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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아직도 야구가 재밌다" 김태균 "50세까지 해줘"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김태균(39)의 은퇴식의 훌륭한 조연은 상대팀 SSG였다. 한화의 상대팀 SSG의 선수들은 원정경기를 치르면서도 홈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 한화가 빨간색 올드 유니폼을 입고 행사를 치렀기 때문이다. SSG 구단은 한화 구단을 배려해 흰색 유니폼을 입었다. 또한 SSG 주장 이재원 등은 "유니폼에 김태균 선수의 등번호 '52번 패치'를 달고 싶다"고 구단에 건의했다. 구단은 이 제안도 흔쾌히 받아들여 상대팀 프랜차이즈 스타를 기념하는 패치를 달았다. 이를 본 김태균은 "SSG 구단에 정말 감사한다"고 인사를 전했다. SSG 추신수(39)는 경기 전 김태균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고생했다"고 응원했다.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 청소년 대표팀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두 친구는 포옹을 나눴다. 김태균은 "선후배가 아닌 친구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들으니 느낌이 좀 달랐다"고 말했다. 선수 은퇴 후 KBS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김태균은 행사 후 중계 부스를 찾아 추신수와의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태균은 "경기 전 신수를 따로 만났다. 안부를 물어보니 "난 야구가 아직도 재밌다"고 하더라. 그래서 신수에게 "네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50세까지 뛰는 선수가 돼 달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장성호 KBS 해설위원은 "그건 악담 아닌가"라며 웃었다. 경기 후 추신수는 "유니폼을 입으면 나이를 잊고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같이 야구 하던 친구가 은퇴하니 '내가 이렇게 나이가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김태균 선수처럼 한팀에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대단한 성적을 남겨 이렇게 은퇴식을 치르는 걸 보니 부럽기도 하고 대단하다"며 "오늘은 꽃다발은 직접 주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김태균에게 축하를 전했다. 대전=김식 기자 2021.05.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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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300SV·최정 400HR...출범 40주년 KBO리그 '기록 잔치' 예고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가 4월 3일 막을 올린다. 올해로 40번째 시즌을 맞는 KBO 리그에서 투수 부문은 삼성 오승환의 KBO 리그 최초 300세이브와 한화 정우람의 투수 최다 기록인 901경기 출장, 타자 부문에서는 SSG 최정의 400홈런 달성 여부가 주목할만한 기록이다. ▲ 삼성 오승환, KBO 리그 최초 300세이브에 도전 지난해 한미일 통산 400세이브를 달성한 바 있는 오승환은 이번시즌 KBO리그 통산 300세이브에 도전한다. 오승환은 현재 대기록에 5개만을 남겨둔 295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지금까지 KBO 리그에서 300세이브를 달성한 선수는 없었으며 25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선수도 오승환을 포함해 손승락(전 롯데, 271세이브), 임창용(전 KIA, 258세이브) 3명 뿐이다. 이미 KBO 리그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오승환은 세이브를 추가할 때마다 리그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 투수 최다 출장 신기록 경신을 눈 앞에 둔 한화 정우람 정우람은 투수 출장 기록 부문에서 굵직한 기록을 남길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879경기에 출장한 정우람은 900경기 출장에 2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또한 류택현(전 LG)이 보유하고 있는 투수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인 901경기까지 23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2021 시즌에도 50경기 이상 출전할 시 정우람은 통산 2번째로 12시즌 연속 50경기 출장을 기록하게 된다. KBO 리그 최장 연속 시즌 50경기 출장 기록은 조웅천(전 SK)의 13시즌 연속이다. 세이브 기록에서도 정우람은 순위권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이번시즌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다면 역대 3번째 8년 연속 10세이브 기록이다. KBO 리그에서 8년 연속 10세이브 이상 기록은 구대성(전 한화), 손승락(전 롯데)의 9년 연속 10세이브 기록이다. 정우람은 데뷔 후 중간계투로 활약하다 마무리투수로 전환한 2012년 이후 매 시즌 두 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유지했고, 어느덧 KBO 리그 통산 세이브 7위에 올라있다. 통산 홀드 부문에서도 4위에 올라있는 정우람은 KBO 리그에서 180세이브-120홀드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선수다. ▲ 좌완 투수 최초 타이틀에 도전한다, 9년 연속 10승을 노리는 두산 유희관 이번 시즌 FA 계약을 체결한 유희관은 통산 2번째이자 좌완 투수최초로 9년 연속 10승에 도전한다. 40번째 시즌을 맞는 KBO 리그에서 9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이강철 現 KT 감독뿐이다(10시즌 연속, 1989~1998). 