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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자금줄' 해외 ‘IPO 시장’으로 눈 돌리는 기업들

국내 대기업들이 해외 IPO(기업공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IPO를 통해 전략적 거점을 마련하고, 급한 현금을 조달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증시 침체 속 해외 IPO는 새로운 자금 수혈의 창구로 떠오르고 있지만 ‘밸류 저하’를 우려하는 시각도 상존한다. 현대차·두산, 현지 IPO로 전략적 거점 가속화 13일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한국 증시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IPO가 각광받고 있다. 현지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 파워를 앞세워 현지법인을 통해 IPO를 추진·계획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지난 6일 두산그룹의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 프라하 증권거래소에 발전 기자재 기업 중 처음으로 상장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는 이번 IPO를 통해 공모금 1516억원을 조달했다. 두산은 이번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우선 신주발행을 통해 얻은 418억원은 생산설비 개선과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구주매출(약 763만주)로 확보한 1098억원은 원자력과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개발, 가스터빈 설비 확충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스코다파워가 체코뿐 아니라 유럽 발전산업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두산스코다파워의 상장은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재편 작업이 무산되면서 자금 조달에 실패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카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두산그룹은 당초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을 중심으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7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려고 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미래 동력 확보에 나섰던 두산에너빌리티로선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결국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 두산스코다파워 상장으로 현금을 수혈하면서 당장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0월 인도법인의 상장으로 무려 4조6000억원을 조달했다. 인도 뭄바이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IPO였다. 현대차는 IPO를 통해 17.5%(1억4219주)를 구주매출로 처분했다. 현대차는 수혈한 자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도를 전략적 생산거점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신흥시장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도 권역을 전략적 수출 허브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신제품 개발과 첨단 기술 및 R&D 역량에 적극 투자를 예고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인도가 곧 미래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R&D 역량을 확장했다”며 “조달한 자금은 하이테크와 소프트웨어, 젊은 층이 원하는 차량 개발 등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1800루피(약 2만9988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고, 오는 3월 3일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로 꼽히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지수 종목에도 편입된다. LG전자 인도 IPO 준비, ‘밸류 저하’ 우려도 성장세가 가파른 인도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LG전자도 IPO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하고 상장을 공식화했다. DRHP는 수요예측, 공모가, 공모일 확정을 위해 상장심사기관에 법인 지배구조와 재무 현황 등을 공개하는 서류로 현지 증시 상장을 위한 첫 단계로 꼽힌다. 