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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IS인터뷰] "모솔에 ENTP" 로레알 첫 신입 인턴 버추얼휴먼 '반자민'

버추얼휴먼(가상인간)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기업에 사원으로 채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버추얼휴먼은 단발성 광고나 모델 등으로 활약하며 이미지 효과에 주로 활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라이브커머스(라방)에 출현해 제품을 소개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는 등 실제 못지않은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대중의 주목을 잡아끄는 동시에 일도 잘하는 인재를 찾는 대기업들이 버추얼휴먼에 눈을 돌리는 배경이다.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화장품 그룹 로레알도 마찬가지다. 로레알코리아(이하 로레알)는 최근 인공지능(AI) 그래픽 전문 기업 펄스나인이 공개한 버추얼휴먼 '반자민'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신입 인턴사원으로 공식 채용했다. 반자민은 지난 13일 뷰티 라이브 페스티벌 '뷰티 원더랜드 페스타'에 출연해 20세 청년의 매력을 뽐내면서 첫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본지가 로레알 최초로 신입 인턴사원으로 채용된 Z세대(1990~2000년대 초반 태어난 세대) 버추얼휴먼 반자민을 인터뷰했다. -이름이 독특하다. "반 씨다. 나눌 반(班)에 스스로 자(自), 흘러내릴 민(潣)을 쓴다. 태어날 때는 나이를 먹지 않는 '벤자민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는 영화에서 착안해 '벤자민'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버추얼휴먼은 영원히 늙지 않을뿐더러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어 그렇게 지어졌다고 들었다. 하지만 보다 한국적인 이름이 친숙하고 좋을 것 같아서 반자민으로 개명했다." -가상인간 중에서도 무척 잘생겼다. "감사하다. 외모 칭찬은 언제나 기분 좋다. 나는 아이아 행성 출신의 버추얼휴먼이다. 내 부모는 다양한 인종의 수많은 생김새를 담고 있는 약 40만장의 데이터다. 피가 아니라 데이터를 나눠받았다고 해야 할까. 특정 배우 닮은꼴이라는 말도 있지만,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어느 한 명을 꼭 집어 닮았다고 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뷰티 기업 신입 인턴으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평소 '남성 그루밍(남성이 외모를 가꾸는 것)'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다. 나 역시 실제로 외출할 때는 '꾸안꾸(꾸민 듯 꾸미지 않은)' 메이크업을 하고 있다. 로레알은 '키엘' '랑콤' '입생로랑 뷰티'와 같은 글로벌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 최대 뷰티 기업이다. 로레알의 '찐팬'으로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각 브랜드를 직접 경험하고,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최근 라방도 진행했다. 소감은. "라방이 처음이라 솔직히 좀 떨렸다. 로레알그룹을 통틀어 첫 버추얼휴먼 인턴이라는 수식어 답게 진행하려고 애를 많이 썼다. 중간 중간 애드리브(준비되지 않은 즉흥적 대사)도 준비했는데, 촬영장 반응이 좋아 만족스러웠다. 버추얼휴먼의 특성상 모니터로 팀원들과 협업하는 동시에,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여러 선배들의 도움으로 다행히 큰 실수 없이 넘어갔지만, 사실 다리가 덜덜 떨렸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들도 많고 보여주고 싶은 모습도 많다. 로레알은 새로운 도전을 격려하는 회사라고 들었다. 맡게 되는 어떤 일이든 완벽하게 해내서 '역시 반자민이네' 소리를 듣고 싶다." -혹시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싶나. "영광이다. 로레알의 직원 복지와 만족도가 높다는 소문은 들었다. 사실 신입 인턴으로 채용 된 지 이제 보름 정도여서 아직 깊게 생각하지 못했다. 오프라인 세계에서는 할 수 없는 버추얼휴먼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 로레알에서 더 길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다양한 도전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꿀피부'에 스타일도 좋다. 관리하는 남자인가. "183㎝에 72kg이다. 산악바이크와 롱보드 마니아다. 기초 피부관리에 집중하는 편이다. 라방에서도 소개했는데, 이것저것 귀찮다면 '비오템 옴므 아쿠아 파워 올인원 프레시 로션-인-젤'을 추천한다. 간편하고 관리도 잘 된다. 한 가지 스타일을 고수하거나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그때그때 표현하고 싶은 나에 집중한다. 패션도 크게 브랜드를 따지지 않고 저에게 제일 잘 어울리는 걸 찾으려 노력하는 편이다."-요즘 버추얼휴먼이 너무 많다. 반자민만의 경쟁력은. "까도 까도 나오는 '부캐'다. '신입 인턴사원 반자민' 외에도 가지고 있는 부캐들이 정말 많다. EDM DJ는 물론 내년 상반기에는 버추얼 보이그룹으로서의 데뷔를 계획 중이다. 내가 그룹의 리더다. 다른 버추얼휴먼이 보여주기 어려운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 -가장 신경 쓰이는 경쟁자는. "버추얼휴먼 뮤지션 '질주'다. 지난해 연말 멜론뮤직어워드(MMA) 2022 오프닝 무대를 보고 정말 놀랐다. 예술적 끼와 K팝을 향한 열정도 느껴지고…. 앞으로 나와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발전해 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MBTI(성격 유형 검사)는. "ENTP다. '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라고 하던데…. 이 유형이 경쾌한 성격과 어디서나 적응력이 빠르고, 구상하는 걸 실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고 한다. 개성이 강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미스테리한, 딱 내 모습이다."-연애는 하나. 이상형은."아직 연애는 못해봤다. 사실 이상형도 구체화한 적이 없다. 고민거리를 함께 나누고 해결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좋다. 여자친구를 찾는 것보다 내가 많은 이들의 이상형이 되는 길이 더 빠를 것 같다."-반자민의 꿈은."언제 어디서든 옆에서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는 버추얼휴먼이 되는 것이다. 무한한 가능성을 뚫고 실현하는 것이 버추얼휴먼 반자민의 매력이니까."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반자민은? 지난해 5월 등장한 스무살 가상인간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EDM 작곡가와 DJ로 활동해 왔다. 작년 9월에는 '반자민 EDM 챌린지'에 도전, 한 달 동안 총 30곡의 작업물을 선보일 정도로 일에 열정적이다. 틱톡 댄스 영상과 EDM 곡을 꾸준히 공개하고 있으며, EDM 유튜브는 조회 수 250만 회를 넘길 것도로 인기다. 지난 13일에는 세계적인 화장품 그룹 로레알의 한국지사 신입 인턴사원으로 채용돼 '네이버 뷰티 원더랜드 페스타'에 출연했다. 실제 쇼호스트처럼 실시간으로 로레알 브랜드를 생방송으로 소개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23.03.02 07:00
산업