유희관이 이번 시즌도 10승 이상을 수확한다면 KBO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좌완 투수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 LG 진해수- KT 주권, KBO 리그 최고의 중간계투 대결 최근 KBO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중간 계투 투수로는 진해수와주권을 꼽을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최근 2년 연속 20홀드 이상을 기록했고 이번 시즌 3년 연속으로 이 기록에 도전한다. 역대 KBO 리그에서 3년 이상 연속 20홀드를 기록한 투수는 안지만(전 삼성, 2012~2015) 밖에 없다. 진해수는 3년 연속 20홀드 기록과 더불어 6년 연속 10홀드기록에도 도전한다. 이 기록 역시 KBO 리그에서 권혁(전 두산)만이 삼성에서 뛰던 2007~2012시즌 동안 달성한 희귀한 기록이다. 통산 홀드 3위(133홀드)에 올라있는 진해수는 이번 시즌 27개의 홀드 기록 시 권혁의 159홀드를 제치고 통산 2위로 올라서게 되고 45개의 홀드를 기록한다면 안지만의 177홀드를 넘어서 KBO 리그 통산 홀드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 이제는 SSG맨 최정, 400홈런에 도전 SSG의최정은 홈런 32개를 추가하면 KBO 리그 2번째로 400홈런 고지에 도달한다. 지금까지 400홈런을 달성한 선수는 ‘라이온 킹’ 이승엽(전 삼성, 통산 467개)이 유일하다. KBO 리그의 대표적인 홈런 타자인 최정은 데뷔 2년차였던 2006시즌부터 15년 연속으로 두 자리 수 홈런을 꾸준하게 기록하면서 대기록에 한 걸음 다가섰다. 만약 최정이 이번 시즌에도 1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다면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16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이라는신기록도 세우게 된다. ▲ 역대 타점 2위를 노리는 KIA 최형우, 키움 박병호 8년 연속 20홈런 도전 KIA 최형우는 65타점 기록 시 KBO 리그 통산 1,400타점을 달성하게 되며 순위에서도 단독 2위로 올라서게 된다.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최형우는 타점 누적 페이스도 상당히 빠르다. 올해 16번째 시즌을 맞는 최형우가 1,400타점을 달성할 시 현재 통산타점 2위인 양준혁(전 삼성, 1,389타점), 타점 3위 김태균(전 한화, 1,358타점)이 18시즌 간에 걸쳐 달성한 기록보다 빠른 페이스다. 키움의 박병호는 역대 2번째로 8년 연속 20홈런에 도전한다. 역대 KBO 리그에서 8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선수는 이승엽이 유일하다. 박병호는 2012년 31개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 부문 1위에 오른 이후 꾸준히 20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 롯데 이대호 12년 연속 200루타 도전 한 시즌에 200루타를 기록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출장과 타격 능력이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역 KBO 리그 선수 중 이대호를 제외하고 10년 연속 200루타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없다. 이대호는 지난해 11년 연속 200루타라는 대기록 달성을 성공했고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그 기록을 12시즌으로 연장할 준비 중이다. ▲ SSG, KBO 리그 입성 첫 해 팀 최다 홈런 신기록? 이번 시즌 새롭게 KBO 리그에 합류한 SSG는 최주환, 추신수를영입하며 단숨에 중장거리 타자를 두 명이나 보완했다. KBO 리그 단일 시즌 팀 최고 홈런 기록은 공교롭게도 SK가 가지고 있다. SSG가 SK의 기록인 234홈런(2017년)을 입성 첫 해부터 경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로하스의 자리는 누가? 2020 KBO 리그 정규시즌 MVP이자 장타율, 홈런, 타점, 득점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로하스(전 KT)는 리그를 떠났다. 어떤 선수가 새로운 타이틀 홀더가 될지 주목된다. 지난해 타점과 장타율 부문에서 아쉽게 2위를 차지한 양의지(N)가 올해도 활약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새롭게 KBO 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타자들도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해진다. 알몬테(KT), 프레이타스(키), 피렐라(삼), 힐리(한)와 지난해 활약을 보이며 재계약에 성공한 외인 타자들 간의 성적 대결도 관전 할 만한 요소다. ▲ 김태형 감독 통산 600승 & 1,000경기 출장 동시 달성 노린다 김태형 감독은 이번 시즌 펼쳐지는 144경기 중 86승을 거두면감독 통산 600승을 달성하게 된다. 현재 KBO 리그 감독 중 가장 오랜 기간 재임 중인 김태형 감독은 이번 시즌 139경기 출장 시 1,000경기 출장도 달성하게 된다. 김태형 감독에 앞서 1,000경기 출장을 달성한 감독은 역대 11명밖에 없었으며 가장 최근에는 류중일 전 LG 감독이 2019년에 달성한 바 있다. 안희수 기자 2021.03.3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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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특집] 박용택·김태균 '레전드 끝장토크' "우리는 거짓말쟁이들입니다"