통상 DRHP 심사에는 3개월가량이 소요돼 LG전자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에 상장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번 IPO는 신주 발행 없이 보유 지분의 15%를 매각하는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달 금액이 고스란히 본사로 유입되는 방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LG전자의 인도법인 기업가치가 130억 달러(약 18조원)로 평가받는데 IPO를 통해 적어도 2조원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LG전자는 IPO 조달 자금을 인도 시장 성장뿐 아니라 전사 차원의 미래 투자재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원재 LG전자 IR담당 상무는 인도 IPO 추진과 관련해 “본사와 법인의 기업가치 제고, 또 성장전략 그리고 이에 필요한 자금운용 관점에서 선택 가능한 다양한 옵션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인도 가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2024년 매출성장과 영업이익률도 전년 대비 약 10% 성장세를 보이는 등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트라는 2019년 110억 달러 규모였던 인도 가전 시장이 2025년 210억 달러(약 3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가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아직 DRHO 심사 중이라 어떠한 추가 사항을 언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IPO를 통해 조달된 자금과 관련해 어디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도 지난해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미국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며 4400억원을 조달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웹툰을 드라마·영화로 재탄생시키는 IP(지식재산권) 비즈니스 등에 투자하며 북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나 채무 상환 등을 위해 현금 수혈이 필요한 기업들이 한국 증시와는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해외 IPO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해외 IPO에 대한 비판도 없지 않다. ‘새로운 국부 유출’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국내 재계의 대표들이 매력적인 해외생산법인에 대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국내 모회사 주주 입장에서는 기업가치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밸류 파괴’”라고 평했다. 김두용 기자 2025.02.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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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이해진, 라인야후 사태에도 멈추지 않는 글로벌 행보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최근 연이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6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의 만남에 이어 네이버웹툰 미국 상장 행사에 나타났다.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났지만 네이버의 생존이 달린 해외 시장 확장과 관련해서는 직접 챙기는 모습이다. 이에 이해진 GIO의 첫 해외 진출 성공작인 라인야후에 대한 일본의 경영권 강탈 시도에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해진 GIO는 지난달 28일 계열사 첫 미국 증시 데뷔 업적을 이룬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북미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의 나스닥 상장 행사에 깜짝 등장했다.당초 웹툰엔터 김준구 CEO와 김용수 CSO(최고전략책임자), 현지 관계자 및 창작자들이 참석하는 것은 예고돼 있었지만 이 GIO가 함께 한 것은 뜻밖이었다.평소처럼 뿔테안경을 낀 이 GIO는 검은색 재킷 안에 흰색 와이셔츠의 편안한 차림으로 김 CEO 바로 옆에서 웹툰엔터의 상장을 축하하며 주먹 쥔 왼손을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은 뒤 박수를 쳤다.이날 김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를 '아버지', 웹툰엔터를 '아들'로 표현했다. 아들이 아버지와 함께 살다가 이제 막 독립하게 됐다는 설명이다.김 CEO는 "그런 상황에서 아버지라면 '아들아 나보다 더 성공한 삶을 살아라. 그리고 필요한 게 있으면 얘기하라' 이렇게 말할 것"이라며 "이해진 GIO에게도 이 얘길 했는데 듣고 웃으셨다"고 전했다. 이 GIO의 미국 일정은 웹툰엔터의 상장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글로벌 AI(인공지능) 리더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를 지난달 25일 접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네이버 관계자는 "양사는 일찍부터 소버린(주권) AI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앞으로 긴밀한 협업으로 각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는 다양한 AI 모델들이 나올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세 사람은 기념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았는데, 최 대표의 손에는 SF(공상과학) 영화 '스타트렉'의 우주선 이름을 딴 엔비디아 사옥 '보이저'의 전경을 담은 액자가 들려 있었다.이 GIO는 생성형 AI의 대세론에 공감하면서도 일부 모델이 전 세계 인터넷 생태계를 지배하는 미래를 우려하며 'AI 주권'의 중요성을 역설해왔다.