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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IS] 참가 기준 애매, 1부트만 받아도 통과?..'더 유닛'의 허점
베일을 벗은 '더 유닛'의 허점이 드러났다. 심사 기준은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고, 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은 참가자까지 등장했다.28일 KBS가 총파업 중에도 야심차게 내놓은 오디션 프로그램 '더 유닛'이 첫 방송됐다. '더 유닛'은 연예계 데뷔 경력이 있는 참가자들이 출연하는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다. 심사위원이자 참가자들의 선배 자격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비는 "'더 유닛'은 아티스트를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 번의 실패를 맛 본 사람들에게 다시금 기회와 여건을 줘서 본인의 능력을 표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프로그램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첫 회부터 프로그램 취지와 부합하지 않은 참가자들이 등장해 프로그램의 큰 틀이 흔들렸다.첫 번째 출연자는 걸그룹 굿데이였다. 8월 30일이 데뷔해 이제 데뷔한지 3개월도 안 된 신인 그룹이었다. '더 유닛'이 추석 연휴 직전 녹화를 시작했으니, 이를 감안한다면 녹화 당시엔 데뷔한지 2개월도 안 돼 출연한 셈이다. 과연 데뷔한지 2개월차 신인들이 아직 유명해지지 않았다고 '한 번의 실패를 맛 봤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프로그램 취지와 전혀 맞지 않은 참가자였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3년차 연습생 이주현의 출연에도 물음표가 던져졌다. 이주현은 정식으로 연예계 데뷔를 한 참가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프로그램 취지와 전혀 맞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참가자들의 잇따른 등장은 첫 방송부터 '더 유닛'의 발목을 잡았다. '더 유닛'이 그동안의 오디션과 다르다고 내세운 '연예계 데뷔 경력이 있는 참가자들이 출연한다'는 차별화 포인트를 스스로 지키지도 못 한 상황에 어떻게 앞으로의 방송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더 유닛'의 허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심사 기준은 과연 고민을 하고 내놓은 게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관객들 중 90% 이상이 버튼을 눌러서 심사위원의 투표 없이 '슈퍼부트'로 자동 합격하는 제도는 설득력이 있었다. 결국 대중들의 사랑과 평가를 받아야하는 아이돌을 뽑는 오디션에서 다수의 관객의 선택에 의해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납득이 됐다. 하지만 문제는 '슈퍼 부트'가 되지 않았을 때의 경우다. 비·현아·조현아·산이·태민·황치열 등 여섯명의 심사위원 중 한 명만 합격 버튼(1부트)을 눌러도 합격이 된다는 점이 의아했다. 과반수도 아닌 1명의 선택에 의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는 '후한' 심사기준 때문에 실력이 형편없는 참가자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기도 했다.심사할 때 '절실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첫 방송 이후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절실함'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다른 참가자들과 실력 차가 큰 아이돌을 꿈꾸는 나무엑터스 신인배우 이정하를 합격시킨 것도 계속 뒷말이 나오고 있다. 눈웃음과 매력으로 현장 분위기를 사로잡았을지는 모르지만, 정말 '절실하게' 실력을 쌓고 준비한 참가자들에겐 이정하의 합격이 더 큰 절망감이 될 수 밖에 없다.제작진이 프로그램의 기본 골조를 엉성하게 세운 까닭에 심사위원과 참가자들이 욕까지 먹는 상황이다. 프로그램 취지에 맞지 않는 지원자가 출연을 원했다면, 녹화 전 제작진이 걸러내야했다. 심사기준도 여러차례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게 정했어야했다. '더 유닛'이 제 발에 걸려 넘어져 '리부트'되기 전에 시청자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고 지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수정·보완해야할 듯 하다.김연지 기자
2017.10.29 1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