한화에서 은퇴한 레전드 김태균(38)이 "지금도 팬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전지훈련 출발 전에 '각오를 밝혀달라'고 하면 '올 시즌 마지막에는 팬들과 함께 웃겠다'고 말했다. 십 년 넘게 같은 말만 반복하다 끝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은퇴식에서 눈물을 펑펑 흘린 이유를 설명하면서였다. 김태균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옆에 있었던 박용택(41)이 치고 들어왔다. LG에서만 뛰다 은퇴한 그는 김태균의 말에 자기 생각을 더해 한 문장으로 깔끔하게 정리했다. "우리는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공식적으로 가장 많이 거짓말을 한 사람들입니다." 박용택과 김태균은 2020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닮은 점이 많다.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자랑한 둘은 수많은 기록을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LG와 한화를 각각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별명도 참 많다. 일간스포츠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 마지막 인터뷰이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이제 막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한 박용택과 김태균을 만났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김태균이 "고민 상담을 하려고 박용택 선배에게 문자를 남겼지만, 답신을 받지 못했다"며 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이에 놀란 박용택은 황급히 자신의 휴대폰을 뒤졌다. 그는 이내 "문자가 아니라 통화를 했잖아?"라며 "(요즘) 방송인이 다 됐네"라고 응수했다. 둘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이어갔다. 야구 인생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베테랑으로서의 어려움, 우승을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까지, 둘은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박용택(이하 박)="11월 30일로 선수 계약이 종료됐다. 앞으로의 밥벌이,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안고 있다. 가끔 구직활동에 나서고(웃음). 집에서 무의식적으로 야구 배트를 들었다가 '내가 왜 이러고 있지' 하며 깜짝 놀라서 던진 적도 있다. (김)태균이는 7월부터 배트를 안 잡았다고 하던데." 김태균(이하 김)="은퇴 후 배트를 잡아본 적 없다. 꼴도 보기 싫어. 너무 지쳤던 것 같다. 물론 앞으로 '뭘 해야 하나'라는 고민 속에 방송과 인터뷰를 하며 새로운 재미를 얻고 있다." 박="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팬들에게 좋은 안 좋든, 마지막 모습으로 많은 팬의 기억 속에 남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그래도 KBO리그가 팀당 144경기를 다 소화해 다행이다." 김="경기장에서 팬들의 환호가 들리지 않아 어색했다. 또 나만의 루틴이 있어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은퇴 예고'와 '은퇴 투어'로 흘러갔다. 박용택은 2018년 말 LG와 세 번째 FA(자유계약선수) 계약 때 2020년 은퇴를 예고했다. 그리고 올해 '미니 은퇴 투어'를 했다. 반면 김태균은 구단의 2년 FA 제안을 정중히 거절하고, 1년 계약을 통해 명예회복을 노렸다. 그는 8월 15일 삼성전을 끝으로 조용히 은퇴를 결심했다. 김="용택이 형의 마지막 시즌은 정말 멋있었다. 나 역시 멋있는 마무리를 상상하면서 땀을 쏟았다. 그런데 쉽지 않더라. (은퇴 시기를) 미리 결정해야 했는데, 팀 상황과 개인 사정도 있으니…." 박="그런 면에서 태균이를 보면 너무 아쉽다. 같이 은퇴한 정근우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물러났다. 근우에게 '시즌 종료 후 은퇴하겠다고 발표하는 것보다 더 일찍 팬들에게 이를 알리는 게 좋지 않겠느냐, (선수로 좀 더 뛰며 은퇴를 미루면 어떨지) 한 번 더 생각해봐'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겨울 태균이가 1년 계약을 결정하면서 '보여주겠다'라고 했을 때, 정말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최고참이 되면 나 혼자만 야구를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팀 성적, 분위기를 신경 써야 한다. 한화가 우승권에 있는 팀이었다면 베테랑이 조금 못해도 괜찮다. 그러나 반대 상황이면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 모든 걸 어깨에 짊어져야 한다." 김="정말 공감한다. '괜히 선배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1년 전에는 명예 회복만 생각했는데, 막상 시즌에 돌입하니 고참으로서 신경 쓸 부분이 정말 많더라. 내 야구뿐만 아니라 후배와 팀, 구단과의 관계 등등. 20년 프로 생활 중 마지막 1년,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 즐기면서 야구를 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은퇴 후 후련한 느낌이다. 나보다 오래 야구를 한 용택이 형이 대단해 보인다." 박="100% 공감한다. 마지막 FA 계약 때 1년만 더 뛰면 아쉬울 것 같아 '2년 후 은퇴할게요'라고 했다. 그 이상은 내가 너무너무 힘들어 더는 못 버티겠더라. 몸은 50세까지 할 수 있는데, 마음과 정신은 하루하루 스트레스가 컸다. 아쉬움 없이 이 힘든 걸(야구) 끝내려고 잡은 시간이 2년이었다." 포스트시즌 무대까지 밟은 박용택과 달리 '끝(정규시즌 종료)'이 보였던 김태균은 10월 22일 은퇴 기자회견을 했다. 이때 김태균은 큰 체격에 어울리지 않게 서러운 눈물을 하염없이 쏟았다. 