올해 5월 화상으로 참석한 AI 서울 정상회의에서 그는 "극소수 AI가 현재를 지배하게 되면 역사, 문화에 대한 인식은 해당 AI의 답으로만 이뤄지게 되고, 결국 미래까지 해당 AI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주요 계열사의 글로벌 진출과 AI 파트너십 구축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해진 GIO가 라인야후 사태 해결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지 관심이 쏠린다.일본 최대 포털·메신저 서비스는 물론 동남아 핀테크 사업까지 확장한 라인야후는 모회사 A홀딩스의 지분 50%씩을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나눠 갖고 있다.지난해 발생한 라인 메신저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이유로 일본 총무성이 보안 거버넌스(지배구조) 재검토를 요구했고, 라인야후에 제시한 개선안 제출 데드라인이 결국 도래했다.한일 정부는 네이버를 향한 지분 매각 압박 내용은 개선안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막상 당사자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미래를 알 수 없게 됐다.라인플러스 등 라인 서비스 관련 한국 직원 2500여 명의 고용 불안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오세윤 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이해진 GIO께 요청드린다"며 "지금 당장 정치적 압박과 눈앞의 경영적 손실만을 따져 매각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다면 서비스뿐 아니라 결국 사람들의 열정을 잃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7.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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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데뷔하는 네이버웹툰, 최수연의 반전 카드 될까

네이버가 애지중지 키운 웹툰 사업이 해외 증시 상장을 코앞에 뒀다. 국내 의존도가 높은 서치 플랫폼, 커머스와 달리 웹툰이 얼굴마담인 콘텐츠 사업은 해외 영토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몇 안 되는 황금알이다. 성공적으로 글로벌 무대에 데뷔하면 꽉 막힌 네이버 주가의 혈을 뚫어 최수연 대표의 오랜 고민을 한방에 날려버릴 것으로 기대된다.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인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3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데에는 막강한 이용자 저변을 등에 업은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네이버웹툰은 일찍이 해외 사업 기반을 다져놨다.2005년 국내 정식 서비스를 오픈한 뒤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영어와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버전을 선보였다. 2019년부터는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서비스를 내놓고 본격적으로 유럽을 공략했다.동남아에서는 이미 대표 웹툰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단행본 중심의 시장에서 디지털 만화의 확산을 주도했다.앱 분석 서비스 데이터에이아이의 통계를 보면 네이버웹툰의 동남아 서비스인 '라인웹툰'은 이달 1일 기준 대만의 애플 앱마켓 엔터테인먼트 매출 6위에 올랐다. '넷플릭스'(10위)보다 높다. 태국에서는 구글 앱마켓 순위에서 7위를 찍었다.북미 성과도 눈부시다. 유명 히어로들을 앞세운 미국 코믹스 만화는 일본 만화와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에서 배트맨의 'DC 유니버스'와 어벤저스의 '마블 언리미티드'는 명함도 못 내민다.네이버웹툰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북미에서 1767만 달러(약 24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유일하게 점유율 절반 이상(53.85%)을 가져갔다. 경쟁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한 미국 웹툰·웹소설 플랫폼 '타파스'가 23.70%로 뒤를 이었다.DC 유니버스와 마블 언리미티드는 3%대에 불과하다.올 초 블룸버그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기업 가치를 30억~40억 달러(약 4조1300억~5조5000억원)로 추정한 바 있다. 이번 상장으로 최대 5억 달러(약 6900억원)를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웹툰엔터테인먼트의 외형 성장은 자연스럽게 본체인 네이버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지지부진한 주가로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에게 반등 카드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최 대표가 취임한 2022년 3월 이후 네이버의 주가는 약 45%로 절반 가까이 빠진 상황이다.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북미 침투, IP(지식재산권) 콘텐츠 비중 확대를 위한 추가 M&A(인수·합병), 협업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매출의 증가세가 확인된다면 네이버의 기업 가치에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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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없는 네이버, 지갑 털리고 글로벌 판로 막힌다

