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김상준 삼성 감독 “김동욱이 오늘 잘하면 속상해서…”
"김동욱이 오늘 잘하면 속상해서 미칠 것 같다."김상준 서울 삼성 감독이 4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경기를 앞두고 기자에게 한 말이다. 두 팀의 경기는 특별했다. 2일 두 팀이 가드 김승현(33)과 포워드 김동욱(30)을 맞트레이드하고 첫 맞대결이었다.김동욱은 오리온스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출전했고, 김승현은 몸상태가 완전치 않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삼성 벤치를 지켰다. "김승현을 영입해서 다행이지만, 김동욱을 내주는 게 아까웠다"는 김 감독의 불안한 예감은 적중했다. 김동욱은 15점·5가로채기를 기록하며 오리온스의 85-83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4쿼터까지 오리온스는 54-57로 삼성에 끌려다녔다. 경기 흐름을 돌린 건 김동욱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이승준의 패스를 두 번이나 가로챘다. 3분10초께 첫 번째 가로채기는 김영수의 골밑슛으로 연결됐다. 이 골로 오리온스는 62-61로 역전했다. 3분 뒤에도 가로채기에 성공해 크리스 윌리엄스(24점·12리바운드)의 골밑슛을 도왔다. 김동욱은 4쿼터 종료 16초 전 73-73 상황에서 자유투까지 얻었다. 하지만 김동욱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치며 쉽게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날렸다. 승부는 연장으로 흘렀다. 연장 초반에도 자유투 2개를 놓친 김동욱은 고개를 숙였다. 결정적인 순간 김동욱의 슛 감각이 살아났다. 연장 종료 43초를 남기고 김동욱은 깨끗한 3점슛을 꽂아 넣었다. 네 번 연속 자유투에 실패 끝에 터진 3점슛이었기에 더 극적이었다. 김동욱이 경기를 들었다 놓았다 한 셈이다. 오리온스는 81-78로 앞섰고, 이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3020명의 고양 팬들이 김동욱을 연호하는 모습을 김상준 수원 감독과 김승현은 말없이 지켜봤다. 김동욱은 "자유투 4개를 연속해서 놓친 것도 처음이다. 마지막에 3점슛이 들어가 너무 짜릿했다"고 떠올렸다. 오리온스는 5연패에서 탈출하며 4승17패를 기록하며 시즌 처음으로 꼴찌를 벗어났다. 10연패에 빠진 삼성은 4승 18패로 10위가 됐다. 한편 안양 KGC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SK를 71-59로 꺾고 2위(15승6패)를 지켰다. 센터 오세근(24·2m)이 22점 14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전주 KCC는 인천에서 전자랜드에 81-74로 이겼다. 고양=김민규 기자gangaeto@joongang.co.kr
2011.12.04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