박="나 역시 은퇴 기자회견을 하면 눈물이 흘러내릴 것이다. (팬들은) '박용택 또 운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 태균이의 눈물을 보며 '같은 감정을 느끼고, 같은 생각을 하는구나' 싶었다. 오히려 눈물이 안 보이면 의아할 것 같다." 김="나도 울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눈물이 그냥 나오더라. (무슨 감정인지) 나도 모르겠더라. 내 플레이를 보면서도 '이제 저렇게 다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눈물이 나더라. 참 이상했다." 박="그만큼 야구가 쉽지 않다. 요즘 '다시 태어나면 어떤 포지션을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는다. '나는 야구를 보지도 않을 거다'라고 말한다. 나 역시 공식적인 자리에서 팬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들어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김="용택이 형은 모든 후배가 꿈꾸는 은퇴, 훌륭한 마무리를 했다. 팀(LG)도 오랜 암흑기를 겪다가 마지막에 좋은 성적을 냈다. 그래서 나는 팬들에게 더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컸다. 지금도 약속을 지키지 못해 마음이 무겁다. 전지훈련 출발 전에 '올해는 어떻게 하겠다' '팬들과 웃겠다'라는 각오와 목표를 10년 넘게 반복했지만, 말만 하다 끝난 느낌이다. 나중에는 같은 말만 되풀이하니 민망하더라. 형이 팬들의 사랑에 대한 최고의 보답은 팀 성적이라 했는데, 나는 그걸 보여드리지 못하고 끝내 아쉬움이 짙다. 그래서 은퇴 기자회견 때도 '죄송하다'는 말 외엔 드릴 얘기가 없었다. 뭔가를 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 그래서 용택이 형이 정말 부럽다. 선수 생활도 잘 마무리하고 팬들에게 보답하고." 박용택은 LG 트윈스가 창단한 1990년 야구를 시작했다.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그는 LG 트윈스 입단을 꿈꾸며 성장했다. 천안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김태균 역시 한화 입단이 목표였다. 박="LG는 내 야구 인생의 시작과 끝이다.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우리 팬들은 내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LG의 긴 암흑기 동안 같이 슬퍼하고 화도 내며, 눈물을 흘렸다. (2013년 이후) 가을 야구를 하면서 같이 즐거워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래서 나를 형, 동생, 오빠를 대하는 감정으로 좋아해 주신다."김="나 역시 한화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유니폼을 벗었다. 한화 이글스가 우리 집, 가족 같다. 한화에 몸담아 국가대표에 다녀오고 해외 진출(일본 지바 롯데)도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한화 덕분에 많은 걸 얻었다." 둘은 '별명 부자'이자 '기록 부자'다. 박용택은 역대 최초 10년 연속 3할, 7년 연속 150안타를 때려낸 '기록의 사나이'다. 은퇴 시즌인 올해 두 가지 기록을 추가했다. KBO리그 역대 최초로 개인 통산 2500안타를 달성했고, 개인 최다 출장 신기록도 작성했다. 김태균은 KBO리그에서 18시즌을 뛰는 동안 타율 0.320(2209안타), 311홈런, 1358타점을 올렸다. 개인 통산 출루율은 0.421다. 리그 역사상 2000안타와 300홈런을 함께 기록한 오른손 타자는 김태균이 유일하다. 2017년에는 86경기 최다 연속 출루 기록도 달성했다. 박="류중일 감독(전 LG)님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최다 출장 기록 달성은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2500안타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이병규 타격 코치가 내 기록에 관해 굉장히 신경 쓰더라. 그래서 타격 코치가 '왜 일개 선수의 기록 달성을 염려하느냐. 후배들 타격 지도에 더 신경 써라'고 핀잔을 줬다. (박용택은 이병규 코치에게 '코치'라고 부르지 않는다고 했다. 쑥스럽다고 한다. 그만큼 친분이 두텁다.) 또 최다 출장 기록 달성 전 정성훈(기존 기록 보유자)에게 전화했더니 '형, 내가 가진 통산 기록이 겨우 그거 하나다. 그걸 뺏어가냐. 욕심쟁이'라면서 '형, 고생했어'라고 하더라. 내 LG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3년을 제외하면 야구를 즐긴 적이 없다. 그땐 이병규, 정성훈, 이진영 등 고참급 선수 모두 야구가 잘 됐고, 팀 성적도 좋아 서로 장난도 많이 쳤다. 이 기간을 제외하면 야구를 즐겁고, 신나게 해본 적이 없다. 늘 버티려고 노력했다. 오래 버티고 버티다 보니 여기까지 왔고, 기록도 쌓였다." 김="나는 86경기 연속 출루 기록과 관련해 처음엔 의식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매일 출루하나?' 싶었다." 박="생각만 해도 스트레스 받을 만한 기록인데." 김="맞다. 문득 연속 출루 기록이 50경기에 다가섰을 때 '김태균 등번호가 52번이니까 '52경기 연속 출루'는 달성했으면 좋겠다'라는 댓글을 봤다. 그제야 기록에 대해 알게 됐다. 신경이 쓰였다. 처음 한두 타석에 출루하지 못하면 주변에서 '기록이 깨지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들려왔다. 그럼 난 기록에 의식하지 않는 척 연기해야 했다. 그게 스트레스였다. KBO 신기록을 작성한 뒤엔 어떻게든 볼넷을 얻어 출루해야겠다는 생각에 타격 스타일이 바뀔 정도였다. '이러다가 안 되겠다' 싶어 초구부터 과감하게 휘두르고 했다. 그게 오히려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록이 86경기까지 연장됐다. 기록 달성이 중단된 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성 타구를 쳐 '이제 됐다' 싶었다. 