한일 플랫폼 패권 경쟁에 대통령까지 가세하면서 낭떠러지에 몰린 네이버가 가까스로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여전히 라인야후 지분 매각 초시계는 돌아가고 있어 일본 최대 메신저(라인)·포털(야후재팬)은 물론 막 성과를 내고 있는 글로벌 사업과 점차 멀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이 지난해 11월 발생한 라인 개인정보 유출(약 51만건)과 관련해 거버넌스(자본 관계) 재검토 등 개선안 제출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7월 1일을 앞두고 네이버가 당장 지분 매각을 공식화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분 매각 시 잃는 것들은 전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자본 구조와 관련해 네이버의 의사에 배치되는 불리한 조치를 취하는 일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가 이번에 일본 당국에 제출할 보고서에 지분 매각 내용은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에 반가운 소식으로 보이지만, 이미 라인야후가 모회사에 자본 변경을 강력하게 요청했고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CPO(최고제품책임자)를 제외하며 이사회를 일본인으로 채운 만큼 언젠가는 이별의 순간을 맞이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모회사 A홀딩스의 지분을 절반씩 쥐고 있다.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네이버가 10조원이 넘는 재원을 지분 매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증권가의 낙관적인 시각도 있지만, 당장 유망한 기업의 M&A(인수·합병)를 추진한다고 해도 성공이 불확실하다.네이버가 작년 1월 1조67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가족으로 품은 북미 최대 C2C(개인 간 거래) 패션 플랫폼 '포시마크'는 1년 만에 흑자 전환했지만 아직 커머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눈에 띄지 않는다.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매각하면 동남아를 시작으로 어렵게 일군 글로벌 영토를 빼앗기는 것이 훨씬 뼈아프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2023년 6월 기준 일본 1위 포털 야후재팬의 월간 로그인 사용자 수는 5430만명이다. 또 라인에서 전 세계 1억9900만명이 소통하고 있다.간편결제 '페이페이'와 쇼핑몰 '조조타운'까지 합하면 3억2000만명 이상이 라인야후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태국(5500만명), 대만(2200만명), 인도네시아(600만명)에서 라인이 '국민 메신저'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라인야후 한국 법인인 라인플러스가 일본 외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라인야후는 '라인'이라는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금융과 모빌리티 사업도 펼치고 있다. 2018년 설립한 라인파이낸셜이 글로벌 금융 플랫폼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태국 모바일 금융 앱 '라인 BK'는 작년 상반기 570만명 이상의 활성 이용자를 끌어들였다. 저축 통장 740만좌, 직불카드 320만개를 확보하며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다. 대출 지급액은 600억 바트(약 2조2500억원)를 넘어섰다.대만에서는 작년 7월에 출시 2주년을 맞은 '라인뱅크'가 157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현지 인터넷전문은행 중 최대 규모다.간편결제 '라인페이'는 대만 인구 2명 중 1명인 1200만명 이상이 쓴다. 작년 기준 0.03초마다 거래가 이뤄졌으며, 거래 금액은 6810억 대만달러(약 29조원)를 기록했다.라인 대만과 태국 법인은 택시 플랫폼과 배달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태국 '라인맨'은 현지 77개 주 전역 70만개 이상의 음식점과 제휴를 맺고 음식 배달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이처럼 동남아에서 대세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며 라인플러스는 매출 1조원 달성을 목전에 뒀다.2022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약 8779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일본이 4113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고 대만(약 2366억원)과 태국(약 1211억원), 한국(약 95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글로벌 확장 힘 잃을 수밖에"네이버는 당장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도 놓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가 A홀딩스로부터 얻은 지분법 이익이 2023년 2541억원이었으며, 2024년과 2025년 3000억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25년 순이익 하향이 불가피하다. 