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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MZ 직딩에 묻다]'낀세대' 1987년생, '소통 딜레마'에 중요해진 리더십

2023년 새해가 붉은 태양과 함께 활짝 열렸다.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올해는 사내에서 실무담당자 혹은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하는 1987년생 토끼띠 직장인에게 더욱 관심이 쏠린다. 일명 ‘낀세대’로 불리며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는 1987년생 토끼띠 직장인들의 간절한 소망과 단단한 다짐들을 들여다봤다. 실패 없었던 재테크, 첫 위기에 소비부터 감소 2일부터 대기업 총수들의 본격적인 경영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혹한기’, ‘영구적인 위기’ 등의 경고들은 매년 초 반복되는 일상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이 되고 있다. 대기업인 SK와 LG, 롯데, HD현대, 신세계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직장인들도 ‘경제 한파’에 따른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부터 ‘3고(고금리·고환율·고물가)’에 부딪힌 직장인들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1%대 전망 등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저성장 위기에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1987년생 직장인들은 대체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재테크 실패’를 겪고 있다. 그동안 낮은 금리를 활용해 증시와 부동산 등에 투자하며 쏠쏠하게 재미를 봤다. 하지만 고금리와 증시 폭락 여파로 소비패턴부터 큰 변화가 일고 있다. 박지웅 롯데지주 홍보팀 책임은 “또래 직장인들은 그동안 경제 호황으로 증시와 부동산 등 재테크 측면에서 성공 확률이 높았다”며 “하지만 증시 하락으로 돈이 물려있는 직장인이 많고, 내 집을 마련한 친구들은 고금리로 지출이 배로 증가하는 등 확실히 예전보다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결혼을 비교적 일찍 한 1987년생들에게는 고금리 여파가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박지웅 책임은 “결혼을 한 직장인들에게는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시기다. 올해 가족 계획을 하고 있는데 이를 대비해 아무래도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1987년생들은 올해 가장 희망하는 뉴스로 단연 ‘주가 상승’을 꼽았다. 금리 인하 등 내 집 마련의 꿈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신세계그룹 홍보파트에서 근무하는 과장 A 씨는 “1987년생의 경우 글로벌 경제에 관심이 많고 대부분 재테크로 투자를 선택하는데 증시 하락으로 낭패를 본 친구들이 대다수다. 고금리로 예측하지 못한 소비 역시 증가했다”며 “나이로 봤을 때 가정과 사회생활 모두 소비를 늘려야 하는 시기인데 오히려 줄어든 게 현실”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직장 이슈는 연봉·복지…해외 투자·경기 개선 희망 대체로 1987년생들은 회사 내에서 실무담당을 하거나 중간 관리자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10년 안팎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전문적인 식견과 업무 능력을 겸비하는 등 베테랑으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시기다. 해당 분야에서 수요가 올라가고 몸값이 높아지는 시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1987년생들에게 몸값을 높일 수 있는 이직이 중요한 이슈다. 실적 악화로 연말 보너스처럼 느껴졌던 인센티브도 기업별로 극과 극이라 ‘당근’을 찾아 쫓는 분위기도 있다. 이들은 “나이가 40대에 근접하다 보니 연봉과 이직이 중대한 관심사다. IT업계에 종사하는 친구 중에 대표가 되는 등 고연봉자들도 있어 서로 비교하게 된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직과 직업 선택의 기로에 선 1987년생들은 IT 붐과 인기 직종 변화 등으로 예전보다 선택지가 다양해진 측면도 있다. 박지웅 책임은 “친구 중에 직장생활을 하다 같은 업종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다른 직종을 선택하는 케이스도 있다”며 “직장을 박차고 나가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유튜버나 인플루언서 등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1년 전 이직을 택한 SK그룹 PR팀의 B 씨(여)는 “커리어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한 해다. 또래 여자 직장인들의 경우 가정과 사회생활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고민을 하는 시기”라며 “요즘 결혼을 하지 않고 커리어 역량을 쌓는데 좀 더 관심을 기울이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생활에서 꼭 필요한 개선사항 항목 중 ‘복지’를 택하는 1987년생들이 다수였다. 다음으로 스마트 오피스, 인센티브와 연봉, 업무강도 등이 꼽혔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내외부적으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경기 회복을 희망 뉴스로 꼽는 이가 많았다. 김상운 롯데지주 재무팀 대리는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등 다소 침체된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뉴스를 기대하고 있다”고 희망했다. 실물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1987년생들은 악화된 경제 산업지표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국 경제는 지난해 2008년 이후 14년 만에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수출 부진 상황에 놓여 있다. 