그런데 하필 김동엽(당시 SK, 현 삼성)이 쫓아가 기가 막히게 잡더라. 전날 배트도 선물했는데…. (김)동엽이가 숙소로 돌아가 '미안하다'고 전화를 걸어왔다. 그래서 '아니다. 잘했다. 천안북일고 후배가 잡아줘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박="특별하게 잘하진 않았지만, 그냥 꽤 괜찮은 기록을 남겼다. 나이와 타협하지 않았다. 하물며 아버지께서 '나이 먹어서 배트 스피드 느려졌다'고 하신 말씀에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또 타격 폼도 매일 조금씩 바뀌었다. 계속 연구하고 시도했다. 난 20대에 2할 타자, 30대에는 3할 타자였다. 40대에는 4할 타자를 하고 싶었다. 나이를 먹으면서 신체 능력이 떨어졌지만, 간절함은 더 컸기에 나름대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김="용택이 형도 그런 것 같은데 나도 예민한 편이었다. 부진에 빠지면 배트를 끌어안고 잠을 잤다." 기록 얘기 도중 박용택의 '발'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왔다. 박용택은 "잘 모르시는 분이 많은데 이대형(은퇴) 이전에 내가 LG 최초의 도루왕(2005년 43개)"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했다. 그는 "20대에는 1군에서 버티려면 도루를 해야 했다. 그게 내 경쟁력이었다"라고 했다. 김태균도 "나도 과거에는 날렵했다"라고 했다. 그러자 박용택이 "그런데 왜 안 뛰었어?"라고 놀렸다. 김태균은 "입단 초기 때 코치님들이 '너는 다치지 말고 시즌 끝까지 소화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그래서 주루를 조절했더니, 나중에는 정말 못 뛰더라"며 자폭했다. 긴 프로 생활을 뒤로하고 이제 막 '제2의 야구 인생'을 내디딘 둘은 서로를 응원했다. 또 한국 야구의 발전을 고민하며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기고, LG와 한화의 건승을 기원했다. 박="원래 야구 공부를 위해 미국 혹은 일본으로 유학을 가려 했다. 코로나19로 계획을 미뤘다. 다만 한 가지 원칙은 세워뒀다. 은퇴 직후 현장(그라운드)에 있고 싶지는 않았다. 물론 구단에서 러브콜도 없었다(웃음). 특정 팀에 소속되지 않은 채 제3자의 눈으로 한국 프로야구를 보고 싶었다. 내년에는 해설위원으로 팬들께 인사드릴 것이다." 김="용택이 형과 비슷한 생각인데, 다만 외국에서 야구 공부를 할 생각은 안 했다. 한화에서만 뛰었기에 시야가 좁다고 느낀다. 다른 팀의 장·단점을 보고 싶었다. '공부하려면 국내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부족한 것을 많이 알고 있어 (은퇴 뒤) 바로 지도자가 될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도 해설위원을 고려하고 있다. 용택이 형은 말씀도 잘하시지 않나. 그래서 난 걱정이 된다. 요즘에는 야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정말 전문가처럼 다양한 지식을 갖고 계신다. 이 부분을 충족시켜드리려면 준비를 정말 많이, 또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도전하는 마음으로 해보려고 한다." 내년 시즌 LG와 한화의 전망을 부탁하자, 박용택은 "친정팀이라는 걸 떠나서 LG가 우승 후보 1순위는 아니다. 그래도 가을 야구에 진출할 확률은 90% 정도다. 그건 확실하다"라고 점찍었다. 김태균은 "한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카를로스 수베로)이 부임했다. 고참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분위기에 민감한 젊은 선수 위주로 꾸려졌다. 수베로 감독이 젊은 선수들이 기죽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당장 욕심부리기보다 가을 야구를 통해 경험을 쌓고, 자신감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흥도 많고, 화도 많은 우리 LG 트윈스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사회인이 된 박용택입니다. 그동안 넘치고, 또 넘치는 사랑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생 갚지 못할 것입니다. 정말 잘 간직하겠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아마 제3자의 눈으로 객관적이고 냉정한 눈으로 야구를 바라봐야 합니다. 어쩌면 LG 팬들이 왜 그렇게 화를 내셨는지, 왜 LG를 사랑하셨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응원 부탁드립니다. 항상 야구장 근처에서 여러분들 만나볼 수 있길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김="'보살 팬'인 우리 한화 이글스팬 여러분.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갖고 시즌을 치렀습니다. 좋지 않은 성적에도 한결같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죄송하다는 말은 그만하기를 바랍니다. 우리 후배들이 저의 죄송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도 뒤에서 잘 지원하겠습니다. 제2의 인생도 한화 이글스와 함께 잘 그려보겠습니다. 선수 시절 죄송했던 마음을 갚을 기회가 있도록 잘 준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30년 야구인생 담은 별명부자들 박용택 "머리에 얼음주머니 올리는 건 내가 시초"김태균 "넘어진 후 관중석 '괜찮아' 응원 창피했다" KBO리그에서 별명으로 박용택과 김태균을 뛰어넘을 선수는 없다. 둘의 별명에는 30년 야구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박용택은 "별명이 많다는 건 팬들의 관심 덕분"이라며 "다만 좋은 의미의 별명 못지않게 부정적인 의미, 또 화풀이나 놀림용 별명이 많다. 아무래도 팀(LG)이 오랫동안 암흑기를 보냈고, 이 기간 팀에 몸담아서 '쓴소리 화살'을 받을 대표적인 선수여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처음에 별명이 하나둘씩 생길 땐 너무 웃겼다. '어떻게 이런 기발한 별명을 만들지?'