라인을 기반으로 한 일본, 동남아로의 글로벌 확장 스토리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그나마 다행히도 네이버의 핵심 글로벌 사업 중 하나인 콘텐츠는 이번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지난 2020년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미국에 거점을 둔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웹툰과 라인디지털프론티어(라인망가) 등을 아래에 두는 구조를 확립했다. 라인이라는 브랜드 사용료만 지금처럼 지불하면 된다.한국을 넘어 '아시아 메가 플랫폼'을 꿈꿨던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글로벌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라인이라는 친근한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에 연착륙할 수 있는 통로를 잃게 됐다.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는 라인 메신저와 연계해 2년 반 전 야심차게 일본 스마트스토어(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바 있다. 아쉽게도 아마존과 라쿠텐에 밀려 오는 7월 철수를 공식화했지만 유의미한 도전이었다.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달 초 실적 발표에서 "라인야후는 주주와 기술적인 파트너의 입장이었고 긴밀한 사업적 협력이 이뤄지지는 않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불안함을 느낀 시장과 주주들을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라인야후 양사가 어떤 글로벌 시너지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은 이제 모두 가능성의 영역일 뿐"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5.16 07:00
연예일반

[인터뷰] ‘문맨’ 장츠위 “SF와 코미디의 결합! 조석 ‘문유’에 빠진 이유”

“한국 극장에서 ‘문맨’을 상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단 기쁜 일이죠. 원작이 한국 작품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걸 바탕으로 만든 중국 영화를 한국 관객들께선 어떻게 봐주실까 궁금해요. 기쁘면서도 점수가 몇 점 나올까 긴장되기도 하고. (웃음)”조석 작가의 원작 웹툰 ‘문유’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 ‘문맨’이 11일 개봉, 한국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문맨’ 프로모션차 한국을 찾은 감독 장츠위를 최근 일간스포츠가 만났다.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관객과의 대화를 앞두고 장츠위 감독은 “시험 보는 기분”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문맨’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약 1년 3개월 동안 네이버웹툰에 연재됐던 웹툰 ‘문유’가 원작이다. 68화로 이뤄진 이 작품은 완결된 지 5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평점 9.6을 기록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달에 홀로 낙오된 주인공 문유가 지구 멸망 후 우주에 남은 마지막 인류가 되면서 인간으로서 마주하는 생의 의미와 일상의 고민들을 다뤘다. 우주를 넘나드는 스케일과 특유의 시크한 개그가 특징이다.“‘문유’는 소재 자체가 워낙 독특한 작품이었어요. 지금까지 저는 SF와 코미디가 결합된 장르의 작품을 거의 보지 못 했거든요. 영화, 드라마도 마찬가지고요. 그 부분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고,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 거죠.” 이 영화는 지난해 중국에서 개봉돼 7000만 관객을 사로잡으며 2022 중국 박스오피스 2위에 랭크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좌석의 70~80%만 오픈이 되는 상황에서 이룬 쾌거였다. 장츠위 감독은 “한국에서 진짜 대박났다고 하는 스코어가 있지 않나”라며 “중국에서 7000만 역시 그 정도라고 생각나면 된다. 대박”이라며 웃었다.장츠위 감독은 2017년 ‘수수적철권’을 통해 코미디 장르에 대한 자신만의 탁월한 감각을 드러내며 주목받았다. ‘문맨’은 그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신선한 연출력과 코미디에 대한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아마 중국 관객들도 SF와 코미디가 결합이 됐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느낀 것 같아요. 재미와 감동이 함께 있다는 게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거죠. 사실 우리 모두 하늘을 바라보며 살잖아요. 달은 우리가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우주이기 때문에 달을 보면서 ‘가고 싶다’는 이야기도 하고요. 그런 바람이 ‘문맨’에 어느 정도 투영되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문맨’이 한국 관객들에게도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랍니다.” ‘문맨’과 원작 ‘문유’ 모두 주인공이 지구를 위해 자기희생적인 결단을 내린다는 점에선 일맥상통한다. 다만 ‘문맨’의 경우 영화적 문법에 맞게 결말이 보다 액티브하게 지어졌다. 장츠위 감독은 “독고월(선텅 분)이 지구를 구하고 희생한다는 점에서는 원작과 상통한다. 