신세계그룹 재무담당 과장 C 씨는 “환율 정상화와 경기회복으로 해외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등 악화된 산업지표가 개선되고 경기 개선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뉴스를 고대하고 있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Z세대와 소통 ‘작은 리더십’ 함양 중요 1987년생은 MZ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로 불리지만 M세대에 속하는 속칭 ‘낀세대’다. M세대는 1960년과 1970년대 출생의 X세대들에게 업무를 배웠지만 1990년대 이후의 Z세대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야말로 X세대와 Z세대 중간에서 조율해야 하는 격동의 포지션이다. 그렇다고 1987년생들이 Z세대와 ‘소통 장벽’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 불리는 Z세대의 특징으로 ‘솔직한 의사 표현’과 ‘공과 사의 철저한 분리’를 꼽았다. 박지웅 책임과 김상운 대리는 “Z세대들이 다른 세대와 비교해 유별나게 튀는 세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거 선배들이 우리 세대를 접했을 때의 느낌과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한다”며 “우리가 먼저 관심사를 공유하는 등 젊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소통 방향을 제시했다. 1987년생은 사내에서 중간 역할을 잘 해내며 ‘작은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 시기의 리더십 함양에 따라 향후 조직을 이끌어가는 팀장 역할 등 새로운 조직문화를 가꿔갈 수 있을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의 A 씨는 “Z세대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나 분위기 때문에 으레 겁을 먹기도 하는데 그럴 이유는 없다고 본다. Z세대는 정확한 업무 지시를 원하는 등 솔직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공과 사를 철저히 분리한다"며 "이런 특징들은 의외로 감정 소모를 줄이는 데 유용해 앞으로의 조직문화를 위해 선배들이 배우는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03 07:00
축구

‘전북맨’ 이승기, “인생역전? 아직 아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소년은 펑펑 울었다. 대학팀과 연습경기에 공격수로 선발출전했는데 90분 내내 볼 한번 만져보지 못했다. 당시 키가 168cm로 체격이 작아 나가 떨어지기 일쑤였다. 소년은 경기 후 공중전화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축구에 회의를 느껴 그만두고 싶다". 겨우 마음을 다잡고 축구변방 울산대에 진학했다. 시련은 계속됐다. 지도자들과 에이전트들이 말했다. "체격이 작다. 장담컨데 프로에 가서 절대 성공 못한다". 눈물을 흘리고 흘리다 결심했다. "택시기사를 하며 뒷바라지한 아버지와 가족들에게 죄송하지 않나". 소년은 포기하는 대신 이를 악물었다. 끊임없는 기술 연마와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약점을 지워냈다. 금호고 1년 선배 박현범(수원)에게 축구를 묻고 또 물었다. 그 소년이 바로 2011년 신인왕 출신이자 이번 겨울이적시장 최대어로 광주FC를 떠나 전북 현대로 이적한 이승기(25)다.◇전북의 새로운 에이스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전지 훈련 중인 전북 현대의 핫 아이콘은 이승기다. 2차례 연습경기에서 비록 팀이 승리를 거두진 못했지만 발군의 기량을 선보였다. 전북 관계자들은 "기대 그 이상이다. 팀에 창조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수원과 브라가(포르투갈)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전북 유니폼을 택한 이승기는 "광주 시절 전북의 정우 형과 같은팀에서 볼을 차면 어떨까 생각한 적이 있다. 내가 막 뛰어다니며 정우형의 간결한 패스를 받는 상상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전지훈련 기간 동안 발등 부상을 당한 에닝요를 대신해 오른쪽 날개를 소화했다. 이승기는 "광주 시절 공격형, 수비형, 측면 미드필더 등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뛰었다. 어느 포지션이든지 자신있다"고 말했다. 2011년 8골-2도움, 지난해 4골-12도움을 올린 이승기는 "지난해 광주에서 패배가 반복되다보니 패기가 떨어졌었다. 팀의 간판이면 어려울 때 해결해줘야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다시 시작이다. 목표는 매해 작년보다 더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리는거다"고 말했다. ◇인생역전? 아직 아니다 이승기는 낀세대다. 저주받은 88년생이라 불린다. 연령대가 애매해 청소년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학창시절 대표팀은 중학교 2학년 때 잠깐 소집된게 전부다. 그 다음 태극마크를 단게 A대표팀이다. 이승기는 잠비아와 우즈베키스탄, 호주, 이란, 크로아티아전까지 최근 5경기 연속 A대표팀에 발탁됐다. 내달 6일 크로아티아와 원정 평가전을 위해 29일 브라질에서 영국으로 출국한 이승기는 아직까지는 대표팀에서 교체멤버다. 이승기는 "대표팀에서 고1 때 이후 8년 만에 벤치에 앉아 경기를 봤다. 아예 몸도 못 푼적도 있다. 화가 나지는 않는다. 부족한 점을 채워야겠다는 오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대표팀에서 주전경쟁을 펼쳐야하는 이청용(볼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이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아니냐는 질문에 "요즘에는 대표팀과 비대표팀 선수들이 차이도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유럽파들도 뛰어나지만 난 활동량과 과감한 돌파는 자신있다"고 말했다. 이승기는 "호주와 평가전이 끝난 뒤 많은 기자들이 모인 믹스트존을 지나가는데 아무도 나를 잡지 않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기자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승기는 그래도 이정도면 인생역전 아니냐는 질문에 "대표팀에 한 번 뽑히는게 소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인생역전? 아직은 아니다. 브라질월드컵 본선 멤버에 든다면 인생이 한순간에 변했다고 할 수 있을거 같다. K리그 클래식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상파울루(브라질)=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3.01.30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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