라고 생각하며 스트레스도 풀곤 했다"라며 "나중에 안 좋은 별명이 생기면서 멀리하게 됐다"라며 웃었다. [박용택]마호메트로-"머리에 얼음 주머니를 올리는 건 내가 시초. 왜 웃기냐면 내 얼굴에 아랍 느낌이 있으니까"커피택-"오해다. 나는 커피를 전혀 안 마신다. 캐모마일에 시럽을 넣어 마신다.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받아 마셨는데 오해를 낳았다"용암택-"먼저 '찬물택'이라는 별명이 있었다. 그래서 '오늘은 왜 잘해?'라며 좋은 별명 지어주신 듯"꾸준택-"특별하게 잘하진 않았지만, 꽤 괜찮은 기량? 나이랑 타협하지 않았다. 신체 나이는 떨어져도 간절함은 더 컸기 때문"팬덕택-"내가 가장 좋아하는 별명. 발음도 좋다. 내 야구 인생은 정말 '팬덕택'이었다" [김태균]김꽈당-"수많은 별명의 시발점. 내 타격이 허무해서 하늘을 바라보다 잔디에 걸려 넘어져. 관중석에서 '괜찮아'라는 응원이 나와서 창피했다" 김스승-"KT 문상철이 조언을 구했는데 열정과 진정성이 느껴져 워밍업도 못 하고 설명했다. 오히려 내가 고마웠다"김소통-"어렸을 적 사진 찍는 걸 안 좋아했지만, SNS 활발해지면서 시작. 해시태그 없이 사진 올리니 주변에서 '아저씨 같다'라고"김기부-"쑥스럽다. 어릴 적 환경이 어려워 야구 그만둔 주변 선수들에 안타까움 느껴 조금씩 기부. 앞으로 더 많이 하겠다"김울보-"은퇴 기자 회견 그저 눈물이 나오더라. 뭔가 선물을 하지 못하고 떠나 죄인이 된 느낌. 팬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박용택과 김태균의 '송년 특집 인터뷰'는 일간스포츠 유튜브와 네이버TV 채널에서 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형석·안희수 기자 2020.12.31 06:01
야구

'연패 탈출' 한용덕 감독, "김태균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

한화가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한화는 11일 대전 두산전을 4-1로 승리하면서 2연패에서 벗어났다.선발 김범수가 4⅔이닝 6피안타 5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5회부터 가동된 불펜은 안영명(승리투수·1이닝 무실점)-박주홍(0이닝 1피안타 무실점)-송은범(홀드·1⅓이닝 무실점)-이태양(홀드·1이닝 1피안타 무실점)-정우람(세이브·1이닝 무실점)이 효과적으로 이닝을 책임졌다.타선에선 4번 김태균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5번 이성열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힘을 보탰다.한용덕 감독은 경기 후 "김태균이 장타(8회 2점 홈런)로 추가점을 뽑아주면서 경기가 수월하게 풀릴 수 있었다. 김태균이 최근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고 경기 외적으로도 팀의 중심을 잡고 후배들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며 "정우람도 팀 승리를 지켜내며 뜻깊은 기록(800경기 출장·150세이브)을 세웠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최근 타이트한 경기가 이어지며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이 들텐데 집중력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대전=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9.06.11 22:26
야구

[웰뱅 톱랭킹] 3위 한화 이글스 11년 만에 가을야구 가능할까

한화가 염원을 이룰 수 있을까. 베테랑 타자들의 반등이 절실하다.한화는 2007시즌 이후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김응용, 김성근 등 이름값 높은 지도자들을 영입하고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력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매년 외인 선수 덕을 보지 못했고, 마운드가 흔들렸다. 그 사이 대표 응원가 속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가사는 팬들의 애환을 상징하고 있었다.올 시즌은 KBO리그에 활력소다. 한용덕 신임 감독과 장종훈, 송진우 코치 등 구단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돌아왔고 팀을 바꿨다.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했고, 분위기도 달라졌다. 외인 타자 제러드 호잉과 투수 키버스 샘슨, 제이슨 휠러는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정은원, 지성준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송광민은 기대만큼 좋은 타격, 이성열은 기대보다 좋은 타격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호신 정우람이 50세이브를 노리는 페이스로 뒷문을 지키고 있다.꾸준히 5할 승률을 지켰고, 지난 19일에는 잠실 LG전을 승리하며 리그 2위까지 올라섰다. 29일까지 성적은 30승22패. 2위 SK에 한 게임 뒤진 0.5위에 올라 있다.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향한 기대가 그 어느 해보다 높다.낙관론만 있는 건 아니다. 올 시즌은 전력 평준화가 심화됐다. 스윕이 유독 많다. 분위기를 넘겨주면 강팀도 연패에 빠진다. 성적과 분위기 모두 좋은 한화이지만 긴장감을 놓을 수 없다.특히 타선이 마운드에 보조를 맞춰야한다. 팀 평균자책점은 29일까지 2위(4.44점)이다. 팀 타율(0.274)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중 9위를 기록하고 있다. 5월엔 경기당 득점도 4.27점에 불과하다. 최하위 NC보다 0.46점 높은 9위다. 5월24일 대전 두산전부터 이어진 SK와의 주말 3연전 1·2차전은 세 경기에서 4득점에 그쳤다. 타율은 0.202, 안타는 19개에 불과했다. 