표현하는 방식에 차이를 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에서는 관객들이 보고 듣는 효과를 누려야 한다”며 “관객들의 피가 같이 뜨거워질 수 있도록 독고월이 조금 더 나가서 액션을 취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주인공 독고월과 마람성(마리 분)의 로맨스 역시 영화를 이루는 중심 축이다. 독고월과 마람성 역을 맡은 배우 선텅과 마리는 중국에서 ‘공식 커플’로 불릴만큼 좋은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는 배우들이다. 실제 커플은 아니지만, 많은 팬들이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할 정도로 호흡이 좋다. 장츠위 감독은 “선텅과 마리는 중국에서 거의 ‘국민 커플’인 만큼 독고월과 마람성의 애정선이 잘 살 거라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출연을 낙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두 배우 모두 중국에서 톱의 위치에 있고, 최근 몇 년 간 출연 작품이 거의 없을 만큼 작품이 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두 배우가 ‘문맨’을 선택했다. 장츠위 감독은 “자신들이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가 영화에 있다고 판단해준 것”이라며 고마워했다.볼거리는 배우들의 연기나 스토리만이 아니다. 웹툰이라는 원작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과감한 편집 기법과 축구장 6개 크기에 달하는 방대한 크기의 세트까지. ‘문맨’은 거대자본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블록버스터로 극장에서 관람하는 영화의 묘미를 극대화한다. 장츠위 감독은 CG로 표현할 수 있는 배경을 굳이 실제 세트로 구현한 것에 대해 “그렇게 해야 배우들이 연기를 수월하게 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초록 배경에서 우주복을 입고 날아다니는 것보다 최소한 바닥에는 실제적인 지형을 만들어 놓는 게 배우들이 연기에 몰입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원작이 웹툰이다 보니 관객들이 ‘문맨’을 봤을 때도 만화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길 바랐어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색채를 밝게 했고, 편집 과정에서 원근감이 많이 느껴지지 않도록 후작업을 했죠. 앞에 있는 오브제와 뒤에 있는 오브제, 혹은 배경이 모두 선명하게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썼어요.” ‘문맨’은 이미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에서 개봉했고, 호주, 미국, 캐나다 등에서도 극장 개봉을 이뤘다. 장츠위 감독은 “올해 가장 큰 소망은 ‘문맨’이 한국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이라며 “나는 중국 사람이기 때문에 중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를 대충은 예상할 수 있는데 한국은 다르다. 중국인이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를 한국 관객들은 어떻게 봐줄지 궁금하다”고 밝혔다.“흥행은 중요하지 않아요. 본 사람들이 호평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라죠.” 2023.01.12 06:33
IT

싹 갈아엎었지만…1위 추격 버거운 카카오웹툰

카카오웹툰이 간판과 UX(이용자 경험)를 완전히 갈아엎어 리뉴얼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 초기 동남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장하며 탄탄대로를 걷는 듯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열기가 식으며 1위 플랫폼과의 이용자·매출 격차가 벌어졌다. 네이버웹툰을 추격하는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지는 모습이다. 19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발표한 올해 5월 웹툰·웹소설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추정치 순위에서 네이버웹툰이 956만명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184만명으로 4위에 그친 카카오웹툰을 5배가 넘는 격차로 따돌렸다. 웹툰 사업 태생지인 한국에서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 곳은 카카오웹툰의 전신인 다음웹툰이다. 2004년 서비스를 출시한 네이버에 2년가량 앞서 생태계를 조성했다. 오프라인 출판이 일반적이던 만화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하면서 포털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사이트 접속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콘텐츠 확보 경쟁이 치열했는데, 1위 포털 지위를 확고히 한 네이버가 얼마 지나지 않아 웹툰 주도권을 가져갔다. 양대 포털 웹툰의 입지가 지금의 모습으로 굳어지면서 홍보 전략도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네이버웹툰은 MAU를, 카카오웹툰은 거래액을 강조했다. 기존 대여권 개념을 벗어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와 같은 차별화 BM(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해 수익성을 극대화한 카카오웹툰이 그나마 동등하게 겨뤄볼 수 있는 영역이 거래 규모였다. 