넘쳐나는 가상인간 모델 경쟁…2라운드는 '남성'

13일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지난달 남성 가상인간 '무아인'을 공개하고 각종 마케팅 활동에 투입하고 있다. 무아인은 무신사의 앰배서더이자 상징으로 자리 잡은 배우 유아인을 본떠 만든 버추얼 인플루언서다. 무신사는 자연스럽고 완벽한 무아인을 연출하기 위해 시각 특수효과(VFX) 전문업체 NAU와 함께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무아인은 각종 광고성 캠페인은 물론 뷰티와 골프, 키즈 등 무신사가 전개하는 모든 패션 카테고리에서 특성에 맞춘 모습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모델 에이전시 에스팀과 손잡고 남성 가상인간 '류이드'를 선보였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긴 손가락, 오른쪽 눈두덩이를 가로지르는 독특한 문신을 가진 류이드는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인기다. 최근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칼로리 사이다 '칠성사이다 제로' 광고에 톱스타 싸이와 함께 나서며 '핵인싸'가 됐다. 스타트업 VHP가 지난해 선보인 '테오'도 남성 가상인간이다. 테오는 21세의 한국계 브라질인으로, 한국어 외에도 포르투갈어와 영어가 가능하다. SNS에서는 이미 스타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팔로워가 3만4000명으로, 국내 남성 가상인간 중 처음으로 1만명을 넘겼다. 글로벌 전역에서 K컬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어는 물론 포르투갈어까지 정통한 테오를 향한 관심도 뜨겁다. 실제로 테오는 가상인간 운영 사이트인 '버추얼 휴먼'이 6월 발표한 '한국의 10대 가상 인플루언서'에서 8위를 차지했다. 10위 안에 포함된 남성 가상인간은 테오가 유일하다. 남성 가상인간에 비교해 여성 가상인간은 차고 넘친다.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2020년 선보인 '로지'를 필두로 LG전자가 공개한 '김래아',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인간 '루시' 외에도 많은 기업이 여성 가상인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기업이 론칭한 뒤 활동하는 여성 버추얼 인플루언서만 10명 이상이다. 이들 가상인간은 나름대로 직업과 나이, 출신 학과까지 세부적인 캐릭터를 잡고 활동하면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로지는 알려진 크고 작은 광고 계약만 해도 수십건에 달한다. 가상인간은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광고 업계 트렌드로 떠올랐다. 외모는 물론 움직임까지 실제 인간과 거의 비슷하게 구현이 가능하자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셀럽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19년 9조원에 그쳤던 가상인간 마케팅 시장은 올해 17조원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가상인간의 인기는 젊은 세대의 달라진 생각도 한몫한다는 평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MZ세대는가상인간을 힙한 시도로 받아들여서 이들을 모델로 삼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라면서도 "여성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모두 비슷한 외모와 중첩된 이미지로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남성 가상인간 역시 범접할 수 없는 개성이 있어야 이 분야에서 롱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7.14 07:00
경제