병살타(6개)는 같은 기간 10구단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3연패가 따라왔다.SK전은 김광현과 메릴 켈리, 상대 선발진 상위 순번 투수가 나섰다. 항상 좋을 수 없는 타선을 감안하면 일시적인 침체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몇몇 베테랑 타자들의 타격감은 우려가 된다. 현재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3할 타율을 넘긴 건 이용규와 송광민뿐이다. 3할 타자의 숫자가 반드시 화력의 세기를 의미하진 않는다. 문제는 안 좋은 타자는 너무 침체돼 있다는 것.FA(프리에이전트) 재계약을 한 내야수 정근우는 42경기에서 타율 0.252를 기록했다. 출루율은 0.318. 몇 차례 수비 실책을 범하며 2군행 지시를 받기도 했다. 주장 최진행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개막 열 경기에서 타율 0.138에 그쳤고,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17일 복귀했지만 아홉 경기에서 0.233에 그쳤다. 25일 SK전에서 김광현에게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컨디션은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우측 내복사근 손상으로 이탈한 양성우의 공백이 커지고 있다.타격감이 좋던 송광민도 5월에 출전한 23경기에선 부진했다. 타율 0.271·출루율 0.299에 불과하다. 27일 SK전에서 통산 300홈런을 기록하며 기세를 높인 간판 타자 김태균은 2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경기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통이 생겼고, 검진 결과 파열 진단을 받았다.한화는 27일 SK와의 주말 3연전 3차전에서 젊은 선수 위주로 선발라인업을 구성한 뒤 연장 승부 끝에 7-5로 승리했다. 새 얼굴들이 활력을 더했다. 그러나 장기 레이스에선 경험과 관록이 필요하다. 대들보 역할을 해줄 선수가 많을수록 좋다.외인 타자 호잉은 KBS N SPORTS, 스포츠투아이㈜, 웰컴저축은행이 공동 개발한 신개념 야구 평가시스템인 '웰뱅 톱랭킹'에서 기본점수 565.5점, 승리기여도 245.6점을 기록하며 리그 타자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팀 내 2위 이성열(최종점수 462.9점)은 15위권 밖이다. 웰뱅 톱랭킹은 안타나 같은 삼진이라도 상황 중요도가 높은 플레이를 더 가치 있게 평가하는 점수 체계다. 또한 승리 기여도로 점수가 배가 돼 팀 승리에 얼마나 보탬이 됐는지 알 수 있다.한화의 웰뱅 톱랭킹 점수를 자세히 살펴보면, 타자 부문 1위를 배출했지만, 호잉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정근우는 승리 기여도 –26.7점, 기본점수 108.5점, 최종점수 81.8점으로 타자 부문 92위에 랭크되어 있고, 최진행은 승리 기여도 –66.4점, 기본점수 27.0점, 최종점수가 –39.4점으로 222위를 기록하고 있다.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태균도 274.9점으로 44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 외에 송광민 346.3점(32위), 이용규 178.2점(70위), 지성준 175.2점(71위)로 중심 타선들이 부진한 상황이다.한화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위해선 전반기 내 베테랑 타자들이 제 컨디션을 찾아야 한다. 팀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이들이 제 몫을 하고 투수진의 선전까지 이어진다면 여전히 혼전 속인 순위 경쟁에서 순풍을 탈 수 있다.한편, 웰뱅 톱랭킹의 타자별, 투수별 랭킹 차트 및 선수별 점수 현황은 홈페이지는 물론 KBS N SPORTS 2018 KBO 리그 중계와 아이 러브 베이스볼을 통해서도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웰뱅 톱랭킹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정리=안희수 기자 2018.05.30 16:29
야구

'이승엽·김태균·KIA', 기록 쏟아진 전반기 KBO리그

2017 KBO 리그가 지난 13일 전반기를 마감했다. KIA 나지완의 개막전 만루홈런, LG의 개막 이후 첫 4연승, 삼성 우규민의 한 경기 최초 4타자 연속 3구 삼진 등 초반부터 연이어 터진 기록들은 화려한 2017 시즌의 예고편에 불과했다.‘전설’ 이승엽의 마지막 시즌, 기록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다올 시즌에도 어김없이 쏟아지는 이승엽의 대기록들을 보면, 그의 은퇴선언이 더욱 아쉽기만 하다. 이승엽은 5월 2일 대구 두산전에서 1,300득점, 5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3,800루타 고지를 밟으며 종전 양준혁의 1,299득점, 3,879루타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연이어 5월 2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450홈런을 달성했으며, 6월 11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투런홈런을 쏘아 올려 1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까지 달성했다. 팬들과 선수들로부터 여전히 최고의 선수로 사랑 받고 있는 이승엽은 어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개최된 2017 KBO 올스타전에 개인 통산 11번째 올스타 베스트로 선정돼 본인의 첫 올스타전(1997년)과 마지막 올스타전을 모두 홈구장에서 치렀다.‘출루의 神’ 김태균, 한 걸음씩 ‘한‧미‧일 최다 출루 신기록’으로2016 KBO 출루율 1위였던 한화 김태균이 최다 연속 경기 출루 신기록을 세우며 전반기 야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8월 7일 마산 NC전에서 안타로 출루하며 대장정을 시작한 김태균은 4월 22일 수원 kt전에서 64경기 연속 출루로 종전 펠릭스 호세(롯데)가 보유하고 있던 63경기 출루 기록을 경신했다. 