순위 반전을 노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6월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을 확대 개편한 카카오웹툰을 선보였다. 단순 나열 방식을 벗어나 입체적인 섬네일(견본 이미지)을 큼지막하게 넣은 파격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며 구글 앱마켓의 앱 평점이 2.7점에 머물러있지만, 첫 해외 진출지인 태국과 대만에서 출시 직후 인기 앱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리뉴얼 1년이 지난 현재는 카카오웹툰이 그토록 자랑하던 거래액 순위에서도 조금씩 밀려나고 있다. 지난 17일 매출 기준 태국 구글 앱마켓의 만화 카테고리 순위에서 라인웹툰(네이버웹툰)이 1위에 올랐다. 선두를 다투던 카카오웹툰은 5위에 그쳤다. 애플 앱마켓의 엔터테인먼트 카테고리에서도 라인웹툰(3위)이 6위 카카오웹툰을 여유롭게 제쳤다. 또 다른 격전지인 인도네시아의 애플 앱마켓 순위에서는 4위를 기록한 라인웹툰과 달리 카카오웹툰은 10위 안에 들지도 못했다. 흥행작을 번역해 제공하는 게 전부인 카카오웹툰의 콘텐츠 유통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영상화로 대박이 난 로맨스 '사내 맞선'이 지난 4월 종방하면서 웹툰 이용자가 급속도로 빠져나간 탓도 있다. 네이버웹툰은 1차원적인 콘텐츠 유통을 넘어 각 나라의 문화적 특성까지 고려해 작품을 선별하는 현지화 전략이 장수의 비결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기존 시장에서 검증된 한국 웹툰 콘텐츠를 번역해 선보이는 전략은 물론, 현지에서 공모전과 도전 만화 시스템으로 로컬 정서와 문화적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이 유일하게 넘지 못한 산은 최대 만화 시장인 일본을 장악한 카카오픽코마다. 2020년 7월부터 전 세계 만화 앱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이라는 단일 시장에서 이룬 성과다. 작년 누적 거래액 1조3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최근 프랑스를 전초기지로 유럽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6.20 07:00
생활/문화

네이버웹툰, 동남아 3국 주간 거래액 역대 최고치 경신

네이버웹툰이 동남아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진 모습이다. 네이버웹툰은 태국·대만·인도네시아에서 주간 거래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지난 2월 1주차(1월 31일~2월 6일) 태국·인도네시아·대만 3곳의 주간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8%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월 월간 거래액도 전년 동기 대비 약 55% 올랐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최근 론칭한 한국 인기 작품과 현지 작품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 남편과 결혼해줘'는 올해 초 인도네시아와 태국에서 론칭 후 각각 주간 매출 1위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연재 중이다. '입학용병'은 태국에서 남성향 작품 주간 매출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고 있다. 이 외에도 현지 작가를 발굴해 정서를 공유하는 작품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설화를 바탕으로 한 웹툰 '데데스'는 지난 2월 공개 후 신작·트렌딩 차트 1위에 올랐다. 태국의 고전 설화를 트렌드에 맞게 각색한 작품 '완텅라이짜이' 역시 론칭 후 일주일 만에 주간 거래액 1위를 차지하며 현지 작품 최고 매출을 기록 중이다. 연재 초반부터 드라마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17 15:15
생활/문화

'지우학 효과' 네이버웹툰, MAU 8200만 돌파…사상 최대

네이버웹툰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 글로벌 MAU가 8200만명을 돌파했다고 16일 밝혔다. 2020년 12월 7200만명을 돌파한 이후 약 1년 만에 1000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유료 거래액도 증가했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지난달 월간 거래액은 1000억원을 뛰어넘었다. 2021년 8월에도 처음으로 월간 거래액 1000억원을 넘어선 바 있다. '여신강림' '재혼황후' 등 네이버웹툰의 인기 웹툰들의 1월 해외 거래액은 국내 거래액의 3배를 웃돌았다. 또 '입학용병' '마른 가지에 바람처럼' '곱게 키웠더니 짐승' 등 한국 작품들이 글로벌에서 인기를 끌며 해외 거래액이 국내 규모를 앞질렀다.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7FATES: CHAKHO'는 지난달 15일 출시 후 이틀 만에 1500만명 이상이 찾으며 조회수 신기록을 세웠다. 네이버웹툰의 영어·일본어·스페인어·프랑스어·독일어·태국어 서비스의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 역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상화 원작의 웹툰도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며 성장을 주도했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넷플릭스 공개 이후 원작의 주간 조회수가 약 80배, 주간 거래액은 59배 뛰었다. 영어 서비스 플랫폼의 주간 조회수는 21배 올랐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한국 콘텐트가 주목받는 가운데 웹툰이 글로벌 콘텐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플랫폼에서 10개 언어로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 다양한 웹툰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유럽·일본·동남아시아 등에서 '웹툰' '라인망가' '라인웹툰' 등의 이름으로 인기 웹툰을 선보이고 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2.16 11:25