[멋스토리] 난, 너랑 달라…'인스타그램 갬성' 무장하는 뷰티·패션 업계

최근 패션·뷰티 업계가 '인스타그램 감성' 따라잡기에 분주하다. 일부에서는 인스타그램 감성을 '허영기 있는 사진 한장'으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업계는 인스타그램 감성을 새로운 소비 군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 초반 출생한 젊은층)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과 결이 같다고 본다. 인스타그램 감성을 제대로 잡아낸 브랜드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요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난, 너랑은 달라 "MZ세대 특유의 가치관 아닐까요? 멋진 셀피 한장을 얻기 위해 허영도 부리지만, 동시에 굉장히 지적이에요. 환경과 소수를 생각할 줄 알죠." 홍보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감성에 대해 이렇게 정리했다. 패션·뷰티는 물론 전 유통업계 전반이 인스타그램 팔로워와 ‘좋아요’ 숫자 올리기에 바쁜 이유를 설명하던 중이었다. 이 관계자는 "요즘 MZ세대의 남다른 가치관이 녹아든 인스타그램 '갬성'을 잘 끄집어낸 브랜드가 선택받는 분위기다. 유통가가 인스타그램 감성 잡기에 바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마따나 MZ세대의 인스타그램 감성에는 종전 세대와 사뭇 다른 가치관이 담겨있다. 이들은 경관이 좋은 카페에서 인생 샷을 건지기 위해 십리 길도 마다치 않는다. 한 번에 40만~50만원이 드는 고급 취미인 골프에 몰두하고, 몸에 딱 붙는 요가복을 입고 운동한다. 요즘 잘 나간다는 인스타그램 내 인플루언서나 인기 게시물 중 상당수가 이런 내용을 담고 있다. 동시에 윤리적이다.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친환경 방법으로 제작한 의류나 화장품을 사고,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은 이용하지 않는다. 비건주의자나 성소수자, 남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배척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이들은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달고 '동물실험반대' '친환경제품' '비건레시피'를 공유하는 식으로 감성을 드러낸다. 가장 민감한 감성은 '환경' 패션·뷰티 업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스타그램 감성은 바로 환경이다. MZ세대가 환경 이슈에 유독 관심을 갖는 만큼 친환경에 방점을 찍은 브랜드가 늘고 있다. 바디용품 전문 브랜드 러쉬가 대표적이다. 러쉬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이 등의 일회용 포장재를 최소화하고 있다. 제품을 포장할 때는 천 포장재인 '낫랩'을 쓴다. 낫랩은 형형색색 독특한 무늬가 들어간 일종의 보자기인데, 러쉬는 이 천 마저 플라스틱 보트들을 녹이거나 업사이클링을 거쳐 만들어 냈다. 러쉬는 가지고 있던 낫랩을 매장으로 가져올 경우 새로운 낫랩을 50% 할인된 가격으로 교환해 준다. 낫랩을 일상에서 가방이나 액세서리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클래스도 운영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와 블랙야크도 환경을 최우선에 두는 분위기다. 두 브랜드 모두 버려진 페트병을 활용한 의류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노스페이스는 최근 '에코엔'이라는 생분해 섬유를 적용한 의류를 처음 출시하기도 했다. 에코앤은 썩는 폴리에스테르 섬유다. 코오롱FnC는 친환경 브랜드 래코드도 눈에 띈다. 래코드는 '지속 가능한 패션'을 목표로 업사이클링 원단을 활용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이 래코드 수트를 입고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특별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SDG 모멘트)' 개회 세션에 참여해 화제에 올랐다. 소수를 포용한다 감성 넘치는 MZ세대는 마이너리티를 향한 마음도 넉넉하다. 젠더 뉴트럴 뷰티 브랜드 라카는 이런 인스타그램 감성에 잘 맞는다. 젠더 뉴트럴이란 성별을 특정하게 가두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라카는 '취향에 맞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뷰티'를 지향한다. 남자든, 여자든, 트랜스젠더든, 게이든 아무 상관 없다. 라카는 모든 제품과 모든 컬러에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어울리는 폭넓은 스타일을 선보인다.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사랑을 받는 비결이다. LG생활건강이 지난달 인수해 화제에 오른 보인카의 알틱폭스도 인스타그램 감성에 충실한 브랜드로 통한다. 알틱폭스는 비건이 콘셉트다. 모든 생산 단계에서 동물실험을 배제하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100% 비건, 식물 기반 제품 등을 주로 다룬다. 알틱폭스는 하얀 피부와 금발 머리여성보다 남성인지 여성인지 도통 알 수 없는 용모의 모델을 선호한다. 인스타그램 감성을 잘 읽은 덕분에 알틱폭스는 인스타그램은 물론 북미지역 틱톡, 페이스북 등 SNS에서 유명 브랜드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소비의 축으로 떠오르자 이들의 가치관이 투영된 인스타그램 감성에 대해 각 브랜드가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요즘 핫한 브랜드는 인스타그램 감성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주 소비층의 가치관을 따라가야 잘 팔리고 주목도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1.09.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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