이후에도 멈출 줄 몰랐던 김태균의 출루 행진은 마침내 6월 3일 대전 SK전까지 이어졌고, 최종기록을 86경기로 마감했다. 두 시즌에 걸쳐 완성된 이 대기록은 KBO리그는 물론이고 NPB(69경기, 스즈키 이치로), MLB(84경기, 테드 윌리엄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야구팬들을 놀라게 했다.KIA, 그들로 인해 광주가 열광하다올 시즌 독보적인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KIA의 방망이는 전반기 내내 매서웠다. KIA는 역대 팀 최다 안타 타이기록인 29안타를 몰아친 6월 27일 광주 삼성전부터 7월 1일 잠실 LG전까지 5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최다 연속 경기 두 자릿수 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로 두 자릿수 득점은 7월 5일 문학 SK전까지 8경기 연속으로 이어졌고, KIA는 이날 경기 5회초에 11타자 연속 안타, 12타자 연속 득점이라는 신기록을 잇달아 세웠고, 연속 타자 출루는 12타자, 한 이닝 최다 안타는 11안타로 이 부문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전반기 동안 KIA의 매서운 기세에 홈구장인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의 열기는 식을 줄 몰랐고 KIA는 사상 첫 시즌 1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진귀한 홈런기록, 스스로 존재감을 증명하다5월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는 KBO 리그 최초로 역전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이 터졌다. 넥센 이택근은 이날 한화와의 경기에서 팀이 6-4로 뒤지고 있는 9회초 무사 만루 상황에 대타로 등장해 한화 정우람을 상대로 역전 대타 끝내기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고 순식간에 고척돔은 후끈 달아올랐다.6월 21일 대전 한화와 넥센의 경기 2회말 2사 1루. 한화의 8번타자 타석에는 전날까지 육성선수로 KBO 리그 등록 경험이 전무했던 김태연이 들어섰다. 김태연은 데뷔 첫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넥센 선발 신재영이 던진 초구 슬라이더에 곧바로 방망이를 휘둘렀고 이 공은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김태연은 역대 세 번째 ‘데뷔 첫 타석 초구 홈런’이라는 기록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톡톡히 드러냈다. 두산의 정진호는 6월 7일 잠실 삼정전에서 1회 2루타, 2회 3루타, 4회 안타에 이어 5회 홈런까지 5이닝 만에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해 최소 이닝 사이클링 히트 신기록과 함께 최소 타석(4타석)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LG 손주인은 6월 18일 광주 KIA전에서 유강남의 투런홈런에 이어 곧바로 6회 중견수를 넘기는 그라운드 홈런을 터뜨리며 역대 세 번째로 연속타자 홈런과 그라운드 홈런을 동시에 달성했다. 또한 한화 로사리오는 6월 16일 수원 kt전에서 역대 세 번째로 4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는데, 단일 경기로는 2000년 박경완(SK)에 이어 두 번째였다.KBO 리그 역사를 바꾼 투수들올해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우규민의 첫 등판은 강렬했다. 4월 1일 대구 KIA전에 선발 등판한 우규민은 5회초 이홍구-김선빈-버나디나를 3구 삼진으로 연속해 돌려세우며 역대 다섯 번째로 한 이닝 3타자 연속 3구 삼진 기록을 세웠다. 이어 6회초 첫 타자인 노수광까지 3구 삼진으로 처리해 한 경기 최초 네 타자 연속 3구 삼진 기록까지 달성했다. NC의 새 외국인투수 맨쉽은 데뷔 후 4월 30일 광주 KIA전까지 6연승을 내달리며 데뷔 후 선발 최다 연승 신기록을 세웠고, 넥센 밴헤켄은 6월 23일 고척 LG전에서 경기 개시 후 7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 부문 신기록을 달성했다. 현재 KBO 리그 승리 1위에 올라있는 헥터는 지난 11일(화) 광주 NC전에서 승리하면서 외국인선수 최초 15연승, 개막 이후 선발 최다 연승은 2003년 정민태의 기록과 타이인 14연승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같은 팀 소속 임창용은 5월 6일 사직 롯데전에서 무실점으로 1이닝을 마무리하며 역대 두 번째 250세이브를 달성했다.이틀 밤 내내 사직구장의 조명은 꺼지지 않았다LG와 롯데는 동일 대진 이틀 연속 연장 12회 승부를 펼치며 야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 했다. 첫 경기는 6월 27일 오후 6시 31분에 시작해 무려 5시간 38분 동안 진행됐고 결국 자정을 넘긴 다음날 0시 9분에 경기가 끝났다. 9회까지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두 팀은 연장에 돌입했고, LG가 10회초에 5점을 내면서 10-5로 경기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는 10회말에 대거 5점을 뽑아 10-10 동점을 만든 뒤 12회말 LG 중견수 안익훈의 실책으로 질긴 승부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 경기에서 롯데는 연장전 최다 점수차 역전승(5점) 기록을 세웠고 팀 최다 타이기록인 투수 10명이 등판했다. 같은 날 저녁에 다시 만나게 된 두 팀은 지칠 줄 모르고 또다시 연장 12회까지 거듭한 끝에 9-9 무승부를 기록했다.전반기를 마감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의 본격적인 경쟁은 올스타전 이후 7월 18일(화)부터 다시 시작된다.안희수 기자 An.heesoo@joins.com 2017.07.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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