경신했지만, 타율(0.225)은 주전을 맡기엔 너무 안 좋았다. 지난 6월 중순 복귀, 한동안 1루수를 맡았던 최원준은 원래 주 포지션인 외야수로 나설 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오선우·김석환 등 장타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도 주전을 맡을 능력은 부족해 보인다. 1루수는 수비 부담이 적은 대신 높은 공격 기여도를 기대 받았다. 과거 한국 야구 대표 거포들 중에서도 1루수가 많다. 물론 현대 야구는 고정된 역할이나 기대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주전 1루수의 퍼포먼스가 팀 공격력에 영향을 미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KIA는 외부로 시선을 돌릴 만하다. 올 시즌이 끝난 뒤 펼쳐지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준척급이 많다. LG 트윈스에서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뒤 20홈런(단일시즌 기준) 이상 기대할 수 있는 타자로 성장한 양석환, 통산 타율이 0.297에 이르는 안치홍이 꼽힌다. 안치홍은 2009 신인 드래프트에서 KIA 지명을 받고 11년 동안 뛰었던 선수다. 외부 영입 전선도 혼란스럽다. 일단 양석환은 다수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태형 감독을 영입해 팀 재건을 노리는 롯데 자이언츠도 이제는 '거인 군단' 핵심 선수인 안치홍과 재계약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반면 KIA는 내부 인원과의 계약만으로 벅차다. 이미 포수 김태군과 비(非)FA 장기계약을 하며 25억원을 투입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 캡틴 김선빈, 2017시즌부터 동행한 리그 대표 타자 최형우도 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시즌 권리 행사를 포기했지만, 올 시즌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보여준 외야수 고종욱도 있다. 이런 상황이 맞물리면서 KIA의 1루수 보강은 차순위로 밀리는 모양새다. 전력 구축에는 우선순위가 있는 법이다. 결국 황대인·변우혁의 각성이 가장 현실적인 1루수 전력 보강 방법이다. 그게 구단과 팬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기도 하다. 변우혁은 분명 야구인생 도약 발판을 만들었고, 황대인도 실패가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24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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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감독의 섣부른 언급, 삼성의 '공개 트레이드' 위험성

결과적으로 섣부른 트레이드 언급이었을까. 삼성 라이온즈가 '포수 트레이드' 시장에서 철수하는 모양새다. 구단 고위 관계자는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우리가 나서서 할 이유가 없다. 굳이 (먼저 움직여) 남의 약점을 채워줄 필요가 없다"며 재차 강조했다. 삼성의 포수 트레이드는 오프시즌 최대 관심사 중 하나였다.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건 지난 10월 26일 열린 박진만 감독의 취임식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오프시즌 팀 구상을 전하면서 "다른 팀보다 포수 쪽에 뎁스(선수층)가 두껍다. FA(자유계약선수) 포수가 많이 나오는 상황을 지켜보고 트레이드로 부족한 부분을 강화하는 게 (외국인 선수 전원 재계약에 이은) 두 번째 포인트"라고 말했다. 감독으로 첫발을 내딛는 자리에서 포수 트레이드 가능성을 언급, 여러 구단의 눈길을 끌었다. 박진만 감독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올겨울 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는 리그 최고 안방 자원인 양의지(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를 비롯해 유강남(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 박세혁(두산→NC) 박동원(KIA 타이거즈→LG 트윈스)까지 이른바 '포수 빅 4'가 매물로 풀렸다. 주전 포수를 잃은 구단이 차선책을 찾는다면 대안 중 하나가 삼성이었다. 1군 주전급 포수 3명(강민호·김태군·김재성) 보유한 만큼 박진만 감독의 생각대로 전력 강화 틈새시장으로 트레이드를 활용할 수 있었다. 문제는 '공개 트레이드'의 위험성이다. 거래가 성사되지 않으면 내분 혼란을 수습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구단이 트레이드를 원하더라도 물밑에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이유다. 트레이드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 갖은 루머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몇몇 선수의 실명이 거론되기도 한다. A 구단 관계자는 "취임식에서 트레이드를 언급한 건 조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B 구단 단장은 "트레이드는 일종의 인사인데 이는 감독보다 구단의 소관이다. 이 부분이 지켜지지 않으면 구단 운영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나서서 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는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기 싸움일 수 있다. 하지만 프로야구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 삼성의 포수 트레이드 가능성은 크지 않다. 양의지를 놓친 NC는 발 빠르게 박세혁을 영입했고, 내야수 노진혁의 FA 보상 선수로 포수 안중열을 지명했다. 박동원이 팀을 떠난 KIA는 포수 트레이드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구단마다 내년 시즌 포수 엔트리를 속속 확정하고 있다. 트레이드 불씨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 삼성도 트레이드 문을 완전히 닫은 게 아니다. 다만 "만족할만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는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구단 관계자는 "올해 포수 3인 체제를 운영해봤는데 김재성은 왼손 타자이고 대타 활용도가 좋더라. (강민호·김태군과) 출전 시간을 나누면 나쁘지 않을 거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가 트레이드판을 쥐고 흔들 수 있다'는 여유로 비칠 수 있지만, 설익은 공개 트레이드 언급으로 인한 위험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자칫 분위기 수습이 삼성의 오프시즌 최대 과제로 전락할 수 있다. 그만큼 선수단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12.1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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