생활/문화

카카오웹툰, 라인 쓰는 태국·대만서도 네이버 누를까

최대 만화 시장인 일본을 점령한 카카오가 태국과 대만으로 영토를 넓힌다. 두 나라 모두 경쟁사인 네이버가 웹툰·메신저 시장을 주름잡고 있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이하 카카오엔터)는 오는 7일과 9일 각각 태국과 대만에 '카카오웹툰'을 선보인다. 국내에는 올 하반기 정식 론칭할 계획이다. 카카오웹툰은 IP(지식재산권) 역량과 IT 기술을 집약해 '글로벌 스탠다드 플랫폼'을 표방한다. 단순 이미지 형태의 섬네일(본보기 이미지)을 벗어나 캐릭터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작품을 소개하는 등 차별화된 이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최근 카카오는 대표 한류 콘텐트인 웹툰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카카오재팬이 2016년 4월 일본에 선보인 '픽코마'는 출시 4년 만에 네이버의 '라인망가'를 누르고 만화 앱 매출 1위에 올랐다. 올해 1분기에는 전 세계 비게임 앱 중 전 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 3위를 기록했다. 일본 한 곳에서 이뤄낸 성과다. 카카오는 이런 웹툰 성공 사례를 계속 써내려가기 위해 태국과 대만에도 인기 IP 기반 작품을 대거 소개할 방침이다. '이태원 클라쓰' '나 혼자만 레벨업' '사내맞선' 등이 대표적이다. 신작 오리지널 IP도 다수 포함한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본지에 "우선 앱을 기본으로 서비스를 출시한다. 현지 법인이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며 "카카오웹툰은 글로벌로 나아가는 최전선에 있다.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모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렇듯 자신감으로 무장한 카카오웹툰 앞에는 경쟁사인 네이버의 '라인웹툰'이 버티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네이버웹툰은 태국과 대만에서는 '라인웹툰', 북미에서는 '웹툰'이라는 명칭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태국과 대만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카카오톡'을 주로 쓰는 한국과 달리 네이버 계열의 '라인'이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2011년 등장한 라인은 2013년과 2014년에 각각 대만과 태국에 진출했다. 올해 3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대만이 2100만명, 태국이 4900만명에 달한다. 모바일 메신저로 브랜드 이미지를 쌓은 네이버는 현지 웹툰 시장에서도 절대적 우위를 점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2일 기준 대만 구글 앱마켓에서 라인과 라인웹툰은 앱 매출 2위와 5위에 올랐다. 태국에서는 라인이 1위, 라인웹툰이 3위다. 인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과 '틱톡'보다도 인기가 많다. 태국 라인웹툰의 인기작 순위를 살펴보면 한국에서도 흥행한 작품들이 대다수다. 로맨스 판타지 '재혼 황후', 액션 '입학용병', 로맨스 '여신강림'이 1~3위를 차지했다. 인기 상위 10개 작품 중 6개가 로맨스 판타지다. 액션은 3개, 로맨스는 1개다. 로맨스 판타지는 사랑 이야기에 초현실적인 요소를 담아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 특징이다. 웹툰의 흥행요소인 '회빙환(회귀·빙의·환생)'을 모두 담았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2014년 태국과 대만에 웹툰을 선보인 이후 현지화 전략으로 번역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현지의 유망한 작가를 발굴하는 시스템도 자랑할만한 강점이다"고 했다. 현지에 정착한 네이버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태국·대만처럼 라인 메신저가 널리 퍼진 일본에서도 비즈니스 모델 전환 시기를 놓쳐 카카오에 왕좌를 내줬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단행본을 이미지로 변환한 '디지털 코믹'을 뛰어넘어 모바일 콘텐트 소비에 최적화한 모델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도 선두를 탈환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절실하다. 일정 시간 기다리면 무료 이용권을 주고, 유료 결제를 하면 더 빨리 새로운 콘텐트를 볼 수 있는 '기다리면 무료'로 일본에서 성공했지만,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태국과 대만에서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지 미지수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발간한 웹툰 전망 보고서에서 "유럽에서는 작가주의적 성향과 역사성이 반영된 한국 단행본, 일본에서는 한국의 웹툰이 주로 소비되고 있다"며 "여기에 동남아 시장에서도 한국 웹툰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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